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제일 어렵다 - 남에겐 친절하고 나에겐 불친절한 여자들을 위한 심리학
우르술라 누버 지음, 손희주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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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제일 어렵다'라는 말을 듣는 순간, 이 책이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특히 왠만한 일에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잘 지낼 수 있으리라 믿고 있는 나 자신에 대한 확신이 무너져가는 요즘, 스트레스와 피로누적으로 인해 괜히 짜증이 나고 화가 치밀어오르는 것을 느끼게 되면서 나 자신을 제대로 바라보는 것이 쉽지 않아서 더 그렇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여성들은 특별하다고도 할 수 없는,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일뿐이다.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고, 가정에서 직장에서 자신의 역할과 주어진 임무에 충실한 사람일뿐인데 왜 자꾸만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한동안 '콤플렉스'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을 때, 내가 가장 많이 들었던 것은 착한여자 콤플렉스였다. 엄마로서, 딸, 며느리로서의 가정에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에서도 순명을 미덕으로 생각하는 우리의 풍토에 걸맞게 대부분의 여성은 참고 견디고 인내하며 자신이 해야하는 일을 책임감있게 다 해내야하는 착한여자가 되어야 사람으로 인정을 받는 분위기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었다.

이 책의 시작도 어쩌면 그런 느낌이었을 것이다. 두려움이나 망설임없이 나 자신의 역할을 다하며 당당하게 지내고 있지만 실상은 내가 제대로 해 내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고, 내가 하는 많은 일들이 버겁고 힘들어 위안을 받고 싶은데 그걸 마음편히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을 찾을 수 없고 혼자만 고립되어 있는 듯한 외로움이 나를 힘들게 하고 있는데 이걸 어떻게 풀어야할까...낙담하고 있을 때 이 책은 슬며시 그런 나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듯 했다. "당신은 매일 밤 울지만.... 아무도 당신이 우는 것을 보지 못했다"

 

그저 힘들어하는 자신을 위로하는 것만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고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기 위하여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까.

이 책은 그러한 자신을 발견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차근차근 실제의 사례들과 맞물리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우울증의 증상을 항목별로 체크해본다거나 왜 자기자신을 못견뎌내는지, 타인과의 관계에서 미움받지 않기 위해 자기 자신을 깎아내리고 모든 것을 자신의 탓으로 돌려버리고 있는 모습, 모든 것이 다 잘돼고 있다는 오해와 착각속에서 만능인이 되어 모든 것을 해내려고 애쓰는 모습... 이 모든 것을 거짓없이 솔직하게 바라보는 것이 우울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는 첫걸음이 된다. 그리고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자신의 솔직하게 들여다봐야 할 것이다. 그러고나면 이제 남은 것은 내 안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그 소리에 귀 기울이고 자기 자신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사랑할 수 있는 법을 배운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서는 우울의 늪에서 벗어나는 다섯가지 방법을 통해 좀 더 나은 자신의 삶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한다.

우울의 정체를 파악하고 몸을 움직이면서 적극적인 인간으로 변신을 하고 주위에 도움을 청하라. 내가 나를 위하지 않으면 누가 나를 위해줄 것인가,라는 물음을 스스로 되내이며 스스로의 자존감을 높이며 나 자신의 요구와 욕망을 무시한 채 타인에게 무한 친절을 베푸는 모습은 과감히 버릴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우울의 늪에서 벗어나 자신의 행복을 스스로 찾아가는 길이 될 것이다.

 

수없이 많은 부분에 공감을 하며 밑줄을 그으며 책을 읽었는데 아마 이 책을 읽은 다른 이들도 같은 마음이지 않았을까 싶다. 책을 읽는 동안 공감도 많이 했지만 스스로 반성도 많이 하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나의 모습을 찾아야겠다는 결심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위안도 받았고 공감되는 부분에서 동질감을 느끼며 안타까워하기도 하고 분노하기도 하게 되었는데 가장 큰 부분은 내가 나의 마음을 숨기고 모든 것을 잘 하는 척 애써 노력해야하는 것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된 것이다. 물론 이 책을 한번 읽었다고 해서 모든 우울과 어려움이 해결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것이 바로 그 모든것의 시작이 될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내가 제일 어렵다,라 생각하는 모든 여성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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