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과도하게 산림을 벌채해 자살과 다름없는 광기를 저질렀어도 식물계는 아직 지구 생물 총량의 99%가 넘는다는 사실을 상기하자. 식물없이는, 식물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산소와 식량없이는 우리는 죽은 목숨이다. 그러나 식물은 우리가 없어도 아무 문제 없이 살 수 있다. 58


진화 초기부터 인간은 식물의 향기와 맛, 색채와 아름다움에 끌렸다. (그런데 이게 바로 식물의 목적이 아니던가?) 스테파노 만쿠소는 2013년에 이렇게 썼다. "식물이 우리에게 기분 좋은 꽃을, 열매를, 냄새를, 맛을, 향을, 색깔을 만들면서 인간을 상대로 조종 능력을 발휘했으리라는 것도 배제할 수 없는 사실이다. 어쩌면 식물은 오직 인간의 마음에 들려는 목적에서 그 모든 걸 만들었고, 인간은 그 반대급부로 전 세계에 꽃을 퍼뜨리고 가꾸고  보호하는지도 모른다. (…)
자연에서는 누구도 아무 대가 없는 행동을 하지 않으며, 우리가 적어도 일부 식물 종에게는 최고 동맹이 될 수 있을 행성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
그렇다. 하지만... 동맹인 인간이 배신해서 갑자기 최악의 포식자로 돌변한다면 식물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산림파괴에 공해 피해까지, 유전자 조작에 몰수 특허 취득까지 인간은 한세기도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식물에게 공공의적 1호가 되었다. 그렇다면 식물이 노린재를 상대로 실행했던 퇴치법을 인간에게 실행할 위험은 없을까?
식물은 실제로 그렇게 했다.
1990년대 초, 대추야자나무의 꽃가루 속 에스트론이나 감자 속의 프로게스테론처럼 다양한 식물 종에서 여성 호르몬이 발견되었다. 장-마리 펠트는 1996년에 『자연의 비밀 언어에서 이렇게 말한다. "식물은 곤충의 호르몬만 흉내 내는 데그치지 않는다. 여성의 특정한 성호르몬도 만들 줄 안다." 그것도 피임약의 용량을 연상시키는 용량으로….
그것은 자연의 ‘실수‘일까 아니면 인간이 초래할 위험에 대한 식물의 결연한 대응일까? 펠트는 "곤충의 출생 제한은 다양한 식물 종들이 실행하는 활동이고, 인간이 채택하기 훨씬 전부터 자연에서 쓰이던 전략이다"라고 말한다. 55-57

*스테파노 만쿠소.알렉산드라 비올라, 매혹하는 식물의 뇌 - P56

우리가 과도하게 산림을 벌채해 자살과 다름없는 광기를 저질렀어도 식물계는 아직 지구 생물 총량의 99%가 넘는다는 사실을 상기하자. 식물없이는, 식물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산소와 식량없이는 우리는 죽은 목숨이다. 그러나 식물은 우리가 없어도 아무 문제 없이 살 수 있다.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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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쌩뚱맞다고 생각했는데.
지나친 몰두에서 벗어나라는 겐지.
그래도 너무 가벼워보이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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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한 조각 올리 그림책 16
정진호 지음, 브러쉬씨어터 원작 / 올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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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꽁꽁 언 호수를 지나가다 그만 미끄러져 얼음 위로 쿵! 산산조각 나 흩어졌지"


이런 글로 시작하는 해 한 조각 그림책은 이렇게 흩어진 해의 조각들이 흩어져 어디로 가고 무엇을 하게 될까,를 그려주고 있다. 책장을 넘기기 전에 잠시 생각을 해 봤다. 얼음 위로 쿵, 이라는 표현을 했지만 해가 꽁꽁 언 호수를 비친다면 반사되어 반짝이는 햇살이 빛나는 조각으로 퍼져나가는 모습일 것 같다. 


이 책의 그림은 아이에게 이야기하기 쉽게 단순한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고, 책장을 바로 넘기기 전에 흩어진 조각들이 무엇을 만나게 되는지, 또 만나서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상상의 날개를 펼칠 수 있게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산으로 간 해 한 조각은 싹을 틔우고 구름 위로 올라간 해 한조각은 - 비를 내리나 싶었는데 무지개로 피었다고 하네.

곰과 만난 해 한 조각은 ... 짧게 고민을 했지만 - 아니, 사실 길게 고민을 해 봐도 도무지 곰과 만난 해는 무엇을 하게 될지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아이들은 그림을 보면서 뭔가를 떠올릴 수 있을까?

주위에 어린아이들이 있다면 이 책을 보여주면서 어떤 대답을 하는지 꼭 들어보고 싶을만큼 이 그림책의 이야기는 예상을 뒤엎고 상상에 상상을 더하는 듯 했다. 


해 한 조각과 그림 한 장, 이야기를 많이 품고 있는 아이라면 분명 그 한장의 그림 안에 담겨있는 여러 모양의 그림을 보면서 또 다른 이야기들을 만들어가지 않을까 싶다. '그림 속에 이야기가 있다'라는 말을 떠올리게 하는 그림들인데다 동글동글 귀엽게 그려져 있어서 자꾸만 펼쳐보게 된다. 이것이 진짜 '그림책'이라는 것이구나, 라는 감탄을 하게 되는 그런 책이다. 

작가가 전하는 이야기를 그대로 독자에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이야기를 담아낸 책이라고 느껴진다. 


흩어진 조각들을 찾고 남은 마지막 한 조각은...

'잃어버린 조각을 찾아서'라는 쉘 실버스타인의 그림동화가 떠오르는 순간이지만 잠시 더 생각을 해 보자. 그 조각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그 조각은 그곳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금세 읽은 귀여운 그림책이지만 아이들과 함께라면 무한정 읽을 수 있는 그림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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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땅을 보고 있으면, ˝ 아지즈 아저씨가 마지못해 풍경에서 눈을 떼고 말했다. ˝그리움이 몰려온다오. 너무 순수하고 밝아서 그래. 여기에 사는 사람들은 아프지도 않고 늙지도 않을 것 같아. 그들은 만족해하고 지혜를 찾으면서 살 것 같아.˝
모하메드 압달라가 껄껄 웃었다. ˝지상에 낙원이 있다면 바로 여기야. 바로 여기야, 바로 여기라네.˝ 그가 노래하듯 비꼬자 아지즈 아저씨가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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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열쇠 - 역사에서 지워진 신화적이고 종교적인 이야기
브라이언 무라레스쿠 지음, 박중서 옮김, 한동일 감수 / 흐름출판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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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꼼꼼하게 잘 살펴보며서 읽었다고 할수는 없다. 사실 혹시나 싶어 바티칸 도서관 웹사이트를 열어보기는 했지만 - 디지털화되고 있다고 하니 사진이라도 볼 수 있으려나 했지만 페이지가 쉽게 열리지 않는다. 불과 십여년 전 로마에서 유학중인 신부님 덕분에 바티칸 문서고를 지나치며 보기는 했지만 그곳은 일반 사제조차 접근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을때만 해도 우리나라 관련 문서는 얼마나 공개되었을까라는 것만 관심이 있었는데 예상치못하게 베르길리우스의 삽화라니.


처음 이 책을 펼쳤을 때, 불멸의 열쇠에 대한 관심이라기보다는 가톨릭에 대한 관심이 더 컸다. 가톨릭의 몇가지 전통 전례를 따라가다보면 내가 알고 있는 가톨릭 고유의 전례라기보다는 지역적으로 전해내려오는 제례나 축제의 변형같은 느낌이 들기도 해서 불멸의 열쇠는 그런 내용을 조금 더 깊이 정리해놓은 것이 아닐까, 싶었다. 그런데 글의 시작이 약물에 대한 것이라니. 도대체 키케온과 성찬의 예식은 무슨 관계인것일까?


온갖 자료의 증빙과 꽤 논리적인 추론의 과정을 거치고 저자 스스로도 놀랍게 생각하는 결론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는 솔직히 내게는 쉽지 않았다. 하나의 가십거리처럼 - 그러니까 다빈치코드라는 소설의 상상력으로 치부해버릴 수 없는 저자 브라이언의 글들은 내게는 좀 버거운 논문같은 글이었다. 

키르케의 키케온으로 시작하여 디오니소스의 포도주로 바뀌어가는 지리 문화적인 고대의 증거들과 고대의 제례에서 행해졌던 여사제의 존재와 역할이 이후에 마녀로 변질되며 제례에서 여성을 배제하게 되기까지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고대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는 - 물론 신화를 포함해서 - 현시대에서 발견한 자료들을 통해 유추하고 유추한 논리적인 결론을 증며할 수 있는 또 다른 역사적 자료를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역사적 사실과 진실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한 권의 책을 통해 명확한 결론을 내릴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다 쓸데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어떤 조사든 진지하게만 이뤄진다면 주목할만한 가치가 있다"(562) 라는 바티칸 사서의 말은 그런 의미에서 이 모든 이야기를 엉터리라고 치부할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 "그거야말로 미치도록 어리석은 이야기인 것 같다"(584)라고 말하는 비밀문서고 사서의 이야기 역시 무시할 수는 없는 이야기이다. 


책을 다 읽고난 후에야 무심히 넘겼던 서문과 감수자의 글이 마음에 쏙쏙 박히고 있다. 특히 한동일 감수자의 "어떤 부분에서는 고개가 숙여지기도 하고, 또 어떤 부분에서는 지나친 비약이나 상상이 작용한 듯해 불편하기도 하다. 그리고 어떤 부분에서는 교회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저자 본인이 십수년간 연구하고 경험한 산물이니 설령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이 있다 해도 '그의 생각'이라 여기며 그대로 따라 읽어 내려가 보면 좋을 듯하다"라는 말은 더 그말의 의미를 알 수 있게 된다. 그(브라이언 무라레스쿠)의 생각인 것이지 이 한 권의 책이 곧 역사의 기록인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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