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 : 당신이 원하는 삶으로 안내하는 비밀 지도
론다 번 지음, 하윤숙 옮김 / 살림 / 201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크릿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그에 대한 명성은 익히 들은바가 있어서 이 책 [히어로]에 관심이 갔다. "당신 삶을 바꿔놓을 위대하고 신비로운 이야기"라고 되어 있는데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특별히 성공적인 삶을 살아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간혹 내가 간절히 바라던 꿈이나 이루고 싶었던 소망을 잊지 않고 끊임없이 떠올리고 있으면 나 자신도 인식하고 있지 못하는 사이에 이미 성취감을 느끼게 되었던 경우가 많아서 뭔가 좀 더 강력한 동기부여와 영감을 받게 되지는 않을까, 라는 기대감을 갖고 책을 펼쳐들었다. 그런데 아마도 그런 마음이어서인지 이 책은 내게 그리 큰 영감을 주지는 않았다. "당신이 원하는 삶으로 안내하는 비밀지도"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히어로'가 진정으로 내게는 와 닿지 않기 때문일까?

 

내가 원하는 것, 이루고 싶은 꿈을 위해 모험을 떠나기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 길을 떠났을 때 자신의 행복을 찾지 못하고 힘든 여정만을 걷고 있다면 행복을 우선적으로 추구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행복속에서 자신이 바라던 소망을 다 이룰 수 있게 되기도 한다. 뭐라 설명하면 좋을지 잘 모르겠지만 이렇게 당연한 이야기를 우리는 현실의 삶에서 당연하게 행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히어로'라고 부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서는 그 히어로 열두명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들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히어로가 될 수 있으며, 그 잠재적인 본능을 일깨우기 위해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내 삶의 변화를 청하게 되며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다면 나의 모든 것이 바뀔 수 있다는 믿음과 확신을 주고 있다.

그런데 이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읽다보면 그들이 어느 순간 '간절함' 하나 만으로 모든 것을 이룬 것은 아님을 느끼게 된다. 실패하면서도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그 어떤 상황에서도 다시 한번 더 도전하는 용기를 갖고 자신의 행복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솔직히 냉소적으로 이 자기계발서를 바라본다면 '될 때까지 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거 아냐?'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 '될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력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생각해보면 그들에게 '히어로'라고 할 수 밖에 없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내게 이 책은 그리 큰 실천동기를 부여해주고 있지는 못하다. 어쩌면 내가 지금 나의 행복을 위해, 내 삶의 목표를 찾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히어로 여정의 마지막 단계'는 자신의 마음에 공감을 불러일으키는데 시간과 에너지와 열정을 쏟아 부을 방법을 찾는 문제이며, 자신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다른 사람의 삶을 개선하고 그들 역시 꿈을 좇을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러 나서는 것이라고 했다.(199)

지금 내가 더 높은 단계로 올라가기 위해 무엇인가를 해야한다고 생각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지금 현재의 삶에서 히어로 여정의 마지막 단계를 고민해볼수는 있을 것 같다. 이것이 어쩌면 자주 고민하고 있는 존재의 가치와 삶의 의미를 찾게 되는 것이 아닐까.

그러고보니 나 역시 내 삶의 히어로가 되기 위한 첫걸음을 떼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내안에 잠든 히어로를 일깨워 줬으니 그 목적을 다 한 것이고, 또 우리 모두는 히어로가 될 수 있음을 확신하게 되는 것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복면소설]이라며 저자의 이름도 책의 제목도 없이 저 까만 표지를 한 복면소설을 받기로 되어 있었다. 책을 받고 내용을 읽은 후 떠오르는 저자와 책의 제목을 맞출 수 있는가,라는 다소 도전적인 기회였는데.

하지만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우편물이 다른 곳보다 늦게 도착하는 곳이고, 책이 도착하기 전부터 - 그러니까 내용을 살펴보기 전부터 이미 여기저기서 회자되고 있는 출간 예정인 도서를 통해 저자는 이미 알것만 같았는데 굳이 그걸 밝혀보기도 전에 이미 복면소설의 정체는 정확히 드러나고 있었다.

 

기왕 이렇게 복면소설의 정체가 밝혀진 후 포스팅을 하게 된 김에 미셸 우엘벡의 또 다른 소설 [지도와 영토]를 찾아내어 같이 사진을 찍어볼까 싶었는데 그 책의 행방은 찾을 수가 없다. 처음부터 내 방에 없었던 것인지, 있는데 내가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어느 한쪽의 확신도 할수가 없다. 분명 그 책의 표지가 선명한 걸 보면 어딘가에 있어야 하는데 도무지 수북히 쌓여있는 책탑들 속에서 찾아낼수가 있어야말이지.

 

 

     

 

그래서 조금은 어처구니없지만 또 다른 [복면]을 드러내보이기로 했다. 아, 그런데 이렇게 올려놓고 보니.

후회하지 않을수가 없네.

[복종]의 표지를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 아무런 표식이 없는 [복면소설]의 표지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그 느낌은 더 강해지는데, 복면을 한 남자의 얼굴로 보이기도 하지만 니캅을 착용한 여성으로도 보인다. 그런 느낌을 받고 나서야 비로소 [복종]이 어떤 내용을 품고 있는지 살펴볼 생각을 하게 된다.

 

이슬람이 지배하는 프랑스.

이 세마디만으로도 [복종]은 바로 책장을 넘겨보고 싶어지게 하고 있다. - 사실 앞부분을 조금 읽어내려가다 도무지 시간이 안되어 지금 잠시 덮어둔 상태이기는 하지만.

 

......

뭔가 정리되지 않은 말들은 [복종]을 읽고난 후 다시 꺼내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틸라 왕의 말을 훔친 아이
이반 레필라 지음, 정창 옮김 / 북폴리오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아무래도 불가능해. 하지만 꼭 빠져나가고 말 거야"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누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떤 상황에서, 불가능하지만 꼭 빠져나가겠다고 말을 하는지, 혼잣말인지 아니면 누군가와의 대화인지...

그 모든 것은 단숨에 풀리게 되어 있다. 저 문장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를 펼쳐들어 읽기 시작하면 도중에 멈출 수 없이 이 많은 궁금증을 풀어보기 위해 계속해서 이야기에 집중하게 되기 때문이다.

숲 속의 빈 우물, 그 안에 어린 형제가 빠져 갇혀있다. 둘이 힘을 합쳐, 형은 동생을 끌어올려 동생이라도 내보내고 싶지만 그마저 힘에부쳐 실패하고 만다. 그리고 두 형제는 우물 안에서 벌레와 곤충, 구더기를 잡아 먹으며 연명해나간다. 그 끔찍한 생활의 묘사가 너무 생생하게 되어있어서, 나른한 주말 오후에 드러누워 책을 읽다가 벌떡 일어나 앉았다. 아침을 굶었기에 그나마 문자화 된 형제의 궁핍함을 쓰윽 읽으며 지나갈 수 있었다,는 생각을 하며 조금 더 천천히 그리고 조금 더  빠르게 책을 읽기 시작했다.

사실 이들의 이야기는 먼 과거에서 전래되어 내려오는 설화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지금 현실에서 일어나는 가난의 고통과 억압받으며 구속되어 있는 이들의 비참한 삶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은유라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건 단지 그런 현실세계의 은유인 것일까?

 

숲 속 우물안에서의 생활은 단조롭게 흘러갈 듯 하지만 물이 가득차도 위험하고, 가뭄이 들어 비가 내리지 않아도 위험하다. 그리고 어둠이 깔린 밤, 늑대의 출현도 위험하다. 우물을 둘러 싼 늑대떼의 모습은 형제를 위협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늑대가 우물안으로 뛰어들어 순간의 배고픔을 해결한다고 해도 그 이후에 다시 우물을 빠져나올 수 있는가에 대한 생각에서 발길을 되돌리게 되고 형제는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다. 우물 안에서 지나가는 사람이 들을지 모른다고 소리쳐 부르기도 하고, 때로는 야생동물들도 지나가는데 이 숲의 우물에 두 형제는 어떻게 빠져들게 된 것일까. 왜 이들이 이런 상황에 처해지게 되었을까, 그리고 왜 그들을 도와주러 오는 사람은 없는 것일까에 대한 궁금증은 도무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조금은 희망이 보이지 않는 지금의 현실을 떠올려보게 된다. 결국 형제는 숲속의 우물안에서 이렇게 생을 마감하게 될까?

이야기의 끝은...

희망이 있다, 라거나 희망이 없는 세계에서 결코 희망을 버릴 수 없는 그 이유를 찾게 된다, 라거나 놀라운 반전이 있다, 라는 식의 이야기를 내놓을 수가 없다. 역자는 이 이야기를 두 가지 방식으로 읽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야기 자체를 읽는 것과 이 책에서 다분히 드러나는 작가의 메시지를 염두에 두며 읽는 것. 그렇게 읽는다해도 이 이야기는 충격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마지막 문장을 읽으면서도 이야기의 끝이라는 생각은 할수가 없다.

내게는 그 마지막 문장마저도 이중적으로 읽힌다. 이야기 속 흐름에 따라 동생이 고민하는 내용이기도 하겠지만 책을 덮으며 이 이야기를 읽은 내가 실질적으로 하게 되는 고민이기도 한 것이 아닐까.

"그리하여 아침이면 불길한 꿈에서 눈을 뜨는 우리가, 밀려드는 바다의 용기로 주도권을 쥔 채 우리를 침묵시키는 장벽을 깨부수고 본래의 위치를 되찾을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5-07-20 10: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사 & 겐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3
미우라 시온 지음, 홍은주 옮김 / 비채 / 201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몇년 전 집으로 오는 길에 마주쳤던 할아버지 두 분이 생각난다. 온갖 곳이 개발이 되면서 1차선 도로가 2차선, 3차선으로 늘어나고 조그마한 구멍가게가 있던 자리에는 커다란 마트가 생겨나고 오랜 시간 어머니의 단골 쌀집, 기름집도 하나 둘 문을 닫기 시작하고... 그렇게 변해가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개발의 속도가 느려 그나마 예전 모습을 가장 많이 간직하고 있는 우리 동네인데, 퇴근하며 집으로 걸어오는 길에 신호등 앞에 멈춰 선 두 할아버지는 길 건너편을 손짓으로 가리키며 뭔가를 신나게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가만히 보고 있으려니 두 분이 손을 꼬옥 붙잡고 계셨다. 중절모에 조금은 늘어진 양복과 구두를 신고 손을 잡은 할아버지 두 분의 뒷모습은 정말 많은 느낌을 갖게 했었는데...

마사와 겐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려니 문득 그 모습이 생각난다. 너무나 다정해서 질투와 부러움을 일으키고 있는 두 사람의 이야기는 괜한 미소와 함께 나의 노후를 생각해보게 하고 있다.

나는 마사와 겐의 중간쯤 되는 성격을 갖고 있는데, 내가 늙어가면서 함께 할 친구는 누구일까......

 

마사와 겐은 73살이 된 동갑내기 친구이다. 구니마사와 겐지로는 성격도 다르고, 직업도 성격만큼이나 서로 전혀 연결점이 없는 일을 했다. 아니, 겐지로는 일본의 전통 비녀라고 할 수 있는 쓰마미간자시를 만드는 장인으로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꾸준히 작업을 하고 있다. 그뿐인가, 동네의 양아치였다가 마음을 다잡고 기술을 전수받겠다고 찾아 온 스무살 청년 뎃페를 제자로 두고 있기도 하다. 격식을 차리기보다는 편하고 자유로움을 선호하고 얼마 남지 않은 머리카락도 빨갛게 물을 들이고 살아가는 자유분방한 할아버지이다. 반면 구니마사는 은행원 출신답게 모든 것을 반듯하게 행해야 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집을 나가 딸네 집에서 살고 있는 부인과 이혼 아닌 별거를 하고 있는데 그냥 그런 상태로 집에서 혼자 지내고 있다.

그런 그 두 사람의 이야기는 시작되는데...

이들의 이야기는 한 동네에서 살면서 성격이 다르고 지난 세월의 삶도 전혀 다르지만 어린 시절의 친구인 마사와 겐이 서로가 서로를 어떻게 보듬어주고 이해하며 도움을 주고 또 도움을 받게 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죽마고우인 마사와 겐의 좌충우돌 삶의 이야기,라고 한다면 왠지 너무 평범해져버리고 마는 느낌인데 그 이상 뭐라 표현하기가 힘들다. 두 사람을 직접 만나보지 않고서는 이해하기 힘든 그들의 이야기는, 우리가 떠올릴 수 있는 진한 우정이야기에 더하여 가족 이상으로 깊이있는 배려와 존중을 담고 있다. 때로는 어처구니없게 웃고 넘기게 되는 이야기도 있지만 과거의 회상과 현재의 모습이 교차되면서 마사와 겐의 삶의 여정을 알게 되고 그들 행동과 말의 이면을 느끼게 되면서부터는 그 긴 세월에 대한 감동이 느껴지기도 한다. 웃으면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지만 조금 더 깊이있게 읽으면서 따뜻한 감동과 내 주변의 어르신들의 모습을 새롭게 바라보게 되기도 하고, 마사와 겐처럼 함께 늙어가고 싶은 나의 미래를 상상해보기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래서인지 겐지로의 제자 뎃페의 결혼식을 무사히 마치고 난 마사와 겐 두 할배의 앞날에는 또 어떤 일이 생겨날까,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5-07-20 11: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난 죽는 게 두렵지 않아. 모든 게 끝장이라는 식으로 살진않아. 살다 보면, 삶이 이런 저런 조건을 제시할 때가 있어. 유일한 수단으로 과격한 행동이나 유별난 희생을 요구하면서. 물론 나는 그런 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어. 그럼에도 견딜 수 없는 건, 이 우물처럼 황폐한 땅에서 자라는 너를 그냥 두고만 봐야 한다는 거야. 문명의 나약함 때문에 평화롭지 못하게 살다 죽는곳. 절대 싹을 틔우지 못하는 들판의 꽃처럼 너를 여위게 만드는 공동묘지 같은 곳에서 말이지. 너무나도 작은 세상이 너를 죽게 만든 거야. 9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