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저녁에 내린 비로 흙은 촉촉히 젖어 있으나, 내 힘으로 흙을 파 엎기에는 그래도 힘에 부친다.

겨우겨우 여섯 구덩이를 파내고... 아니, 처음에는 구덩이만 파는게 아니라 한 줄로 길게 흙을 파서 갈아 엎으며 일을 했는데 너무 힘이 들어 나중에는 묘종을 심을 구덩이만 꼴랑 파내고 말았다.

체리토마토 묘종을 심었는데 저게 잘 자라면 여름내내 소소히 간식으로 먹기에는 알맞은 열매가 열릴 것이다. 지금까지 그저 따 먹는 재미만 느꼈었는데, 역시 열매를 얻기 위해서는 땀흘리는 노동이 있어야 해. 겨우 코딱지만한 땅을 조금 파내고 묘종 몇 개 심었다고 나도 모르는새에 땀이 흘러내리고 방에 들어왔더니 안쓰던 근육을 써서 팔이 촘 떨린다. 아, 부끄러운 일이야.

오늘같은 날은 크리스티여사의 신간도서를 읽으면 딱 좋을 날인데.

5월 2일 당일배송이 된다길래 서둘러. 열시에 나가야해서 급하게 마구 장바구니에 쓸어담고 - 당일 배송이 되는 책으로만 골라서 주문서를 넣었지만. 책은 서울에서 내려오지도 않았댄다. 그 허탈함이란. 내가 뭐하러 그렇게 서둘러 책을 구입했을까, 싶어진다. 이제 또 주문서를 넣어야 할 책들이 기다리고있는데.

 

오늘은 기필코 방 정리와 저쪽에 쌓여있는 책탑을 정리해야지, 하고 앉았는데. 도무지 엄두가 나질 않는다. 책도 어디 담을 구석이 있어야 정리를 할 기분이 날 텐데, 담을 곳은 없고 쌓여있는 것을 치우기는 해야겠고. 이것들을 어떻게 해야하지?

 

 

 

 

 

 

 

 

머리도 감고 싶고.. 막 그런데. 일단은. 김밥이라도 싸들고 절물에 가자고 하니. 잠시 수다는 멈추고 나갈 준비를.

 

 

병원에 가봐야 하는데, 솔직히 겁이 나는 것도 사실이고. 지난 번 내과 검진에서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했는데, 정확한 것은 내시경을 해봐야한다는 얘기는 그냥 무시해버렸고. 혈변은 치칠과 대장암을 의심해봐야하는데, 아버지의 병력과 요즘 배가 자주 아픈 것을 생각하면 그리 긍정적인 생각을 할수가 없다. 게다가 스트레스와 과로로 달거리와 상관없는 하혈을 좀 했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조차 무심코 넘길수없는 증상아닌가. 오늘은 종일 기분이 별로다. 정밀검진을 한번 받아봐야할텐데 그것 자체를 무서워하고 있으니. 그나저나 나는 어디로 먼저 가야하는걸까. 달팽이관이상도 원인없이 그냥 약 먹으니 증상이 좋아졌다고만 하고, 원인을 알 수 없는 철결핍성빈혈도 내과검진으로 별 이상이 없다 그러고, 약 먹으니 말짱히 좋아져버리고. 의사말로는 약 먹고 정상수치로 돌아오는 것은 다른 질병을 의심해볼 수 없는거라 의사도 별다른 말을 할 수 없다던데. 이거.. 이곳의사들은 그닥 신뢰할 수 없다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냥 이대로 괜찮은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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