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리틀위버 - 핀룸으로 만나는 위빙 첫 번째 시리즈
정세은 지음 / 책밥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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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위버,라는 낯선 단어가 뭔지를 확인하기 전에 먼저 사진으로 본 직물을 보니 왠지 이걸 꼭 해보고 싶었다. 이렇게 멋진 것을 집에서 손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니 괜히 흥분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책을 받기 전에 리틀위버라는 단어를 검색해봤는데 예상외로 찾아볼만한 자료가 많지 않았다. 검색이 어렵다기보다는 '리틀위버'라는 직기 자체를 구입하는 것이 어려운것처럼 느껴졌으니.

'리틀위버'는 티 코스터 크기의 직물을 만드는 작은 직기를 일컫는 것이고 이 책은 그 리틀위버를 이용해 티 코스터나 그를 응용한 넥워머, 티코스터를 여러 장 연결하여 만들 수 있는 테이블 매트, 담요, 그 외 덮개나 받침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 직조기술을 정리해 놓은 책이라고 하면 이 책에 대한 설명은 대략적으로 끝난것이 아닐까 싶다. 직조기술이라고 표현했는데 우리에게 익숙한 표현으로 한다면 뜨개질을 할 때 무늬를 넣기 위한 패턴을 배우는 것처럼 이 책에서 설명하는 것 역시 코스터를 만들 때 여러가지 색상의 실을 이용하여 색다른 패턴을 만들어내는 공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커다란 수직기만을 떠올려서 집에서는 결코 할 수 없으리라 생각했던 편물수직을 이렇게 자그맣게도 할 수 있다는 것에 흥미를 가졌는데 어떤 것인지 정확히 모르면서 리틀위버를 덥석 사기는 망설여져서 아직은 리틀위버를 마련하지 못하고 책만 들여다보고 있다. 혹시 리틀위버를 목공을 이용해 직접 만들어볼 수 있을까 싶어 들여다보다가 촘촘하게 같은 간격으로 일정하게 못을 받아야하는데 못머리가 있으면 또 안되겠다는 생각에 포기.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리틀위버를 마련하는 걸 생각해봐야겠다. 그만큼 이 직조물은 꽤 매력이 있는 것이다.

오래전에 선물로 받은 티 코스터가 편물로 되어 무늬도 담겨있는데 그것도 이런 방식으로 만든것일까? 공장에서 대량으로 생산했다기에는 형태가 일정치 않고 조금씩 어긋나는 무늬도 있어서 그냥 머나먼 남미에서 온 것이라 그런가보다,라고만 생각했는데 그것이 공장제품이라기보다는 가내수공업제품이라고 생각한다면 왠지 좀 더 가치있게 느껴진다.

직접 해보지 못하고 눈으로만 작품감상을 해서 많이 아쉬운데 언젠가 기회가 되면 시도를 해보고 싶다. 가장 포근한 실로 따뜻한 시간을 엮어보라,는 저자의 말이 없더라도 왠지 리틀위버로 직물을 짜고 멋진 무늬의 티 코스터를 만들고 있다면 그냥 즐거운 시간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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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마이에서 시간을 보낸 김남희의 여행기에는 그곳 사람들의 그칠 줄 모르는 친절함에 대해 끊임없이 나온다.
본인이 길을 모르면 다른 식구에게, 이웃 사람에게... 그렇게 이방인에게 친절을 베푼다.

반면에.
우리동네를 지나가는 어린 친구들은 떼로 몰려다니며 초인종을 누르고 도망가느라 분주한 발걸음 소리만 남긴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갑작스레 비가 내리기 시작한 주말 오후.
시장에 마실간 어머니에게 비가 그치면 오라고, 아니면 내가 좀 있다 우산을 들고 갈테니 비 맞아 감기걸리지 말고 기다리라했는데.
비가 금세 그칠듯하지 않아 빨래를 널고 나가보려고 마당에 있는데 대문 앞에서 두런두런 말소리가 들려 봤더니.
잠시 비가 그치는듯해 길을 나섰는데 할망걸음은 느릴수밖에 없고 그 사이 또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그렇게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고 오는데 고등학생쯤 보이는 남학생이 우산을 씌워주며 집앞까지 와줬댄다.
친구만나러 가는 길인데 늦어도 괜찮다며 가던 방향과 정반대의 길을 걸음이 느리고느린 할머니 옆에서 우산을 씌워주고는 어색하게 인사하고 가버린 학생이. 가게집할머니 손주인가 했는데 그냥 길을 걷다가 만난 아이라고.

수줍게, 당연히 할 일을 하고 간다는 표정으로 친구만나러 가는 학생의 뒷모습에 축복을 빌어줬다. 너는 부디 이 세상에서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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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북 사 온다는걸 잊어서.
그냥 메모지에 그렸더니 종이가 우네. ㅉ

충분히 연습하고 카드 만들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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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안 가브리엘 바스케스는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이후 콜롬비아 문학을 대표하는 신진 작가로, <추락하는 모든 것들의 소음>으로 알파과라상, 로제 카유아 상, 그레고르 폰 레초리 상, 국제 IMPAC 더블린 문학상 등을 휩쓸며 세계 비평계의 호평을 받고 있다. 2010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를 비롯한 많은 문학가들이 '라틴아메리카 문학의 새로운 목소리'라며 극찬한 라틴아메리카의 차세대 작가다.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추락하는 모든 것들의 소음>은 마약과 폭력, 광기와 야만으로 점철된 콜롬비아의 현대사와 그러한 공포의 시대를 살아낸 개인의 운명을 절묘하게 교차시켜 직조한 작품으로, 의문에 휩싸인 한 남자의 죽음과 그의 과거를 되짚어가는 과정을 통해 콜롬비아 암흑기의 잔상을 완벽하게 재현한다.

 

 

 

책을... 더 열심히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그런데 이렇게 방구석에서 책을 읽는 의미는 무엇인가, 싶기도.

 

어제는 '나쁜나라'를 보고 왔는데, 공동체에서 상영한 영화가 끝나고 기억공간에서 오신 분이 약간의 설명을 하고 그러는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리멤버 팔찌와 노란리본 목걸이, 뱃지를 나눠주면서 부디 모두에게 잊지 말아달라고...

그래, 금방 끝나겠지,라는 생각으로 페북과 카톡에 남겨둔 노란 리본 이미지. 최대한 1년을 추모기간으로 생각하려고 했었는데 진실이 감춰진채 지지부난하게 끌려가고 있는 걸 보면서 나의 추모기간은 한없이 늘어나고 있어.

내 일이 아닌듯 스쳐가는 사람들.

씨월드 사건이 있을 때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 침묵한 결과가 세월호의 참혹한 사건을 또 남겼다고. 이제 더 이상 그런 사건이 생기게 해서는 안된다는 말에 내 마음이 아프다. 나도 그런 사람일지도...

세월호 사고,라고 하지 말래. 세월호 사건이래. 그건 '사건'이라는 거야.

나쁜 나라의 나쁜 국민이 되지 말아야한다는 결심을 해야한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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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우체국 - 황경신의 한뼘이야기
황경신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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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고마워. 아주 먼 곳에서 온 듯한 향기가 났어.

 

혼자 쓸쓸하게 밥을 먹으면서, 걸려오는 전화도 없고 전화를 걸만한 곳도 없이 그저 그렇게 혼자 덩그러니 앉아있는 시간에 초콜릿 우체국을 집어 들고 시간과 추억의 여행을 시작한다. 쓸쓸하지만 외롭지는 않은 그런 시간과 추억 여행. 갑자기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그 누구에게든, 그 무엇에든.

결국 밥을 먹고난 후에도 슬그머니 일을 옆으로 밀어두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조금씩 아껴가며 읽어야 즐거운 여행의 시간이 길어질 것이라 생각하면서도 지금 이 순간의 그 느낌을 마저 채우지 않으면 안될것만 같은 느낌에 꾸역꾸역 책을 읽어나갔다. 이건 꼭 내게 하는 동화같아, 이건 이별을 이야기하며 슬퍼하고 있지만 결국은 다시 만나게 된다는 해피엔딩이잖아, 이건 아무리 견디기 힘들어도 삶은 지속되어야만 한다고 용기를 내라고 하는 말인 듯 해...

 

아주 오래 전 글의 여백에 담겨있는 글을 읽어낼 수 있는 마음의 눈이 없을 때, 그 담담하고 때로는 엉뚱한 비유와 은유속에 담겨있는 글의 의미를 눈치채지 못했을 때 나는 그저 재미있는 동화책을 읽듯이 이 짧은 글들을 읽었었다. 그런데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야기 한편한편이 모두 우리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느껴져버린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결국은 혼자 남게 될 것을 암시하는 결말들, 그 혼자만의 시간을 잘 견뎌내는 것은 힘들지만 그래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는 위안을 갖게 된다. 어느 순간 닥쳐오는 어려움은 두려워할것은 아니라며.

물론 뜻밖의 행운이 닥쳐오는, 아니 불행이 먼저일수도 있는 양면의 동전을 줍게 되는 일도 있지만 내게 행운이 아니라 불행이 먼저라고 해도 딱 그만큼의 행운이 온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슬퍼하거나 분노할 이유도 없을 것이다. 누군가는 그렇게 더 큰 행운을 기대하며 욕심을 부리다가 행불행의 동전을 잃어버리기도 하지만 욕심을 내지 않는다면 그런 불행이 찾아오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닥 찾아가보고 싶은 생각을 하지는 않지만 '무엇이든 사라지고 나타나는 마을'에서 지내고 있는 듯 한 마음을 잊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언제 사라질지도 모르는 것들은 그만큼 소중하게 여겨지니까, 그들이 존재하는 동안 우린 행복할 수 있지 않습니까. 게다가 그들은 반드시 다시 나타나니까"

그러니까 언제 사라질지도 모르는, 어머니가 초간단으로 해주시는 감자볶음 반찬도 사라져버리기 전에 먹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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