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는 과수원에 가서 검질을 메고 왔다. 안해보던 노동일을 하느라 평소 아프던 허리가 더 아프고 잠을 못잔데다가 아침 일찍 나서느라 점심때가 다 되도록 물 한잔밖에 먹은 것이 없어서 잠시 쉬었더니 오후에는 도무지 아무것도 하지 못할정도로 녹초가 되어버렸다. 이런 약해빠진 체력같으니라고.

 

다음날 손을 봤더니 깊이 박힌 뿌리를 뽑느라 손바닥이 까지는 것도 모르고...

아무튼. 일을 하고 왔다. 인생의 일요일들,이 수많이 지나갔고 또 지나가겠지만 그래도 그 중에 몇번은 이렇게 열심히 일을 하며 지나는 일요일이라 다행이다, 싶어진다.

 

땅을 팔때마다 손가락 굵기만한 지렁이가 꿈틀거리는 것이 익숙해지는 일은 없지만 그래도 지렁이들이 나올때마다 땅이 살아있구나, 라는 생각에 마음이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내가 보기에도 흙은 좋아보였고, 가까이 내려오는 새는 없었지만 검질메면서 흙을 파헤칠때마다 지렁이가 꿈틀거리니 나무위에서 새들이 마구 짖어대고 있으니 외롭지 않아서 좋았고. 올 겨울에는 귤의 수확이 좀 있으려나...

나무에 자그마한 열매가 대롱대롱 많이 매달리기는 했드만. 물론 대롱대롱 매달린 것이 귤뿐만은 아니었지만.  

 

 

 

 

 

 

 

 

 

 

 

 

지난 주말에 한 일은 검질메는 것 외에 이렇게 책을 마구 장바구니에 넣어두고... 그래 넣어두었다. 결제를 하려고 머리를 쓰다가 뭔가 미진한 것 같은 느낌에 미루고 있었더니 주말이 훅!하고 지나가버렸어. 아직 예판 기간이 남았으니 한번 더 생각해볼까? 한권씩 따로 주문해버리면 되는 것을 괜히 굿즈 생각하다가 미뤄지게 된 것은 왠지 비밀로 하고 싶은 이야기지만.

 

 

 

 

 

 

 

 

 

 

아직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별별 생물들의 희한한 사생활은 왠지 그냥 재미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이 책이 조금은 읽기 쉽게 씌여진 것 같다는 느낌이라면 문어의 영혼은 어떨까. 뭔가 독특할 것 같다는 느낌이 오기는 하지만. 책 정리가 되면 이 책도 빨리 읽어보고 싶은 책 중 하나.

 

 

 

 

 

 

 

 

 

 

 

 

 

 

 

 

 

 

최근에 읽고 싶은 책이 너무 많이 쏟아져 나왔어. 

어제 받은 카이사르도 래핑을 뜯지도 않은채 서둘러 책장에 꽂아뒀는데 안그랬다가는 집 마루에 발 디딜틈도 없이 책이 기하급수적으로 쌓이게 될까봐 그랬다.

지난 번 기증한다면서 청소년 도서를 수십권 뺐었는데 그렇게 조금 빈 자리에 책을 담아놓다가 어떤 책을 넣어야될지 망설이며 시간이 흘러버렸고 어제 그렇게 해서 비어있던 좁은 틈을 비집고 최근에 주문해 받은 책이 들어갔다.

그리고 이제 또 장바구니를 채우고 비우려고 하니 걱정이 앞서기 시작한다. 예전에는 그냥 책을 구입하곤 했는데 이젠 정말이지 더 이상 둘 공간이 없어지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는 중이니.

 

겨우 두 권을 읽고 한 권을 방출하고 있으면 새롭게 세 권이 들어오고 있어서 결코 책이 줄어들지는 않고 더욱 쌓여만 간다. 이 사태의 해결은, 도서관,이겠지만 도서관은 언제 찾아가고 읽고 싶은 책은 또 언제 내 차례가 되려나. - 아니, 어차피 집에 둔다해도 당장 읽는 건 아니잖아? 그러고보니 말이 안되는 핑계인걸까?

 

 

 그래도 조지 오웰은 빨리 왔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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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증명
도진기 지음 / 비채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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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작가에 대한 개념이 별로 없어서 '악마의 증명'이 왠지 낯설지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별생각없이 책을 펼쳐 읽기 시작했다. 아, 그런데 이거 왠 기시감이지? 하고 잠시 생각해보고 검색을 해 봤더니 역시 몇년 전 무척 재미있게 봤던 드라마에서 다뤘던 에피소드가 이 책의 표절시비로 잠시 화제가 되었었던 바로 그 원작 소설이었다. 아, 그래서 책 제목도 작가 이름도 왠지 낯익은 느낌이었구나. 당시 드라마의 인기로 인해 표절시비 문제는 소리소문없이 사그라들어버린 것 같았는데 책을 읽으면서 그 에피소드를 떠올릴 수 있을정도니 표절에 대한 것은 딱히 뭐라 결론 내리기가 힘들 것 같다. 법에 대한 부분이나 구체적인 사건 정황의 차이가 다르다고 하지만 일반인인 내가 느끼기에 쌍둥이의 범죄에 대한 모티브는 하나의 줄기처럼 보이기는 했다.

 

악마의 증명은 동일 제목을 표제작으로 하여 도진기 작가의 단편이 실려있는 단편집이다. 사실 한국작가의 미스터리를 찾아 읽는 편은 아니어서 그냥 작가의 전직 판사라는 이력이 작품을 홍보하는데 더 무게감을 실은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으로 조금은 가볍게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한 편 한 편 읽어나갈 때마다 놀라운 이야기의 전개는 - 사실 환상문학이나 호러쪽은 딱히 내 취향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허를 찌르는 듯한 이야기의 전개는 한번 잡은 책을 쉽게 놓지 못하게 했다. - 그가 결코 전직 판사라는 직업을 등에 업고 얻은 작가의 명성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호불호가 갈릴 것 같은 작품들이긴 하지만 글을 읽는 동안 일본 작가들의 작품이 생각나기도 했다. 내가 너무 일본 소설만을 많이 읽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외딴집에서'를 읽었을 때는 사실 일본 작가의 호러물같은 느낌이 더 강하기는 했다. 악마의 증명을 읽고 정글의 꿈과 선택을 읽을 때까지는 조금은 약한 미스터리의 느낌이 있었는데 외딴집에서는 그 결말이 좀 섬뜩해서 더 그랬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8편의 단편을 다 읽고난 후 다시 한편씩 떠올려보면 일본 소설같다는 느낌은 전혀 없고 이것이 도진기 작가의 작품이구나, 라는 생각만 남아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사건 자체만을 그려내거나 사건의 해결만을 이야기하려 한다기보다는 등장인물들에 대한 성향이나 심리, 성격에 대한 이야기가 더 인상깊게 다가온다. 그건 어쩌면 그가 말하고자 하는 모든 이야기에서 중심은 사람이며, 우리 역시 '사람'을 중심으로 모든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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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9 18:25   좋아요 0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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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약 - 약 안 쓰고 건강을 지키는
모리타 아츠코 지음, 홍주영 옮김 / 끌레마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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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안쓰고 건강을 지키는' 자연약, 이라는 제목은 자연치유에 대한 효과를 맹신하지는 않는 나로서도 한번쯤 읽어보고 참고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아니, 사실 나도 나이를 먹게 되고 연로하신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을 다니다 보니 약에 대한 부작용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느끼게 되면서 '자연약'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하는 것이 맞는 말일것이다.

점점 드셔야 되는 약이 많아지면서, 안그래도 신장기능이 저하되고 있는데 병원의 약들이 그 기능을 점점 더 약화시키고 있다는 이야기를 얼핏 들었다. 하지만 또 병원에서는 많이 알려져 마시는 차 외에 민간요법으로 몸에 좋다고 하는 약재물을 마시는 것은 어머니에게 안좋으니 마시지 말라고 한다. 일단은 의사선생님을 믿고 몸에 좋다고 알려진 이런저런 나무를 끓여 마시던 물을 끊고, 정기적으로 진료받는 내과의 처방약 외에는 진통제도 되도록 안먹는 것으로 했다.

물론 처음부터 전적으로 내과선생님의 말만을 믿은 것은 아니다. 내과 선생님은 쓸데없이 약을 과다복용하거나 굳이 먹지 않아도 되는 약은 먹지말라,는 이야기를 하시는데, 다른 병원에 갔을 때 어머니가 드시는 약을 이야기하고 신장기능이 안좋아 약먹는데 주의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면 다른 의사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을 많이 보였었다. 그리고 우리의 우려는 무지함으로 치부하듯 무시하고 약처방을 하고 항생제주사까지 놨는데 그날 어머니는 그 부작용으로 응급실에 가셔야했다. 지금이야 항생제 부작용이었겠거니 생각하지만 저녁부터 몸이 안좋다고 하시더니 급기야 몸을 덜덜 떨면서 식은땀 흘리고 의식까지 잃을정도였으니 얼마나 놀랐는지. 종합병원 응급실에 가서 여러 검사를 다 했는데 딱히 원인이 나오지도 않고 새벽이 되니 좀 괜찮아지셔서 퇴원하고 다음에 내과를 찾아갔더니 의사 선생님이 이비인후과의 처방전을 살펴보고는 굳이 먹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소견을 주셨다.  약을 줄이는 것만이 좋은것이다, 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다만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굳이 항생제가 들어간 약들을 처방받아 먹어야 하는 것인가, 한번 생각해보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약 안쓰고 건강을 지키는 자연약'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조금은 엉뚱한 이야기를 너무 길게 늘어놓았는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병원의 처방약이 가장 좋은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다보니 그렇게 되어버렸다.

이 책에는 '식물이 만들어낸 천연 약물의 놀라운 힘을 이용해 약 부작용 없이 평생 건강을 지키는 비법'이 담겨있다. 저자는 알러지와 아토피로 인해 고생을 하다가 식물요법으로 건강을 회복하고 좀 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공부를 위해 파리13대학의 의약학부 내에서 자연요법학으로 식물요법을 배웠다.

자연약의 기초지식과 올바른 사용법에 대한 기본설명이 담겨있고 우리에게 흔히 볼 수 있는 알러지, 아토피뿐만 아니라 감기에서부터 체질에 맞는 자연약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함께 치유효능이 설명되어 있다. 특히 약 복용이 쉽지 않은 임산부에게 도움이 되는 허브 이야기는 유용하다. 또 한때의 처방으로 그 순간을 모면하는 약이 아니라 근본적인 체질의 변화나 꾸준한 복용으로 영구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허브의 복용은 차 혹은 오일의 형태로 마사지를 하는 등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우리 일상에서 익숙하지 않은 허브도 많지만 흔히 요리를 해서 먹거나 차로 마시는 허브도 많아서 일단 쉽게 접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서 시도를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요즘 날마다 마시는 우엉차도 좋다고 하고 비타민이 많다고 해서 마셨던 감잎차도 고혈압과 동맥경화에 좋다고 한다. 나이가 들면 혈액순환이 안좋아지고 몸이 차가워진다고 하는데 열을 낼 수 있는 생강도 좋고, 흔히 양파와 마늘은 그냥 다 좋다고 하는 것처럼 이 책에서도 신진대사, 피로회복 등 여러 효능을 갖고 있다고 한다.

마당에 비파나무가 있어서 그런지 비파잎이 감기예방에 좋다는 것에는 괜히 밑줄을 그어보고 싶어진다. 목욕할 때 비파잎을 띄워서 하면 한기를 덜 느낀다고 하니 한번 효능을 실험해보고 싶어지기도 하고.

 

이 책은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 이야기가 많은데, 식물 요법에 대한 책을 볼때마다 외국작가의 글이라 우리나라 환경에 맞게 잘 자라는 우리의 허브가 아니라 외국의 허브가 많이 나와 아쉬울때가 많다. 그래도 이 책에는 그나마 우리가 쉽게 접할 수있는 우엉, 생강, 마늘, 양파, 쇠뜨기 같은 허브를 이용하고 효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어서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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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사르 1 마스터스 오브 로마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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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집에가서 하루의 일과를 정리하고 드디어 편하게 - 집중을 방해할 수도 있는 드라마까지 다 보고난 후 책을 집어들었다. 그리고는 금세 책을 내려놓고 말았다. 아침에 조금 늦을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을 하면서 망설이다가 다 읽고 2편을 기다려야 하는데! 하면서 출근한 것을 잊어버린 것이다. 어떻게 그걸 잊어버렸는지.

카이사르와 폼페이우스의 관계가 역사적인 맥락으로 그 모습을 서서히 드러내고 있으며, 도대체 부르투스는 어떻게 존재를 드러내고 관계를 맺어가게 될지 궁금해지고. 키케로 형제는 어떻게 그려질지...카이사르 1권은 딱 그 부분에서 멈춰있다.

아니, 궁금한 관계가 그것뿐이겠는가. 크게 보자면 카이사르와 폼페이우스의 대립적인 권력 장악의 모습이 가장 흥미롭게 그려지겠지만 그들이 각자의 세력을 확장해나가는 과정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의 행보는 또 어떠한가. 역사적인 인물들의 접점을 잡고 거기에 작가의 상상력을 통한 살을 붙이면 하나의 팩션이 만들어지겠지만 콜린 매컬로의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는 그렇게 단순하게 팩션이라고 하면 안될 것이다. 어쩌면 그래서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어떤 인물인지 궁금해지고 그들의 역할은 무엇인지 세세하게 살펴보고 싶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 아, 물론 나의 짧은 기억력과 역사적 지식의 빈곤은 오히려 그 모든 것을 다 뒤엉키게 만들어버리고 있지만 말이다.

 

여기에서 또 하나 마스터스 오브 로마의 매력 중 하나인 여인들의 삶의 모습이 그려진다는 것. 하나의 에피소드처럼 지나쳐가는 이야기일수도 있겠지만 그를 통해 당시의 시대상황에서 여성의 지위와 역할이 어떠한지, 또 서로의 이해득실을 따져가며 결혼과 이혼이 쉽게 이루어지고 있는 사회적 풍습 역시 흥미로운 부분이다.

 

로마의 역사에 대해 잘 알고 있지는 못하지만 - 잘 알지 못한다는 사실이 오히려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를 읽는 즐거움을 배가시키고 있다. 이들의 관계가 이랬었던가? 에서부터 시작해서 내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다른 방향인데? 라고 생각하는 순간 커다란 물줄기가 또 방향을 틀어버리고 만다. 그러면서 역사의 흐름을 또 떠올리게 하고 있으니 이 책을 읽으면서는 조금도 방심할수가 없다.

카이사르의 딸이면서 폼페이우스의 아내인 율리아의 죽음으로 인해 그나마 두 사람을 연결하던 끈이 완전히 사라져버리고 이후 카이사르는 갈리아지역의 정복을 통해 전쟁터에서 자신의 입지를 쌓아가고 폼페이우스는 로마를 장악해나가기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서로의 관계를 혼인으로 맺기도 하면서 인맥을 쌓아나가고 그 인맥을 이용하기도 하고 이중첩자를 키워내기도 하는 이야기를 읽다보면 역사의 흐름이 어느 한순간에 바로 이루어지거나 뒤바뀌어버리는 것은 아님을 깨닫게 되기도 한다.

 

정치적인 암투뿐만이 아니라 전쟁터에서의 에피소드는 한 사람의 지휘관이 잘못된 판단을 내리면 목숨이 오가는 전쟁터에서 용감한 사람들이 무기력하게 죽음을 맞게 되기도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용맹을 떨치며 자신의 이름을 헛되이 하지 않는 사람도 있음을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카이사르의 갈리아 정복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가 냉정하게 예외없이 - 여기서는 야만족이라고 하지만 소수민족이라고 할 수 있는 여러 부족민들이 등장하는데 그들 입장에서는 자유와 독립을 위해 싸운 영웅이 카아사르에게는 배신과 반역자일뿐이라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는 것은 이 책을 읽으며 그저 로마 만세,이거나 로마를 이끌어간 영웅들의 위대함만을 떠들어대면 안된다는 것을 깨우치고 있다.

 

아무튼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의 5부인 카이사르에서 주인공은 물론 카이사르겠지만 카이사르 1권의 중반에 "'위대한 키케로가 포룸 로마눔에서는 제일가는 싸움꾼일지 몰라도 진짜 전쟁터에서는 자루 속에 숨어 나오지도 못하잖소. 제각각 돋보이는 무대가 따로 있지요. 내가 좋아하는 키케로는 언제까지나 당신일 거요'라는 카이사르의 말은 퀸투스 키케로의 마음속에 머무르며 쓰라린 고통과 추스르기 힘든 악감정과 툴리우스 키케로 가문의 끔찍한 균열을 불러일으켰다"(213)는 문장은 이후에 퀸투스와 키케로를 어떻게 묘사하게 될지 무척 궁금해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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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의 거짓말 - 인문학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박홍규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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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인문의 출발과 고대의 인문에 대한 이야기다'로 저자는 말문을 열고 있다. 동서양의 지배문화에 대한 비판없는 찬양에 대한 역겨움과 최근의 대중적 인문학의 유행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며 '인문학이 필요한 이유는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해서'라고 '민주주의를 배신하는 인문학은 백해무익'하다 말하고 있다.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저자의 머릿말을 인용해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사실 책을 다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딱히 전적으로 타락한 인문학, 빈곤한 인문학이라는 말에 동의하게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인문학'이라는 제목이 붙어있지만 전체적인 느낌은 교양에세이를 읽은 느낌과 비슷하다. 물론 이건 어쩌면 내가 철학자들과 사상에 대해, 인문사회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저자의 말을 흘려 읽었기 때문일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의 내 기준에서는 그리 새로울 것도 없지만, 새롭게 알게 되는 부분 역시 잘 알지 못하면서 부정적인 측면만을 받아들일 수는 없기때문에 어떤 판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솔직히 말한다면 오래전에 저자가 쓴 책을 읽어보고 - 환경 관련이었다고 기억하고 있는데, 그 이야기가 너무 와 닿아서 그 후에 또 저자의 다른 글을 기대하며 읽었다가 뭔가 좀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 글 읽기를 중단했던 기억이 있다. 구체적인 기억이 떠오르지 않아 처음 '인문학의 거짓말'이라는 책이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잠시 망설여졌다. 그냥 편하게 내 기준에서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강했는데 아직까지는 '교양'인문학이라는 관점에서 한번 읽고 넘기는 글로 남을 것 같다.

 

'인문학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 대한 물음과 그에 대한 방향을 제시한다는 측면에서는 우리가 생각해볼만한 이야기는 많이 담겨있다. 그런데 첫 인문 이야기중 한꼭지인 첫 붓다 이야기에서 '미사용 라틴어를 한국어로 옮기는 신부가 있으면 존경하겠다'라는 표현에서 더 이상 이 책을 읽는 흥미를 잃어버렸다. 2차바티칸 공의회가 언제적 이야기이고, 미사 경문을 우리말로 한 것이 언제적 이야기인데...

그 이후부터는 왠지 저자의 이야기가 사실에 근거한 자신의 주장이라기보다는 조금은 자신의 아집을 보여주는 느낌이 들기 시작해 더욱더 술렁술렁 읽게 되어버렸다.  철학 사상에 대해서는 잘 모르기때문에 다른 관점의 이야기를 할수도 있겠구나 싶기는 했지만 내가 알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선뜻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 많은 것도 사실이고. 그리고 결정적으로 가부장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아버지의 이야기를 하며 자신의 사상과 맞지 않는 부모에게 효도하는 이들을 이해할 수가 없다는 말에서 저자에 대한 선입견이 확고히 생겨버렸기 때문에 그 이후의 글들은 말 그대로 저자의 의견일뿐이구나, 라는 생각으로만 읽게 되어버렸다. 나 역시 그런 부모님에게서 자랐고 마찰도 많았지만 지속적인 설득 과정에서 사상의식의 변화가 이루어지기전에 부모에게 지극정성을 다하는 것이 잘못이라는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저자의 의도는 그런것이 아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내게는 왠지 자신의 사상과 다르다고 척을 지는 것은 이슬람 근본주의자들과 무엇이 다를까 싶은 것이다.

 

'교양'이라고 하는데 어쩌면 내게 그만한 교양이 없어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적절한 비유가 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내게는 이 책이 그런 느낌이다. 성경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성경을 읽어보고 성경의 다양한 해석을 읽은 후 성경이 쓰여진 시대적 상황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 하고 난 후 비판적인 관점에서 이야기를 꺼내야 하는데 이건 마치 성경은 읽어보지도 않고 다른 사람의 비판만 드는 느낌?

그래서 더욱더 인문학에 대해 관심을 갖고 제대로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고보니 이 책이 바로 그런 의미에서 쓰여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내가 책을 제대로 읽은것이라고도 할 수 있을까...? ;;;;;;;;

한가지 덧붙이자면 우리가 너무 교조주의적 사상에 빠져있어 제대로 비판을 못한다거나 유대인 선민사상에 대한 비판, 팔레스타인과 이슬람에 대해 잘 알 수 없고 그에 대한 자료도 많이 볼 수 없다고 하는데 적어도 나는 번역된 책을 통해서 그에 대한 것들을 많이 접해왔고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된 것도 사실이다. 너무 오래전 이야기만 예로 들지 말고 최근의 자료와 접근해볼만한 인문학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면 좀 더 좋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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