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날 드라마 두 편

 

- 덕보 아저씨

1981년 2월 13일에 KBS 1TV에서 ‘인간극장’이란 이름 하에 ‘덕보 아저씨’란 부제로 방송되었다. 대략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덕보 아저씨(신구 분)가 대포집 가게를 운영하였고, 대학생들은 외상으로 술을 먹을 수 있는, 그리고 가끔은 다락방에서 잠도 잘 수 있는 이 가게를 애용하였다. 주인공 대학생 태영(고 강태기 분)은 덕보 아저씨를 무척 좋아하여 대학교 졸업 후에도 잊지 못한다. 덕보 아저씨는 고위 공무원이었고, 강직하여 뇌물과 같은 것을 전혀 받지 않았다. 그러던 중 아저씨의 아내가 선물을 받았는데, 덕보 아저씨는 이 사실을 받아들지 못하고, 사직과 동시에 집에서 가출한다. 아저씨의 아내는 선물을 돌려보내고 남편에게 사죄했지만, 아저씨는 집으로 돌아가지도 않고, 용서도 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용서를 받지 못한 아내가 사망한다. 대학생 시절의 추억을 잊지 못하는 태영은 같은 추억을 가지고 있는 대학 선배(정동환 분)에게 덕보 아저씨와 정의로움에 대해 이야기를 하니, 그것은 대학생의 추억일 뿐, 네가 할 일은 사회에 적응하고 살아남는 것이라고 충고를 한다. 옛 기억을 잊지 못하는 태영은 덕보 아저씨를 찾으니 대포집은 망했고, 덕보 아저씨는 밀도살이라는 불법에 관여하고 있었다. 태영은 울면서 덕보 아저씨에게 이럴 것이면 뭐 하러 사모님을 용서하지 못하고 돌아가시게 했냐 하소연을 한다. 덕보 아저씨는 자수를 하고 드라마는 끝을 맺는다.

 

- 드라마 제목 불명 (1980대 초반쯤)

두 번째 드라마는 제목이 기억나지 않는다. 신구 주연인 드라마다. 드라마의 주인공 이름이 기억나지 않으니, 배우이름으로 대신한다. - 신구, 임동진, 고 문오장(추정), 고 이성웅(=마영달)

 

신구는 이기적인 친일파다. 독립 운동가를 잡는 일에 일조를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일본 간부 사이에 대화를 엿듣게 된다. 일본이 항복하게 된다는 것. 신구는 독립 운동가인 임동진을 탈출시키고, 잠깐의 고초를 겪는다. 독립은 되었고, 신구는 졸지에 독립투사가 되었다. 신구는 정치에 참여한다. 독립 운동가인 임동진도 선거에 참여하지만, 신구의 선거 운동으로 부패 정치가인 문오장을 당선시킨다. 신구는 독립 운동가와 정치인은 다르다고 연설을 한다. 정치에서 신구는 문오장을 배신하고 자신이 직접 일선으로 나선다. 배신을 당한 문오장은 신구의 심복인 이성웅을 꾀어 다시 신구를 배신하게 한다. 우여곡절을 겪은 신구는 정치에서 살아남게 되고, 다음 선거를 맞게 된다. 이때 임동진은 신구의 선거를 돕는다. 신구는 의아하게 생각한다. ‘임동진은 그럴 사람이 아닌데.’하면서. 신구의 당선 후 임동진은 신구에게 당부한다. “이제까지는 자신을 위해 살아왔지만, 인생의 한번 정도는 남을 위해, 나라를 위해 살아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신구는 임동진의 말에 찔끔하지만, ... - 나의 드라마 줄거리의 기억은 여기까지다. 마지막에 한 동안 시간이 흐른 후 신구는 할아버지가 되어 옛날을 회상하는 장면이 잠깐 나온다.

 

위 옛날 두 드라마는 정의正義는 패배하고, 불의不義와 기회주의가 어떻게 승리하는지를 내 마음 속에 각인시켜주었다. 그럼에 불구하고 불의와 기회주의가 이기는 매력이 나의 욕망을 움직이지는 못했다. 대신 옳음을 붙잡고 있을 때, 패배할 수 있다는 것과 패배의 상황에서 너무 실망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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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4-05-21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두번째 드라마 제목 아시는 분 계신가요?

노이에자이트 2014-05-23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영달 문오장...악역 전문이죠.성격배우이기도 하고...제목은 모르겠네요.

해방정국 당시의 부패를 그린 소설이 꽤 많죠.그러니 그런 소설을 각색한 드라마도 많았을 거에요.

덕보 아저씨의 내용은 참 슬픕니다.정의로운 사람이 밀도살을 하게된 사연이라니...

마립간 2014-05-24 08:10   좋아요 0 | URL
두번째 드라마의 제목에 대한 답을 주실 분이 있다면 그것은 '노이에자이트'님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출연 배우들의 이름이 정확히 생각나 드라마 제목을 찾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인터넷 검색에는 나오지 않네요.

다른 것도 마찬가지겠지만, 인터넷 검색이 가능하는 것은 1990년부터로, 아마 이때부터 컴퓨터 데이터 베이스가 상용화되었나 봅니다. 이전 것들은 종이 서류로 있다가 폐기되었거나 보다 마이크로필름으로 보관하겠죠.

노이에자이트 2014-05-25 23:55   좋아요 0 | URL
가끔 80년대 드라마가 인터넷에 소개되기도 하던데 한 번 더 찾아봐야겠어요.

staboo 2022-10-03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갑자기 덕보아저씨 떠올라서. 구글 검색하니.. 선생님이 적어신 글포함 2개만 표시되었습니다
당시 덕보아저씨 방송보고 슬펐고...눈물이 났습니다...
그리고 무언가의 두려움도 새겨졌습니다...
직장생활 할때... 종종 덕보아저씨 삶을 살게될까.... 굴복하게 될까 싶어.. 많이 두려웠습니다
2015년도부터 자영업을 하고있고...
덕보아저씨처럼 회귀될까 싶어... 실은 현실로 다가와 직전이라.. 겁이 납니다
그렇게 무너질수는 없다는 생각은 분명합니다
이래저랴.. 갑작스러운 넋두리 죄송합니다
좋은 휴일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