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은 새와 같아요! 생각하는 분홍고래 25
안드레아 파로토 지음, 안나 피롤리 그림, 성미경 옮김 / 분홍고래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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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이라는 깊이 있는(!) 단어를 새에 비유를 했네요. 그런데 내용이 미루어 짐작이 되는 동화책을 펼쳐보고 싶게 만드는 밝은 표정의 - 아니, 어쩌면 조금은 개구쟁이 같은 표정의 새 모습이 어떻게 진실과 비유되는 이야기로 이끌어가는지 궁금해지는 이야기입니다. 


"진실은 새와 같아. 높은 절벽에서 떨어크려도 날아오르거든"

아, 첫문장부터 심상치 않군요. 절벽에서 떨어져도 비장하게 날아오르는 마음보다는 진실은 늘 어둠속에서도 찬란히 빛나는 별과 같다는 믿음으로 행복하게 날아오르는 것 같은 새의 표정이 첫문장을 더 와 닿게 하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은 물고기처럼 물에 빠져도 죽지 않고, 땅에 묻어버리면 오히려 씨앗처럼 자라서 꽃을 피우고, 불구덩이에 던져도 결코 타지않는 돌과 같은 단단함이 있고 어둠속에서도 빛나는 별과 같은 것이 "진실" 이라는 것을 먼저 알려주고 그 다음 진실과 상반되는 거짓말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거짓은 나의 세상을 흔들어버리고 깊은 어둠속으로 가라앉게 만들어버리며 어둠속에서 길을 잃어버리고 말지요. 

이렇게 진실과 거짓의 반대되는 이야기를 그림으로 잘 표현해주고 있어서 그림책 읽기는 어렵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그런데 이 책은 그냥 진실과 거짓을 말하는, 당연히 진실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진실한 삶을 살아야한다는 그런 교훈적인(?) 이야기로 끝이 나버리는 그림동화가 아니예요. 어둠속에서 길을 잃은 거짓이 가득한 그림을 넘기고 갑자기 밝은 배경에 아빠와 아이가 등장해 어리둥절해 있는 사이 문장 하나가 눈에 띄는데 '이제, 다시 물을게' 하고 정말 묻고 싶었던 아빠의 한마디에 순간 웃음이 터지고 말았어요. 

진실과 거짓에 대해 진지하고 무겁게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 생활의 이야기에 녹여놓은 마지막 그림과 글을 읽고 나면 기분이 유쾌해지기도 해요. 

물론 이미 어른이 되어 거짓이 온통 어둠일뿐인 것은 아니라는 걸 알고 있는 내게는 마지막 장의 그림이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기도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어떤 느낌이 먼저일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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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에 우리는 살면서 서로를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는 내용이 있지. 그건 변하지 않는 진실이란다." 103 - P103

"보이지? 저게 바로 우리의 길이야."
언니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우리가 어디로 갈 건지 알겠지?" 내가 물었다.
"응"
"이제 저기로 가자. 그냥 걷기만 하면 돼, 언니."


이야기는 그렇게 끝이 난다.
이야기는 처음에 그렇게 시작해서 계속되다가 마침내 끝난다. 씨앗은 자라 전나무가 되고 열매를 맺으며 점점 더 자라다가 결국엔 쓰러져 죽는다. 사람들은 신을 만들어내고 잊기를 반복한다. 계절은 오고 간다. 주유소 뒤편의 크리스마스트리 가게는 이제 찾아볼 수 없다. 땅에 떨어져 있는 나뭇가지 몇 개만 보일 뿐이다. 이것이 바로 삶의 순환이다. 햇빛이 바위를 따뜻하게 데운다. 사람들이 그 위에 배를 깔고 엎드려 있을 때도 있다. 때로는 바다에 뛰어들어 헤엄치고, 누군가가 물속에서 그들에게 미소를 지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숨을쉬려면 다시 물 밖으로 나와야 한다. 삶은 그렇게 계속된다. 하지만 우리의 삶은 그렇지 않다. -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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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팬케익 : 뒤집기 전에는 아무도 모른다
남선우 지음 / 뉘앙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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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고 즐겁게 읽을 수 있는 팬케익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아, 물론 재미있게 읽기는 했지만 팬케익 책을 읽으며 슈뢰딩거의 고양이로 대표되는 양자역학 이야기까지 나올줄은 몰랐다. '뒤집기 전에는 아무도 모른다'라는 부제의 문장은 지극히 평범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어느 순간 물리학의 한 분야로 넘어가버리는 것이다. 팬케익으로 이렇게 진지할 일인가.


이 책을 읽으며 팬케이크데이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재의수요일 - 부활절 전 예수의 수난을 기억하는 기간을 사순절이라고 하는데 그 사순절의 시작을 재의 수요일이라고 한다. - 전 날을 팬케이크데이라고 한단다. 그 유래에 대해서는 이슬람의 라마단 단식기간 전에 기름진 음식을 배불리 먹는것과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2024년 팬케이크데이를 기념하여 서울 하늘 아래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팬케이크 레이스를 했다니, 이건 정말 웃긴 에피소드로만 넘기기에는 팬케익에 진심인거 아닌가. 

이름에 대한 에피소드, 그러니까 팬케익인가 핫케익인가부터 시작해서 팬케잌이라는 이름을 가진 유명인들에 대한 이야기까지 가볍게 읽기에는 딱 좋았는데 이야기는 양자역학에 이어 사이언스지에 실리는 논문을 인용한 '완벽한 팬케익을 만드는 방법'을 설명하기 시작하니... 아, 또 쉽지가 않네? 제빵비율과 팬케익 표면의 패턴 분류를 과학적으로 실험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어려운 이야기로 우울해지려는 마음을 팬케익 사진이 위로해준다. 밥을 배불리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입맛다시며 먹고 싶게 만드는 팬케익 사진들은 먹어보지는 못했지만 왠지 알것만 같은 부드러움과 달콤함이 느껴져 자꾸만 사진을 보고 또 보게 된다.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가 팬케익 이야기가 곁들여지면서 특별해지는 것을 느낀다. 추천할 수 있는 최고의 팬케익 가게를 말할 수는 없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맛있는 팬케익 가게를 추천받아 행복해지고 그 수많은 추억들이 쌓아놓은 팬케익을 바라보는 것처럼 몽글몽글해지는 기분이 든다. 

그러고보니 달콤한 꿀을 끼얹고 상큼한 딸기와 블루베리를 곁들여주던 그 맛있는 팬케익 메뉴가 우리 동네에서는 언제부터인가 사라지고 없는데... 왠지 그리움의 추억속 음식이 되어버린 것 같아 쓸쓸한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이것이 끝은 아니니. 

나도 다시 그 맛을 느낄 수 있는 그날을 뒤로 미루지 말고 빨리 찾아봐야 할 것 같다. 그러고보니 정말 그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뒤집기 전에는 아무도 모른다" 팬케익도. 내 인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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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라이팅의 영어 - 애플, 스포티파이 그리고 BBC까지 글로벌 브랜드의 영문 카피 레퍼런스
에드워드 포비.다니엘 스보보다 지음, 강주헌 옮김 / 길벗이지톡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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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라이팅의 영어,라는 책을 접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렸던 것은 '니들이 게 맛을 알어?'라는 광고 카피였다. 뭔가 언어를 접할 때 그 뉘앙스에 대해 관심이 컸었어서 그런지 이 책을 읽고 싶었던 것은 그런 말 맛을 조금이라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처음 책을 펼쳤을 때는 내 예상과는 조금 다른 방향의 편집인 것 같아 당황했다. 이건 브랜드에 대한 설명인건가? 싶은.


그래도 관심있는 분야부터 시작해 한 챕터씩 골라가며 읽어보니 후루룩 살펴볼때는 그저 간단한 브랜드 설명이라고만 생각했던 부분들이 그 브랜드에 대해 더 진지하게 접근할 수 있게 설명하고 있으며 마케팅 퍼널의 카피 설명을 읽기 전부터 이미 그 기업의 방향성에 대해 짐작해볼 수 있다. 


좀 아쉬운 것은 카피에 관심을 갖고 영어 표현을 익혀보려고 이 책을 펼쳐든 내게는 이 책에 소개된 수많은 기업들이 낯설고 큰 관심이 없기에 아주 흥미롭게 읽을수는 없었다는 것이다. 그래도 관심있는 분야나 익숙한 기업의 설명은 좀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부킹닷컴이 별 생각없이 영어권에서 시작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네덜란드의 스트트업으로 시작했다고 한다. 온라인 예약의 접근성과 신뢰성을 바탕으로 성장했다는데 확실히 자유여행을 시작할 즈음 여행계획을 잡던 친구가 모든 숙소를 부킹닷컴으로 했던 것을 떠올리면 책에서 설명하는 내용이 확 와닿는다. 


브랜드 기업의 지향점과 성장, 마케팅의 관계가 서로 얽혀 있고 그 기업에 대해 보여주기도 하지만 가끔은 잘 포장된 카피가 기업의 이미지를 더 높여주기도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꼼꼼하게 순서대로 읽는 것보다 관심있는 분야와 이미 잘 알고 있는 기업 브랜드를 먼저 찾아 읽는 것이 이 책을 더 즐겁게 읽을 수 있는 한 방법이다. 적어도 내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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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정함을 선택했습니다
안젤라 센 지음 / 쌤앤파커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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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영국국립정신과 심리치료 클리닉에서 18년동안의 경력을 가진 저자가 '다정함'이 왜 우리에게 중요한 의미가 되는지 이야기하듯이 풀어놓은 책이다. 자신의 어린 시절 상처를 가감없이 담담히 풀어놓고 있는 것도 좋았지만 많은 이야기에서 동질감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어서 더 좋았다. 


사실 나는 다정함과는 거리가 멀고 오히려 무뚝뚝한데다 그럴필요가 없는 순간에도 대문자 T 성향이 드러나는 사람이다. 5살 꼬마아이가 8살 오빠의 자기소개하는 중국어 문장을 따라하는 걸 들으면서 주위의 모든 어른들이 다 칭찬을 하는데 꼬맹이에게 넌 5살인데 왜 8살이라고 하니? 라는 말을 해서 어린이를 울리고 어른들을 당황하게 하는 내게 감성적인 친구들은 냉정함을 넘어 매정하다는 표현까지 할 정도다. 

그런데 늘 매정하다는 이야기를 듣는 내게 그 안에 숨겨져 있는 다정함을 끄집어 내어 괜찮다,라는 위로의 말을 건네주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저자가 말하는 다정함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싶은. 

아무리 어린아이라도 앵무새처럼 말을 따라하는 것을 보며 귀엽고 잘한다고 칭찬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5살 아이가 자신에게 맞는 자신의 자랑거리를 보여주는 것이 가장 귀엽고 칭찬해 줄 수 있는 모습이라고 생각하는 나의 마음을 틀리지 않았다고 얘기해주는 것 같아 좋았던 것이다. 


저자가 집단 따돌림이나 폭행을 당했다거나 영국의 어린아이가 의도치않게 자신과 다른 모습의 저자를 보며 동양인을 비하하는 찢긴 눈 표시를 한다거나 어린 딸이 비교당하고 차별을 받았다거나... 이런 이야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이해하고 자신을 사랑하며 타인을 배려하고 무례함에 대해 예의로 넘겨버릴 수 있는지에 대한 나의 마음과 태도가 중요한 것이다. 

책을 읽는 동안 계속 나 자신의 모습을 생각해보게 되기도 하고, 내가 잘 해내고 있다고 격려해주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내가 나 자신일 수 있는 자신감과 나 자신이 좋아하지 않고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한 생각을 밝히며 의견충돌이 있다해도 그것이 곧 내가 잘못된 것은 아니라는 '다정함'을 아낌없이 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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