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히 정리해보자, 라고 생각해서 제일 먼저 떠올린 것이 '소설'이다. 물론 아주 재미있게 읽은 소설책들. 하지만 내 말 버릇은 아주 좋은 책도 '재미있는 책'으로 표현해버리는 것이니 그걸 감안하고 생각을 해야 할 것이다.

한해동안 소설만 읽었다,고 치기엔 너무 적은 책을 읽었고 또 그렇다고 그 외의 다른 많은 책을 읽었다고 하기엔 소설만 많이 읽은 것 같고. 이런 모순된 말이 엉키는 이유는 아마도... 책의 내면을 내 안으로 담아들이지 못하고 활자들만의 모습을 좇아 눈운동만 한 것이리라.

어쨌거나 생각나는대로.

 

 

 

 

지금의 내 나이는 아이들과 완전히 공감하기엔 좀 버거울만큼 많이 들어버린 것 같다. 단순하게 아이들을 바라보는 것이 힘들어지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나오는 다양한 책은, 여전히 재미있다.
씁쓸한 초콜릿의 에바와 안녕,오즈의 루카스는 다른 듯 닮은 꼴이다.
요즘의 아이들은 너무 자신감이 넘쳐나 행동에 거침이 없어 불편할 때가 있다. 물론 그 '자신감'이라는 것이 본인에게만 자신감일뿐 주위 다른 사람들에게는 건방짐이거나 이기주의가 된다는 걸 모르고 있는 애들도 있다. 그건 불편 정도가 아니라 독이된다. 내게는.
아무튼 에바와 루카스는 조금 답답함으로 시작되다가 싱긋, 미소짓게 되는 그런 녀석들이다.

아, 그렇게 미소짓게 하는 녀석들은 또 아주 많다. 그 중에 야콥과 크리스토퍼는 힘차게 악수를 하고 한껏 껴안아주고픈 마음이 들게 하는 녀석들이다. '나랑 놀아주면 안되겠니?'라고 물어보고 싶은 녀석들.
이제 야콥과 크리스토퍼는 '뭐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할꺼야. 그 믿음은 그들에게 향한 것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에게 해 주는 말이다. 그래서 난 이녀석들을 더 좋아하는지도 몰라.

아, 뭐든지 할 수 있어, 라는 기세로 덤비는 녀석들은 또 있다. 올해 내 마음을 사로잡은 녀석들은 더 좀비스.

 

 

 

 

우연히 가네시로 가즈키라는 작가의 작품을 알게 되었고, 머 별다른게 있을까? 라는 심정으로 책을 읽기시작했는데 나는 이제 그의 전작주의자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버린다.
솔직히 플라이, 대디, 플라이에서 순신으로 나온 오카다 준이치라는 배우가 멋있기도 했지만 결코 아빠를 폼나는 영웅으로 만들지 않아 너무 좋았더랬다.
GO를 읽다보면 영화 박치기가 자꾸 떠올랐다. 아, 물론 서경식씨의 소년의 눈물도 떠오르고 디아스포라기행에서 읽었던 그 느낌이 조금 더 짠..하게 떠오르기도 했다.
어찌되었든 다시 이들의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나는 아직 '레볼루션 3'을 읽지 못했다. 오늘 다 읽고 페이퍼를 쓰면 되겠지만 그리 성급하게 읽고 싶지 않다. 조금 간격을 두고 일에 찌들렸을 때 꺼내 읽기 위해 남겨 둔 내 삶의 활력소니까.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않을란다. 이 녀석들의 이야기를 읽고 '이거 뭐야~' 하는 사람은 절대로 없을꺼다. 아니, 혹시라도 재미없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별천지 사람일 것이다. 더 좀비스를 만나본 사람들이라면 내 말에 동의하겠지? ^^

 

 

 

 

그리고 또 더 많은 아이들이 있고, 더 다양한 삶이 있다.
아, 어쩌다보니 우연찮게도 이 책들에는 모두 '소년'이 나오는군. 소년,이 세상을 만나는 것은 그저 단순히 나이를 먹어가고 있어, 라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아악,,,, 자꾸 연쇄적으로 책이 떠올라버리고 있다. 밥 먹으러 가야하니까 우선은 여기까지!

헉,,,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이야기하자.

 

 

 

 

괜히 낭만적이라거나, 그럴 듯 하지 않은 희망을 이야기했다고 해서 이 책의 가치를 낮추고 싶지 않다. 누가 뭐래도 역시 소년,에게는 '희망'을 향해 달려갈 수 있는 낭만과 꿈이 있어야하지 않겠는가. (소년,이라고 하니 괜히 찔린다. 내게는 '아이들'인 것이다. 남자, 여자의 구별이 아닌.)

세상과 만나는 이야기는 다양할 수 있지만, 나는 탈과 나임의 만남이 지금도 이루어지고 있기를 바란다. 평화가 있고 희망이 있고 사랑이 있는 그런 세상을 아이들이 해맑게 웃을 수 있다면, 행.복. 아니겠는가.

'심장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뛸 때' 아이들은 또 다른 세상을 만나게 되는거겠지.

아, 도저히 못참겠다. 배고파서. 밥 먹으러 가야겠다. 아직, 내 세상은 이런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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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차
미야베 미유키 지음, 박영난 옮김 / 시아출판사 / 200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읽은 느낌은 다 비슷하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도 이미 다 나와 있고, 미스테리 문학이라고 나와 있는데 줄거리를 꿰는 것도 예의가 아니고. 그렇다면 나는 이 책에 대해 뭘 이야기하지?
일본소설, 특히 사회문제를 다룬 소설을 읽다보면 다시한번 작품의 연도를 확인해보게 된다. 아니나다를까 이 책 역시 십년도 더 전에 씌여진 소설이었다. 쇼 오락 프로그램을 보면 일본것을 그대로 베껴와서 하는 경우가 많아 일본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될수록 우리의 문화에 대해 괜히 생각해보게 되는데, 사회 문제를 다룬 소설은 좀 더 끔찍하게 우리의 사회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물론 우리가 일본과 똑같이 흘러가지는 않지만 그 붕괴되어가는 모습이 너무나 흡사해 더 심각하게 책을 읽어버리곤 한다. 나는... 그렇다.

그리고 내가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가 뭔지 좀 더 뚜렷해졌다.
미야베 미유키는 이 책에 등장하는 '인생을 훔친 여자'에게만 돌팔매를 던지지는 않는다.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는 사회구조속에서 과연 그 개인에게만 손가락질하며 비난할수는 없다,라고 이야기한다. 비현실적인 이야기에 빠져들어 책을 읽는 중이라고 생각하다가 어느순간 지독한 현실을 깨닫고 흠칫 놀라게 되는 이유는 그런것일거다.

소비가 미덕인 듯 소비를 조장하는 사회, 폼나고 멋있게 사는 것이 최고인 듯 겉치장만을 강조하는 사회,  자신의 진짜 콤플렉스가 뭔지 깨닫지도 못하면서 그걸 감추기 위해 편집증처럼 중독되어가는 사치소비향락 지향의 생활이 자꾸 허공으로 발을 내딛게 하고 끝내는 나락으로 떨어지게하고 만다. 신용사회라고 하지만 그 신용이라는 것이 허공에 꾸며진 뜬구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을 땐 이미 늦어버린 때이다.
그들을 그렇게 내몬것은 그 자신일뿐이다, 라고 잘라 말할 수 있는가.

아, 내 이야기가 오히려 더 뜬구름잡기인듯하여 말을 줄여야겠다.

화차는 끝에 풀려나온 끈을 잡고 뒤따르다보면 금새 풀려나온 끈의 실마리를 붙잡고 끝을 발견하게 될 듯 하면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연결끈을 내보내는 마법의 끈을 부여잡고 있는 느낌이다. 그만큼 이야기책으로서 엄청난 흥미를 갖게 해준다. 미야베 미유키 글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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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6-12-08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백아닌고백을하자면글을쓰다졸았다물론지금도비몽사몽이다.도대체가이러면서굳이글을쓰는이유는,
 
화차
미야베 미유키 지음, 박영난 옮김 / 시아출판사 / 2006년 10월
구판절판


화차여, 오늘은 우리 집을 스쳐 지나가더니 또 슬픈 어느 곳으로 돌아가느냐

* 화차火車 ; 생전에 악행을 한 망자를 태워 지옥으로 옮기는 불수레-127쪽

죽은 자는 산 자의 내면에 흔적을 남기고 간다. 사라은 흔적을 남기지 않고 살아갈 수 없는 존재다. 벗어 던진 윗도리에 체온이 남아 있는 것처럼, 머리빗 사이에 머리카락이 끼어있는 것처럼 어딘가에 무언가가 남아 있다.-189쪽

풍경은 그것을 보는 자의 눈 안에 있다. -261쪽

자신한테 일어난 일을 그런식으로밖에 해결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는 거란다..... 앞으로 너희들이 살아가야 할 이 사회에는 자기 자신과 현실에 대한 불만을 폭발적이고도 광적인 힘으로 해결하려는 인간들이 더욱더 늘어날 것이라고. 그런속에서 어떻게 살아나가야 할 것인지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힘을 키워 줘야 한다.-3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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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은 속삭인다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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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그것은 어른 쪽에서 시작된 차별이었다. 차별에는 강한 전염력이 있기 마련이다. 대항할 힘이 없는 어린아이는 쉽게 감염될 수 밖에 없다. 때로는 스스로 나서서 전파시키기도 한다. 재미있기 때문이다............ 무엇하나 부끄러운 짓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마모루는 늘 혼자였다.-98-99쪽

네 아버지는 나쁜 사람이 아니었어. 그저 약했을 뿐이지. 슬플 정도로 약했지. 그 약함은 누구에게나 있는 거야. 네 안에도 있어. 그리고 네가 네 안에 있는 그 약함을 깨달았을 때 '아아, 아버지랑 똑같구나' 하고 생각하겠지. 어쩌면 부모가 그러니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할 때도 있을지 몰라. 세상 사람들이 무책임하게 '피는 못 속인다'는 말을 하는 것처럼 말이야.
.. 인간에는 두 종류가 있어. 하나는 할 수 있는 일이라도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면 하지 않는 인간, 다른 하나는 할 수 없는 일이라도 하고 싶다고 생각하면 어떻게든 해내고 마는 인간. 어느 쪽이 좋고 어느 쪽이 나쁘다고 단정할 수는 없어. 나쁜건 자신의 의사로 하거나 하지 않거나 한 일에 대해 변명을 찾는거지.-10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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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지침서 (양장)
쑤퉁 지음, 김택규 옮김 / 아고라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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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단편 소설 세편을 읽었다.
처첩제와 관련된 처첩성군, 이혼과 관련된 이혼지침서, 전쟁이야기 등불 세 개.
아, 이렇게 쓰고 나니 정말 별 이야기 아닌 것 처럼 되어 버렸다. 어쩌나. 이 세 단편은 모두 긴 여운을 주고 있는데.... 아, 서평은 이렇게 쓰는게 아니었는데....

사실 중국의 주목받는 작가라든가, 중국의 사회상을 그려낸 것이라든가 그런 거창한 말을 떠올리면 더욱더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가 힘들어진다. 아무런 수식 없이 내가 읽어 낼 수 있는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보지만 이미 되돌릴 수 없게 되어버렸다.

맘 편하게 이 소설들을 읽어나가기 시작하면 순간 순간 번득이는 듯한 재치있는 말솜씨에 웃음이 나온다. 아차 하는 순간에 그 웃음이 바로 허탈한 한숨으로 변해버리기도 하지만 쑤퉁이라는 사람의 말솜씨는 훌륭하다. 심각한 사회제도와 가정의 문제를 명랑하게 그려보이고 있다. 물론 그 명랑함은 '등불 세 개'를 읽을 때 절정에 달한다. 나의 경우,에 한한것이지도 모르지만.
통통거리며 비엔진의 뒤를 따라 웃음 짓고 있다가 갑자기 뒤통수를 맞는 듯한 느낌에 빠져들어버리곤 했다. 그러면서 나는 등불 세 개의 이야기가 중국의 내전을 다룬 소설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비극적인 사건을 비장하지 않게 그려내는 쑤퉁의 말쏨씨에 끝까지 빨려들어 간 것 같다.

세 단편은 전혀 다른 이야기이지만 어딘가 닮아있고, 내게 아주 익숙한 듯 하지만 너무나 낯선 이야기들이다. 옛날 옛날에 중국은, 이라거나 지금의 중국은 말야, 라는 이야기를 해 주는 것이 아니라 '자, 내가 이야기를 하나 들려줄께...'라고 시작해서는 간혹 웃음을 던져주며 담담히 이야기를 끌어가다 갑자기 뭔가 불안함이 느껴지며 '이거 슬픈 이야기야?'라는 생각이 들 즈음에 이야기를 툭, 끝내버린다. 내 느낌은 그렇다는 것이다.
쑤퉁의 이야기가 현실에 대해 지독하게 냉소적인 듯 해보이지만 그래도 연민이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딘가 익숙한 듯 하지만 조금은 낯선 그의 이야기들을 좀 더 듣게 된다면 조금 더 쑤퉁의 이야기에 접근할 수 있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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