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해보이는 녀석을 만났다. 땀도 흐르고 질척거리는데다가 짐도 많아서 그냥 돌아설까 하다가 그래도 폰을 꺼내들었다. 얌전히 바라보고 있어서 괜찮을 줄 알았는데 내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가 내가 한발짝 다가서자 몸을 웅크리며 싸움자세를 갖춘다. 멋모르는 사람처럼 그 모습까지 사진에 담고 싶었으나 이녀석이 나를 무서워하는 눈빛이 보여서 잠시 가만히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덤벼들까 도망갈까의 사이에서.

 

한동안 사무실 마당에 있던 두녀석이 안보여 다른 곳으로 옮겨갔나 싶었는데 여전히 이 근처에 살고 있는듯하다. 이녀석의 까칠함과 예민함이 동네사람들에게서 받은 구박때문이 아니길.

 

 

 

 

 

 

 

 

 

 

 

 

 

 

 

 

 

 

일본고양이나 프랑스고양이나 다 똑같겠지만. 일본의 골목길은 원래 아기자기하고 이쁜 꽃들을 보는 재미가 있으니 그 풍경속에 들어가 있는 길고양이들도 왠지 앙증맞게 나올것만 같고.

프로방스의 고양이는 그 자체로 멋진 풍경이 될 것만 같다. 선뜻 사기엔 망설여지지만 읽고는 싶은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건 책 사진인가 밥 사진인가.

점심으로 삶은 달걀 하나, 두부 한모, 미역초무침 약간, 상추 약간, 김치.

아, 그리고 후식으로 참외 하나, 포도 댓방울.

두부와 달걀을 먹어서 그런지 배속은 든든하다 못해 빵빵하게 부풀어 올랐고, 식곤증에 좀전까지 정신이 없었다. 거기에다가 이런 책 - 마음은 그렇게 작동하지 않는다, 를 펼쳐들고 있으니 어찌보면 정신없는 건 당연한 결과일것이다.

어쨌든지간에. 해야할일이 있지만 아직 시간여유가 있다는 생각때문인지 자꾸만 정신은 딴데로 흘러가고 책을 읽지도 못하겠고 결국은 이렇게 모니터를 쳐다보다가 잡생각에 빠져들기 시작하고 있다. 아, 정말 시간이 많은가보다.

 

요즘 인터넷세상에서는 찾지 못하는 것이 없어서 내가 여기서 누군가에 대한 언급을 하면 그것이 돌고돌아서 모두의 귀에 들어간다는 것을 인식한 이후로 글을 쓴다는 것은 정말 위대한 모험을 떠나는 것 만큼이나 각오를 다져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글을 써대는 것은 나 자신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것.

 

사람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다는 것은 일상이 무너지는 것과 같다. 막장드라마가 아니더라도, 그냥 티비에 방송되는 드라마들을 보면서 어떻게 저런 일이 일상화되어 있냐, 라거나 캐릭터에 대한 고민없이 극과극을 달리는 캐릭터들만 나열하고 있다, 는 등의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제야 깨닫음이 온다. 가만 생각해보면 저건 드라마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일상의 이야기인거다, 라는 거. 말도 안되는 캐릭터는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내 주위 사람들에 대한 인식이 아직도 모자라서 그랬다는 걸 깨달은거다.

자신을 위해 거짓말을 하고, 내가 하지도 않은 말이지만 자신의 이야기에 이용해먹기 위해서는 내가 그런 말을 했다고 말을 흘린다는 걸 알았다. 우리 두 사람이 같이 그에 대한 진위여부를 따진다는 것 이전에 둘 사이의 대화 자체가 없으니 그런 거짓말이 가능한거다. 철저하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 모두를 속이는 것이 가능한것은 우리 모두가 서로에 대해 툭, 털어놓는 - 그러니까 내가 한때 입에 달고 살았던 '까발림'의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 이건 정말이지. 나에게 해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에 모른척해야하나? 그 누군가로 인해 또 다른 사람이 오해를 받으면서 더 큰 미움을 받게 되는 상황이 되어버렸는데. 이 모든것을 다 까발리게 되면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

내가 이 모든 걸 터뜨린다고 해서 다른 사람도 나처럼 솔직하게 모든 걸 다 까발리고 허심탄회하게 옳은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나는 충분히 잠시의 불편함과 어색함과 부당하게 미움받는 것마저도 감수할 생각이 있지만. 지금의 관계성으로 봤을 때, 그들은 결코 그렇게 옳은 방향으로 나아갈 사람들이 아닌데다가 더 큰 오해가 생길수도 있기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이렇게 어쩔 수 없는 상황, 이라는 것이 꼭 말도 안되는 드라마와 같은 것이다. 아, 정말 미쳐버릴것같은.

 

오히려 나와 직접 관련된 일이라면 좀 더 쉽게 터쳐버렸을지도 모르겠지만. 이건 공식적으로 나와 전혀 상관없는 일인데다가 주위에서 흘리는 소문만으로 이야기를 끌어갈수도 없는 것이고. 소문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들 라인의 끝까지 가봐야하는데 그건 국장과 오너에게까지 올라가야하는 것이라 처음부터 불가능.

그래서 그녀석은 안심하고 자신의 발톱을 감추고 뻔뻔함을 유지하고 있는 것일까?

세상 참 무섭다. 모든 일은 자신이 저질러놓고, 그에 대한 불이익과 오해와 미움은 다른 사람에게로 돌려버리고, 그 당사자에게는 오히려 위로해주는 것처럼 말하면서 이런 상황들을 감수해야 한다 했다니. 세상이 무서운게 아니라 사람이 무서운게다.

 

시간이 아무리 많아도 이런 부정적인 생각들로 잠이 깬 오후 시간을 보내는 것은 참 싫구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음... 이 책을 읽고 싶긴 했지만, 지금 쌓여있는 책들이 너무 많아서 당분간 신간구입은 자제하려고 맘 먹은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참고 있었는데. (신간 구입을 자제하는 것 뿐이라는 핑계하에 지난주에는 구간 도서를 마구 구입하는 만행을 저질렀지)

아침 출근할때부터 폰이 띵띵거리더니 알사탕을 준다는 메시지가 들어왔다. 아하~! 보관함이나 장바구니에 넣어 둔 상품은 이렇게 알림을 해 주는거였다. 앞으로는 관심 도서를 넣어둬야겠...(다고 생각은 이미 전에도 했지만 일일이 클릭하는 것이 귀찮아 하지 않고 방치해 둔 것은 나였구나. 그래도 이건 용케 장바구니에 넣어뒀네. 사실 구입해볼까, 하고 넣어둔거겠지만 뭐.)

 

근데 알라딘에서의 책값은 정말 요지경이다. 오늘 이 책을 구입했는데, 알사탕 오백개. 적립금 이천원. 플래티넘 적립금 천원. 반값이다! 이러니 자꾸만 책을 사게 되는거 아니겠는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보통의 여행기가 아니라는 느낌이다. 아니, 실제로 이건 보통의 여행기가 아닐 것이다. 메갈로마니아에는 온다 리쿠의 여행기뿐만 아니라 짧은 소설까지 실려있다고 한다. 비행기를 타지 못한다는 미미여사가 한국으로 오는 방법은 '배를 타는 것'도 있다는 말은 모른척 한국방문은 없을 거라는 이야기가 있지만, 온다 리쿠 역시 비행기 타는 것을 싫어라 한다니. 아무튼. 여행은 각자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어서 - 뭐, 이유가 반드시 있을 필요도 없지만 - 각자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하는 것이니. 하루에 오십달러를 쓰든, 단돈 26유로만 들고 세계여행을 떠나든. 나는 짧게 온천 여행이라도 다녀올 수 있으면 좋겠다는 심정뿐이고만.

 

 

세계를 만나는 방법은 '여행'뿐인 것은 아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만날 수 있지만 가장 어려운 방법은 '언어'이고 흥미롭지만 가리는 것이 많아 섣부르게 접할 수 없는 것이 '음식'이다. 그래서 언제나 안전하게 '책'으로만 온갖 곳을 돌아댕기는데... 아, 정말... 나는 언제쯤이면 잘 몰라도 부딪히며 실전을 쌓아가는 모험을 감행할 것인가...

 

 

도립미술관에서 피카소 샤갈 특별전을 한다길래 가서 관람을 했었다. 흔히 알려진 유명한 그림보다는 조금은 낯선듯한 그림들이 걸려있어서 다소 흥미를 잃을뻔하기도 했지만 - 베네수엘라 국립미술관에서 대여를 한 작품이라 아마도 그동안 전시되지 않았던 그림들이 많아 훨씬 더 희소가치가 있는 작품들이라는 설명을 듣기도 했지만 - 그저 스치며 들은 풍월이 있는 작가들의 그림들을 진품으로 본다는데 뜻을 두고 관람을 했었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했는데 캔버스를 칼로 부욱 그은 저 작품 - 아니, 혹은 다른 작품일지도 모르지;;; 아무튼 누군가 장난삼아 찢어놓은 듯한 루치오 폰타나의 작품도 봤다.  실제로 설명을 들으며 한번 훑은 다음 다시 관람을 시작할 때 엄마 손 잡고 온 꼬맹이가 있었는데 저건 뭐냐, 라는 표정이다. ㅎ

 

 

 

 

 

 

 

 

 

미학,에 대한 책을 열심히 읽는다고 내가 미학에 대해 잘 알수 없는 것은 사실이고, 아니, 이해하며 읽는 것 자체도 그리 쉬운것이 아닌데 왜 나는 자꾸 관심이 이쪽으로 동하고 있는건지 모르겠다. 미술관에서 관람하며 설명을 들을 때도 다들 얌전히 듣고 있는데 혼자 기웃거리면서 자세도 바꾸고 막 그러고 있는데 마침 큐레이터가 관람객들에게 이 전시관은 설치미술을 관람하는 곳이기 때문에 가만히 서서 보기보다는 움직이면서 봐야한다고 설명하면서 나를 쳐다보는 바람에 좀 민망해지기도 했었다. 그래도 얼마나 다행인가. 나처럼 관람하라는 무언의 눈길이었으니.

 

내가 떠날 수 없으면, 내가 있는 곳으로 찾아 온 세계의 명물들을 관람하러 미술관에라도 발걸음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음악에 대한 취향은 사람마다 다양하다. 하지만 좋아하는 음악의 장르가 각자 서로 다를지라도, 노래는 사람들의 생활에 활력을 불러일으키는 수단이라는 것에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받아들고 제일 먼저 어머니가 즐겨 읊으시던 하여가와 단심가를 찾아봤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 칡덩굴이 얼거진들 어떠하리~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번 고쳐 죽어

백골이 진토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이쯤되면 어머니는 아는 시조들을 하나씩 읊기 시작한다.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감을 자랑마라~

 

나는 한때 어머니가 이렇게 뜬금없이 읊어대는 시조를 좋아하지 않았다. 아마도 수업시간에 딱딱하게 들어왔던 것이어서 '공부'라는 것이 연상되어 더 그랬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어머니는 사극 드라마를 보다가도, 음악방송을 보다가도 연상되어 떠오르면 곧바로 흥얼흥얼 읊어대곤 하셨더랬다. 그래서인지 그 의미를 떠나서 흥얼흥얼 가락도 아닌것이 가락처럼 슬며시 흘러나오는 것이 조금씩 재밌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상은의 공무도하 앨범은 고려가요를 훨씬 더 감성적으로 느끼게 해 주었고.

 

그러니 이처럼 옛그림 역시 미술교과서나 국사 교과서와 상관없이 읽는다면 재미있지 않을까 싶어진다.

 

 

그것과는 또 달리 초판본 고서의 희귀함에 대한 에피소드가 재미있는 이 책! 벌써 3권이나왔다. 이번에는 미야자와 겐지의 절판된 시집도 증정한다는데. 으~

 

 

 

 

 

 

 

 

 

 

 

 

이건 아무생각없이 다양한 관점에서 관심이 가는 책들.

하지만 당분간 책 구경은 좀 참아야겠다. 읽으려고 쌓아둔 책들에다가 지금 완전 읽고 싶어진 레미제라블과 아르미안의 네딸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묵직함을 주고 있으니. 아, 어제는 아르미안의 네딸들을 한쪽으로 쌓아두려다가 손가락을 살짝 찍었다. 그 쓰라린 고통이란! ㅠ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