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 따라 여백 찾아가는 길
곽의진 지음, 허용무 사진 / 그림같은세상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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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을 고른것은 순전히 제목이 주는 이미지 때문이었다. <향 따라 여백찾아 가는 길>이라 하여 우리 나라에서 나름대로 향기 문화를 찾는 내용일것이라고 짐작을 했었는데 책이 손에 들어오고 목차를 보는 순간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마디로 이 책은 저자의 고향인 진도를 중심으로 진도의 씻김굿과 소치허유를 비롯한 남종화의 본산인 운림산방, 해남의 윤선도, 강진의 정다산, 대둔산의 초의와 추사의 발자취를 되새김질 하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혹여나 '향' 이라는 단어에 혹해서 이 책을 구매한 독자라면 다소 실망을 할것이 분명할것이다. 이는 내용이 신통치 않음을 이야기 하는것이 아니며 다만 제목과 내용이 발란스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차라리 책 제목에 "남도"라는 말이라도 덧붙여서 <향 따라 여백찾아 남도 가는 길>이라고 했더라면 바로 책의 내용이 어떻할것인지를 짐작이라도 했으련만 말이다.

 저자 곽의진은 진도 태생의 소설가이다. 더구나 그녀는 고향인 진도에 낙향하여 컴퓨터 자판을 달그락 거리면서 <초의평전>이라는 책을 집필중이라고 한다. 이 책의 내용은 윤고산이나 정다산 등 유배지로서 저자 자신의 생활이 마치 유배지에 유배 당한 선인들의 삶을 반추하고 있는것은 아닐지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가 태어 난 유배지를 살갑게 안고 살며 고향의 정취를 마음껏 이 책에 쏟아 부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모두 아홉개의 꼭지로 이루어져 있는데 첫번째는 정다산과 초의, 그리고 추사와 초의의 차에 얽힌 이야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두번째는 시와 書와 畵에 관한 이야기로 역시 추사의 세한도, 다산의 문인화와 소치와 초의, 그리고 추사와 초의와의 관계에 대하여 비화를 기록하고 있는데 특이한 점은 이 꼭지의 처음과 끝은 파리의 몽마르뜨 언덕을 찾은 저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세번째 꼭지는 조선의 여인들인데"페미니즘"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다산 정약용과 그와 더불어 사는 보이지 않는 관게속의 강진여인 표씨, 고산 윤선도의 방랑한 생활과 그 과정에서 만난 여인들...그리고 소치 허유가 무과 급제를 한 일과 그의 아내 이야기, 소재 노수진의 첩에 관한 일화를 담고 있는데 저자는 이들의 여자관계를 유배지에서 만난 여인의 신분은 자신의 여인이 아니기에 떠날때는 자식까지 고스란히 놓고 떠나는 남정네의 행태에 강한 불만을 은근히 표하고 있다. 어쩌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저자가 "페미니즘"이라는 부제를 달았는지도 모르겠다. 네번째 꼭지는 유배자라는 이름으로 유배된 자신을 비롯한 유배자의 형태에 대한 설명에 이어 제주 대정현에 유배 당했던 추사와 다산이 살던 강진과 구강포, 그리고 저자 자신의 유배지로 스스로 선택한 고향 진도에 대해 "찰진 유배지"라는 말로 끝을 맺고 있다.다섯번째부터 아홉번째 꼭지까지는 진도에서 삶의 터전을 마련하였던 소치 허유와,허련,허유,허형,허백련,허건,허림으로 이어지는 남종화의 계보와 운림산방의 맥을 잇는 허씨의 후손에 대한 설명과 윤선도의 창작을 위한 몸부림과 애정 도피....그리고 최후의 고려인으로 살기를 원하며 자결을 할때까지 끝까지 여몽군에 대항을 했던 김통정 장군의 행적을 역사적 사실을 참조하여 싣고 있으며, 예와 민속의 보고인 진도의 샤머니즘과 씻김굿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삼별초의 항몽 전쟁에 있어 일본의 NHK가 방영하였던 내용중 몽고 치하의 고려에서 보낸 항복권고 문서와 삼별초가 정통 고려인으로서 일본에 보낸 몽고군의 잔혹상에 대한 대항권고의 두 가지 문서가 있었음과 삼별초의 권고대로 몽고를 경계하였던 일본으로 하여금 몽고의 침입을 받지 않는 준비를 하여 오늘의 일본이 존속할 수 있었다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담고 있다.

 이 책의 대부분의 내용은 이미 알려진 내용들이다. 그러나 저자는 남도의 향기라는 하나의 틀로 이들을 묶었고 간간히 설명이 필요한 경우에는 녹색잉크로 필요한 만큼을 덧붙이고 있다. 특히 전라도의 징한 사투리가 튀어 나오는것은 이 책이 남도를 묶었음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는 일이기도 하다. 이 책의 내용중에 간간히 저자는 자신과 진도의 인연에 대하여 털어 놓고 있다. 산판 사업이 망해서 이곳 진도에서 태어나게 된 동기라든가 진도 문화원에서의 작품발표를 위한 연습 등등 저자는 고향 진도를 무척 아끼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비록, 이 책의 내용은 제목만 보고는 짐작도 할 수 없었던 내용이지만 나름대로 진도라는 고향을 돋보이고 싶어하는 저자의 욕망이 따스한 저자의 서정성과 제대로 결합이 된 책이라고 볼 수 있다. 어디 책 좀 읽는 사람이라면 정다산이나 윤고산을 한번도 접해본적이 없으랴마는 그래도 이 책은 유배자이며 진도인인 저자가 쓴 글이기에 그 맛이 제법 감칠맛으로 우러나는것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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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 티베트 돈황
최영도 지음 / 창비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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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은 민변 회장을 지냈으며 참여연대 공동대표인 변호사 최영도의 문화유산기행문으로 크메르 제국의 찬란한 문명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 밀림속의 "앙코르"와 무소유로 만족하며 사는 경건한 불자의 나라 "티베트", 그리고 사막 가운데 이룩한 세계 최대의 미술관인 "돈황"의 '막고굴'을 담고 있다.  저자인 최영도 변호사는 필자와는 개인적으로 알고 있던터라 이런 문화재 관련 책자를 낸데 대하여 약간은 놀랐지만 그리 어색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는데, 그 이유는 저자가 오랫동안 우리 토기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며 하나 둘 모으기 시작한 토기의 양이 엄청나 저 많은 토기를 어떻게 하려나? 하는 궁금증이 일던 차에 아낌없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신문 기사를 접하기도 하였다. 20년이 넘는 세월을 돈이 많이 들건, 또는 거리가 멀건 오로지 우리의 토기만을 찾아 수집해 왔던 저자가 그 애지중지하던 토기 1580점을 그만의 토기가 아닌 우리 나라의 토기로 기증을 해 버린 것이다.

 저자는 일찌감치 토기를 수집할 때 부터 비교적 문화재에 대한 남다른 식견이 있었다. 또 그만한 식견이 없이는 가짜가 판을 치는 문화재 시장에서 제대로 된 토기를 구할 수 없었을 것이며, 설령 초기에는 가짜에 속았다 하더라도 오랜기간 문화재를 보는 안목이 길러지면서 자연히 진품과 위품을 구분할 수 있는 안목도 길러졌을 것이다. 이렇게 우리 문화재에 한동안 혼신의 힘을 쏟던 저자가 세계의 문화유산을 다룬 책을 출간했다는것은 충분히 가능했던 일이었던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저자가 직접 보았던 유적 이외에 많은 자료사진을 구해서 담았다. 말 그대로 아마츄어이기에 최선을 다해 틀림이 없도록 노력했다는 저자의 서문처럼 법을 다루는 저자이기에 상당히 세심한 배려를 했을것이라 판단된다. 이 책에는 저자가 찍은 사진 이외에도 일본의 NHK등지에서 촬영한 사진들을 한껏 담고 있어 마치 직접 가서 보는듯한 즐거움을 느끼게 해 준다. 한편으로는 이 책에 담긴 세 곳에 대한 국내의 관련 책자가 부족하던 차에 저자의 상세한 설명이 담긴 이 책이 출간됨에 따라 이곳을 찾는 국내 관광객에게는 좋은 관광안내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앙코르'는 흔히 '앙코르와트'로 알려져 있지만 '앙코르 톰'과 "앙코르와트'로 구분이 되는데 저자는 이 책에서 명확하게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 대부분이 사암으로 만들어 풍화가 심한 앙코르와트에 대한 일본인의 투자와 입장료 징수등 문화유적과 관련된 제반 사항도 상세히 설명하고 있어 여행자의 안내를 돕고 있다.  세계의 고원이라는 티베트에 대해서는 전 국민이 불교와 더불어 살고 있음을 여러가지 예를 들어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또한 엄청난 크기의 사원인 포탈라 궁전과 세라, 그리고 노르부 랑카에 대한 세세한 설명을 담고 있으며, 시가체에서는 라마의 영묘전과 미륵당등 불교의 성스러운 신전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인간이 만든 최대의 미술관 막고굴...모래바람이 이는 실크로드에 492개의 굴을 파서 만든 막고굴의 예술성은 짧은 시간이 이루어진것이 아니라 많은 세우러속에 이루어진 찬란한 인류의 문화유적임이 분명하며 한편에서는 막고굴의 보존을 위하여 미공개를 하며, 다른 한편에서는 어디엔가 더 있을지도 모르는 막고굴의 탐사를 위하여 노력하는 모습속에 막고굴에 그려진 수많은 불화들을 소개하고 있다. 물론, 이 책에 사용된 도판 사진은 저자가 촬영한것은 그리 많지 않다. 저자의 말 처럼 처음 방문때는 제대로 관람조차 하지 못했던 것을 경험삼아 두번째의 여행은 비교적 많은 정보를 가지고 여행에 임했으며 그로 인하여 수집된 많은 자료에 담긴 사진을 이 책에 담았다고 보면 될것 같다. 서문에서 저자가 밝혔듯이 막고굴에 대해서는 저자가 직접 간자체를 번자체로 바꾸는 작업, 관련 사진 수집, 여행자료 수집등을 통하여 이 책이 국내에서 출간 된 책 중에서는 가장 많은 막고굴에 대한 정보를 담았음을 자신하고 있는데 책을 읽어보면 정말로 저자가 자신할만 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제 세계는 한 지붕 아래에 있다고 할것이다. 멀게만 느껴졌던 앙코르와 티베트, 그리고 막고굴도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고 다녀올 수 있는 관광지가 되었다. 이런 시점에서 최영도 변호사가 발간한 이 책은 전문 이론서가 아닌 훌륭한 여행 가이드의 역할과 기능을 다 하기에 충분하다 할 것이다. 말 그대로 아마츄어가 쓴 여행기이기에 똑 같은 아마츄어 입장인 다른 여행객이 읽고 참고하기에 매우 좋게 짜여진 내용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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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2005-01-06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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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비경 답사기
최진규 지음 / 태일출판사 / 199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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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땅에는 얼마나 많은 신비함이 감추어져 있을까?  그리고 그 신비함은 정말 신비함을 담고 있을까? 아니라면 우연의 일치인가?  저자 최진규는 "자연연구가"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를 좋아한다. 그가 이러한 이름으로 불리기를 좋아하는 이유는 우리 땅에 담겨있는 자연과 함께하는 토종을 찾는 일에 앞장 서기를 마다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땅이건 외국의 어느 장소에서건 자연은 그 경이로움과 웅장함으로 인간을 압도하고야 만다. 그런데 저자가 주장하는 것은 구태어 다른 나라에서 찾을 필요가 없이 우리 땅에서 태고의 신비를 찾아 떠나보자는 것이다.

  '태고의 신비를 담은 우리 비경 답사기'....제목은 이렇지만 이 책의 내용은 우리 땅에 깊숙하게 숨겨져 있는 비경을 찾아 떠나는 답사기가 아니다. 다만 우리가 잊고 있던 우리의 것....그 중에서도 아름답고 신비로운 신토불이를 찾는 여행이다. 이 책에는 모두 36곳의 우리 나라 비경을 담고 있다. 그 비경은 경치라기 보다 신토불이란 무엇인가를 말하고자 저자가 노력을 하고 있다.  물론, 우리 나라의 비경도 일부 답사의 대상이 되고 있으나 그보다 이 책에는 저자가 20살 때 부터 우리 나라를 떠돌아 다니며 느꼈던 신토불이를 찾는 작업을 우선 담고 있다.

  소리를 내는 은행나무, 우렁이 농법으로 논에 그물을 쳐 둔 어느 농업인의 논에서 보는 미꾸라지와 붕어, 그리고 새우처럼 생긴 새뱅이,  고구마 처럼 주렁주렁 달린 춘천 지하의 玉,  나무에 재산을 물려주게 된 사연과 그로 말미암아 돈도 벌고 세금도 내는 예천의 소나무 "석송령", 나라에 위기가 닥칠 때 마다 한 바가지나 되는 밀양 표충비, 산삼보다 효능이 뛰어나다는 끝없이 이어지는 경남 진양의 도라지 밭...식물, 동물을 망라하여 순수 우리의 토종만 모아 토종 천국을 이루고 있는 강원도 횡성의 토종마을, 꽃향기, 풀향기 가득한 함평의 약향초 식물농원, 남북으로 가로막힌 155마일...그 속에서 자라는 무공해 야생벼, 수액만 채취하여 유용하게 활용되는 완도의 황칠나무, 물이 너무 맑아 물고기도 살지 않는 경남 언양의 배내골... 이 정도의 내용만으로도 이 책에는 저자가 토종만을 찾아 나섰음을 물씬 느낄 수 있다.

 이렇게 육종이나 경치만을 소개하는것이 아니고 먼 옛날 우리 조상이 조성하였던 문호재에 관하여서도 그 신비로움을 노래하듯 읊조리고 있는데 관촉사의 돌미륵이 흘리는 땀방울의 의미,최치원이 사랑했던 경북 문경의 봉암 용곡,비를 내리게 하는 절의 괘불이 남겨진 해남, 논산 개태사의 무쇠 솥, 경주 곡굴암에 있는 마애불의 눈웃음 등등 자연과 더불어 조화를 이루고 조성된 문화유산에 대한 예찬도 가득 담고 있다.

 저자는 고운 최치원을 우리 강산을 사랑하고, 우리의 풍류정신을 대표 할 인물로 꼽고 있다. 이는 아름 다운 우리의 산천에 매료되어 그저 데굴데굴 굴러도 보고 싶고, 마음껏 거닐어도 보며 춤도 추고 싶은 우리의 자연속에 살고 있는 저자의 풍류를 아는 마음과 일맥상통하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가 주장하듯 우리의 산은 알프스나 히말라야처럼 우리에게 위압적이지 않다. 위압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은 바로 인간과 함께 살아가고 있음을 말한다고 할것이다.

 저자는 우리 강산을 "살아있는 병풍"으로 묘사하고 있다. 병풍이란 둘러쌓고 있어 자못 아늑함을 느끼게 해 주는데 저자는 이런 금수강산이 우리와 우리 강산을 둘러쌓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저자는 이런 아름다운 강산에 칼을 들이대는 "개발"을 무척 싫어함을 토로하고 있다.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더렵혀지고, 발가벗겨지고 갈기갈지 찢기움에 항의하며 앞으로도 얼마나 더 갈기갈기 찢기고 훼손 될지 모르는 현실에 대해 그저 손 대지 말고 그대로 두기를 강변하고 있다. 저자는 자신의 방랑을 참가치를 찾아 헤매는 여행이라고 못박고 있다. 어쩌면 그의 말 대로 이 땅의 비경은 파괴되지 않는 원래의 모습을 고이 간직함에 그 아름다움이 담겨 있는것이 아닐까?

 이 책에서 아쉬운 점은 내용에 포함된 사진이 모두 흑백으로 담겨 있다는 것이다. 글을 읽으면서 저자의 의견에 동감을 하며 수긍도 하고, 저자가 주장하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으나 정확하지 않은 사진은 그 감흥을 반감시키고 있다. 이 책이 다시 간행될때는 이 책에 담긴 글과 부합하는 아름다운 우리 강산의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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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역사문화기행 안동역사 문화기행
안동대학교 안동문화연구소 지음 / 푸른역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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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선은 지방자치단체로 부터 예산등의 적극적인 후원을 받으며, 국내외 학술기관이 합동 조사를 벌여 국내판과 영문판을 작성하여 내외국인에게 종합 안내서의 역할을 하게 한 첫 번째의 시도라는 점이 이 책의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이 책은 안동시가 후원하고 안동대학교의 안동문화연구소가 주가 되어 안동 일대에 대한 정밀 조사후 엮은 책으로, 이 책 한권이면 안동을 샅샅이 훑어 보는데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다. 

  안동은 유교문화가 오랜동안 이어져 내려 온 소위 양반 동네이다. 삼국시대에는 삼국문화의 접경지이며 완충지였고, 조선시대에는 선비들의 정신적 지주가 되는 영남학파의 본산이기도 했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쌓여 다른 지역의 문화가 쉽게 이입될 수 없는 지형적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따라서 각종 문화의 발전이 비교적 더딘 편이었고, 이로 인하여 안동의 문화는 매우 보수적이고 배타성을 띄고 있다 할것이다. 어쩌면 바로 그런 안동의 특성이 오늘날까지도 문화유산을 고스란히 담고 있게 된 배경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만드는데는 약 1년간의 기간이 소요되었는데  "안동학"의 정립과 세계화를 목적으로 국내외 공동연구를 추진하던 중 추가 사업으로 "가이드 북"발간이 계획되어 만들어진 책인데, 지방자치제 이후에 안동시가 안동지방을 알리는 목적으로 만든것은 여타 지방자치단체와 유사하다 하겠으나 "안동학" 연구라는 별도의 연구목적을 추진 중 부수적으로 시행된 사업이라서인지 책에 담긴 내용은 여늬 여행서와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책은 단순한 여행서라기 보다는 안동지방의 역사서이며 안동의 모든 것을 일목요연하게 알려주기 위해 노력한 흔적을 담고 있다.

  이 책은 다섯 꼭지의 문화관련 사항과 두 꼭지의 관광 및 답사를 위한 내용으로 꾸며져 있는데 문화 관련 꼭지들은 각각 "역사와 문화", "역사와 인물", "유교 문화와 전통마을"로 꾸며져 지금의 안동이 있기까지의 역사적인 내용과 안동지역에서 태어나 안동을 빛 낸 인물들...그리고 안동 지역에 흩어 앉은 전통 가옥과 이들을 담고 있는 전통 마을을 소개하고 있다. 또, 유.무형 문화재로 지역에 산재한 불교 문화권을 별도로 엮어 유교 문화의 전통성과 대별하여 설명하고 있으며, 익히 잘 알려진 하회춤을 비롯한 성주풀이, 놋다리밟기, 차전놀이 등에 대한 유래와 시기등에 관한 설명을 담고 있다.

  마지막 두 꼭지는 앞의 다 섯 꼭지를 참고하여 안동 지역을 어떻게 살펴 볼 것인가에 대한 안내서를 겸하고 있다. 안동 지역을 6개의 권역으로 구분하여 5번, 34번, 35번 국도와 연해있는 문화권역별 답사코스를 상세히 순서를 정해 안내하고 있으며, 마지막 꼭지는 건축,불교문화, 퇴계, 문학, 유교문화,민속문화,체험의 7개 기행 코스라는 테마코스로 묶었다. 마지막에는 안동 문화를 소개하는 웹싸이트 27곳의 웹 주소를 명시하여 안동을 찾기위한 기초자료 수집 창구를 알려 주고 있다.

  지방자치제 이후 각 지방자치단체별로 자신의 고장을 알리기 위한 방법으로 다양한 축제와 출판물, 특산물 판매 등 각종 행사ㄹ르 벌이고 있는데 안동과 같이 지역이 갖는 문화적 특성이나 문화재, 그리고 특화된 답사코스 안내 등은 일반적인 지역 특산물 판매나 문화 소개등 보다 한 단계 높은 차원에서 이루어진 연구성과라 할 것이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답사코스와 테마코스를 뒷편에 별도로 편집하였는데, 이런 내용은 차라리 앞의 다섯 꼭지에 바로 붙여 좀 더 자세하게 안내가 되었으면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었으리라는 점이다.  그리고 보통의 안내서라면 당연히 먹거리가 소개가 되었을 것이나 이 책에서는 먹거리는 철저히 배제하고 있는데 이 점이 오히려 이 책의 순수 관광 안내서로서의 품격을 높이고 있다 하고싶다. 이 책 한 권만 갖는다면 안동을 찾는데 아무런 불편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p/s  안동에 관한 관광 지도는 경부고속도로, 중부내륙고속도로, 중앙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의 각 휴게소내의 관광안내소에서 쉽게 구할 수 있으며, 이 관광지도에서 주요관광지, 향토음식점, 토산/특산품, 관광호텔, 관광코스 안내 등의 정보를 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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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에 떠나는 여행 100배 즐기기
중앙M&B 편집부 엮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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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제 7월부터는 정부도 월 2회 격주 토요휴무제를 시행한다고 한다. 본격적인 금요 주말제도의 정착을 앞둔 시험인것인데 시험을 떠나 금요 주말제는 시대가 요구하는 근무행태로 받아들여야 할것이다. 이 책은 이런 의미에서 '금요일'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이 비교적 큰 규모를 자랑하는 중앙 M&B라는 미디어계통에서 출간되는 '우리 나라 100배 즐기기'시리즈의 첫번 째 출간물임에도 몇 가지 잘못 된 점을 담고 있다. 이 책의 부제는 '1박 2일 테마여행'이며 책의 제목과 같다면 여행은 금요일 밤에 떠나 하룻밤을 묵고 토요일날 돌아온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그렇다면 일요일에 대한 배려는 없는 셈이다. 또 '금쪽같이 소중한 금요일'이라는 표현을 했음에도 '1박 2일테마여행'이라는 부제를 달아 마치 금요일과 토요일의 여행을 이야기 하는듯 하다. 이러한 표현은 금요주말제에 맞춘 출판사의 기획의도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비록 제목의 멋드러짐도 중요하지만 제목과 내용의 일치도 중요한 문제임을 먼저 지적하고 싶다. 자칫하면 좋은 책의 제목만 믿고 선택하는 잘못을 독자에게 남기기 때문이다.

  이 책은 모두 6개의 Theme로 구성되어 있다.각 테마는 나름대로 이 책이 선정한 지역의 특성이 테마와 어울리도록 상당한 배려를 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설령 테마에 집어 넣기 위함일지는 몰라도 너무 테마에 국한하고자 해서인지 테마 이외의 볼거리는 모두 뭍혀버리고 말았다. 한편으로는 책에 서술된 나름대로의 문체는 인간이 내포하고 있는 서정성에 호소하고픈 느낌을 담고 있다고 보겠으나 그 범위는 지극히 좁아 서정성도 아니고 직접 찾아가며 독자가 느낄 수 있는 여지를 남긴것도 아니다. 예를 들어 p017의 중간 쯤에 "좁다란 골목길을 만날 수 있어 좋다"라고 쓰고 있는데 그 좁다란 골목길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기에 좋다는 것인지...그것이 옛 길을 더듬는 추억으로의 여행인지 아니면 호젓한 데이트 길인지, 또는 저녁을 마치고 바람을 쐴 수 있는 선책길인지...애매모호하고 내용이 없는 표현이 아닐까 한다.

  이 책을 구입하며 나름대로 "금요일에 떠나는 여행"이라는 제목에 기대가 컷던 탓일까? 읽어갈수록 기대보다는 내용에 실망을 하게 됨을 느끼게 된다. 각 테마별로 몇 개씩의 장소를 선택하고 그 지역에서 여행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음식점(food), 잠자리(sleeping), 볼거리(place),  cafe 등에 대한 소개도 담았으나 지극히 제한되었으며, 그 지역에 무수히 많은 다른 장소들은 전부 무시되어 언급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이 책에서 제공하는 장소들이 최고의 명소라면 몰라도 그렇지 않음은 자칫하면 이 책의 제작자의 제작의도에 의심을 가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이 책의 독자층이 어떤 계층일까도 고려를 했어야 하는데 이 책은 '웰빙'을 목적으로 했는가? 라는 갸우뚱거림을 만들게 한다.

  이 책을 폄하한다거나 내용에 대해 구태어 잘잘못을 논하고자 하는것은 아니다. 이 책이 선정한 6개의 테마에 담긴 지역들은 나름대로 누구나 가보고 싶은 지역들이다. 또, 실제 이 책에 따라 그곳에 간다 하더라도 그곳에서 느끼는 것은 바로 여행자의 몫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여행자에게 저자가 느끼는 감성만을 강요하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이 책 P031에서 처럼 원당종마목장의 분위기를 알퐁스 도테의 소설 "별"의 낭만적 분위기와 비유한다는 것은 넌쎈스다. 이러한 넌쎈스는 이 책의 구석구석에 널려있어 거슬린다.

  그렇더라도 금요주말제를 맞아 여행을 계획해보자. 비단 이 책의 내용이 조금은 엉성하더라도 이 책이 선정한 장소는 나름대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기에 그곳에서 이 책에 서술하고 있는 내용과는 다른 진정한 자연의 느낌을 느껴보자. 그 느낌과 이 책에서 말하는 느낌이 얼마나 다른지...또는 동일한 느낌인지도 비교해 보자. 이 책이 담고 있는 의미는 그 내용을 떠나 주말을 맞아 가족이나 연인들이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마음의 준비와 기회를 가질수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싶다.

                                < 如       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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