언제부터 우리가 이렇게 바뀌었는지 뉴스를 접하면서 개탄을 금하기 어렵습니다. 사건의 개요는 흡연이 금지된 학교 규정에 반하여 흡연을 하던 학생이 적발 되었고, 학교 규정(아마, 정학 정도 되겠지요)에 따라 머리를 깎으려고 했는데 학생이 반발을 했고, 그 과정에서 교사 3명이 체벌을 가하여 학부모가 교사 3명에 대해 폭력행위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고발을 했다는 내용입니다.

 흡연 학생을 적발하고 머리를 깎이는 행위는 규정을 위반한 학생에 대한 일종의 반성의 기회와 시간을 주기 위한 예전부터 행해오던 수단이었습니다. 물론, 시대가 바뀌었기에 이런 규정은 바뀔 필요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문제는 머리 깎이기를 거부하는 학생의 행동입니다. 교사 3명이 가세를 했다고 단순히 학생 한 명을 두고 일방적으로 때린것 처럼 알려지고 있지만 이 세상의 어느 교사도 지금시대에 마음놓고 학생을 두들겨 팰 용기를 가질 수 없습니다. 당장 이유없는 체벌은 그 교사의 밥벌이를 끊는 하나의 빌미가 되는데 누가 그런 올가미를 자신의 목에 걸려고 하겠습니까? 그 학생이 규정을 따르지 않으려고 반발을 하고 그 와중에 불경스러운 행동으로 교사 3명이 가세를 하였고, 결국은 부모로부터 고발까지 당하게 되었습니다.

 학생이 교칙을 따르지 않겠다고 버티면 교사는 그냥 그 학생을 내버려 두어야 하는것이 지금 우리의 교육 현실입니다. 이유야 어찌 되었건 중요한것은 학생들이 교사의 말을 우습게 안다는 것입니다. 민주주의적인 교육 환경이 가장 발달하였다는 미국에서도 일어나지 않는 일이 우리 나라에서는 버젓하게 일어납니다. 특히 교육제도가 가장 발달하였다는 영국에서는 당연한 체벌은 부모가 창피하게 여기며 처벌 또한 우리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강합니다. 미국의 경우에는 동부 13주는 자녀의 귀가 시간이 저녁시간보다 늦으면 우리가 흔히 만화나 영화를 통해서 보았던 광경처럼 무릅에 아이를 엎드리게 하고는 엉덩이를 때리기도 하며, 미국 사회에서 가장 수치스럽게 여긴다는 고깔씌우기를 해서는 방 한 구석에 앉아 있도록 합니다. 그만큼 반성의 기회를 본인 스스로에게 주어서 반성할 시간을 가지라는 이야기입니다.

 한편, 우리 나라의 경우는 모든 여건이 앞의 예를 든 두 나라의 경우와는 많이 다름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Ivy라던가 하는 외국의 명문같은 명문...3대 공립, 5대 사립하던 명문도 이제 우리 나라에는 없습니다. 공교육을 마치도 공산품 생산하듯 획일화 시키고 나서부터 발생하는 문제들이 오늘날의 교육계의 문제로 남아 있는 것입니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을 공산품 만들듯 획일화 하여 평준화라는 미명으로 덮어질 수 없음에도 배운 사람들이나 안배운 사람들이나 똑 같이 졸업생이라는 딱지를 주기 위한 방편으로 시행하는 것입니다. 사교육비도 바로 이런 점에서 출발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내 자녀는 할수 있어"라는 사고로 열심히 투자를 하면서 공부에 취미가 없다거나 아예 공부하고는 담을 쌓고 살아가는 자녀에게 돈만 들이면 성적이 올라가리라고 믿는 학부모들 때문에 너도 나도 학원을 보내고 과외를 하고...  밑빠진 독에 물 부어대는 참으로 한심한 작태라 아니할 수 없다고 봅니다.

 노동 현장도 마찬가지 입니다. 사회의 일정한 직장에서의 자신에게 부여된 임무는 그 사람이 여기까지 오는 동안 얼마만큼의 노력을 했었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고 죽어라고 고생을 하고 노력을 해 온 사람들에게는 그만큼의 보상을, 그리고 맨날 놀러나 다니고 기술도 변변하게 배우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또 그만큼의 대접을 하는것이 시장 원리입니다. 그러나 1988년부터 이런 조짐은 이상한 노동운동으로 흘러가기 시작해서 죽어라고 노력을 한 사람이나 대충 놀며 놀며 온 사람이나 동등한 급여를 달라고 요구하게 되었고 공공기관인 서울 지하철을 필두로 투쟁에 투쟁을 벌이며 극과 극의 상황속에서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내의 상황을 보고 외국인들은 혀를 찹니다. 소위 힘 하나 안들이고 빈둥빈둥 놀며 왔던 사람이 죽어라고 나름대로의 분야에서 공부를 해 온 사람과 동등한 급여를 달라는것은 정말로 완전한 공산주의나 다름이 없다는 날강도 심보인 것입니다. 공산주의 사회에서는 목표가 늘 120% 달성!!  150% 달성!!  하는 식으로 상향 달성을 합니다. 그런데 이런것은 애초부터 목표 자체가 잘못 설정이 되었던 것이지 실상은 목표보다 상향 달성한것이 아닌 것입니다. 그들은 애초부터 평등을 부르짖었기에 신분은 있을지언정 계급은 없었고, 너 나 할것없이 나름대로의 일을 해야 먹고 살 수 있으며, 개인의 소유가 아니기에 공동의 노력을 필요로 했지만, 내 것이 아니기에 혼신의 노력을 하지 않아 대충 한 일들의 목표는 늘 초과달성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었었습니다. 과연 입사 동기라면 그 사람의 능력이나 배움 정도나 수행하는 일의 양이나....기타 등등을 무시하고 급여가 똑 같아야 되나 하는 문제는 평준화 개념에만 빠져서 모든것의 평준화를 요구하는 어리석고 말도 안되는 문제로 우리는 심각하게 짚고 넘어야 할 문제들입니다.

 작은 사업체로 공장을 운영하는 제 친구는 늘 사람을 못 구해서 야단입니다. 그리 크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직원으로 입사를 하면 평생 직장처럼 특별하게 큰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다면 반성의 기회를 주고는 고용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동종의 다른 직장에 비해 덜 주지는 않지만 더 주지도 못하는 급여입니다. 그런데 사업장을 확충하려고 해도 제대로 사업장을 돌아가게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이 일에 종사할 사람들이 급여를 따지면서 기피하기 때문이랍니다. 과거 대기업에서 받던 급여보다 10여만원이 적으니 못하겠다는 둥, 또는 과거 직장에서는 휴일이 년간 며칠씩 더 많았다는등의 이유로 말입니다. 구직보다 구인이 더 많다는 현실은 아직도 우리 나라 사람들은 배가 부르다는 이야기인것 같습니다. 또 그렇게밖에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구요. 정말 당장 단돈 몇 푼이라도 아쉽다면 배짱 튕기면서 저울질 할 수는 없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일수록 아침에 집을 나오면서부터 직장을 구하느라 머리는 푸욱 수그리고 다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정말로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고 집에서 식구들이 굶어서 뀅한 눈만 보인다면 그 때 가서야 막벌이라도 메달리겠지요. 정말로 좌절을 딛고 일어서려고 발버둥 치는 사람들은 자신의 일이...또 자신의 벌이가 신통치 않아도 최선을 다합니다. 언젠가는 제대로 걸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고대하며 오늘은 꾹 참는 것입니다.

 "교사의 변은 개도 안쳐다 본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을 잘못 이해하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그만큼 교사직이 더러워서가 아닙니다. 이 말이 나오게 된 동기는 교사라는 직종을 특별하게 인식하여 그만한 대접을 해 준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십 여년 전부터 교사는 정말로 비참한 처지로 전락하여 버리고 만것 같습니다. 교실에서 학생들이 잘못을 해도 함부로 회초리를 들 수가 있나, 소리 한번 제대로 칠 수가 있나, 예전처럼 가정방문을 통해 학생을 이해하고 진학과 학업에 어느 정도의 비중을 두어 인성을 길러 나가도록 해야하는가...등등에 관한 문제는 이제 교사의 손에서 떠난지 오래 되었습니다. 오늘 하루도 애들 시달림에 잘 견디자는 출근길의 교사들에게서 무엇을 우리 아이들이 얻기를 바라겠습니까? 교사가 상전이 아니라 학생들과 학부모가 상전인 사회에서 교사인들 무슨 재미로 의욕과 책임감을 가지고 학생들을 지도할 맛이 돋겠습니까?

 이번 사태의 경우, 학생이 반항을 하고 거부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냥 그 학생의 요구대로 가만히 놔 두는것이 상책입니까? 학생이 막말로 교사를 앞에서 지랄발광을 하는 경우가 있어도 그냥 방관을 해야 하는것이 교권을...교사들의 안녕을 위한 방법인가요? 오늘날 교권이 땅 바닥에 떨어진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교사 자신들에게 책임이 있습니다. 그렇게 커 온 학생들이 가치 판단의 기준도 없이 사회에 나가서 또 아이들을 낳고 어른이 되어 잘못 배운대로 제 자식을 가르키고 있으니 이런 악순환은 오랜동안 고치기 힘들게 될것입니다. "교육은 백년대계"라고 했는데 한번 잘못 길들여진 교육의 폐해는 되돌리는데 상당히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게됨은 자명한 일입니다. 학교의 전통도, 교풍도 다 사라져버린 우리의 교육현실에서 그나마 중심을 잡고 제자리를 찾았어야 했던 교사들이 스스로의 의무를 다하지 못함이 오늘날의 이러한 현실을 초래했다고 봅니다.

 제 자식이 얻어맞아 마음 아프지 않는 학부모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제 아이들도 학교에서 체벌을 당한 경험을 방과후에 집에 돌아와서 이야기를 합니다. 저는 잘 맞았다고 해 줍니다. 그리고는 마치도 재판장 처럼 왜 잘못했다고 선생님이 체벌을 가했는가에 대해 설명을 하고 이해할 수 있게 해줍니다. 맞는 순간은 기분이 나빴을 아이들도 충분한 설명에 이해를 합니다.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제가 느끼는 것중 중요한 한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아이들이 왜 체벌을 받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잘 모른다는 것입니다. 즉,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자신의 행동이 왜 처벌을 받아야 하는가에 대한 인식과 반성보다는 체벌 자체에 흥분을 하는 것입니다. 비단 제 아이들이 못나서의 문제기 아닙니다. 나름대로 똑똑하다는 아이들이기에 다른 아이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물으면 모두 똑 같은 생각이라는 것입니다. 그만큼 판단할 수 있는 능력도 뒤떨어진것이 요즘 아이들인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교사의 입장에서도 충분히 학생들이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를 인식하고 반성하는 가운데 체벌을 가해야 할것입니다.

 이제 3명의 교사가 고발이 되는 사회문제로 비화가 되었습니다. 이 소식을 접하는 많은 교사들은 씁쓸한 입맛을 다실것입니다. 그리고는 자신은 그런 회오리속에 빠져들지 않은것을 다행으로 생각하고, 나중에 자신의 경우에 똑 같은 일이 발생을 해도 그냥 유야무야 넘어갈 것입니다. 그런 속에서 아이들은 성장을 합니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누가 끊어야 하겠습니까? "군사부일체"는 이젠 고문서 속에서나 나뒹구는 헛 구절이 되어버리고 한 대 맞았다고 눈에 쌍심지를 돋우며 개도 쳐다보지 않는다는 고매한 교사들의 목덜미를 잡고 흔들어대는 학부모...  그런 모습을 보며 성장한 자녀들이 사회에 나와서 사회에서 어떤 기여를 하기를 바라시나요? 사물을 보는 눈이 삐뚤어져 있으면 그 사물이 아무리 바로 놓여있어도 비스듬해 보인다는 프로이드의 말 처럼 그렇게 자라서 배출되는 수많은 아이들에 대한 책임은 과연 누가 져야 하는것일까요? 그저 좋은게 좋고 내 자식만은 금이야 옥이야 키우고 싶어하는 부모의 마음은 여늬 부모나 다 마찬가지이며 충분히 이해하지만 순간의 치미는 울화와 아픔을 참고 자식이 똑똑하게 크기 보다는 똑바르게 크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면 무엇이 중요한지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부모가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도 알게 될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부모의 정심(正心)이 자식 교육의 성패임을 자각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如       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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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4-07-05 1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수께끼님,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요즘 선생님 알기를 뭘로 아는지...
부모들의 생각이 아이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진다는 생각을 하면 어른들부터 좀 다르게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조선인 2004-07-05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승의 매를 기꺼워할 수 있는 학부모가 되어야 한다고 다시 다짐해 봅니다.

메시지 2004-07-05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그런 아이를 보면 그들의 부모를 떠올립니다. 아이의 죄 90%이상이 부모의 잘못에 원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부모되기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아버지,어머니 학교가 많이 생겨서 가족의 올바른 가치관을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제 개인적으로는 그 기본적인 원인은 경제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먹고살기에 바쁘다는 이유로 방치되는 아이들. 돈의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일어나더군요. 그들에게도 연민의 정이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수수께끼 2004-07-06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식을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는 자식에게 해 줄수 있는것은 다 해주고 싶은것이 부모의 마음인것은 틀림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황금만능이라고 뭐든 돈으로 해결이 가능하다고 믿으며, 심지어는 아둔한 머리 조차도 돈이면 채울 수 있다는 사고와, 반대로 내 아이는 머리가 좋은데 돈이 없어 남들만큼 과외를 시키지 못해서 성적이 안오른다고 자조하는 부모...자식의 정확한 머리의 한계를 우선 알아야 할것입니다. 돈으로 해야 할일과 해서는 안되는 일을 구분하지 못하는 부모라면 심한 말로 부모 자격이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것은 여러분의 말씀처럼 부모의 잘못된 사고를 아이들도 답습을 한다는 사실입니다. 제대로 된 집안의 자녀들의 교육은 뭔가 다릅니다. 개방적인것 같으면서도 분명 한계가 있고, 아래 위가 없는것 같으면서도 위와 아래를 명확히 구분합니다. 어른을 어려워 할 줄 모르는 집안에서 자란 아이들...역시 어른을 어려워 하지 않게 되며 그 자신도 다른 똑같은 사고로 성장한 사람들에게 당하게 된답니다. 자식을 나무라는 마음...정말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일지라도 진정 자녀를 위한다면 매를 드는데 인색해서는 안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더구나 부모보다 오랜시간 머물수밖에 없는 학교교육에서의 스승에 대한 예우나 공경심은 한창 인성교육의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들에게 더없이 귀중한 기회이며 시간을 배려한다는 차원에서라도 반드시 보장을 해 주어야 할것입니다. 부모가 못시키는 인성교육을 학교에서나마 조금 부족하더라도 채워나가도록 하는 풍토를 우리 스스로가 마련해 줘야 할것입니다.

메시지 2004-07-06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수께끼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조금 빗나간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스승이 없다고 한탄합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제자도 없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스승과 제자는 서로의 노력에 의해서 가능한 것입니다. 일방적으로 한 쪽의 부재라고 말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라크에 파병중인 대대장이 직접 이라크인들의 긴 머리를 자르는 사진이었습니다. 이렇게 한국군은 이라크에서 재건 지원과 대민 봉사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안타깝게도 김선일씨는 죽임을 당하고야 말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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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4-07-02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해요. 수수께끼님... ㅠ.ㅠ

가을산 2004-07-02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저는 이런 사진일 줄 알았슴다. ^^

물만두 2004-07-02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놀랐잖아요. 볼까말까했는데 잉...

sunnyside 2004-07-02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휴... 저도 이걸 봐야 하나... 엄청 고민했자나여~~

호랑녀 2004-07-05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늘 진지하시기만 한 줄 알았습니다.
 

금동반가사유상....그 힘없는 미소를 머금은 금동반가사유상은 보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합니다. 이런 반가사유상은 비슷한것이 우리 나라의 국립박물관에 2개, 그리고 일본의 국보 1호로 지정된 일본 고류지(廣隆寺)에 있는 목조반가사유상 등 현재까지 알려진것은 모두 3개 입니다. 그런데 3개의 반가사유상이 모두 제각각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먼저 유사한 형태이면서도 결코 같은것이 아니라는 점이며, 두번째는 3개 모두의 정확한 출처를 알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문제는 양식적 특성으로도 유사한 형태의 불상이 나타나지 않는 관계로 다른 불상과 비견하여 결정하기 어려운 입장으로 문헌이나 출처를 근거로 하여 어느시대의 조성물인가를 판단해야 하지만 그 마저도 일관성이 없어 지금은 그저 삼국시대의 반가사유상이라고 명기하여 이 불상의 출처로 인한 갑론을박을 애써 피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위의 사진은 국립박물관에 보관중인 국보 제 78호(좌)와 국보 제 83호(우)로 지정된 <미륵보살반가사유상>입니다. 좌측 불상의 높이는 83.2cm,우측 불상은 93.5cm로 우측 불상이 10cm가량 높이가 높습니다. 이 두개의 비슷한 반가사유상을 자세히 눈여겨 보신다면 똑같은것 같으면서도 매우 다름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이야기는 이 두 불상의 미술사학적 고찰과 아울러 출처에 관한 문헌과 관계자의 증언, 그리고 일본 국보 1호로 지정된 목조반가사유상에 관하여 각각의 특성을 설명하므로써 어느 시대의 불상으로 판단을 해야하는지에 대해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의 나름대로의 기준을 설정하실 수 있도록 해 보겠습니다.

 과연 백제의 불상인가? 또는 관계자들의 증언에 의하여 신라불상으로 봐야 하는가? 일본의 불상을 일본인들은 비조시대의 불상으로 바득바득 우기고 있는데 과연 그들이 주장하듯 정말 일본 불상일까?  아니라면 우리의 두 개의 불상과 매우 비슷한 양식이어서 우리것인데 일본으로 건너갔던가, 또는 적어도 일본으로 건너간 우리 나라 사람이 제작한 것인가? 에 대한 고찰을 해 보는것도 바람직할것 같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우리와 일본 사이에 문화교류의 커다란 쟁점이 되고 있는 실정으로 아직도 결판이 나지 않은 상태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각각의 불상이 갖는 미적 감상기준은 어디에 있는가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웃옷을 입은 단정한 불상과 웃옷도 훌러덩 벗어버린 불상....과연 이 불상은 어느시대의 불상일까요?  앞으로 2차례에 걸쳐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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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산 2004-07-02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국시대의 우리와 일본의 교류는 정말 베일에 가려진 것이 많은 것 같아요.
이건 다른 이야기이지만.... 무열왕이 일본에서 살다가 왔다는 것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데 사실인가요?

수수께끼 2004-07-02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열왕이 아니라 문무왕이 아닌지요? 그의 아들 신문왕과 신하가 공모하여 반정을 꾀하는 바람에 문무왕이 일본에 가서 새로운 도읍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일부 학자(특히 이영희)에 의하여 제기되어 왔었고, 실제 일본에는 문무왕과 관련된 유물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에서는 모두 부인하는 입장의 기록을 남기고 있습니다. 일단은 문무왕을 화장을 하여 동해바다에 뿌려달라는 유언을 했음을 기록하고 있어 그에 대한 상세한 사항은 앞으로 지속적인 연구가 이루어져야 밝혀질것 같습니다.

가을산 2004-07-02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백제의 무열왕릉의 주인인 무열왕이 왕으로 즉위하기 전에 일본서 자랐다는 썰을 들었는데...

수수께끼 2004-07-02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말씀을 들어보니 백제의 무녕왕을 말씀하시는것 같습니다....^^~

가을산 2004-07-02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역시 이름치가 들통나에요. 무녕왕 맞네요.

호랑녀 2004-07-05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음이야기..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balmas 2004-07-08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것도 추천하고 퍼갑니다~~
 

1. 곰 같은 여자보단 여우같은 여자가 낫고, 
    개 같은 남자 보단 늑대 같은 남자가 훨-씬 낫다.

2. 여자는 시선으로 먹고살고,

    남자는 시선을 무시하는 낙 ? 으로 산다.

3. 세상에서 가장 어설픈 거짓말은 남자가 하는 거짓말이고, 
   그 거짓말을 믿어주는건 세상에서 제일 똑똑한 여자들이다.

4. 남자는 자기 여자가 될때까지 잘해주고, 
    여자는 자기 남자가 된 후부터 잘해주기 시작한다.

5. 잊혀진 남자는 흔적 조차 없지만,

    잊혀진 여자는 가슴 깊이 묻어둔다.

6. 남자나 여자나 첫사랑은 잊지 못한다.
    -여자는 딴 사람이 생길때까지..., 남자는 평생토록....

7. 여자는 평범한 사람을 원한다. 
    평범하게 키크고, 평범하게 잘생기고, 평범하게 돈있고,

8. 여자는 손잡고 뽀뽀?했으면 다 줬다고 생각하고,
    남자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9. 사랑에 빠진 남자는 눈이 멀고,

    사랑에 빠진 여자는 간땡이가 붇는다.

10. 여자는 자기 친구의 이쁜점을 먼자 말하고, 
     남자는 자기 친구들의 웃기는점을 먼저 말한다.

11. 여자는 차이면 수치스러워하고,

     남자는 자기 전적(戰積)에 포함 시킨다.

-------------------------------------------------------------------------------
비록 따온 글이라고는 하지만 상당부분에 대해서는 저 자신도 공감을 하는 편입니다. 남자, 여자 가릴것 없이 자신의 입장에서만 생각을 하다보니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유리한 경우를 택하는것이 아닐까 합니다.  한편으로 바라고 싶은것은 "미안해"라는 말의 사용입니다. 사람이 죽는것 이외에는 미안하다는 말을 할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 판이니 쉽게 "미안해"라는 말을 할 수 없을뿐더러 무엇이 잘못인지도 모르고 살아가는 딱한 사람들....그런 사람들에게 "미안해"라는 말을 듣는다는 것은 정말 가뭄에 무성한 콩을 기다리는것 같습니다.  자신의 입장보다는 상대의 입장이 되어서 상대를 배려해 본다면....그런 어리석음을 버릴 수 있는 인간이라면 이 세상은 답답하지 않을것 같습니다. 하늘이 검게 뒤덮이기 시작을 하는군요...한바탕 가슴속까지 적시는 빗줄기라도 쏟아졌으면 하는 오후입니다...

                                                                                   < 如        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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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04-07-01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번 따름 글 ; 어설픈 거짓말을 하는 것은 남자이고 거짓말을 알고도 속아주는 여자는 현명한 여자다.
11번 따름 글 ; 여자는 자기를 찬 남자와는 다시 사귀어도 자신이 찬 남자와는 다시 사귀지 않는다.
 

 사무실을 옮기고 나서 느낄 수 있는 가장 커다란 잇점은 자연과 함께 느낄수 있다는 것입니다. 일전에 말씀을 드렸지만 제 사무실로 들어오는 길은 약 500m의 비포장 길이며 길 양 옆으로는 포플러와 소나무가 높게 자라고 그 그늘로 숲의 터널을 만들어 주고있습니다. 겨울에는 조금 을씨년스럽겠지만 요즘 같은 성하의 계절에는 정말로 더 없는 산책길을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14만평의 대지위에 자리잡고 있는 저희 사무실은 대부분의 도로가 포장이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도로만 포장을 하지 않아 아직도 건조한 날에는 흙먼지가 일고, 비가 오는 날에는 물 웅덩이가 만들어지고는 합니다. 그런 길이 이 넓은 곳에 요만큼이라도 남아 있다는 것이 참으로 기적 같은 일이기도 합니다. 금년 초...이곳 진입로의 포장 계획에 대하여 저는 운치를 내세워 반대를 했고 제 의견은 일리가 있다고 받아들여져서 포장으로 운치에 손상을 가는 일은 막을 수 있었습니다. 언젠가는 필요에 의해서 이 길도 포장이 되겠지만, 최소한 가슴속에 작은 정서라도 담고 있다면 이 길에 아스팔트액을 뿌리는 몰상식한 일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최근 며칠동안 출근길과 점심시간, 그리고 퇴근길에 이 길을 들락날락 거리면서 새로운 볼거리를 하나 발견을 했습니다. 그것은 비교적 넓은 단지를 형성하고 있는 복분자였습니다. 봄에는 개나리와 진달래가 활짝 웃고, 초여름에는 넝쿨장미와 밤 꽃, 그리고 해당화가 흐드러지게 꽃을 피우며, 이름 모를 수 많은 들풀들이 제 나름의 멋을 부리는데 그 가운데 빨간 열매가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복분자의 꽃을 저는 보지 못했답니다. 그런데도 열매가 뻘겋게 익어가니 금방 눈에 들어오는 것이었습니다. 복분자 열매는 아침에 봉우리를 틀면 며칠을 걸려 열매를 살찌우는게 아니었습니다. 연분홍 속살을 세상에 내밀고는 하루 정도만 지나면 아주 빨간 석류알처럼 변하고는 이내 종족보존을 위해 땅으로 떨어져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어제는 술을 담을 수 있는 작은 병을 마련했습니다. 그리고는 점심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그 빨갛게 익은 복분자 열매를 땄습니다. 줄기에 잔가시가 있어 잘못 건드리면 가시가 손에 닿아 찔리기도 하였지만 잠깐 사이에 두 손바닥 가득 될 정도로 딸 수 있었습니다. 이제 막 봉오리가 벌어져 익어가는것을 제외하고 곧 떨어질 열매로만 모았습니다. 깨끗하게 씻어서 병속에 켜켜히 쌓고는 설탕과 술을 부었습니다. 빨간 복분자가 술병에서 익어가기를 기다리면서 말입니다. 아마 이런 과정은 복분자가 열매를 맺는 일을 멈출때 까지 계속될것 같습니다. 그러면 작은 술병이지만 제법 될것 같습니다.

 이 외에도 얼마전 태풍 영향권에 접어들면서 강한 비바람에 많이 떨어졌던 밤꽃도 이제는 작지만 열매를 달고 있습니다. 해당화는 꽃이 떨어지니 그 꽃이 앉았던 자리가 제법 통통하게 열매를 맺어가고 있습니다. 이 열매는 약재로도 활용된다고 알고 있는데 제대로 익으면 또 다른 술병에나 가득 담아 볼까요?

 나무들 뿐만이 아닙니다. 다람쥐, 청설모가 길을 가로 질러 저만치서 허리를 곧추세우고는 고개를 갸우뚱하는것은 물론이고, 밤에는 어디에 숨어 있다 나왔는지 사슴벌레, 하늘소, 풍뎅이 등이 가로등의 불빛을 찾아 몰려듭니다. 발 아래에서는 길다란 꼬리를 잇는 개미들의 행렬이 보이는데 아마도 애벌레를 물고 가는것으로 봐서는 대단한 이사 작업이 한창인것 같습니다. 베짱이도 방아깨비도, 메뚜기도, 매미도 쓰르레기나 심지어는 딱따구리 까지도 이 동네에 함께 사는 동네친구들입니다. 그들은 결코 자연을 떠날 수 없기에 이렇게 작은 숲이나마 의지하고 살아가려는것 같습니다.  

 점심 식사를 마친 약 1시간의 여유는 이렇게 숲의 친구들과 보낼 수 있습니다. 서울에서 이렇게 자연과 하루 하루를 같이 지낼 수 있는 행복을 안고 생활하는 사람을 손꼽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자연속에 있는 동안은 온갖 잡념을 다 버릴수 있어서 좋습니다. 오직 눈에 보이는 자연만이 저의 대화 상대자이니까 말입니다. 어제 열매를 땄던 복분자의 꽃 줄기도 열매 색갈 만큼이나 빨갛게 물들었습니다. 병속의 복분자는 비단 하루가 지났음에도 제법 술의 색이 이쁜 분홍색을 띄고 있습니다. 이 술이 익는 날...아마 복분자는 열매맺기를 중단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복분자는 아름다운 빛깔로 재 탄생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 술이 익으면 가까운 지인들에게 작은 병에 담아 나눠줘야 하겠습니다. 자연 그대로를 담았노라고 말하면서 말입니다...

                         < 如       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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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4-07-01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수수께끼님의 가까운 지인이 되고 싶네요 ^^

수수께끼 2004-07-01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저는 술을 안먹습니다. 술과 인연의 고리를 끊은지도 꽤 시간이 흘렀군요. 그럼에도 과실주는 매년 담그는데 아주 맛이 있게 담궈서 주변 분들에게 나눠주면 참 좋아들 하시더군요... 모 회사에서 나오는 산XX라는 술병을 깨끗하게 씻어서 거기에 담아 냉장보관을 하면 자연 숙성도 되고 뒷맛도 깨끗한 정말 맛있는 약이 됩니다....입맛 다시지마세욧!!!

sunnyside 2004-07-01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 요강을 뒤집는 효능을 발휘한다는 복분자가! 지천에 열려 있단 말입니까?
수수께끼님의 근무환경이 너무나도 부럽습니다.

수수께끼 2004-07-01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쩝~~
근무환경이 그런것이 아니라 근무지 인근이 그렇다는 것이고, 제 방의 커다란 창은 서쪽으로 나 있고 에어컨도 없어서 이만저만 짜증이 나는것이 아니랍니다. 선풍기는 벽걸이인데 쑈파족에 있어 책상쪽으로는 바람도 닿지 않고...그렇다고 밖의 그늘에서 업무를 볼 수 없지 않겠어요? 뭔가 하나가 좋으면 반드시 반대급부적인것이 있게 마련인 모양입니다...에고..더워라...헥~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