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身邊雜記 160622
- 공포와 혐오
며칠 전 퀴어 축제가 있었다. 나의 흥미는 퀴어 축제도, 기독교인들의 반대도 아니었다. 일반인, 대중의 반응이었다. (결과는 무관심?)
* 여성의 피살에 대한 공포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든다≫ p “물론 모든 남자가 다 여성 혐오자나 강간범은 아니다. 그러나 요점은 그게 아니다. 요점은 모든 여자는 다 그런 남자를 두려워하면서 살아간다는 점이다.”
(위 문장에 대해 2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다. 대부분 여성( 혹은 여성 모두)는 남성으로 피살의 공포를 느끼고 산다. 아니다. 책이라고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일반화의 오류이다. 첫 번째 주장이 맞다고 전제하고 시작하자.)
여성들의 왜 이런 공포를 가지게 되었는가에 대해 여러 진화심리학 책에서 언급하지만, 내가 최근에 읽은 책은 ≪이웃집 살인마≫이다. 남자는 성性적 상대자의 외도를 방지하기 위해 성적 상대자를 살해하는 방법을 진화론적으로 택했고, 여성은 이런 환경에 대한 생존 전략으로 남성들의 공포를 키워왔다. 이 상황이 유전적인 것이냐, 사회적인 것이냐 의미가 없다. 유전-문화 공진화에 의해 선험적으로 각인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 동성애자에 대한 혐오
이 심리에 대해서 여러 책에서 언급되었는데, 막상 책을 추천하려니 떠오르는 책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화심리학, 사회심리학에서 이미 설명된 것이다.
과거에 집단 외부로부터 어떤 것이 집단 내부로 들어오는 것이 금기 taboo였다. 그 이유는 전염병에 의한 집단의 절멸( 또는 그에 근전한 상황)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낯선 것에 대한 공포는 인간의 유전자에 유전-문화 공진화에 의해 각인되었다.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것만 문제되는 것이 아니라 외부로 들락날락하는 질병의 잠재적 제공자에 대해 백안시 되었다. 그 대상의 한 예가 동성애자다. 지금도 2가지 질병에 대해 동성애자의 유병율은 이성애자 heterosexual에 비해 월등하게 높다.
동성애자는 소수자이기 때문에 기존의 틀을 벗어나려 할 것이다. 이런 (추정된) 정황을 고려한다면, 다수자의 관점에서는 ‘불결’한 생활로 여겨질 수도 있고, 또한 집단 외부의 출입이 잦았을 수도 있고, 동성애자로 인한 질환을 가졌을 가능성이 높다. (책에 따라서는 높았다고 단정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상황은 질병을 집단 내로 끌어들일 확률을 높인다. 그리고 혐오의 대상으로 고착된다.
* ‘여성의 남성으로부터의 피살에 대한 공포’와 ‘동성애자에 대한 혐오’는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데, 죽음에 대한 공포, 유전-문화 공진화에 의해서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어떤이A 주장 ; ‘여성의 남성으로부터 피살에 대한 공포’는 선험적이고 실존적이다. 또한 ‘사람다움’이라는 것이, 공감능력과 감정에 기반하며 존중되어야 한다. 그리고 ‘동성애자의 혐오’또는 감정에 기반한 실존이다. 물론 두 가지 모두 개선의 여지가 있지만.
어떤이B 주장 ; ‘여성의 남성으로부터 피살에 대한 공포’와 ‘동성애에 대한 혐오’는 선험적이고 실존적이나 ‘사람다움’이라는 것이 이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두 가지 모두 역사적 상황을 배경을 유전-문화 공진화에 의해 각인되었다고 해도 우리는 불합리한 ‘본능’이나 ‘감정’을 이성을 통해 극복해야 한다. 사회의 변화만큼 사람의 사고가 쫓아가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
마립간의 의견은 어떤이A와 어떤이B 주장 모두 (내가 비판하는 주류 페미니즘이 아닌 내가 지지하는 비주류) 페미니즘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머리로 이해하는 사람과 가슴으로 이해하는 사람은 대립되면서도 상보적이다.)
어떤이C 주장 ; ‘여성의 남성으로부터 피살에 대한 공포’는 불합리하고 억지다. 모든 남성을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하는 악덕이다. 그리고 ‘동성애에 대한 혐오’에 관해서는 ‘죄악’으로 판단되서 나의 감정은 말 그대로 혐오스럽다.
나는 어떤이C와 같은 의견을 가진 지인과 동성애에 관해서 이야기한 적이 있다. 상대가 먼저 내게 의견을 물어왔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동성애의 유래와 성격에 이야기하면서 결과적으로 동성애자를 옹호하는 입장에 서게 되었다. 상대는 이런 의미로 결언을 한다. ‘네(마립간)가 아무리 동성애자를 옹호한다고 해도 내가 동성애자를 싫어(혐오)하는 감정은 변함이 없어.’ 나는 평상시 기독교인이라고 하는데, 아마 상대는 내게 동성애를 반대하는 의견-지지를 기대했던 모양이다.
어떤이D 주장 ; ‘여성의 남성으로부터 피살에 대한 공포’는 당연히 긍정 받아야 되는데, 남자들이 공감 능력이 떨어져 이런 감정을 공감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그리고 ‘동성애에 대한 혐오’는 불합리한 본능-감정이다. 사람들이 본능, 본능하면서 본능과 감정을 핑계 삼아 옳은 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문제다.
내 주의에는 어떤이B와 같은 생각을 가진 남자가 다수 있고, 어떤이C와 같은 생각을 가진 남자가 어느 정도 있다. 나는 여성과 잘 말을 섞지 않나 여성의 의견 분포를 알 수 없으나 어떤이D의 주장도 상당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렇게 정리하면 ‘동성애 혐오’와 ‘여성 혐오’는 혐오라는 현상에서 같지만, 그 원인과 과정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