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신앙과 이성을 조화시키기 위해 평생 애써온 신학자였다. 그는 인간의 얼굴을 한 하느님을 오늘날 인류에게 선포하려 애썼다.
"우리 시대의 본질적인 문제는 하느님이 인간의 시야에서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인간을 성서의 하느님에게로 안내하는 것이 교회와 교황이 맨 먼저 해야 할 일입니다. 우리 시대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사제 독신제, 여성 사제품, 성 윤리 등이 아니라 서양 사회에서 하느님에 대한 질문이 사라진 일입니다"
그는 교회 안에서 보수적인 인물로 여겨졌지만, 예수를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다가서기 위해 애쓴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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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교황님이 되시기 전에 라칭거 추기경의 대담집을 읽었다고 기억하고 있다. 정식 책으로 출판되기 전에 월간지에 실려있는 글을 읽으면서 가톨릭에 대한 생각을 좀 더 깊이해야하는구나 혹은 내가 너무 많은 것을 모르고 있구나... 등등의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분이 교황님이 되셨을 때 단지 그분을 보수적이라고만 치부할 건 아니라는 생각을 했던 이유는 그 때문이었다. 하지만 후에 여러 매체에서 그분의 발언을 보도하면서 왠지 극우파적인 모습만을 느낄 수 있어 좀 그랬었기도 했다.
얼마전 작은예수회에서 온 우편물에서 총장신부의 꽃동네 비판서를 읽었다. 물론 꽃동네에 대한 이야기가 다 거짓을 아닐것이다. 비판해야하는 부분은 당연히 해야겠지만 - 모 신부님의 말씀대로, 박성구신부가 꽃동네를 비난하면서 교황님의 꽃동네 방문반대시위를 하는 그 원천은 장애인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꽃동네로만 집중되고 있는 자본의 흐름을, 그러니까 말하자면 엄청나게 어마무시한 지원금을 자기들에게도 돌아오게 해 주라는 욕심에서 시작된 것이기 때문에 그는 정당하지 못하다.
라는 것이 일단 지금 나의 생각이다. 일치와 평화를 이야기하기에도 모자랄판에 자기들이 돈을 못받는다고 분열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에서부터 그는 잘못된 것이니까.
신앙생활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있으면서, 종교생활이라고는 주일미사만 하고 있는 발바닥 신자가 주절주절 말을 많이 늘어놓는다한들.
모 신부님께서 시복미사에 왜 안가냐고 하셨는데, 이런 저런 이야기는 어쨌거나 핑계일테고. 신부님의 말씀이 또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한다. "그 현장에 함께 한다는 것"의 의미. 아하!
교황님이 오셨을 때, 시복식의 현장에 함께 하는 것도 의미가 있는 것이고. - 세계청년대회때 교황님이 미사를 하는데 제대와 너무 멀어서 솔직히 미사를 하는 중인지 그저 앉아서 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는 시간을 보냈던 나로서는 그 '현장'의 의미가 또 다르게 다가온다.
나는 얼마나 많은 '현장'에 함께 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