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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속의 인간:반딧불이는 별 아래 난다
신유항 / 랜덤하우스코리아 / 199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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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가을이 깊어가며 하늘에는 고추잠자리가 어지럽게 비상을 한다.  하늘마저도 잠자리의 비상과 자유로운 비행을 보장하려는듯 높이 높이 올라가 있는 계절....낮에는 이리뛰고 저리 뛰는 메뚜기와 잠자리...그리고 밤에는 어디에선지는 모르지만 찌르륵~ 거리는 귀뚜라미가 가을의 정취를 물씬 쏟아 낸다. 계절을 만들어가는 곤충은 늘 우리와 함께했음에도 우리는 그런 사실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지 못했었는데 떨어지는 낙엽의 아름다운 빛깔속에 푸르름을 안고 움직이는 여치 한마리를 마주한다.  불현듯 잊었던 과거로의 추억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불쑥 솟는것을 느낀다.

  이 책은 중앙M&B에서 시리즈로 출간한 "책으로 보는 자연다큐멘터리"중의 하나인 '자연속의 인간-곤충'편이다. 저자는 곤충학회 이사인 경희대 신유항 교수인데, 이 시리즈의 책이 늘 그렇듯이 이 책도 역시 보기 좋은 도판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책을 펼치면서 시원스럽게 펼쳐지는 도판을 보노라면 기분마저도 자유스러워진다. 이 책은 예전에 구입한 직후 부담없이 읽었던 책이었는데, 얼마전 골프를 할 기회가 있어 필드를 찾았을 때, 그린 주변에 여기 저기에 힘없이 나뒹구는 여치들의 모습을 보면서 다시 한번 자세히 읽게 되었다.

  골프장의 여치는 죽지는 않았지만, 전혀 날거나 움직일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울음소리는 고사하고 짧은 삶마저도 풍전등화인 여치는 골프장에 뿌려대는 농약으로 인한 마지막 몸부림을 치는 것이었는데 여름 동안 알차게 섭취해서인지 검자손가락 만한것이 제법 살이 올라있었다. 그런데, 농약을 뿌려대는 사람들은 입에 하얀 마스크를 쓰고 농약을 분무하지만 자신들이 목표로 삼는것 이외의 다른 폐해에 대하여는 얼마나 관심을 가질까?  가만히 주변을 살펴보니 여치뿐이 아니다. 어렷을 때 논에서 푸드득 거리며 날아다니던 것들을 잡아 강아지풀에 엮어서 구워먹었던  벼메뚜기도 보이고, 매미, 풍뎅이, 장수하늘소 등등의 곤충이 여기저기서 바드둥거리면서 마지막 숨을 할딱거리고 있었다. 일부러는 아닐지라도 인간만을 위한 행위에 이렇게 수 많은 곤충들이 그 짧은 생을 버려야만 하는 것이다.

  이 책은 이렇게 인간에 의해 사라지는 곤충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있다. "풀과 나무와 새와 곤충과 물고기가 빠저나간 공간에 무엇을 대신해야 그들만큼 아름다울지..."라는 말은 사라지는 곤충에 대한 안타까움이 다 담겨있다 할것이다. 정말, 우리 주변에 늘 함께했던 그들이 빠져나가버리면 무엇으로 그들이 존재할때의 아름다움을 대신할 수 있을까?  저자는 이 책에서 주변에서 흔히 만나는 곤충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며, 사라져 가는 곤충들을 애정어린 눈으로 바라봐 주기를 당부하고 있다. 그리고 저자는 그런 방법이 곧 자연사랑이며 우리의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하는 길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모두 6개의 꼭지로 짜여진 이 책은 이 시리즈의 모든 것이 다 그렇듯이 마지막장은 앞으로의 과제에 대하여 나름대로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 대안에는 필수 불가결하게 이루어지는 개발속에서의 보존 방법도 제시를 하고 있어 발전속에서도 곤충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방안을 논하고 있는 것이다.

제 1장은 곤충과 우리 문화의 관계와 곤충의 탄생, 그리고 번식에 관한 비밀을 담은 "귀뚜라미가 우는 나라"로 꾸며져 있다. 옛부터 우리 조상들은 늘 곤충과 함게 했음을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저자의 마음이 담겨 있다. 제 2장은 "곤충으로 가득한 세상"이라는 주제로 우리 땅에 서식하는 곤충과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곤충, 그리고 곤충 기네스를 담고 있어 곤충에 관한 흥미를 돋우고 있다. 세계의 84만 곤충중 우리나라에는 만 천여개의 곤충명이 있음을 알려주며, 새 보다 더 큰 곤충인 골리앗큰뿔꽃무지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있다.  제 3장에서는 곤충의 모양에 따라 붙여진 이름을 알기쉽게 설명하고 있다. 생긴 모습대로 이름이 붙여진 호랑나비를 비롯한 곤충들의 생태를 알 수 있도록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제 4장은 "신비한 생의 질서"편으로 곤충이 어떻게 종족보존을 위하여 짝짓기를 하는가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곤충이 짝짓기를 통하여 어떤 탈바꿈의 과정을 거치는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바로 탄생의 비밀을 알 수 있게 해 주는 재미있는 이야기이다. 여기에는 곤충들간에 짝을 찾는 방법에 대해서도 설명을 하였는데 이러한 설명은 가을밤에 우리 귓가에 들려오는 곤충의 울음이 무슨 의미인지를 알게 해 준다.  제 5장은 생존을 위한 곤충들의 위장술을 중심으로 적과 마주쳤을대 내뿜는 페로몬이라는 물질의 성분에 대한 분석이 담겨 있다. 생존을 위한 싸움에서 이겨나가야 하는 곤충이 가지는 능력을 우리는 "거품속에는 거품 벌레가 있다"라는 부제가 붙은 이 장에서 알 수 있을 것이다.

  매년 230여종의 새로운 곤충이 발견되고 있다고 한다. 그런 반면 이 지구상에서 영원히 자취를 감추는 종도 수없이 많음을 저자는 강조하고 있다. 수년전...충남 청양의 장수하늘소 집단 서식지가 발견되었다는 보도가 나온후에 그 서식지가 황폐화 되었다는것은 사람들의 보존 의지보다는 궁금증에 의한 훼손이 더 심하다는 것을 말하는 좋은 사례라고 할 것이다. 메뚜기때가 날아들어 광활한 평원을 순식간에 폐허로 만드는 이유도 호르몬에 의한 군서상 메뚜기로의 변화라는 저자의 말 처럼 곤충은 비록 그 하나의 자체로는 미약하지만 집단으로 뭉쳤을때는 엄청난 파괴력을 지닐 수 있음을 알 수 있으며, 이런 군서상에 관한 내용은 영화등을 통해서도 알려져 있어 곤충을 하나의 괴기물로 인식하도록 인위적으로 유도되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곤충은 우리 곁에 늘 머물고 있다. 잠시 관심을 두지 않아서 그렇지 곤충은 늘 우리 주변에서 머물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곤충이 우리 곁에 머물러있지 못할 환경만 제공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곤충이 우리 곁을 스스로 떠나는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들을 떠밀듯 내 쫒아버린것은 아닌지 반성을 해 볼 단계이다. 늘 우리와 함께 했던 정다운 곤충들이 물러난 자리에는 2억년 이상을 살아온 바퀴벌레가 대신하고 있다. 그리고 삶의 터전을 빼앗긴 개미들이 인간을 물며 보복을 하고 있다. 구태어 자연으로 돌아가자고 목청을 돋을 필요는 없다하더라도 풀섶이 성긴곳에는 아직도 우리곁에 함께 했던 곤충들이 언제 다시 가까와 지기를 기다리며 살아가고 있다.

 가을 밤...맑고 또렷한 초승달 아래서라도 귀뚜라미의 울음소리를 듣노라면 삶에 찌든 때도 말끔히 씻을수 있지 않을까? 오늘만큼은 퇴근후에 무심코 스쳐가지 않고 가을숲에서 귀뚜라미 소리라도 들어보련다...

                                                                         < 如           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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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향기 문화
박중곤 지음 / 가야넷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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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의 역사는 오랜 동안 외세의 침략으로 인하여 겨우 살아가기에도 바빴던 것으로 이해되고 있었고, 그 각박함속에 여유나 멋도 지극히 제한되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책은 이런 각박하고 무미건조한 삶을 영위하는 민족이라는 오해를 말끔히 씻어내고 있다. 저자 박중권은 우리의 전통 향기를 현대에 되살리기위해 국내외를 무던히도 돌아다닌 한국 허브연구회 부회장이다. 따라서 이 책에는 저자의 노력만큼이나 전통의 향기문화와 현대의 향기문화가 어우러진 멋진 향기를 찾을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우리민족에 있어서의 향기문화는 어떤것일까? 서향의 향처럼 자극적이지 않아 있는지 없는지 조차도 몰랐던 우리의 향기 문화는 의외로 우리 생활속에 깊숙히 자리잡고 있으며 이러한 우리의 향기 문화는 우리 문화의 특징인 은근함속에 같이 담겨있음을 알게 된다. 이렇게 은은하게 우리의 생활에 녹아드는 향기는 생활을 더욱 풍요롭게 하며, 눈으로 읽을수도 없고, 육안으로 감별할 수도 없으며, 귀에 들리지 않지만 늘 우리곁에 함께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향기 문화는 서양에서 처럼 자극적인 향기를 뿜어대며 "나 여기 있소.."라고 스스로를 과시하지도 않으면서도 늘상 우리와 함께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모두 여덟개의 큰 꼭지로 구성되어 있다. 처음부터 여섯개의 꼭지는 우리 나라의 지방으로 구분하여 그 지방의 특징과 전설, 그리고 그 지방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나름대로의 향기문화에 대하여 설명을 하고 있다. 첫번째 꼭지는 강원도편으로 아우라지 나룻터에서 울려퍼지던 정선아리랑과 생강나무를 이용한 여인네들의 화장수, 삼탕, 쑥탕, 난초탕, 국화탕 등 식물의 향을 뿜어내는 건강목욕법, 설탕보다 달콤한 수국의 줄기와 잎을 이용한 감차 등 민초들의 향 문화를 담고 있다.

 두번째 꼭지는 바다와 만나는 경상도의 향을 담고 있는데 여기에는 단순하게 후각으로 느낄 수 있는 향기분만 아니라 입으로 느끼는 향기문화와 불자의 마음을 우려낸 백련차, 입으로 느끼는 향신료의 대표격인 초피와 추어탕과의 만남, 우리네 서민들이 우리 산하 어느곳에서도 캘 수 있어 늘 가까이했던 둥글레차,와 서양에서 들어온 치커리차를 담고 있고, 세번째 꼭지는 격조높은 향기문화의 전승으로 서울과 경기도 지역의 향기문화를 담고 있는데 신라시대때 부터 옆구리에 차고 다녔다는 향낭, 최고의 건강식품인 더덕이 갖는 향기와 수없이 많은 전통차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동,서양의 허브와 허브 농장을 소개하고 있다.

 네번째 꼭지는생활에 스며든 향기를 담고있는 전라도 지방의 향기 문화를 소개하고 있는데 광활한 평야에서 생산되는 곡식을 사용하여 빚은 곡차(술)로 문을 열고 있다. 한상 가득 차려진 한정식과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香酒로 진도의 홍주를 비롯하여 도소주, 과하주, 이명주, 창포주, 국화주 등을 소개하고 있으며 선조들이 술과 향을 더불어 마실 수 있는 지혜를 가졌음을 알려주고 있다. 다섯번째 꼭지는 땅에서 솟는 향기의 고장인 충청도의 향 문화를 설명하고 있다. 원래가 고려인삼의 본향인 양반 땅 충청도는 어디를 가던지 인삼의 향기로운 냄새를 맡을 수 있을것 같은 느낌이 드는 고장이다.이러한 인삼을 바탕으로 창포향을 오늘에 되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김종석씨의 창포농장을 찾아 이곳에서 생산되는 창포 향수등 창포 추출물을 이용한 향기 산업을 다루고 있다.

 여섯번째는 제주도, 울릉도등 바다위에 뜬 향기의 섬들을 다루고 있다. 한국의 남국이라 불리우는 제주의 유채꽃밭에서 채취되는 제주 향수, 그리고 천혜의 자연 보고인 울릉도의 향기와 불고기의 비린내 비슷한 향이나는 어성초차 등을 소개하고 있다. 일곱번째 꼭지는 향수와 향기가 갖는 상업성에 대하여 저자 나름의 의지를 토로하고 있으며 마지막 꼭지에는 세계의 향기 기행으로 향수산업이 가장 발달했다는 프랑스와 정원에서 자연그대로의 향기를 찾는 영국, 온통 냄새나는 식물인 허브로 넘치는 일본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저자는 우리 나라를 비롯한 각국의 허브관련 농장을 방문하여 그 지방에서 어떻게 식물을 이용하여 향기산업을 발전 시키는가에 대하여 비교적 상세히 설명을 해 주고 있으며, 우리 나라 정선지방의 '아라리 자연향', 대자연을 품은 강원도의 'sorak', 신라 천년의 향기를 담은 'sorabal', 지리산의 야생화의 청초함을 가득 담은 'nogodan', 그리고 남국의 멋을 담은 'cheju' 향이라는 브랜드로 시판되는 우리 고유의 향기의 우수성을 힘주어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각 지역에서 개발된 향기는 소위 향수라는 이름으로 상업화 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원래의 특산물에서 추출했다기보다는 조향사의 배합능력으로 이미지화한 상품이기에 보다 근원적인 우리의 향수와 향기 문화를 찾는 일이 시급함을 알아야 할것이다.

 저자는 향기 산업을 눈에 보이지 않는 황금이라고 표현하며 향수를 액체 황금이라고 하였지만 이 책에서 어떻게 해야 이러한 황금을 내 손에 쥘수 있는가에 대한 제시는 하지 않고 있다. 외국의 향기문화와 향수 산업을 둘러보고 온 저자의 입장에서라면 우리 나라의 향기문화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나름대로의 방안을 제시를 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늘이 내린 선물로 비유되는 자연으로부터의 향기는 다양하게 발전시킬수 있음을 이 책은 알려주고 있다. 은은하게 우리의 생활속에 향기와 함께 배여있는 향기문화....지금부터라도 새로운 향기문화를 인식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진정한 아름다운 삶속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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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속의 인간:은빛여울에는 쉬리가 산다
김익수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199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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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손에 들고 책장을 휘리릭~ 넘기며 도판만 봐도 마음이 여유로와 진다. 도시속에서 생활하는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우리 나라 민물에 사는 물고기의 다양한 모습을 보면서 어찌 여유롭고 풍요로워지지 않을 수 있을까? 더구나 어렸을 때 누구나 여울에서 고기를 잡던 기억까지 떠 올리니 추억의 주머니마져 톡톡~ 털어내게 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얼마전 탄천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을 보았는데 저런 오염된 물속에서도 살아가는 물고기가 있을까? 라는 생각으로 가까이 가서보고는 놀란적이 있었다. 그 낚시꾼의 살림그물 속에는 놀랍게도 붕어와 피라미, 그리고 갈겨니가 그득 들어있는 것이었다. 인간이 오염시킨 환경에서 이들은 자신들의 종족 보존을 위하여 사투를 하며 살아왔고, 오염된 물 속에서도 살 수 있는 적응 능력을 키워왔었나보다.

 이 책은 중앙일보에서 발행한 "책으로 읽는 자연다큐멘터리" 시리즈중 한 권이다. 이 시리즈가 다 그렇듯이 이 책도 인간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자연속의 생물...그 중에서도 물고기를 담고 있다. 저자인 전북대학교 김익수 교수는 이 책의 시작을 "물고기와 상징으로 본 물고기의 의미"로 열고 있다. 종교에서의 물고기의 상징과 우리 문화 속에 숨쉬는 물고기를 재미있게 풀어가고 있다. 한편으로는 생계의 수단으로 물고기를 필요로 하게된 배경과 우리 나라의 물고기에 대한 기록인 <재물보>, <자산어보>, <전어지> 등도 소개하고 있다.

 제 2장에서는 '물고기가 만든 소우주 하천 생태계'라는 주제로 물고기가 어떤 생김새이며, 물고기의 각 부분이 하는 기능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는 한편 눈에는 보이지 않는 하천 생태계에서 나름대로의 영역을 꾸미며 살아가는 물고기의 먹이와 하천 생태계의 변화로 사라져가는 우리 물고기에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하고 하천을 어떻게 지켜야 하는가를 제시하고 있다.

 제 3장에서는 먹거리로서의 물고기를 분류하고 있다. '뛰어난 맛을 자랑하는 쏘가리', '진흙속의 영양덩어리', '긴 수염을 자랑하는 메기' 등등 식용으로 활용되는 물고기의 식생 실태와 습성, 그리고 잘 잡히는 지역을 담고 있으며, 제 4장에서는 우리 물빛을 닮은 우리 고유종에는 어떤것이 있으며, 그 이름이 붙여진 유래가 무엇인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우리 민물고기의 서식지가 어디 어디이며 지금의 환경 변화를 보여주고 있어 우리 물고기의 보존을 위한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서도 제시하고 있다.

 제 5장은 이러한 우리 나라의 물고기가 어떻게 자손을 퍼뜨리는가를 담고 있다. 변하는 환경속에서도 물고기는 스스로 터득하고 지금까지 행해졌던 대로 종족보존을 위한 생식 활동을 하게 되는데 우리 나라의 물고기의 번식활동은 어느곳에서 하고 있나를 알게 해 준다. 한편으로는 산란을 위한 물고기의 혼인식이 어떻게 인가니 모르는 사이에 성대하게 거행되고 있는가에 대한 자세한 관찰 결과도 보여 준다. 제 6장에서는 저자 김익수의 어류 학자로서 걸어온 과정을 보람과 그 보람을 얻기 위한 고생을 중심으로 담담하게 말해주고 있다. 한편으로는 우리 나라 민물학계의 대부격인 최기철 박사와 토종 민물고기를 발견하기 위한 노력등을 담고 있다.

 마지막 7,8,9장은 환경 오염으로 인하여 우리 나라에서 사라져 가는 물고기에 대한 안타까움을 담고 잇다. 특히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피폐해진 우리의 하천에서 살고 있는 우리 물고기의 현주소를 명확히 파악하고자 하였으며,사라져 버린 물고기와 너무 많아져서 문제가 되는 물고기 등을 예로 들며, 지금의 상태 그대로 두면 사라지게 될 물고기들을 나열하고 이들의 멸종을 막기 위한 방편이 무엇인가를 알고자 한다.

 인가은 자연과 떨어져 살 수 없음에도 인간의 편리 추구로 인하여 물고기가 살아갈 수 있는 여건은 점점 더 열악해지고 있다. 개발이 생태 사슬에 돌연변이를 촉발시켜 서서히..서서히...앓아가며 신음속에 사라져 가고 있다. 개발이나 보존이냐를 택하는것은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니라고 저자는 항변한다. 그 결정은 조금만 더 멀리 내다보며 무엇이 더 가치가 있는가를 헤아릴 수 있는 지혜가 있다면 자연은 더 나은 미래를 인간에게 보장해 줄것을 저자는 믿고 있다.

  침묵하는 자연, 그리고 침묵하는 강물속에서 물고기도 침묵한다. 금수강산 맑은 내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왔던 우리의 민물고기는 이제는 명종이냐 적응이냐의 기로에 서 있다. 멸종이나 적응이나 둘 다 물고기들에게는 달갑지 않을 것이다. 이곳 저곳의 물가에는 떼죽음 당한 물고기들이 허옇게 떠 오르고 있다. 인간이 길러 먹는 물고기로 인한 부영양화, 소나 돼지를 사육하며 물로 스며드는 축산폐수 등등 우리의 민물고기가 살아갈 수 있는 여건은 점점 더 어려워 지고 있다.

 저자는 이처럼 변화하는 주변 환경을 예로 들며 물고기가 제대로 자랄 수 있는 자연환경의 보존을 주장하고 있다. 위성사진으로보는 인공호수 시화호의 모습은 충격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개발과 오염, 남획으로부터 생태계를 지키는 길도 제시를 하고 있는데 그 세 가지 방법의 핵심은 우리 나라 물고기에 대한 더욱 깊은 이해와 애정이다. 이제 세계는 1992년 리우환경회의 이후 자연을 파괴한것에 대한 경각심과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위한 개발과 보존의 조화추구 노력에 다 같이 힘을 합치기로 했다. 우리 나라의 물고기는 우리가 지키며 그들의 식생 환경을 마련해 주지 않으면 그들은 영원히 우리 곁에 돌아오지 못하게 될것이다.  이 책은 우리 나라의 물고기에 대한 습성과 종류, 서식지의 소개와 더불어 산천의 여울에 물고기가 뛰어 놀 수 있는 여건 마련을 추구하고 있다 할 것이다.

                         <如       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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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속의 인간:모든 들풀은 꽃을 피운다
이남숙 / 랜덤하우스코리아 / 199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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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 초등학교 시절에 학기가 시작되면서 교과서를 지급받으면 국어, 산수 등등의 여러가지 교과서는 다 제껴두고 가장 먼저 열어보던 2권의 책이 있었다. 그것도 저학년 때는 지급되지 않고 고학년으로 분류되는 4학년 초에 지급받고는 졸업때까지 그 책은 참고서이면서도 사전으로 사용하였는데 그 책은 <지리부도>와 <생물학습도감>이었다, '부도'나 '도감'이 무슨 의미인지도 몰랐었고 단지 책의 판형이 제법 크고 다른 교과서와는 달리 질 좋은 종이에 모두 칼라로 그려져있어 보기에도 좋았었다. 그런데 지금은 이런 책들을 학교의 교과서로 지급하지 않는 모양이다. 그 대신 개인이 필요로 하면 전집류나 기타 관련 도서를 참고하도록 된 모양이다.

  지금은 사진술이 발전하고, 또 그에 따라 인쇄술도 뛰어나 좋은 사진으로 생생하게 볼 수 있는 책이 많으나 당시의 생물도감은 고래의 수염 하나 하나, 나뭇잎의 잎맥도 일일히 손으로 그렸었다. 본가의 서고에 지금도 꽂혀있는 당시의 <생물학습도감>을 보니 어쩜 그리도 잘 그렸는지....오히려 사진보다 훨씬 정밀하게 그린것 같았다.

 <모든 들풀은 꽃을 피운다>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이 책은 중앙일보의 자연속의 인간 시리즈로 간행된 것이다. 이 책 이외에도 푸른나무, 반딧별, 하늘새, 은빛쉬리가 있는데 "책으로 보는 다큐멘터리"라는 부재가 말해주듯 자연이 빠져나간 공간에 무엇을 대신해야 그들만큼 아름다울지를 물으며, 자연만큼 아름다움이 없음을 역설하고 있다.  저자 이남숙 교수는 식물에 대한 지식을 인간과의 관계에 초점을 맞춰 쉬운 이야기로 전달하고자 이 책을 쓰게 되었음을 밝히고 있는데, 이 책은 많은 식물을 다뤘음에도 전문서의 딱딱함이 없다.

  '쑥'을 필두로 시작되는 우리 들꽃 이야기는 수많은 식물의 이름이 나온다. 그 이름은 우리 귀에 생소하면서도 정겹다. 부채싸리, 매화, 접시꽃, 조팝나무, 다닥냉이, 물봉선, 붓꽃, 창포, 표주박, 미치광이풀, 처녀치마, 홀아비꽃대, 쥐오줌풀, 할미꽃, 애기똥풀, 며느리배꼽, 며느리밑씻개, 나도/너도 밤나무, 개불알꽃, 복주머니꽃, 꿩의다리아재비, 괭이눈, 매발톱꽃, 개미탑, 꿩의밥, 개구리자리, 제비고깔, 쥐다래, 벼룩나물, 지네발난 등등 자연이나 동물, 그리고 생김생김에 맞춰 지어진 이름이 전혀 멀리 있는 꽃들 같지 않다. 이 책은 이유미의 ,한국의 야생화>와는 또 다르다. 물론, 분포지방이나 자라는 환경, 약재로의 사용 여부 등등을 포함하여 식물이 우리에게 어떤 기능을 하고 있는가를 '위대한 화학물질 합성자', '오염물질 정화식물', '소망을 담은 상징식물' 등등으로 분류하며 인간이 자연과 함께 해야 하는 이유를 간접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자연을 접하며 행하는 행위의 근저가 무엇인가에 대한 설명도 다각도에서 해 주고 있어 이 책을 읽는 솔솔함을 더해주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도판을 크게 다루지 않았다. 단지, 무엇인지 알 수 있을 정도의 크기로만 도판을 삼았고 그 대신 인간의 감수성과 정서에 호소하는 내용들로 가득 채우고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식물...더 나아가 자연과 함께하는 삶이기를 갈망하고 있어 "아는 만큼 사랑한다"는 사고로 식물을 접하는 저자의 애정이 대단함을 알 수 있다. 또 우리 나라에 피는 꽃의 색깔은 어떤 색깔이 주류를 이루는가와  우리 나라의 기후에 적당한 꽃들은 어떤것이 있는가도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은 도판으로 끝나지 않고 식물과 동물의 분류기준을 시작으로 식물이 어떤 기능을 하고 있으며, 그렇기에 식물을 왜 보존해야하며 꽃들의 영원함을 위하여 사람이 망치는것을 최소화하고 보존하고 보호하기 위한 대책과 보호대상 품종, 지역, 보존 관련 법규와 보존을 위하여 노력하는 기관들을 알려주고 있으며 우리 나라와 외국의 식물 박물관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식물학자로서 부끄러움과 책임감, 의무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토로하고 있다. 그것은 뒤쳐진 우리의 식물학 분야의 연구와 더불어 스키장과 골프장의 난립으로 자연의 서식 생태가 파괴되는 안타까움을 막을 수 없음에서 일 것이다.

 이 책은 '미래의 확실한 보험은 자연사랑' 이라는 사고로 콘크리트 속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이 정말 불쌍하다고 느끼며 자연은 생명이며, 인간의 고향이기에 이제는 인간이 자연에게 베풀 차례임을 강조하는 것으로 끝을 맺고 있다. 이 책을 읽는다고 당장 자연을 사랑한다거나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말 없이 그들에게 닥친 고난을 감수하면서도 인간의 삶을 묵묵히 지켜보고 있는 자연이 있기에 조금 더 자연의 섭리에 맞추어 자연스럽게 살고픈 생각이 가슴속에 메아리진다.

                               < 如       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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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정벌레 왕국의 여행자 자연과 인간 1
한영식 지음, 이승일 사진 / 사이언스북스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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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은 그 자체만으로도 인간에게 평안함을 안겨 준다. 자연 속에는 인간을 비롯한 수많은 삶들이 담겨있다. 이들은 제각기의 삶을 영위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더불어 사는 삶 속에서 생명을 보존하고 있으며 이러한 아름다운 생명의 시작과 끝을 인간은 모르거나 또는 무시하며 살아 왔다고 볼 수 있다. 모처럼 이러한 자연의 생명을 인식할 수 있는 책이 발간되었는데 이 책에서는 우리 나라에 서식하고 있는 200여종의 딱정벌레라는 한정된 대상을 미시적으로 관찰하며 자연에서의 삶의 고귀함을 인간에게 알려주고 있다.

 저자는 딱정벌레 연구에만 10여년을 메달려 살아왔다. 그리고 이 책에서 자신이 그동안 관찰했던 딱정벌레를 아낌없이 쏟아내고 있다. 한편으로 저자는 단순히 곤충이라는 지협적 사고로 딱정벌레를 다루지는 않았다. 점심시간을 맞아 빌딩에서 쏟아져 나와 각기 제 입맛에 맞는 먹거리를 찾아 식당을 찾는 인간에 빗대어 곤충들의 먹이찾기를 설명한다던가, 지역적으로 유명한 먹거리가 있어 그 유명세를 쫒듯 곤충이 쫒는 먹이도 있다....는 식으로 인간과 곤충의 동질성을 함께 논하고 있다. 그리고 저자는 채집 대상 곤충을 어떻게 포획하는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하므로써 단지 책으로 보고 끝나는것이 아니라 독자 스스로도 저자와 같은 곤충 채집에 관여해 주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다. 한마디로 저자는 곤충채집을 위해 망사로 된 잠자리채를 들고 뛰어다니던 어릴적으로 독자들을 회귀시키고 있다 할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딱정벌레를 분류하며 그 서식환경에 따라 땅, 꽃, 잎, 나무, 물속, 밤하늘(야간)로 구분하여 그들의 생활 형태나 먹이, 습성등에 관하여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특히 200여종의 딱정벌레 각각의 습성이 어떠한가를 상세히 설명 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저자가 세밀하고 끈질기게 관찰을 해 왔음을 말해준다 할것이다. 그리고 곤충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곤충과 연계하여 설명하므로서 그 곤충을 쉽게 떠올리게 하고 있다.(풀잎위의 다이빙 선수, 치어리더, 비단 마후라를 두른 비행사, 나무위의 장갑차 등등) 그러나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들며 과일에 붙어 있는 노린재를 먹었다던가 하여 인간과 함께하는 곤충임을 잊지않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인간과 함께 공생하는 곤중의 수난에 대해서도 저자는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는데, 야간에 주유소의 밝은 불이 곤충이 모여들게 되는 환경이며 이로 말미암아 많은 곤충이 죽어가고 있음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특히 멸종 위험이 있는 곤충들의 안타까운 죽음은 우리 산하에 살고 있는 곤충의 멸종이라는 결과를 가져 올 수 있기에 읽는이로 하여금 보호해야 되겠다는 마음의 다짐을 불러 일으키는 자연 사랑의 마음도 함께 심어주고 있다. 한편으로는 생물학을 전공한 저자가 곤충과 가까와지는 계기가 무엇이었나를 간간이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 마치도 머릿속은 곤충의 세계를 담은 영화를 보고 있는듯 하다. 그 정도로 저자는 딱정벌레와 함께 하며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모두 머릿속에 담고 있다. 벌레라는 관념에서 벗어나 그들과 친구가 되어 살면서 그들의 사고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알아내어 전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어떤 사고를 가지고 있는지 알기 때문에 그들의 몸짓 하나 하나가 뜻하는바가 무엇인지를 상세히 설명해 줄 수 있는 것이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렇게 인간 주변에서 인간과 함께 하는 딱정벌레들을 인간이 어떻게 해야 더불어 살 수 있나에 대한 부분의 설명이 부족했다는 점인데 이는 자연보호와 병행하여 딱정벌레들이 살며 그 종의 번식을 위한 환경보존과 마련에 힘을 쓰며, 인간 주변에서 살아가는 곤충의 측면에서가 아니라 인간이 곤충을 곁에 두며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인식과 자연과의 교감이 중요하기 때문인 것이다. 모처럼 인간과 자연이 하나됨을 알게 해주는 좋은 책을 골른것 같아 기분이 좋아진다.

                                     < 如       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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