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주전에 서프라이즈를 보다가 교황 요한 바오로 1세의 사망에 대한 암살설의 이야기를 봤다. - 자세히 기억하지 않아서 노동문제와 개혁을 이야기한 교황이 비오라는 것만 떠올려서 찾아봤더니 요한바오로 1세였군. 뭐 아무튼. 그가 바티칸 개혁을 시도했다가 암살을 당했을수도 있다는 이야기였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교종 프란치스코 즉위 이후에, 오래전에 유학생활을 하다가 돌아오신 신부님께 뜬금없이 바티칸 은행의 계좌를 해지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는 이야기가 생각났다. 유학생활을 할때 계좌 개설을 했지만 귀국하면서 십수년을 그대로 방치해 둔 계좌였을텐데. 뭔가 개혁을 시도하고 있고 변화가 있다는 이야기들이 흘러나오기는 한데 이리저리 주워들은 이야기들을 보면 정말 움직임이 있어보이기는 하다.

그리고 올 한 해, 자비의 희년을 선포했고 특히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 대한 하느님의 자비에 대해 강조를 하고 있는데.

 

별 생각없이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고, 사순이 벌써 4주간이나 지났는데도 나는 전혀 사순을 지내는 것 같지 않으니. 아니, 그것보다도. 오늘 강론을 듣다보니. 관점에 따라 그 감성이라는 것이 -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알고 있다거나 과장된 표현을 알고 있다거나 하면 오히려 더 역효과를 내면서 불신과 혐오로 뒤바뀌어버리기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괜히 부정적인 이야기를 늘어놓을필요는 없을 것이고.

 

커다란 줄기로 봤을 때, 제국주의의 침략의 도구로 이용되기도 했다는 선교사제들의 선교활동은. 다만 그런 관점에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 사실 그러한 측면을 완전히 배제할수는 없겠지만, 그런 선교사제들의 활동은 '선교'라기 보다는 '정치적'인 활동이라고 말하는 것이 더 맞을 것이며.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그러한 와중에도 '선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깊이 생각하고 사목활동을 하신 분들이 더 많을 것이라 믿고 싶다는 것이다.

천주교박해가 심하던 시절, 한국으로의 파견은 목숨을 걸고 순교하는 마음으로 고향과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 이방으로 향하는 것이었을 테고. - 그들의 신앙을 어찌 제국주의 침략의 최선봉이라 손가락질 할 수 있겠는가.

그리 먼 얘기를 하지 않더라도 가까이에. 한국전쟁 직후, 분단 상황에서. - 지금도 외국인들에게 우리나라는 언제 전쟁이 일어날지 모르는 위험국가일텐데 50년대의 한국은 정말 전쟁터,라고 해도 과장이 아닐 것이다. - 이 땅으로 선교를 위해 파견된 신부님은 척박한 땅에서 먹고 살기 힘들어 고향을 등지고 외지로 일을 떠나고 공장에서 일을 하다 목숨을 잃는 사람들을 보며 하느님을 믿으라는 말을 떠들어대는 것보다는 그들이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삶의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그리스도의 사랑과 자비를 실천하는 것이라 믿고 고국의 은인들에게 도움을 청하며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시작했다......고 한다.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지 않으면 구원받지 못할 것이다, 라는 말씀을 두려워 할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사랑과 자비를 실천하지 못하며 살아가는 자신의 구원에 대해 걱정을 해야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아, 이야기가 이상한데로 튄 듯하지만.

 

무심코 지나치면서 후쿠시마에 대한 이야기가 그래도 끊임없이 나오는 것이 다행인걸까, 싶었는데. 3월 11일을 전후로 그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오는 것이었어. 그리고 얼마 전 나쁜나라를 보고난 후, 세월호 사건을 잊지 말아달라는 그 당연한 한마디에 괜히 울컥해지는 느낌이었는데. 다시 뉴스로 접한 세월호의 이야기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끔찍함을 담은 진실을 생각하게 해버리고 만다.

 

 

 

하아.

눈먼돈이 들어와서 그동안 값이 너무 비싸 구매가 망설여졌던 몇만원대인 고가의 도서를 호기롭게 구매해볼까, 싶어서 신간소식을 찾았다가 프란치스코교종의 책을 발견하면서 이야기가 엉뚱하게 튀며 길어져버렸다. 뭔가, 이런 글을 남겨도 되나 싶은.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하는 듯 하지만. 원래 생각했던 해바라기를 떠올려봐야겠다.

 

 

 

 

 

 

 

 

글항아리에서 책이 많이 나와줘서 고마워해야할지, 두려워해야할지... 아무튼. 이미 주문해서 오고있는 - 다른 지역이었으면 벌써 받았겠지만. ㅠㅠ 글항아리책들을 보다가 눈에 띄는 셰익스피어. 학창시절에 셰익스피어 논란에 대한 리더스 다이제스트의 기사를 정말 재미있게 본 기억때문인지 관심이 간다. 친구들이 그의 글을 더 많이 읽고 있을 때 나는 원작자 논란에 대한 곁가지 이야기들에 열광하면서 글을 읽었어서... 당시 친구들과 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없었던 답답함이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 뭔가 또 다른 느낌과 생각이 들까?

 

 

 

 

 

 

 

 

 

 

 

 

 

 

 

 

 

 

ㅂ바발밡발터터 뫼르스의 책. 밤의 개정판이라고 하는데 내게는 없는 책이다. 차모니아통신도 준다고는 하는데. 솔직히 이제 슬슬 짐정리를 생각해봐야하는 시기의 시작이니 이런 저런 책들이 쌓여가는 것이 좀 부담스럽기는 하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내 삶의 낙이 책 말고 또 뭐가 있겠어. 여행,을 가려니 비용의 문제가 있고. 그나마 가장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문화생활인데.

 

 

 

 

 

 

 

 

 

 

 

 

 

 

 

 

 

ㄱ기깅기어억억

기억해두었다가 사야하는 책들, 지금 당장 사고 싶은 책들. 그리고 살까 말까 망설여지는 책들.

나름 폴 오스터의 오랜 팬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당장 이 책을 사야겠어! 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 것을 보니. 나는 왠지 책을 읽는 낙에 사는 사람이 아닌 것 같다. 하긴 그러고보니 요즘 정말 좋은 책들이 마구마구 쏟아져나오고, 마구마구는 아니지만 그래도 간헐적으로 구입을 하기도 하고 들어오기도 하는 좋은 책들이 쌓여있는데도 불구하고 내가 읽는 책은 겨우 의무적인 것들뿐이니.

내가 진짜 좋아하는 건 책읽기가 아니라 책 사재기. 쇼핑과 충동구매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 아닐까 싶을 만큼.

 

 

 

 

 

 

 

 

 

 

 

 

 

 

 

 

 

 

 

 

 

 

 

 

 

 

 

 

ㅇ이이 ㅊ채채

이 책은 얼핏 봤던 것 같은데. 그러고보니 내가 왜 이렇게 신간 뒤지기를 열심히 하고 있는걸까, 싶기도 하다. 요즘 매주마다 꼬박꼬박 책 주문을 하다보니 '신간'의 개념을 어디까지 두고 있는걸까 라는 생각의 경계가 모호해지기도 하고.

가끔 책선물할때 최근간이 아니면 좀 오래전에 나온 책이긴 한데, 안읽은 책이면 좋겠다 라는 코멘트를 하곤 하는데 책을 받은 상대방이 언제적 책이냐고 되묻고 그게 오래된 책이면 도대체 신간의 기준이 뭐냐고 물었던 기억이. 아, 아무튼. 내 관심사는.

 

조선 '후기'라는 것은 제대로 보지 않고 그저 조선의 초상화를 보며 당시의 예술을 감상하겠구나 싶었는데 처음부터 카메라 옵스쿠라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 조금 당황하기는 했다. 그래도 이제 반의반정도를 읽은 상태라 딱히 꼬집어 말하기는 그렇지만 여전히 나는 '조선'이라고 하면 먼 과거만을 떠올리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조선후기. 그렇다면 근대에 속하는 거 아냐. 아무튼 흥미로운 이야기다.

 

 

 

 

 

 

 

 

 

 

 

 

 

 

 

 

 

 

 

 

 

 

 

 

 

 

 

 

 

 

 

 

그래도 역시 기대되는 책은 '자연해부도감'

책의 실물을 빨리 봤으면 좋겠다. 따라그리기를 조금씩 하고 있어서 그런지 예전보다는 내 그림 솜씨도 조금은 나아진 듯 하지만. 라에몽의 그림을 따라 그렸더니 절로 '라에몽에게 무슨 짓을 한거지?'라는 생각이 떠오른다. 세밀화를 따라 그리는 것은 엄청난 인내를 필요로 한다는 것은 알지만 게을러 터진 성격으로는 진중하게 연습하고 또 연습하면서 묘사능력을 키우는 것을 못하고 있어. 자연해부도감으로 다시 한번 의지를 불태워봐야지.

이번 꽃샘추위가 지나면 어렵게 구한 바이올렛을 옮겨심기도 하고. 혹시나 해서 좀 미안하기는 했지만 무수한 잎을 뜯어오기는 했는데 반은 꺾어지고 썩어버렸고. 겨우 서너잎이 남아있다. 그래도 어제 하나는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을 확인했으니.

제대로 살아주기만 한다면 꽃을 피우는 것은 또 몇년이 걸릴지라도 다시 바이올렛을 키우게 되는 것이니. 왠지 조금 기쁘기는 하다.

두서없는 이야기의 끝은 언제나 지금 내 앞에 쌓여있는 책 이야기로.

 

 

 

 

 

 

 

 

어라,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게 느껴지는 건... 두툼한 책 두께 때문이겠지? 내 심장을 향해 쏴라,도 바닥에 깔려있어서 잠시 잊고 있었.....

아, 이럴 때가 아니야. 점심도 건너 뛰었는데 간단히 요기를 하고. 책 읽어야지.

아이구야. 정말 언제면 책을 읽고 책탑을 옮겨놓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게스트하우스 France - 프랑스의 작은 중세마을에서 한 달쯤 살 수 있다면… 세상어디에도 2
민혜련 지음, 대한항공 기획.사진 / 홍익 / 2016년 2월
평점 :
절판


'프랑스의 작은 중세 마을에서 한 달쯤 살 수 있다면...' 이라는 부제를 봤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프로방스'였다. 천주교 신자이기 때문에, 그 먼 옛날 한국으로 파견되어 오면서 이미 죽음을 예정하고 순교지로 떠나는 사제를 보내며 눈물을 흘렸다는 엑상프로방스 지방에 대한 특별한 관심때문에 생겨난 호기심이 프로방스에서 민박을 하며 며칠 지냈다는 친구의 이야기에 더하여 김화영님의 에세이를 읽고난 후 언젠가 한번은 꼭 가보고 싶은 곳이 프로방스였다. 그런데 7개의 파트로 나뉘어있는 지역에는 프로방스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정말 딱 7개의 포인트만 찍는 게스트하우스를 중심으로 이야기되는 것일까?

그래서 사실 책의 내용에 대해 그리 큰 기대를 하지 않았어도 중세의 풍경을 간직한 프랑스의 곳곳을 담은 풍경 사진을 볼 수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이 책에 대한 기대는 컸다. 그런데 이 책은 정말 예상치 못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어서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프랑스의 지리에 대해 잘 몰라서 그저 7개의 포인트만을 떠올렸는데, 제주도를 여행한다고 할 때 우도에 가면서 성산포에는 안가는걸까? 라는 생각을 한것과 똑같다는 생각을 하니 지금도 헛웃음이 나온다. 어쨌거나 내가 유일하게 가봤던 파리를 뺀다면 다 낯설어야 할 지방의 이름들이 그리 낯설지는 않지만 지리적으로 어디쯤 위치해 있는지는 이 책을 펼치고 지도를 보면서 처음 살펴보게 되었다. 프랑스의 북쪽, 남쪽 정도로만 생각하고 별 생각이 없었던 나의 무관심과 무지함을 탓하며 책을 읽기는 했지만 여전히 프랑스 지도는 낯설다.

하지만 각 지역의 도시를 꼼꼼하게 지나쳐 가면서 그곳의 역사와 문화, 전통적으로 이어져 오는 지역의 특산물에 대한 이야기는 이 책을 단순한 여행 에세이가 아닌 프랑스 문화 에세이로 읽어도 손색이 없다. 저자의 문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는 프랑스하면 떠올리는 향수, 와인 등의 대중적인 관심사에 대한 것 뿐만 아니라 그에 얽힌 역사를 재미있게 풀어 이야기하고 있으며 지역 출신의 문학가와 화가들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까지 풀어놓고 있어서 다양하고 폭넓은 문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재미도 있다.

 

이탈리아의 소도시에 대한 동경은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솔직히 프랑스의 소도시 여행에 대해서는 별다른 느낌이 없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정말 딱 한달만이라도 프랑스의 곳곳을 여행하고 싶다는 생각이 커져간다. 그럴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소망하며 지금 현실에서의 나는 그저 이 책을 다시 뒤적거리고만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말벌
기시 유스케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1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분명 미스터리라고 들었는데 글을 읽다보면 왠지 많이 읽어봤던 것 같은 서스펜스처럼 느껴진다. 말벌에 대한 두려움이 한바탕 밀려오고 나면 그 다음에는 그 두려움이 어처구니없는 오해에서 비롯된 것임이 드러나는... 아니, 그러니까 내 말은 기시 유스케라는 작가의 필력을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말벌'을 하나의 촌극처럼 그저 빤한 스토리로 읽었다는 말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 빤한 스토리로 읽으면서 빨리 결말을 알고 싶어질 때쯤 갑자기 사건의 모든 관점과 이야기 진행이 달라져버린다. 아, 이건 그저 그렇게 읽을 이야기가 아닌데? 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하게 된다.

 

이미 책을 읽은 사람과 '말벌'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면 정말 신나게 이야기의 전개에서부터 시작해서 결말에 이르기까지, 서술트릭의 부분이 교묘하게 접목되면서 갑작스러운 이야기 전개와 결말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다는 이야기까지 마구 떠들어대며 인상적인 장면들에 대해서도 공감할 수 있을텐데 이 이야기를 꺼낼때는 정말 조심스럽게 '말벌'에 대한 이야기 외에는 구체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조금 답답하기도 하다.

물론 그렇다고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책 정보를 살펴보면 기시 유스케가 말벌에 대한 논문을 쓸 정도로 연구하고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렇게 말벌에 대한 지식으로 말벌의 공격에 대응하는 이야기속 주인공의 공포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공포스럽고 괴기하게 느껴진다.

처음에는 그것이 단순한 인간의 상상에 의한 공포라고 가볍게 생각을 했는데 이 모든 것이 치밀하게 짜여진 인간의 욕망에 의해 비롯된 공포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할 때쯤 또 다른 이야기가 튀어 나온다.

사실 마지막의 그 1인칭 시점은 굳이 그렇게 사건의 전말을 밝힐 필요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만큼 좀 허무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모든 상황에 대한 이해를 하기에는 - 그러니까 나처럼 '어, 이건 뭐지?'라고 생각하면서 한템포 느리게 그 모든 것을 이해하는 독자에게는 정말 친절한 설명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기시 유스케는 그 작품 소재에 대한 철저한 연구를 하고 글을 쓴다고 하는데, 왠지 그래서 그 세부적인 묘사와 설정이 더 현실감있고 알 수 없는 공포를 느끼게 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냥 미스터리 한 편을 읽은 것이기는 하지만 기시 유스케의 또 다른 작품을 읽어보고 싶기도 하니, 말벌이 꽤 흥미로운 작품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양이 낸시 (스티커 포함)
엘렌 심 지음 / 북폴리오 / 2015년 2월
평점 :
일시품절


심심한 오후, 뭔가 책을 펼쳐보기도 귀찮아 멍때리며 앉아있다가 책더미에 깔려있던 고양이 낸시를 꺼내들었다. 수많은 책이 쌓여있는 방을 정리해야겠다는 일념으로 한권이라도 더 많이 읽은 책,으로 분류하고 싶어서 금세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책을 꺼내 든 것이다. 그런데 이 책, 괜찮은데? 싶다.

요즘 고양이에 대한 글이 많아서 이것 역시 그런 책이라고만 생각을 했는데 내용은 전혀 달랐다. 고양이 낸시,라기보다는 정말 북극에서 온 쥐에 대한 이야기같아.

그러니까 이게 어떤 내용이냐면... 아니, 내용을 그냥 말해버리면 재미없게 되는거 아닐까? 아니, 그래도 어떤 글이 담겨있는지는 말을 해야 고양이 낸시에 대한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것이지.

그러니까 고양이 낸시에 대해 짤막하게 이야기하자면 어느 날 더거씨네 집 앞에 놓인 바구니에 고양이 낸시가 있었고, 그 고양이를 차마 어쩌지 못해 집안에 들이고 우유를 먹이며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인거지. 그게 뭐 특별하다고, 하면 안된다. 더거씨네는 쥐이기 때문이다. 그걸 알게 되면서부터 이야기는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그림과 글이 어렵지 않고, 그냥 그들의 일상생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그냥 그렇게 흘러가는 이야기속의 이면에 담겨있는 또 다른 이야기가 점점 더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해버리고 있다.

더거씨와 아들 지미뿐만 아니라 지미의 친구들, 더거씨의 동네 사람들 모두가 낸시를 받아들이게 되는데 그들은 모두 낸시가 고양이인 것을 모른척 하고 있을 뿐이다. 아니, 조금 더 읽다보면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림과 글은 어렵지 않게 쑥쑥 지나갈 수 있지만 그 의미는 좀 더 깊이 파고들어온다.

어느 날 우리 집 앞에도 고양이 낸시와 같은 존재가 들이닥친다면 나는 어떻게 할까. 나와 다르다는 것뿐만이 아니라 나의 천적이 될 수도 있고 설사 친구가 되어 받아들인다고 해도 주위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게 될까....

나는 그들처럼 할 수 있으리라 자신하지 못한다. 내 이웃이 고양이 낸시를 키우고 함께 살아간다고 했을 때 그들처럼 받아들일 수 있다고 자신할수도 없다. 하지만 한번쯤 그러한 것을 생각해본다면, 그런 생활이 결코 위험하지도 뭔가 특별한 것도 아닌 평범한 일상일수도 있다고 되내이다보면 내 마음도 조금씩 달라지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타기리 주류점의 부업일지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8
도쿠나가 케이 지음, 홍은주 옮김 / 비채 / 2016년 2월
평점 :
품절


'곤란할 때 믿고 찾는 참마음 배달'을 하는 곳이 있다면 왠지 나도 한번 이용해보고 싶다.

아니, 이렇게 생각하고 보니 내가 배달을 주문할 만한 것이 없네. 아무리 생각해봐도 요코처럼 '악의'를 배달시키고 싶을뿐이려나...

어쩌면 그렇게 사람의 마음을 잘 표현하고 풀어내고 있을까, 싶어진다. 정말 곤란할 때 믿고 찾아보고 싶은 곳이다.

 

가타기리 주류점의 부업일지,라는 것은 주업이 주류점이고 부업으로 소소한 배달업무를 하고 있는 가타기리의 배달 임무에 대한 이야기이다. 뭐, 심야식당 같은 이야기가 펼쳐지려나? 싶기도 하고, 주류점을 찾아 오는 손님들과의 에피소드가 전개되려나 하는 마음도 있었는데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책을 펼쳐서 그런지 생각외로 더 좋았다 라는 마음이 든다. 사실 프롤로그를 읽을 때만해도 곧바로 이어지는 에피소드가 그 글과 전혀 무관해보여서 금세 다 잊어버리고 말았지만 책을 끝까지 다 읽고 나니 프롤로그가 새롭게 느껴진다.

 

부친의 가업을 이어받아 주류점을 하고 있는 가타기리는 부친이 부업으로 하던 배달업무까지 이어서 하고 있다. 주류점에서 주류 배달을 주업으로 하고 있으니 배달업무가 아주 무관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그 부업인 '배달'이라는 것이 법에 저촉되지만 않는다면 '무엇이든' 배달한다는 것이 특별하다고 할 수 있다. 쌩뚱맞게 아이돌 연예인에게 도시락 배달을 하게 되기도 하고 어린 손주에게 보내는 할아버지의 선물 - 보통은 할아버지의 선물을 배달할 수도 있지만 가타기리가 부탁받은 물품은 살아있는 거북이가 된다. 이런 배달업무는 단순히 배달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인기 절정의 아이돌의 미래에 대한 결정에 힘이 되기도 하고, 며느리 눈치 때문에 손주가 좋아하는 것을 직접 선물하지 못하는 할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기도 한다. 이런 소소한 에피소드가 이어지면서 가타기리 주류점의 일상은 이어져가는데, 어느날 갑자기 그를 찾아 온 손님 이야기가 그의 단조로운 일상을 바쁘게 만들어 버리고 그녀의 행적을 쫓아가게 만든다.

 

가타기리 주류점의 부업일지는 이야기를 다 알고 나면 그리 놀라울 것은 없지만 각각 분리되어 옴니버스식으로 이어져가는 이야기에 전체적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에피소드가 미스터리한 요소를 가미하고 있어서 그 뒷이야기가 어떻게 이어질지 궁금하게 만드는 매력을 갖고 있다. 미스터리 소설이라기보다는 따뜻한 감성 드라마같은 소설로 다가오는 이 이야기는 책을 다 덮고 나면 계속 이어지는 부업일지를 더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소소한 일상의 행복에 감사하게 되는 그런 이야기이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6-03-06 16:5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