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주문.

아니, 그보다 잊지 않을 건. 책 주문. 미루고 있던.

지금은 시간이 급해서 일단 나가봐야겠다. 새벽에 괜히 인터넷을 열어봤다가 감정상하는 덧글을 봐서 기분이 나빠져 인터넷 연결을 안하려고 했는데 괜히.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는 다작가인만큼 몇달사이에 책ㅇ 마구 쏟아져나온다고 해도 그닥 놀랍지도 않다. 그런데 문제는 쏟아져나오는 만큼 책을 구입하는 속도도 빨라지고 있는데 전혀 달라지지 않는 것은 책을 읽는 속도. 그리고 히가시노 게이고는 일단 책을 장만하고 뒀다 읽는다 쳐도 갑자기 눈에 띈 드림피버라는 책은 뭔가. 오늘 아침까지만해도 더이상의 책 구매는 끊고. 오로지 바벨의 도서관과 몇년동안 고민만 했던 위험한 대결을 구입해버리기로 마음먹었는데. 자꾸 새책에만 눈이 가는구나. 이러면 안되는거아냐?

한강의 소설도 새로 나왔다는데. 어제 집으로 갖고 올까 망설이다가 사무실에 그냥 둔 희랍어 시간이 떠오르네. 다음주에는 기필코 읽고야 말리라. 아, 아니다. 이제 이런 결심은 쓰지 말아야겠다. 미치게 읽고 싶어서 당장에 구입해버렸던 레미제라블도, 안나 까레리나도 쌓아두고 첫장을 읽다가 잠시 멈춘 상태로 지금까지 그대로이다. 에밀졸라의 목로주점마저도 앞부분을 흥분하며 읽다가 멈춘 이후 그대로. 난 왜 자꾸 그대로 멈춰라,만 있는걸까. 이제 인간짐승도 받게 되면 열정적으로 첫 장을 펼쳤다가 잠시 멈춤이 되버릴라나?

 

책도 읽고 싶고, 양말이든 뭐든 천쪼가리로 쬐그많고 커다란 인형들을 만들어보고 싶기도 하고 자수를 배워 온갖 것에 자수를 놓고 싶기도 하고 퀼트를 해서 소품들을 만들어보고 싶기도 하다. 하고 싶은 것들은 많은데 이것들을 하려면 어느 하나는 포기해야 하고 지금보다 더 열심히 시간시간들을 살아야할텐데. 이렇게 늘어지기만 해서는. 아니, 어쩌면 이렇게 늘어지고 게을러서 책만 읽고 있는것인지도. '어쩌면'이 아니라 그게 정답일텐데.

조금씩조금씩 시간들을 정리해나가야겠어. 아, 내뱉고 싶은 말은 많은데 안에 담고 있는 것을 풀어놓기는 쉽지가 않구나. 더구나 지금의 이 시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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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엄마의 느림여행 - 아이와 함께 가는 옛건축 기행
최경숙 지음 / 맛있는책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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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건축가 엄마의 전통가옥과 사찰 등을 답사하며 가족과 함께 떠난 여행기라고 할 수 있다. 사실 '건축가 엄마'라는 수식어때문에 이 책에서는 주로 건축에 대한 전문적인 이야기가 많이 나올 줄 알았다. 하지만 '아이와 함께 가는 옛건축 기행'이라는 제목에 대해 좀 더 생각해봤다면 이 기행문에 담겨있는 것들이 전문적인 지식을 전해주려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금세 깨달을 수 있었을 것이다. 아니, 건축에 대해 전문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충분히 옛건축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 책일것이라고 짐작은 했었다. 그런데 책을 펼쳐 읽어보니 옛건축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옛건축을 둘러싼 자연, 문화, 역사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넘친다. 기대했던 것보다 더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는 것이다.

고택은 사유물이기때문에 집안의 사정으로 매매가 되기도 하는데 일가 종친들이 십시일반 도움을 주어 종가를 지켜나가는 이야기속에서 '조상의 삶과 채취가 밴 집을 후손이 이어간다는 것은 집 이상의 가치를 가지며 그러한 옛 사람의 삶을 존중하고 지키려는 의지가 구태의연한 삶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기를'(243)바란다는 저자의 이야기는 오래되어 낡은 집을 허물어버리려고만 했던 내게 또 하나의 깨달음을 준다. 또한 건축이라는 것이 단순히 건물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구비구비 길을 따라 걸으며 자연이 만들어놓은 환경에 따라 집이 들어서고 굽이진 길이 형성되고 마을이 생겨나는데, 현대에는 계획도시로 개발이 되어 직선으로 뻗은 길에 맞춰 건물을 세워놓는다는 이야기에도 마음 한켠이 쓰리다. 자연과 더불어 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옛모습은 사라져버리고 있다는 것 아닌가.

 

이 책은 옛건축과 더불어 자연, 문화, 역사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넘친다고 했는데 사실 건축에 대한 전문적인 이야기는 잠시 흘려 읽기도 했다. 책의 서두에 옛건축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용어나 형태를 그림과 함께 간략히 설명해주고 있지만 굳이 그것을 꼼꼼히 읽으려고 하지는 않았다. 내 입장에서는 이 책을 한번 본다고 해서 갑자기 옛건축에 대한 깊이가 생길 것은 아니고 실제로 현장답사를 하고 그곳에서 자연뿐만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문화, 사람들과의 조화로움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을 깨달아야만 옛건축의 가치를 알게 되리라 생각하기에 그저 술렁술렁 놀러다니듯 한꼭지씩 읽어나갔을 뿐이다.

그러고보니 저자 역시 아이와 함께 답사여행을 떠나면서 굳이 아이에게 옛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솔방울을 공삼아 던지며 나무들 사이를 뛰어놀다보면 자연스럽게 그 모든 아름다움을 깨닫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한 모습은 낙안읍성을 돌아보는 저자의 시선에서도 느낄 수 있으며, 현실적으로 우리의 도시 생활이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과 답을 건네주고 있다.

"낙안읍성은 조선시대 서민의 삶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그 옛날, 해질녘에는 농사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남자들이 보이고 시끌벅적 여기저기 뛰어노는 아이들이 보였을 것이다. 그리고 저녁준비로 피어오르는 자욱한 연기들이 그림처럼 펼쳐졌을 것이다. 이제 전 세계 인구의 대부분이 도시에 사는 현실에서 '도시'냐 '시골'이냐는 물음보다 '인간답게 사는 도시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이 어울리는 시대가 되었다. 낙안읍성을 비롯한 전통마을은 우리에게 그 해답을 제시해 줄 수 있다."(101)

 

나는 제주도에서 자랐기 때문에 솔직히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옛건축들을 직접 볼 기회가 거의 없다. 고택같은 경우도 제주의 건축과는 많이 달라서 책을 읽는 동안 사진과 TV에서 본 모습을 떠올리며 그 분위기를 떠올려보곤 했는데 문득 오래전에 친구들과 같이 산길을 걷고 개울도 지나면서 사찰을 찾아갔던 기억이 떠올랐다. 새소리와 바람에 흔들려 은은하게 울리던 풍경소리, 숲을 지나는 바람소리가 사찰의 모습을 자연의 일부처럼 느끼게 해 줬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 길을 걸었던 시간까지 포함해서 모든 것이 다 좋았기 때문에 사찰의 모습도 아름답게 기억하는 것이 아닐까 싶어진다.

이 책은 그런 아름다움을 간직할 수 있는 옛건축 답사 여행의 안내서로 추천할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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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저녁에 내린 비로 흙은 촉촉히 젖어 있으나, 내 힘으로 흙을 파 엎기에는 그래도 힘에 부친다.

겨우겨우 여섯 구덩이를 파내고... 아니, 처음에는 구덩이만 파는게 아니라 한 줄로 길게 흙을 파서 갈아 엎으며 일을 했는데 너무 힘이 들어 나중에는 묘종을 심을 구덩이만 꼴랑 파내고 말았다.

체리토마토 묘종을 심었는데 저게 잘 자라면 여름내내 소소히 간식으로 먹기에는 알맞은 열매가 열릴 것이다. 지금까지 그저 따 먹는 재미만 느꼈었는데, 역시 열매를 얻기 위해서는 땀흘리는 노동이 있어야 해. 겨우 코딱지만한 땅을 조금 파내고 묘종 몇 개 심었다고 나도 모르는새에 땀이 흘러내리고 방에 들어왔더니 안쓰던 근육을 써서 팔이 촘 떨린다. 아, 부끄러운 일이야.

오늘같은 날은 크리스티여사의 신간도서를 읽으면 딱 좋을 날인데.

5월 2일 당일배송이 된다길래 서둘러. 열시에 나가야해서 급하게 마구 장바구니에 쓸어담고 - 당일 배송이 되는 책으로만 골라서 주문서를 넣었지만. 책은 서울에서 내려오지도 않았댄다. 그 허탈함이란. 내가 뭐하러 그렇게 서둘러 책을 구입했을까, 싶어진다. 이제 또 주문서를 넣어야 할 책들이 기다리고있는데.

 

오늘은 기필코 방 정리와 저쪽에 쌓여있는 책탑을 정리해야지, 하고 앉았는데. 도무지 엄두가 나질 않는다. 책도 어디 담을 구석이 있어야 정리를 할 기분이 날 텐데, 담을 곳은 없고 쌓여있는 것을 치우기는 해야겠고. 이것들을 어떻게 해야하지?

 

 

 

 

 

 

 

 

머리도 감고 싶고.. 막 그런데. 일단은. 김밥이라도 싸들고 절물에 가자고 하니. 잠시 수다는 멈추고 나갈 준비를.

 

 

병원에 가봐야 하는데, 솔직히 겁이 나는 것도 사실이고. 지난 번 내과 검진에서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했는데, 정확한 것은 내시경을 해봐야한다는 얘기는 그냥 무시해버렸고. 혈변은 치칠과 대장암을 의심해봐야하는데, 아버지의 병력과 요즘 배가 자주 아픈 것을 생각하면 그리 긍정적인 생각을 할수가 없다. 게다가 스트레스와 과로로 달거리와 상관없는 하혈을 좀 했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조차 무심코 넘길수없는 증상아닌가. 오늘은 종일 기분이 별로다. 정밀검진을 한번 받아봐야할텐데 그것 자체를 무서워하고 있으니. 그나저나 나는 어디로 먼저 가야하는걸까. 달팽이관이상도 원인없이 그냥 약 먹으니 증상이 좋아졌다고만 하고, 원인을 알 수 없는 철결핍성빈혈도 내과검진으로 별 이상이 없다 그러고, 약 먹으니 말짱히 좋아져버리고. 의사말로는 약 먹고 정상수치로 돌아오는 것은 다른 질병을 의심해볼 수 없는거라 의사도 별다른 말을 할 수 없다던데. 이거.. 이곳의사들은 그닥 신뢰할 수 없다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냥 이대로 괜찮은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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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13, 총 222202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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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14-05-04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88, 총 222277 방문

폰으로 열었다가 아직 222222를 안넘겼다 생각하고 페이퍼를 썼는데.
넘어도 한참전에 넘겼겠군




chika 2014-05-04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110, 총 222299 방문

이제 재미있는 숫자는 또 언제 오려나
 
나는 내가 제일 어렵다 - 남에겐 친절하고 나에겐 불친절한 여자들을 위한 심리학
우르술라 누버 지음, 손희주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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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제일 어렵다'라는 말을 듣는 순간, 이 책이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특히 왠만한 일에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잘 지낼 수 있으리라 믿고 있는 나 자신에 대한 확신이 무너져가는 요즘, 스트레스와 피로누적으로 인해 괜히 짜증이 나고 화가 치밀어오르는 것을 느끼게 되면서 나 자신을 제대로 바라보는 것이 쉽지 않아서 더 그렇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여성들은 특별하다고도 할 수 없는,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일뿐이다.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고, 가정에서 직장에서 자신의 역할과 주어진 임무에 충실한 사람일뿐인데 왜 자꾸만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한동안 '콤플렉스'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을 때, 내가 가장 많이 들었던 것은 착한여자 콤플렉스였다. 엄마로서, 딸, 며느리로서의 가정에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에서도 순명을 미덕으로 생각하는 우리의 풍토에 걸맞게 대부분의 여성은 참고 견디고 인내하며 자신이 해야하는 일을 책임감있게 다 해내야하는 착한여자가 되어야 사람으로 인정을 받는 분위기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었다.

이 책의 시작도 어쩌면 그런 느낌이었을 것이다. 두려움이나 망설임없이 나 자신의 역할을 다하며 당당하게 지내고 있지만 실상은 내가 제대로 해 내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고, 내가 하는 많은 일들이 버겁고 힘들어 위안을 받고 싶은데 그걸 마음편히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을 찾을 수 없고 혼자만 고립되어 있는 듯한 외로움이 나를 힘들게 하고 있는데 이걸 어떻게 풀어야할까...낙담하고 있을 때 이 책은 슬며시 그런 나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듯 했다. "당신은 매일 밤 울지만.... 아무도 당신이 우는 것을 보지 못했다"

 

그저 힘들어하는 자신을 위로하는 것만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고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기 위하여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까.

이 책은 그러한 자신을 발견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차근차근 실제의 사례들과 맞물리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우울증의 증상을 항목별로 체크해본다거나 왜 자기자신을 못견뎌내는지, 타인과의 관계에서 미움받지 않기 위해 자기 자신을 깎아내리고 모든 것을 자신의 탓으로 돌려버리고 있는 모습, 모든 것이 다 잘돼고 있다는 오해와 착각속에서 만능인이 되어 모든 것을 해내려고 애쓰는 모습... 이 모든 것을 거짓없이 솔직하게 바라보는 것이 우울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는 첫걸음이 된다. 그리고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자신의 솔직하게 들여다봐야 할 것이다. 그러고나면 이제 남은 것은 내 안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그 소리에 귀 기울이고 자기 자신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사랑할 수 있는 법을 배운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서는 우울의 늪에서 벗어나는 다섯가지 방법을 통해 좀 더 나은 자신의 삶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한다.

우울의 정체를 파악하고 몸을 움직이면서 적극적인 인간으로 변신을 하고 주위에 도움을 청하라. 내가 나를 위하지 않으면 누가 나를 위해줄 것인가,라는 물음을 스스로 되내이며 스스로의 자존감을 높이며 나 자신의 요구와 욕망을 무시한 채 타인에게 무한 친절을 베푸는 모습은 과감히 버릴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우울의 늪에서 벗어나 자신의 행복을 스스로 찾아가는 길이 될 것이다.

 

수없이 많은 부분에 공감을 하며 밑줄을 그으며 책을 읽었는데 아마 이 책을 읽은 다른 이들도 같은 마음이지 않았을까 싶다. 책을 읽는 동안 공감도 많이 했지만 스스로 반성도 많이 하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나의 모습을 찾아야겠다는 결심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위안도 받았고 공감되는 부분에서 동질감을 느끼며 안타까워하기도 하고 분노하기도 하게 되었는데 가장 큰 부분은 내가 나의 마음을 숨기고 모든 것을 잘 하는 척 애써 노력해야하는 것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된 것이다. 물론 이 책을 한번 읽었다고 해서 모든 우울과 어려움이 해결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것이 바로 그 모든것의 시작이 될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내가 제일 어렵다,라 생각하는 모든 여성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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