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身邊雜記 161106

- 동거식물 2 ; 떡대

 

이 녀석이 나와 만난 것은 5년 전이다. 처음 만났을 때, 화분 높이를 포함하여도 내 허리 정도에 이르는 크기였다. 무럭무럭 자라더니 작년에 거실 천장에 닿아 60cm 정도를 잘랐는데, 올 가을에 다시 집안에 들여 놓으면서 보니, 다시 키가 천장에 닿았다.

 

지금은 큰 식물을 집에 들여올 때, 자리 차지를 하는 것 때문에 좀 신중하게 결정하는데, 이 녀석이 들어올 때는 그리 큰 식물이 없을 때였다. 그래도 이리 빨리 자랄 줄 몰랐다. 어린 아이 같던 떡갈나무가 우리 집에 있는 생명 중에 가장 큰 덩치를 자랑하게 되었다.

 

이번에 집안에 들여오면서 ‘떡대’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딸아이도 ‘떡대’라는 이름이 재미있는 듯.

 

환기도 저녁에 잠깐, 그리고 주말이나 휴일. 물은 일주일에 한 번. 어찌 보면 열악한 환경이 무럭무럭 잘 자랐다. 아직 동거식물로 분류하고 있지만, 계속 함께 하고 싶은 생각은 있다. 그러나 이사를 고려할 때, 반려식물로 여겨야 할지는 결정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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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와 함께 161105

- 아이 독후감 ≪왕자와 거지≫, ≪나이팅게일≫

 

아이와 함께 두 권의 책을 읽었다. ‘교원 월드에버명작동화 30권’ 중에 있는 ≪왕자와 거지≫와 안데르센의 ≪나이팅게일≫이다. 아이는 책을 읽고 뭐라고 느낌을 적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아이에게 간단하게 줄거리를 정리하고 느낀 점이 없다는 것이 느낀 점이니 그대로 쓰라고 했다. 아이는 그렇게 독후감을 써도 되냐고 물었다. 나는 네 나이에서 ‘솔직하게 글을 쓰는 습관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이가 독후감을 다 쓴 후에 ‘아빠의 도움말’을 말미에 붙였다.

 

아이가 ≪왕자와 거지≫의 줄거리를 정리하면서 줄거리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왕자가 거지의 신분으로 고생하는 이야기는 생략했다. 그런데 내가 느낀 점은 왕자가 거지 신분으로 있을 때 겪은 경험이 왕이 되어 나라를 (바르게?) 통치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부자는 3대를 못 간다’는 말이 있다. 부자 1대는 밑바닥 생활을 겪으면서 부를 이룩한다. 그리고 부자 2대는 아버지가 어떻게 부를 이록한지를 어깨 너머로 보고 자란다. 그런데 부자 3대가 되면 밑바닥 생활을 경험할 수가 없다. 이미 다 이뤄 놓은 상황에서 아첨꾼에 둘러 싸여 생활을 한다. 월세나 전세와 같은 주거비, 아이들의 학원비, 비정규직의 차별 .. 이런 것들을 글자로만 접하게 된다. 부자 1대 창업자는 공장에 들어서 냄새만 맡아도 무슨 문제가 있는지 알아챈다고 하는데 ...

 

≪나이팅게일≫ 역시 동화가 의미하는 바를 아이가 깨닫지 못했는데, 나는 짧게 이야기해서 원본 또는 생명의 아우라 aura라고 이야기를 주었다. 현대에 와서 영화나 핸드폰 사진 인화와 같이 원본이 불분명한 경우가 있는데, 이 동화가 써질 당시만 해도 원본과 복사본은 명확히 구분되었다.

 

당연히 아이의 표정은 .. ‘뭐라는 거야’다.

 

아이와 함께 독서를 하면서 자주 느끼는 것인데, 통상적으로 ‘동화’라고 부르는 이야기들이 과연 어린이에게 들려줄, 어린이를 위한 이야기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궁금증] 이 두 동화에서 (내가 놓친, 그러면서) 아이가 이해할 만한 다른 교훈이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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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6-11-05 0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근 뉴스에 자주 오르내리는 사건은 2대에서 말아먹은 것인데, 어깨 너머로 나쁜 것만 배웠나. ...

페크pek0501 2016-11-05 13: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초등학생 고학년의 학생들도 느낀 점을 못 써요. 느낀 게 없다고 말하는데 사실은 있는 건데 자기가 머릿속에서 못 끄집어 내는 경우가 많아요.(느낌이 그냥 스치고 지나가는 거죠.)
다른 학생이 느낀 점을 발표하면 그제서야, 저도 그걸 느꼈어요, 라고 말하기도 하죠.
무엇을 느꼈느냐 하는 것만 중요한 게 아니라고 봐요. 문장의 구성, 이야기의 전개 방식, 각 인물들의 특성 등
알게 모르게 습득하게 되는 것들이 있어요. 인상적인 문장 하나만 머릿속에 남아도 좋은 독서라고 봅니다.(저 개인적인 생각임.)

이것 저젓 읽다 보면 책에 대한 안목이 생기게 되니까 그때까지 기다리며 그냥 흥미롭게 읽을 책만 찾아 주는 게
부모의 (가장 중요한) 할 일이 아닌가 생각되어요.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1) 독서할 만한 집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
2) 지루한 책 말고 재밌는 책을 선정해서 책이 얼마나 재밌는 건지 알게 해 주는 것.(물론 유익한 책이어야 하겠죠.)
- 이것이 부모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닌가 생각되어요.
읽은 것에 대해 함께 얘기한다면 그건 더 좋겠지만요. - 이건 모든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듯.

저의 경우, 큰애가 초등학교 고학년 때인 것 같은데, 해리포터 시리즈에 빠져 10권이 넘는 그걸 반복해서 읽더라고요.
저는 그걸로 됐다고 느꼈죠. 독서의 즐거움을 안 것이니까요. 그럼 다른 책도 저절로 읽게 될 터이니.
지금도 20권쯤 되는 그 시리즈를 버리지 않아요.(직장인이 되었는데도 말이죠.) 자기의 어린 시절의 추억이 담긴 소중한 책이라는 거죠. 해리포터 세대라고 하면서요.

만약 제가 그 책을 사 주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모르죠. 그 책 덕분인지 큰애는 독서광으로 자랐어요.

마립간 2016-11-05 19:44   좋아요 0 | URL
저 자신을 돌아봐도 독후감 때문에 독서가 늦어졌습니다. 저는 대학 입학 후 독서를 시작했고, 독후감은 알라딘이 시작 후 쓰기 시작했습니다. (유일한 온라인 활동인 알라딘의 이유이기도 합니다.)

아이 독후감은 학교 활동인데 ; 세상 일을 자기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 수 없으니, 하기 싫은 것에 대해 얼마나 자기 감정을 조절하고 노력할 수 있느냐도 초등학교 때 익혀야할 덕목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반딧불,, 2016-11-09 14: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개인적으로 책도 시기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꾸준하게 읽는 것도 중요한 것이라구요. 위인전이나 우리가 명작이라고 했던 책들을 읽히는 것이 옳은지 고민하던 시기가 불과 몇 년 전이라는 것이 까마득합니다. 한번도 강요에 의한 독서를 해본 적이 없는 저란 사람의 관점에서 책을 다 읽었다는 것만도 대단히 칭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용도 분량도 적지 않으니까요.
독후감은 강요하지 않고 그냥 두시면 됩니다. 다만, 한 달에 한 번이나 분기에 한 번, 반 년에 한 번이라도 자신이 읽은 책들에 대해서 적어놓은 것을 가지고 생각해보는 시간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자신의 선택에 의한 것이 아니라 그냥 읽었을 경우에는 분명 타인의 생각이 강요된 부분이 보이는 경우가 허다하거든요. 그런 점에서 <아이가 독후감을 다 쓴 후에 ‘아빠의 도움말’을 말미에 붙였다.> 이 문장의 의의는 매우 크다고 봅니다. 지금은 읽히는 것만도 충분한 것이라고 보구요.
조금 더 자라서 조금 더 넓어졌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면 독서토론 등을 시켜주세요. 이건 멤버에 따라서 상당히 많이 달라지는데 학교도 좋고, 도서관이나 청소년클럽, 혹은 몇몇 출판사의 독서토론수업도 상당히 좋습니다.

덧. 두 권의 책에서 말하는 교훈은 나이가 들어서 읽었더니 나이팅게일이 최초의(??) 여성의료인 ˝위인˝ 이었다는 것이 기억에 많이 남았고요. 전쟁의 참상, 생명의 존엄성, 위인전의 전형성이 기억에 남습니다.(전혀 도움이 안되시죠? 이전의 기억은 안납니다. 다만, 제가 어릴적에는 간호사와 선생님이 거의 모든 여자아이들의 꿈이었습니다.)
왕자와 거지는 통치라는가 내용이 어릴적에는 기억에 남지 않았습니다. 왕자의 자유로운 여행과 그를 도와줬었던 기사가 마지막 장면에 의자에 앉는 장면만이 아주아주 기억에 남았습니다. 이게 제가 어른이 되어서 왕자와거지를 읽었을 때 생각나던 것이었는데 어른이 되어서 아이들과 같이 읽으니까 그때 놓쳤던 것들이 많이 보이더라구요. 참, 어릴적에 읽었을 때는 거지가 무척이나 부러웠습니다. 지금 보면 ˝권력의 무게˝에 대한 통찰이 더 눈에 들어오지만요.
주저리주저리 참 그렇네요.

결론은 그냥 읽힌다입니다. pek0501님 말씀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마립간 2016-11-10 08:06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반딧불 님. 오래만에 댓글을 주셨네요. 감사합니다. 반딧불 님의 조언은 아이의 독서에 적용하도록 하겠습니다.

덧 ; ≪나이팅게일≫은 위인전이 아니고 안데르센 동화로 생명이 있는 나이팅게일 새와 장남감 나이팅게일 (지금의 의미로 로봇)을 비교한 것입니다.

반딧불,, 2016-11-26 16:39   좋아요 0 | URL
제가 로그인을 잘 안해서 댓글을 늦게 답니다. 책을 오해한 것은 죄송하구요.
음..한때 책을 무척 좋아했던 노랑양이 중학생이 되고 나니 책을 멀리하게 되어 많이 아쉽다고 하네요.
꾸준한 독서란 좋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모가 같은 책을 읽는다는 것이 참 좋은 일이더라구요.
저는 개인적으로 아버지와 언니들의 영향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고 지금은 아주 많이 감사하거든요.

마립간 2016-11-28 12:13   좋아요 0 | URL
오해하신 것 죄송할 것은 없구요.^^

저는 독서를 진학의 부담이 없어진, 대학 입학후 시작했습니다. 더욱이 여행이나 사람과의 대화가 적절한 조건만 주어진다면 독서보다 더 깊은 사고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자녀에게 독서를 권장하는 수순을 넘지 않습니다.

다만 저의 경우 주어진 조건이 ‘독서‘를 할 수 밖에 없었지요. ‘노랑‘양의 경우 제 예상은 적절한 시기에 다시 독서로 돌아올 것으로 생각합니다.
 

 

* 映畵鑑賞 161020

- <존 윅>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Captain America: Civil War> (2016)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영화. 개인적 성향이겠지만, 중국 무협의 말도 안 되는 액션도 좋아한다. (엄격히 말하면 좋아한다기보다 싫어하지는 않는다.) 역시 말도 안 되는 액션이지만, 영화 속의 제이슨 본이 보여줬던 액션도 좋아한다.

 

그런데 속칭 히어로 Hero 액션이라는 것을 보고 좋아한 적이 있었나하고 한참 생각했다.

 

* <캡틴 아메리카> 관심 가는 대사

# 미리암 ; 아들 이름은 찰리 스펜서. 당신이 죽였어, 소코비아에서. 당신에겐 별 문제도 아니겠지. 당신은 우릴 위해 싸운다고 생각하지. 자신을 위해 싸울 뿐이야. ; 그래도 마약범보다 낫잖아. 대안을 위해 반문하면, 무력을 사용했지만 자신을 위하지 않고 싸운 예는?

# 킹 티'차카 ; 단지 범죄자들 때문이 아닙니다. 어벤져스의 무관심도 한 몫 했습니다. 무고한 희생을 통한 승리는 승리가 아닙니다. ; 모든 것을 고려한 악(범죄자)에 대한 해법은? (나쁜 페미니스트라고 선언도 하잖아.) 무고한 희생을 통하지 않은 승리의 예는?

# New Clip ; 도대체 어떤 합법적인 기관이 나이지리아에서 완다 막시모프 같은 초능력자의 활동을 허가했죠. ; (합법)이라고 해서 정의로운가? 대개 법은 기득권을 자위하는 수단이기도 한데.

 

<제이슨 본 JASON BOURNE> (2016)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영화 2. 1편의 Krav Maga 액션과 사실적(?) 자동차 추격신 등, 2편의 지적인 임기응변의 문제 해결 등, 3편의 첨단 전자 장비 등.

 

나는 4편에서 스토리텔링을 기대했었다. 1~3편의 하이라이트를 편집한 느낌.

 

* <제인슨 본> 관심 가는 대사

# 모든 것이 기억났다고 해서 모든 것을 아는 것은 아니다.

거기선 소신대로 살기 힘든가 봐? 소신대로 잘 살고 있어.

# ‘개인의 권리냐 공공의 안전이냐

 

<존 윅 John Wick> (2014)

 

오로지 키아누 리브스 Keanu Reeves를 보기 위해 봤던 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Captain America: Civil War><제이슨 본 JASON BOURNE>, 두 액션 영화를 보고 오히려 괜찮았던 영화로 <존 윅>을 떠올렸다. 아주 단순한 줄거리 전개에 이유 모를 재미를 느꼈는데, 나중에 그 재미가 액션에 있었음을 알았다. <테이큰>과 같은 영화는 짧은 장면의 편집을 통해 액션의 속도감을 느끼는 반면 <존 윅>의 액션은 실제 무술이 행해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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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족 2016-10-20 10: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옹박이 ㅋㅋㅋ 최고라고. 액션은 돈이 많이 들어가고 스케일이 커질수록 망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마립간 2016-10-20 10:45   좋아요 2 | URL
액션은 돈이 많이 들어가고 스케일이 커질수록 망하는 게 아닌가`는 말씀 의미있게 다가 옵니다.

<옹박 1>편만 봤는데, 저도 재미있게 봤습니다.

저는 한동안 성룡의 <쾌찬차> 스타일의 아크로바틱 무예에 관심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밀리터리 액션으로 관심이 옮겨졌습니다.
 

 

* 身邊雜記 161019

- 마요네즈

 

1999년도 영화 <마요네즈>가 있다. 영화를 보지 못했다. 영화 소개 글을 통해 대충의 줄거리도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김혜자와 최진실의 극중 캐릭터만 알고 있었다.

 

딸 같은 엄마와 엄마 같은 딸. 이 영화는 원작 소설이 있는 영화다.

 

나는 아이가 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내 어머니와 내 안해 이외에 다른 성격의 엄마를 접할 기회가 없었다. 그런데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 후 아이의 친구를 알게 되면서 다른 집의 엄마들을 대하면서 새로운 느낌을 갖는다.

 

1) 어른스러운 엄마, 어른스러운 딸 ; 아이가 엄마를 닮아 빨리 어른스러워졌나 보다.

2) 어른스러운 엄마, 어린이 같은 딸 ; 아이가 아직 엄마만큼 성숙되지 못했구나.

3) 어린이 같은 엄마, 어린이 같은 딸 ; 집안 분위기겠지.

4) 어린이 같은 엄마, 어른스러운 딸 ; 뭐지?

 

어린이 같은 아버지와 어른스러운 아들의 조합도 알고 있으나 이 경우에 어린이 같은 아버지를 말로만 듣게 되고 직접 경험하지는 못했다. 그런데 딸아이의 친구들과 교류하게 되면서 어린이 같은 엄마, 어른스러운 딸의 조합을 경험하게 된다.

 

이론적으로 전혀 불가능하지 않고, 해석도 가능하지만, 내가 느끼는 감정을 포함하면 인지(이성-감정)부조화다. 책을 기다리면서 떠오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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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6-10-21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린이 같은 엄마, 어른스러운 딸’의 조합을 많이 봤어요. 드라마나 영화를 잘 살펴보면 주로 똑똑한 (전문직을 가진) 엄마의 딸이 어른스럽고 상대적으로 전문직을 가진 엄마는 유치한 행동이나 말을 합니다. 왜 그럴까 생각해 봤는데...
딸은 일단 엄마의 똑똑한 유전자를 물려받아 어른스러운 말을 하는 것이고
엄마는... 아이가 상대적으로 너무 똑똑해 보이니까 엄마는 낮아 보이는 게 아닐까 싶어요. 또는 똑똑한 엄마일수록
교육열은 낮고(자기를 닮아 공부를 잘 할 줄 알고) 아이와 말할 때 지성 티를 내기보단 순수를 또는 동심을 추구해서인지...
똑똑한 엄마일수록 아이의 의견을 존중해 줘서 아이의 말 솜씨가 발전한다고 볼 수도 있고...
쓰다 보니 잘 모르겠네요... 작가들은 왜 그렇게 쓸까, 하고 생각해 봤던 적이 있습니다. 이게 궁금했거든요.
어쨌든 ‘어린이 같은 엄마, 어른스러운 딸’의 조합은 흔한 조합입니다. 저에게는...

마립간 2016-10-21 15:04   좋아요 0 | URL
제가 언급한 것은 성품에 관한 것입니다. 그리고 (제 아이의 친구인) 초등학생 아이라서 똑똑한 것(지성)과는 좀 거리가 있고요, 단지 성품도 pek0501님의 의견인 상호보완적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 身邊雜記 161014

- 동거식물 1 ; 국희 菊姬

 

국화는 함께 했던 시간이 꽤 길었던 것에 비해 나의 사랑을 받지 못했다.

 

기본적으로 나는 초본 식물보다 목본 식물을 좋아하고 꽃보다는 관엽 식물 좋아하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시절에 우리 집에 가장 많이 키웠던 것은 선인장을 비롯한 다육식물이었다. 그런데, 이들은 추위를 견디지 못하므로 겨울에는 집안에서 키워야 한다. 좁은 집에 화분을 들어놓는 것도 쉽지 않았고, 사람을 위한 난방이 아니라 식물을 위한 난방도 해야 했다. 그러면서 점차 선인장을 버리게 되었는데, 선인장을 대체한 것이 국화였다. 중고등학생 시절에는 화분의 절반 이상을 국화가 차지했던 적도 있다.

 

오상고절 傲霜孤節와 은일자 隱逸者라는 별명과 사군자의 하나인 국화는 여러해살이임에도 겨울이면 지상부가 말라 죽으며 뿌리로 월동하는 특성 때문에, 그리고 포기나누기나 꺾꽂이로 비교적 번식이 쉬어 나로부터 귀한 대접을 받지 못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이사 온 4년 전부터 국화를 길러볼까 생각했지만 항상 식물을 구매하려 할 때 후순위로 밀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님 집이나 내 집에서 국화가 없었던 적은 없다. 없는 듯, 항상 내 곁에 있던 누나와 같은 국화다. 국희네가 고유명사를 가졌던 적은 없다. (초라한 국희네 사진과 함께, 난희네 소개할 때 소개하지 못한 군자란 사진을 함께 게재한다. 군자란 이름은 정풍 正風, 유정풍에서 따온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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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6-10-14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군자란은 매년 꽃을 피우나요?
저희집 군자란은 언제부턴가 꽃이 피지 않네요!!
아마도 양분이 모자란가봐요ㅜ
남의 집 화분이나 식물들 키우는걸 들여다보는 것도 남의 집 서재 들여다보는 것처럼 재미나면서 감탄하게 되는 부분들이 있어요^^

마립간 2016-10-14 09:55   좋아요 0 | URL
저희 집 군자란(정풍)은 매년 꽃을 피는 것으로 기억합니다.

제가 알고 있는 것은 겨울에 적절하게 춥게 해야 한다는 것, 물을 많이 주지 않는다는 것. 포기 나누기를 할 때 거름도 주었습니다. ; 우리 집 식물들은 주인 스타일에 맞거나 적응한 녀석들입니다. (죽어 나간 놈들도 꽤 있습니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