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나의 선택.


끼워 맞추기만 하면 될 줄 알았는데. 아이쿠야, 저 쬐끄만 스티커를 맞춰 붙이려니.
다하고나니 새삼 쑤신다 ㅠㅠ
역시 공간을 만들어 일년 내내 할 수 있는 퍼즐을 즐기는것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경관의 피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0
사사키 조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경찰에 대해 그리 썩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지는 않다. 아무래도 일제시대의 형사 이미지가 그대로 경찰로 이어지면서 민중의 지팡이라기 보다는 민중을 패는 몽둥이라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된 탓도 클 것이다. 그렇게 무작정 싫은 이미지를 갖고 있는 내게 조금은 다른 느낌을 갖게 한 것이 일본 작가 요코야마 히데오의 작품을 읽으면서부터일 것이다. 어느 조직이나 부정부패가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처럼 어느 조직에나 정의와 진실을 추구하는 사람은 있는 법. 나는 사건의 행간에 드러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볼 수 있게 하는 요코야마 히데오의 소설들이 좋았다.

그래서인지 경찰소설을 읽으려고 하면 잠시 뜸을 들이고 망설이게 된다. 괜히 그런 미적지근한 마음으로 책을 펼쳐들어서인지 첫부분은 그리 흡입력있게 읽히지 않았다. 추리 수사극이라기보다는 일본의 역사와 연관되는 그런 미스터리일까, 라는 생각도 들었고 그들의 시대를 관통하는 흐름속에서 개인의 삶이 어떻게 바뀌어 흐르는가에 더 큰 시선을 두고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왠지 이 경찰 삼대의 결말이 무엇인지, 그들의 삶에 영향을 미친 그 사건의 범인이 누구인지 다 짐작이 가는 이야기지만 그럼에도 '경관의 피'는 후반부로 갈수록 재미있게 잘 읽혔다.

어쩌면 경관인 아버지의 모습을 자란 아들이 그 모습을 따르기 위해 경관이 되고, 또 그의 아들이 경관이 되는 모습에서 굳이 선대의 불명예스러운 죽음을 밝혀 명예회복을 하고 가문을 세우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아버지와 아버지의 아버지에게서 깊은 존경심을 느끼게 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경관의 피는 미스터리와 추리를 통해 사건해결을 하는 묘미를 느끼기에는 뭔가 많이 부족한 느낌이다. 하지만 그러한 것을 기대했음에도 나는 이 책이 흥미롭게 기대 이상으로 따듯해서 좋았다.

 

“경관이 하는 일에 회색지대란 없다. 약간의 정의, 약간의 악행, 그런 일은 없어.”
“그런가요? 솔직히 저는 제가 명도 백 퍼센트의 결백한 흰색이라고는 말 못 하겠습니다. 명도 영 퍼센트의 검은색도 아니지만요.”
“우리 경관은 경계에 있다. 흑과 백, 어느 쪽도 아닌 경계 위에 서 있어.”
“어느 쪽도 아니라니, 그게 가능합니까?”
“가능해. 우리가 하는 일을 시민이 지지하는 한, 우리는 그 경계 위에 서 있을 수 있어. 어리석은 짓을 하면 세상은 우리를 검은색 쪽으로 떠밀겠지.”
“모든 것은 세상의 지지에 따른다는 말씀입니까?”
“그게 경관이다.”

 

약간 생각과 관점의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경관이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이 대화를 읽으면서 나 스스로 경찰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되었다. 이 책에서 언급되는 경관2대인 안조 다미오의 이야기는 내가 오래전에 책을 통해 알고 있는 적군파에 대한 이야기라는 생각을 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솔직히 나 역시 모든 것을 이데올로기라는 관점에서만 등장인물을 바라보려고 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경관의 피]는 '경관'이라는 직업에 한정되어 그들의 불명예스럽고 이해할 수 없는 죽음을 풀어나가는 미스터리 이야기이지만 아버지의 모습이 어떻게 아들에게 이어지고, 스스로 부끄러움 없이 당당하게 그리고 또한 '시민이 지지하는' 일을 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경관의 혈통이 대를 이어간다는 것은 시대의 정의로움뿐만 아니라 가족으로서의 강한 유대감이 무엇인지 느끼게 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한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5-03-28 16: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홀드타이트 모중석 스릴러 클럽 29
할런 코벤 지음, 하현길 옮김 / 비채 / 201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꽤 오랫만에 할런 코벤의 작품을 읽는 느낌이다. 그 전에 읽은 작품이 뭐였는지 기억해낼수도 없는 비루한 기억력이지만 내게 남아있는 '할런 코벤'이라는 이름은 그의 작품을 슬며시 일본의 사회파 소설과 같은 부류로 밀어넣고 있다. 이해할 수 없는 끔찍한 사건으로 이야기가 시작되지만 사건의 전개과정과 해결이 되는 이야기 안에 단순히 미스터리 스릴러만이 아니라 하나의 사회적인 현상을 드러내며 그 문제들을 해결해나가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는 내용이 소설안에 녹아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홀드 타이트'가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지 모르면서도 무작정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일이 밀리고 피곤할때여서 그랬는지 저녁에 집에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솔직히 단숨에 몰입하여 읽기는 힘들었다. 이야기의 시작 자체가 술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던 여성이 누군가에 의해 납치되어 잔인하게 맞아 죽는 장면인데 피곤에 찌든 상태에서 읽기에 그리 썩 유쾌한 이야기는 아닌 것이다. 집중력마저 떨어져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나오기 시작하면 다시 앞으로 돌아가 그 인물의 관계도를 정리해보고 일어나가는 것을 되풀이하곤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인지 모르겠다. 손에서 책을 놓을수가 없게 된 것이다. 사실 초저녁에 너무 피곤해 일찍 잠들어서인지 새벽 이른 시간에 잠이 깨어버려 삼십여분 책을 읽다보면 다시 잠들고 일곱시쯤 일어나 출근준비를 서두르면 되겠구나, 라는 생각에 머리맡에 있던 이 책을 집어 들었는데 내리 세시간을 책을 읽어버리고 말았다. 이야기속에 끌려들어가다보면 나도 모르게 뒷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것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한 여인의 알 수 없는 죽음이지만 이야기를 끌어가는 것은 아이을 지키기 위한 부모의 노력이다. 가장 친했던 친구의 죽음으로 아들이 이상행동을 하는 듯 하여 고민끝에 애덤의 아버지 마이크와 티아는 애덤의 컴퓨터에 스파이앱을 설치하여 아들의 일상을 감시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애덤이 갑자기 사라져버리고 아들을 찾기 위해 휴대폰 위치추적을 하며 쫓아가던 마이크는 뭔가 이상한 것을 느끼기 시작하는데...

 

이야기의 줄거리는 뭐라 요약 정리하기가 쉽지 않다. 마이크와 티아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아들인 애덤의 절친 스펜서와 그의가족, 의문의 죽임을 당한 매리엔의 가족, 이웃과 직장 동료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까지 많은 인물들이 여러 형태의 가족에 대한 고민을 담고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전개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서로 연관이 되지 않는 인물들이 사건이 전개되어가면서 조금씩 그 관계가 드러나게 되고, 그 관계 속에서 더 강하게 드러나는 것은 '가족'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긴박하게 흘러가는 이야기 전개 속에서도 순간순간 되새겨볼 필요가 있는 문장이 많이 나오는데 좀 과잉반응이다 싶은 야스민에 대한 이야기는 '선생이라는 작자가 단 10초동안 이성을 잃었을 뿐인데 한 소녀의 인생이 몽땅 변해버렸다'라는 말로 당사자에게는 얼마나 큰 문제가 될 수 있는지를 표현하고 있으며 그러한 것들이 할런 코벤의 소설을 읽는데 단순한 미스터리 소설의 재미뿐만 아니라 좀 더 깊이 있는 책읽기를 하게 한다.

해피엔딩을 좋아하는 미국식 소설답게 이야기의 결말은 조금 예상되는 그런 빤한 흐름으로 전개되지만 뻔히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극적인 장면 연출을 하는 할런 코벤의 이야기 솜씨에 후반으로 갈수록 단숨에 읽어버릴 수 있었다.

"마음이라는 건 정말 다치기 쉽고 우린 우리의 인생이 얼마나 쉽게 산산조각날 수 있는지에 관해 생각하는 것 자체를 거부한다.그들은 현실이 얼마나 가느다란 줄 위에서 간신히 균형을 잡고 있는지 알아버린 사람들이기 때문에 더는 손을 쓸 수 없는 것이고, 그건 그들이 진실을 받아들일 수 없어서가 아니라 진실을 차단할 수 없어서 생긴 일"(189)이다. 이 말에 대해 다시 생각해본다면 '홀드 타이트'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또 다른 느낌을 갖게 된다. 모든 것이 산산조각나기 전에 가족을 신뢰하고 그들을 힘껏 끌어 안으시길 바란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5-03-28 16: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럼 다이어리
에마 치체스터 클락 지음, 이정지 옮김 / 비채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안녕하세요. 내 이름은 플럼입니다. 후셀이라는 종인데요, 잭러셀과 푸들이 섞인 휘핏의 잡종이래요. 수영, 제자리높이뛰기, 잡기놀이, 크루아상을 좋아해요. 여우 똥냄새도요! 그림 그리는 에마, 루퍼트 부부와 함께 살고 있어요. 내 동생 리피는 근처에 살고요. 음, 지난 일년 동안 꾸준히 일기를 썼어요. 에마가 그림으로 살짝 도와주기는 했는데, 글은 전부 제가 쓴 거예요"

 

플럼 다이어리를 소개하는 플럼의 이야기다. 개뿐만 아니라 어떤 반려동물도 키워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그저 하나의 그림 에세이를 읽는 기분으로 '그림'에 더 집중을 하며 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처음 책을 받고 그림을 훑어 보면서 내가 좋아하는 그림체와 좋아하는 색감이 한가득한 것을 보면서 책이 마음에 들기 시작했는데 하루하루 플럼의 일기를 들여다보기 시작하면서 플럼이 너무 사랑스러워지기 시작해버렸다. 잠깐 앉아서 읽어볼까, 라는 마음이었는데 다른 일을 미뤄두고 금세 다 읽어버릴만큼. 그리고 아주 당연하게도 플럼의 주인님인 에마가 플럼과의 일상을 그림과 글로 표현한 것이려니 생각했는데,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이건 진짜 플럼의 이야기야!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니, 이런 나의 마음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

진짜 함께 살고 있는 개나 고양이 친구가 있다면 너도 한번 읽어보라고 책을 펼쳐주고 싶을 정도이다.

처음 책에 실려있는 플럼의 그림을 사진으로 찍어 올릴 때까지만 해도 이렇게 사랑스러운 '책'이라니, 라는 표현을 했었는데 이제는 그 느낌이 조금 바뀌었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플럼'이라니!! 정말 플럼플럼이다.

 

에마가 플럼을 관찰하여 플럼이 직접 쓴 글처럼 꾸몄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진짜 플럼의 이야기처럼 단순하고 재미있게 읽히는데 에마가 얼마나 플럼을 사랑하고 있는지 플럼의 일기 곳곳에서 드러난다. 그리고 에마가 플럼을 통해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것은 크리스마스 트리 밑에 예쁘게 포장된 초콜릿 상자를 발견한 한살 된 개가 그것을 다 먹고 결국 죽고 말았다는, 개에게는 초콜릿이 치명적일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한 것이다. 하지 말까 고민하다가 모두가 알아야 할 것 같아 얘기한다고.

하지만 이런 슬픈 이야기는 이것 하나뿐이다. 높이뛰기, 잡기놀이, 수영을 좋아하는 활동적인 플럼의 이야기는 항상 즐겁고 플럼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절로 사랑스러운 미소가 흐르게 된다.

덧붙여서 플럼과 에마의 산책하는 모습을 그린 그림을 보다가 글을 읽고 빵 터진 것이 있는데, 나는 왜 이 글이 그리도 사랑스러운지......

"스코틀랜드에서 유일하게 내가 싫어하는 게 있다. 바로 숲. 숲속은 너무 조용하다. 새도 없고. 고작 곰과 여우뿐이다. 에마가 스코틀랜드에서 싫어하는 한 가지는 파리이다. 파리는 난 괜찮은데. 걔네들은 최소한 붙임성 하나는있으니까."(96)

 

플럼의 친구격인 개가 읽어도 재미있고, 한 종 건너 친구인 고양이가 읽어도 재미있을 것이고, 에마의 친구격인 사람이 읽어도 재미있고 사랑스러울 플럼의 일기는 모두가 좋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5-03-28 16: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