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여행기가 아니라는 느낌이다. 아니, 실제로 이건 보통의 여행기가 아닐 것이다. 메갈로마니아에는 온다 리쿠의 여행기뿐만 아니라 짧은 소설까지 실려있다고 한다. 비행기를 타지 못한다는 미미여사가 한국으로 오는 방법은 '배를 타는 것'도 있다는 말은 모른척 한국방문은 없을 거라는 이야기가 있지만, 온다 리쿠 역시 비행기 타는 것을 싫어라 한다니. 아무튼. 여행은 각자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어서 - 뭐, 이유가 반드시 있을 필요도 없지만 - 각자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하는 것이니. 하루에 오십달러를 쓰든, 단돈 26유로만 들고 세계여행을 떠나든. 나는 짧게 온천 여행이라도 다녀올 수 있으면 좋겠다는 심정뿐이고만.

 

 

세계를 만나는 방법은 '여행'뿐인 것은 아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만날 수 있지만 가장 어려운 방법은 '언어'이고 흥미롭지만 가리는 것이 많아 섣부르게 접할 수 없는 것이 '음식'이다. 그래서 언제나 안전하게 '책'으로만 온갖 곳을 돌아댕기는데... 아, 정말... 나는 언제쯤이면 잘 몰라도 부딪히며 실전을 쌓아가는 모험을 감행할 것인가...

 

 

도립미술관에서 피카소 샤갈 특별전을 한다길래 가서 관람을 했었다. 흔히 알려진 유명한 그림보다는 조금은 낯선듯한 그림들이 걸려있어서 다소 흥미를 잃을뻔하기도 했지만 - 베네수엘라 국립미술관에서 대여를 한 작품이라 아마도 그동안 전시되지 않았던 그림들이 많아 훨씬 더 희소가치가 있는 작품들이라는 설명을 듣기도 했지만 - 그저 스치며 들은 풍월이 있는 작가들의 그림들을 진품으로 본다는데 뜻을 두고 관람을 했었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했는데 캔버스를 칼로 부욱 그은 저 작품 - 아니, 혹은 다른 작품일지도 모르지;;; 아무튼 누군가 장난삼아 찢어놓은 듯한 루치오 폰타나의 작품도 봤다.  실제로 설명을 들으며 한번 훑은 다음 다시 관람을 시작할 때 엄마 손 잡고 온 꼬맹이가 있었는데 저건 뭐냐, 라는 표정이다. ㅎ

 

 

 

 

 

 

 

 

 

미학,에 대한 책을 열심히 읽는다고 내가 미학에 대해 잘 알수 없는 것은 사실이고, 아니, 이해하며 읽는 것 자체도 그리 쉬운것이 아닌데 왜 나는 자꾸 관심이 이쪽으로 동하고 있는건지 모르겠다. 미술관에서 관람하며 설명을 들을 때도 다들 얌전히 듣고 있는데 혼자 기웃거리면서 자세도 바꾸고 막 그러고 있는데 마침 큐레이터가 관람객들에게 이 전시관은 설치미술을 관람하는 곳이기 때문에 가만히 서서 보기보다는 움직이면서 봐야한다고 설명하면서 나를 쳐다보는 바람에 좀 민망해지기도 했었다. 그래도 얼마나 다행인가. 나처럼 관람하라는 무언의 눈길이었으니.

 

내가 떠날 수 없으면, 내가 있는 곳으로 찾아 온 세계의 명물들을 관람하러 미술관에라도 발걸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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