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승, 이라는 이름만으로 눈길이 멈추게 된다. 동아시아 평화기행.  

지금 제주 강정마을의 해안에서는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육십여년 전에 일어난 사삶의 끔찍한 기억이 채 가시기도 전에 다시 그와같은 소리없는 학살이 이루어지고 있고, 해군은 우리의 모든 바램을 비웃듯 이주뒤에 기어코 구럼비를 폭파시키겠다고 한다.

구럼비와 강정마을 주민들의 고난한 투쟁 이야기는 이 책들에 잘 실려있다. 아직도 강정의 해군기지가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지 모르고 있다면 이 책은 필독서이다.
간혹 나이드신 분들이, 또 몇몇 사람들이 오히려 우리의 안전을 위해서는 해군기지가 필요하다,라는 말을 하기도 하는데 그럴때는 아무리 침착해지려고 해도 확 흥분해버리게 된다. 전쟁이 일어나고 제주도가 완전히 지구상에 사라지는,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를 눈앞에 보여줘야 현실적인 정세파악을 할꺼냐고. 내가 흥분해서 떠드니 보기답지 않게 의외로 호전적인 모습이 보인다고 하더라. 그냥... 웃고 말았는데. 나를 이렇게 전투적이게 하는 사람들이 사라진다면, 나는 정말 가장 나답게 평화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이래뵈도 나는 9유형, 평화주의자가 맞다. 

 
저자의 이름만으로 덥석 사버리게 되는, '이주헌'님의 새로운 책이 나왔다.  
물론 손철주,라는 이름도 그렇지만 그래도 솔직히 일순위는 이주헌이다. 그림에 대해 알든 모르든 지식이 아니라 나의 느낌만으로도 감상을 해보게 되는 습관을 갖게 해 주었고, 그로부터 조금씩 그림을 보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 주었으니까. 그리고 또 드로잉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해 준 박재동의 책도.. 얼마만인가.  
그리고 또 김석철,이라는 이름으로 살펴보게 되는 건축이야기. 아, 그러고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 어느새 저자의 이름과 역자의 이름만으로도 책을 한번 더 뒤적여보게 되는 일이 많아졌구나.....

 역사이야기와 여행에세이는 언제나 관심이 많다. 여행을 많이 다니지는 못하지만, 대리만족을 책으로 느끼려고 환장을 했는지 집에는 온갖 여행에세이가 쌓여있다. 알찬 여행정보가 있는 책에서부터 그림 한컷으로 느낌을 표현한 책까지, 내용도 다양하고 같은 나라를 여행했다하더라도 누가 언제 어떻게 갔느냐에 따라 시각이 달라지고 사진도 달라지고 느낌마저 다르다. 그런 다양성과 사람들을 만나 느끼는 따뜻함때문일까. 나는 언제나 여행에세이가 좋다. 병적일만큼.
역사 이야기는... 설명이 필요하겠는가. 소설 이상으로 재미있는 것이 역사 이야기이다. 물론 승자의 기록만이 아니라 민중의 역사가 다시 쓰여지고 있어서 더 좋아졌다.  

어릴때는 별다른 관심을 갖지 못하고 그리 좋아하지도 않았었는데, 새삼 그 내용을 알게 되어가면서 좋아지는 책이 있다. 그저 웃고 즐기는 것만이 아니라 그 안에 담겨있는 의미를 알게 되면 만화 한 컷이 단순해지지가 않게 되기도 한다.
배트맨, 스파이더맨... 미국식 영웅주의란 생각이 편견과 선입견일뿐이라는 생각을 해보지 못했던 내가.. 얼마나 편협한 시각을 갖고 있었는지를 새삼 깨닫게 한다.
 

 

 

 

 

 

 



만화책을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이렇게 나열해 놓으면 정말 얼마나 많은 돈이 필요한지, 얼마나 많은 공간이 필요한지... 한번 더 생각해보고 구입을 생각하게 된다.
먹고 싶은 음식, 입고 싶은 옷, 갖고 싶은 온갖 소품들과 이러저러한 수많은 것들... 그것은 한번이라도 더 생각해보지만 책은 한번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 덥석 사버리곤 하는데 이젠 좀 자중을 해야할 때가 된 거 아닐까 싶어지기도 한다. 근데 오래전에 읽었던 오디션의 개정판은 정말이지....  

요즘 업무 스트레스가 장난아니게 많아서 집에 올때쯤이면 하루종일 노가다를 뛴것만큼이나 피곤하다. 일이 많은게 아니라 스트레스가 더 많아서 피곤에 쩔어있고 힘들고... 그래서 집에 오면 엄청 먹어대고 뉴스를 보다가 그냥 잠들어버리곤 하는 엉망인 생활을 하고 있다. 하루면 다 읽을 책도 벌써 삼일째 들고 다니면서 책을 헐리고만 있고.
어느순간 스트레스가 빵! 터질 것 같을 때 책이나 확 질러버리게 될지도 모를일이다. 지금 이렇게 장바구니에 쓸어담고 싶은 책이 넘쳐나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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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의 신간평가단에 선정되는 도서를 보면 왠지 극과극 체험을 해보라는 권유를 받는 느낌이 들때가 있다. 

처음 받은 책 두권. 만화로 표현해낼 수 있는 것은 무진장 많지만, 이론적이고 딱딱하게 느껴지는 백한명의 화가들에 대해 그 특징적인 삶의 모습만을 잡아 백과사전같은 지식을 전해주는 책과 정치 시사를 풍자한 만화책, 이 두 권은 가벼우면서도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책이었다. - 사실 백한명의 화가는 빼곡히 들어찬 그림과 글자의 풍요로움이 조금 힘들기도 했지만 글자로만 가득찬 것보다야...ㅎ 

그리고 한국건축, 사유속의 영화, 그로테스크.... 건축과 영화와 미술에 대한 전문적(?)인 책이다.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무진장 전문적인 책이었고 그냥 흥미나 관심으로만 술렁거리며 읽을 수 있는 책들은 아니었다. 막연한 한국건축의 미,라거나 미술에 나타나는 그로테스크한 느낌들이 아주 조금은 시각을 넓혀주기도 했고 뭔 말이래~ 하며 읽었던 사유속의 영화는 나 자신의 사유가 너무나 미약하다는 걸 깨달았을 뿐. 

옛그림보면 옛생각난다, 안도 다다오, 서양 미술사, 민화...차이코프스키, 우리 기억속의 색.... 이 책들은 기대한만큼 기대한대로 내용을 보여주고 있어서 재미있게 읽었던 책들이다. 이 중 몇 권은 너무 높은 기대치를 갖고 있어서 오히려 평범하게 읽어버린 책도 있고. 

반면에. 상대적으로 아무런 기대없이, 책에 대한 정보도 없이 덥석 잡고 읽었기에 그 내용에 더 반해버린 책이 하나 있다. 사진철학의 풍경들. 
어떻게 바라보아야 좋은지
얼마만큼 떨어져야 그리울 수 있는지
아름다움을 보게 하는 것이 틈과 호흡이다.
사진은 감정이다.
(275)   

 

매월 선정되는 도서목록을 보면서 조금은 안타깝기도 하고, 더 관심이 가는 책에 대한 아쉬움을 달랠 수 없기도 했지만 반년이 지나고 되돌아보면 언제나 이렇게 다양한 책을 읽을 수 있었다는 것에 만족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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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나가수에 김영희피디가 나왔다. 그리고 다른 사람도 아닌 박명수가 김영희피디의 책 이야기를 꺼냈다. 이건 분명 의도적인 책광고야,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왠지 모르게 꼭 읽어줘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이 더 강해지고 있는 것이다. 나가수에서 언급하기 전에 이미 소금사막이 나온것은 알았지만, 아직 읽어보지는 못했기 때문에 더욱 궁금해지고 있는것인지도 모르겠다. 단순한 여행에세이가 아닌 글. 아니 뭐, 사실 단순한 여행에세이면 어떤가. 그것이 모두 삶의 이야기일텐데말이다. '지금이 아니면 안될 것 같아서'는 예상치 못하게 여행에세이다. 나는 여전히 책 제목만으로도 맘이 확 끌려버리는 책이 있는데, 제목만 들었을 땐 그냥 그저그래, 였는데 이게 여행에세이라고 하니 급격하게 맘이 동하고 있다. 이런걸 간사한 마음,이라고 하는지도.
고양이 이야기책을 많이 읽으면서 고양이에 대한 편견과 오해는 많이 사라졌지만, 나쁜 고양이가 없다고 생각하게 되기도 했지만 여전히 무서운 고양이는 있다. 현관 앞을 어슬렁 거리면서 내가 밖을 쳐다보고 있노라면 가던 길 멈추고 현관 가운데 우두커니 서서 나를 마주 쳐다보고 있는 고양이는.... 조금 무섭다...

      

 

 

 

 

 

 

구럼비의 노래. 강정포구에는 여전히 펜스가 길을 막고 있고, 해군의 말도 안되는 주장들은 점점 더 화나게 하고 있다. 이젠 대화할 가치조차 못느껴.
한때 학교를 다니는 가장 큰 이유는 공동체를 배우기 위해서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함께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을 사회조직안에서 배울 수 있는 기초가 학교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의 현실을 보면 오히려 학교가 아이들을 망치고 있는 것 같다. 강정 마을의 해군기지 반대 홍보 유인물을 나눠줄 때 적극적으로 그 이유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초등학생의 모습과 유인물을 읽어보는 것조차 강하게 거부하던 고등학생의 모습이 교차되고 있다. 청소년들의 현재는 우리의 미래일진데.... 

 

 

 

 

 

 

 

 

아, 이것저것 생각하기도 싫어진다. 신간소식 알림이 오는데, 벌써? 라고 생각되는 코난 73권.
츠바이크의 장편소설. 청소년 교육문제, 사춘기를 지나는 그들의 심리, 그리고 또 여행에세이. 그리고 ...
소설보다 에세이와 인문서에 더 관심이 가고 있다. 정신없이 눈에 확 들어오는 것만 끄집어냈는데 이모양이다. 

나중에, 신간페이퍼를 보면서 장바구니에 처넣어주셔야 할 책들...이지만. 역시 예전보다 훨씬 가벼워진 지갑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어. ... 근데 지난 기수 신간평가단 활동 페이퍼를 쓰려고 들어왔는데 엉뚱하게 책구경만 실컷하다 나간다.
아웅...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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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일년이 되어가고 있다. 

지금도 떠올리면 괜히 눈앞이 흐려지곤 해서 당황할때가 있어. 나이를 먹어서 그러는걸까? 정말 작은 것에도 눈물이 나...  

얼마전, 수녀원에 들어간 친구가 첫 휴가를 나왔지. 반갑게 인사를 하고 이런저런 얘기끝에,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나왔는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언니 생각이 난다고 이야기를 꺼냈더니 혹시 신문에 나왔던 블로거 얘기냐고 하더라. 

아, 나는 언니를 알고 있어서 잘 몰랐는데 내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친구를 가졌고 엄청나게 유명한 유명인이었어. 

그렇게 만두언니를 기억하는 이들이 많으니 그래도 맘이 좀 좋다. 

 

얼마전 티비를 보다가 비가 군입대를 한다고 소식과 그 전에 마지막 콘서트를 대로변에서 한다던가? 

추리소설 신간소식을 뒤늦게 듣게 되었을때처럼, 비에 관한 소식을 우연히 듣게 되면 또 만두언니 생각이 나. 

멀리서, 조용히, 비가 잘 지내다 오기를 기원하며 화이팅!하며 페이퍼를 올렸을텐데. 

 

오늘은 좀 주책같아지고 있지만, 그래도 지금 이시간만큼은 좀 그래도 되겠지. 

지난 주에 감귤과즐을 보면서 언니 생일선물로 보내주면 정말 좋았을텐데...라는 생각에 잠시 울컥했지만. 

성당 행사때문에 밥도 못먹고 열두시가 다 되어가도록 주일학교 아이들과 한바탕 하고 돌아와 쓰러졌을때도 기를 쓰고 일어나 생일축하 페이퍼를 남겼던 기억에 빠져들고 있어. 그런 기억마저 없다면 더 슬프고 후회하는 마음뿐이었을꺼야.

chika 2010-11-01 00:54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만두언냐... 아직도 아픈게요? 생일전에 한번 인삿말이 뜨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보고싶네.
생일 축하해요.
생일선물은 언냐가 원하는걸 보내주고 싶어서... 기다릴라요. ㅠ.ㅠ

 

작년 기억이없어 찾아봤더니, 결국 언니가 원하는 걸 해주고 싶었지만 못하고 말았구나, 라는 후회스런 시간이었네. 

근데 지금 어머니가 켜놓으신 티비에서 잊혀진 계절 노래가 흘러나온다.  

'이룰 수 없는 꿈은 슬퍼요, 나를 울려요'...아, 가사가 이런거였구나 싶네. 새삼. 

 

이제 이별은 조금씩 일상이 될 것이고, 나도 언젠가는 그 길을 가겠지. 

그래서. 

오늘은 생일축하노래말고. 이별노래를 더 듣고싶어졌어. 

..... 

하루가 또 이렇게 간다. 

시간이 지나면... 슬픔도 흐려져가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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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1-10-31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이..참 그리워져요..
 
 전출처 : 조선인님의 "후배 페이스북에서 퍼오다... 나를 아는 영어단어?"

헉!! 전 그냥 무심코 보고 나가려했는데 댓글을 달지 않을 수 없어요. 처음 본 단어가 loyal - 순간 royal을 떠올리고 이것마저 틀려? 하고 있었는데. 그 다음은 honest/ full/ bay/ sentimental....... 오늘 이걸 계속 생각해보게 될 것 같아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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