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에어캐나다를 탔을때였다. 긴 비행시간에 다들 잠을 자고 있는데 혼자 말똥말똥 깨어있다가 승무원 할아버지 - 내 인상에는 아저씨가 아니라 정말 할아버지 같은 느낌이었는데 그분이 쟁반에 찻물을 들고 슬금슬금 다니시길래 차 한 잔을 청했다. 당연히 녹차를 달라고 할 줄 알고 무심코 차를 건네다 잠시 멈칫 하는 사이 나는 홍차를 달라고 했고 뜻밖에도 그 승무원이 무표정을 지우고 웃음지으며 차를 주는 것이다. 이 할아버지도 홍차를 좋아하는가보다... 싶었는데.

사실 녹차의 풀 맛이나 홍차의 뜳은 맛이나... 별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부정적으로 표현한 그 맛은 내가 정말 맛있는 차를 먹지 못해봐서 내뱉은 말일뿐이고. 맛있는 홍차를 한번 마셔본 이후로 나는 홍차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물론 한때는 내가 구할 수 있는 홍차를 조금씩 맛의 차이를 느껴가며 마셔보기도 했지만 - 인도 여행을 다녀온 친구가 사다 준 홍차도 맛있었고. 그렇게 조금씩 구분을 하게 된 것의 시작이..뭐였을까. 그래도 기억에 남는 건 조금 더 홍차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홍차수업을 통해서라는 것.

누구처럼 고급지게 브런치를 즐긴다거나 티팟과 찻잔을 다 갖춰놓고 차를 마시는 시간을 갖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나름 차 한잔을 마시는 여유가 그리운 나른한 오후다.

 

 

 

 

 

 

 

 

 

 

 

이제 회의에 들어가는 일은 없지만. 나도 한때는 회의에서 꽤 똑똑해 보이는 발언을 하기도 했었는데. 이 책을 보니 문득 궁금해진다.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을지.

 

 

 

 

 

 

 

 

 

 

약탈문화재의세계사는 무려 두권이구나. 어떤 의미인지는 알고 있지만 이 책을 읽고 싶은 건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기때문이다. 도무지 답이 안나올 것 같기는 하지만 그래도 십여년전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고 그에 대한 논의도 되고 있다. 특히 훔쳐간 것들에 대한 반환은.

 

 

 

 

 

 

 

 

 

요즘 박열열사에 대한 영화가 나와서 그런지 심심찮게 이야기되고 있다. 그런데 나는 오래전부터 그 이름을 알고 있었다. 왜? 라고 생각해보니 - 우리 독립열사의 이름을 아는 것이 오히려 '왜'라고 묻는 것 자체가 웃기기는 하지만. 예전에 적군파..에 대한 책을 읽으며 그와 연관되어 알게 되고 또 다른 책에서 박열 열사에 대한 이야기가 자세히 언급되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김은국의 순교자와 관련하여 나온 한 권의 책.

 

 

 

 

 

 

 

 

 

 

 

 

 

 

 

 

 

 

 

 

 

 

 

 

통계의 함정. 가짜 통계를 검증하기 위해 동원된 수식을 전부 이해할 필요는 없다. '모유에서 300가지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몰타보다 덴마크의 성폭력이 더 심각하다. 외국인이 많은 도시일수록 범죄율이 높다. 독일 언론이 실제로 보도한 내용들. 심리학자, 통계학자, 경제학자인 저자들은 주저하지 않고 이를 왜곡이라고 쓴다. 모유뿐만 아니라 자연 상태의 모든 물질은 독성을 갖는다. 중요한 것은 그 함유량이다. 선진국 여성들은 후진국 여성보다 성폭력의 범위를 넓게 볼 가능성이 크다. 그 응답률 또한 국가에 따라 다르다.

그러니까 단순히 수치만을 놓고 이야기를 하면 안된다는 말 아니겠는가. 이건 어쩌면 빅데이터에 대한 이야기와 상통하는 말이 될지도.

작은 자본론. 경제학자는 거짓말을 한다. 유능할수록 더더욱. 왠지 근거도 이유도 따지지 않고 맞는말이라고말하고 싶어지는.

호모데우스. Homo Deus. 이카로스 날개를 단 인류는 태양을 향해 신의 영역으로 한발 더 내딛고 싶어한다. 인간은 신이 되려고 한다. 위대한 인간이 되고자 하는 인본주의는 역설적으로 초인간을 향한 불가역적 추동력을 만들었다.

지도로 보는 세계. 100장의 지도로 100개의 문제를 살핀다. 손바닥 손금 보듯 국제 정세를 읽는다. 100가지 통계자료를 세계지도에 표기해 세계의 문제를 볼 수 있게 한 인문지리의 걸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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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2017-06-27 20: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더워지면 저도 아이스 밀크티나 아이스 티를 즐기고 있어요. 홍차 좋아하지만 확실히 저는 따뜻한 홍차가 아닌 차가운것을 좋아하는구나......생각했는데, 커피도 차가운것을 마시니 원래 뜨거운것을 좋아하지 않는것 같아요.^^ 확실히 홍차는 시간에 맞게 우려야 맛있는것 같아요.

chika 2017-06-27 21:06   좋아요 1 | URL
아이스티도 좋고. 전 달달한 밀크티를 좀 더 좋아하고요.
맛있는 홍차는 정말 좋아하지 않을 수 없어요 ㅎ
 

 

 

 

기후과학의 기본 개념은 아주 간단하고 한결같은 사실을 바탕으로 삼는다.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가 열을 가둔다는 사실, 그리고 우리가 대기중에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보태고 있다는 사실이다. 나머지는 그저 잔가지들이다.

 

 

 

 

 

 

 

 

 

지나치게 세세하고 복잡한과학적 논쟁의 실타래 속에서 핵심적인 내용을 분리해내는 것이 중요하다. 예컨대, 요즘은 지구가 둥글고 태양 주위를 맴돈다는 사실을 누구나 이해한다. 실로 간단한 진실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지구의 실제 모양(편구형)과 궤도(편심형 타원)를 설명하는 것은 훨씬 복잡한 일이다. 행성의 궤도나 일식이 발생하는 시점, 우주 비행의 궤적을 계산하는 것도 복잡하고 어렵다. 하지만 기본 개념도, 계산의 결과도, 여러분 스스로 머리를 싸매고 계산기를 직접 두드려서 이해할 필요는 없다.

기후 문제에 관해서도 마찬가지다.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관련 업계의 경우, 전문적인 내용이나 자질구레한 세부사항을 시시콜콜 따지고 들면서 기후과학의 기본 개념을 모호하게 만드는 전략을 채택해왔다. 그러나 아무리 그런다고 해도 CO2가 많을수록 지구 표면이 뜨거워진다는 기본적인 사실이 바뀐 적은 없고 바뀔 수도 없을 것이다.

간단함과 단순함은 서로 다르다. 단순함이란, 엄동설한에 날씨가 춥다는 이유로 "이 날씨에 지구온난화라는 말이 나와?"하고 소리치거나, 한겨울 추위로 고생하다가 어느 하루 날씨가 따뜻하다고 해서 "이런 것이 지구온난화라면, 인정하겠어!" 하고 조롱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지구온난화의 명백한 반증이라며 의회 의사당 바닥에 눈뭉치를 가져다놓거나, 지구가 계속 뜨거워짐을 낱낱이 보여주는 측정 결과에 수긍하는 척하면서 "기후란 늘 변하는 법!"이라고 비꼬는 행위도 마찬가지다. 맞다. 실제로 기후는 줄곧 변해왔고, 지금도 계속 변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주체가 우리 인간들이고, 그 변화가 좋은 쪽이 아니라 나쁜 쪽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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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7-06-27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눈에는 뭐만 보이는 것인지 ... chika 님의 위 글이, 제가 페미니즘에 대해 비판한 글로 보입니다.^^

chika 2017-06-27 18:01   좋아요 1 | URL
음... 명확하게 이해하지는 못하겠지만.
왠지 조금 억울했었다...라는 느낌? 이.... ^^;;;
 

지난 주말에는 과수원에 가서 검질을 메고 왔다. 안해보던 노동일을 하느라 평소 아프던 허리가 더 아프고 잠을 못잔데다가 아침 일찍 나서느라 점심때가 다 되도록 물 한잔밖에 먹은 것이 없어서 잠시 쉬었더니 오후에는 도무지 아무것도 하지 못할정도로 녹초가 되어버렸다. 이런 약해빠진 체력같으니라고.

 

다음날 손을 봤더니 깊이 박힌 뿌리를 뽑느라 손바닥이 까지는 것도 모르고...

아무튼. 일을 하고 왔다. 인생의 일요일들,이 수많이 지나갔고 또 지나가겠지만 그래도 그 중에 몇번은 이렇게 열심히 일을 하며 지나는 일요일이라 다행이다, 싶어진다.

 

땅을 팔때마다 손가락 굵기만한 지렁이가 꿈틀거리는 것이 익숙해지는 일은 없지만 그래도 지렁이들이 나올때마다 땅이 살아있구나, 라는 생각에 마음이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내가 보기에도 흙은 좋아보였고, 가까이 내려오는 새는 없었지만 검질메면서 흙을 파헤칠때마다 지렁이가 꿈틀거리니 나무위에서 새들이 마구 짖어대고 있으니 외롭지 않아서 좋았고. 올 겨울에는 귤의 수확이 좀 있으려나...

나무에 자그마한 열매가 대롱대롱 많이 매달리기는 했드만. 물론 대롱대롱 매달린 것이 귤뿐만은 아니었지만.  

 

 

 

 

 

 

 

 

 

 

 

 

지난 주말에 한 일은 검질메는 것 외에 이렇게 책을 마구 장바구니에 넣어두고... 그래 넣어두었다. 결제를 하려고 머리를 쓰다가 뭔가 미진한 것 같은 느낌에 미루고 있었더니 주말이 훅!하고 지나가버렸어. 아직 예판 기간이 남았으니 한번 더 생각해볼까? 한권씩 따로 주문해버리면 되는 것을 괜히 굿즈 생각하다가 미뤄지게 된 것은 왠지 비밀로 하고 싶은 이야기지만.

 

 

 

 

 

 

 

 

 

 

아직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별별 생물들의 희한한 사생활은 왠지 그냥 재미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이 책이 조금은 읽기 쉽게 씌여진 것 같다는 느낌이라면 문어의 영혼은 어떨까. 뭔가 독특할 것 같다는 느낌이 오기는 하지만. 책 정리가 되면 이 책도 빨리 읽어보고 싶은 책 중 하나.

 

 

 

 

 

 

 

 

 

 

 

 

 

 

 

 

 

 

최근에 읽고 싶은 책이 너무 많이 쏟아져 나왔어. 

어제 받은 카이사르도 래핑을 뜯지도 않은채 서둘러 책장에 꽂아뒀는데 안그랬다가는 집 마루에 발 디딜틈도 없이 책이 기하급수적으로 쌓이게 될까봐 그랬다.

지난 번 기증한다면서 청소년 도서를 수십권 뺐었는데 그렇게 조금 빈 자리에 책을 담아놓다가 어떤 책을 넣어야될지 망설이며 시간이 흘러버렸고 어제 그렇게 해서 비어있던 좁은 틈을 비집고 최근에 주문해 받은 책이 들어갔다.

그리고 이제 또 장바구니를 채우고 비우려고 하니 걱정이 앞서기 시작한다. 예전에는 그냥 책을 구입하곤 했는데 이젠 정말이지 더 이상 둘 공간이 없어지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는 중이니.

 

겨우 두 권을 읽고 한 권을 방출하고 있으면 새롭게 세 권이 들어오고 있어서 결코 책이 줄어들지는 않고 더욱 쌓여만 간다. 이 사태의 해결은, 도서관,이겠지만 도서관은 언제 찾아가고 읽고 싶은 책은 또 언제 내 차례가 되려나. - 아니, 어차피 집에 둔다해도 당장 읽는 건 아니잖아? 그러고보니 말이 안되는 핑계인걸까?

 

 

 그래도 조지 오웰은 빨리 왔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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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증명
도진기 지음 / 비채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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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작가에 대한 개념이 별로 없어서 '악마의 증명'이 왠지 낯설지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별생각없이 책을 펼쳐 읽기 시작했다. 아, 그런데 이거 왠 기시감이지? 하고 잠시 생각해보고 검색을 해 봤더니 역시 몇년 전 무척 재미있게 봤던 드라마에서 다뤘던 에피소드가 이 책의 표절시비로 잠시 화제가 되었었던 바로 그 원작 소설이었다. 아, 그래서 책 제목도 작가 이름도 왠지 낯익은 느낌이었구나. 당시 드라마의 인기로 인해 표절시비 문제는 소리소문없이 사그라들어버린 것 같았는데 책을 읽으면서 그 에피소드를 떠올릴 수 있을정도니 표절에 대한 것은 딱히 뭐라 결론 내리기가 힘들 것 같다. 법에 대한 부분이나 구체적인 사건 정황의 차이가 다르다고 하지만 일반인인 내가 느끼기에 쌍둥이의 범죄에 대한 모티브는 하나의 줄기처럼 보이기는 했다.

 

악마의 증명은 동일 제목을 표제작으로 하여 도진기 작가의 단편이 실려있는 단편집이다. 사실 한국작가의 미스터리를 찾아 읽는 편은 아니어서 그냥 작가의 전직 판사라는 이력이 작품을 홍보하는데 더 무게감을 실은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으로 조금은 가볍게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한 편 한 편 읽어나갈 때마다 놀라운 이야기의 전개는 - 사실 환상문학이나 호러쪽은 딱히 내 취향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허를 찌르는 듯한 이야기의 전개는 한번 잡은 책을 쉽게 놓지 못하게 했다. - 그가 결코 전직 판사라는 직업을 등에 업고 얻은 작가의 명성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호불호가 갈릴 것 같은 작품들이긴 하지만 글을 읽는 동안 일본 작가들의 작품이 생각나기도 했다. 내가 너무 일본 소설만을 많이 읽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외딴집에서'를 읽었을 때는 사실 일본 작가의 호러물같은 느낌이 더 강하기는 했다. 악마의 증명을 읽고 정글의 꿈과 선택을 읽을 때까지는 조금은 약한 미스터리의 느낌이 있었는데 외딴집에서는 그 결말이 좀 섬뜩해서 더 그랬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8편의 단편을 다 읽고난 후 다시 한편씩 떠올려보면 일본 소설같다는 느낌은 전혀 없고 이것이 도진기 작가의 작품이구나, 라는 생각만 남아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사건 자체만을 그려내거나 사건의 해결만을 이야기하려 한다기보다는 등장인물들에 대한 성향이나 심리, 성격에 대한 이야기가 더 인상깊게 다가온다. 그건 어쩌면 그가 말하고자 하는 모든 이야기에서 중심은 사람이며, 우리 역시 '사람'을 중심으로 모든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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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9 18: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자연약 - 약 안 쓰고 건강을 지키는
모리타 아츠코 지음, 홍주영 옮김 / 끌레마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약 안쓰고 건강을 지키는' 자연약, 이라는 제목은 자연치유에 대한 효과를 맹신하지는 않는 나로서도 한번쯤 읽어보고 참고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아니, 사실 나도 나이를 먹게 되고 연로하신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을 다니다 보니 약에 대한 부작용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느끼게 되면서 '자연약'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하는 것이 맞는 말일것이다.

점점 드셔야 되는 약이 많아지면서, 안그래도 신장기능이 저하되고 있는데 병원의 약들이 그 기능을 점점 더 약화시키고 있다는 이야기를 얼핏 들었다. 하지만 또 병원에서는 많이 알려져 마시는 차 외에 민간요법으로 몸에 좋다고 하는 약재물을 마시는 것은 어머니에게 안좋으니 마시지 말라고 한다. 일단은 의사선생님을 믿고 몸에 좋다고 알려진 이런저런 나무를 끓여 마시던 물을 끊고, 정기적으로 진료받는 내과의 처방약 외에는 진통제도 되도록 안먹는 것으로 했다.

물론 처음부터 전적으로 내과선생님의 말만을 믿은 것은 아니다. 내과 선생님은 쓸데없이 약을 과다복용하거나 굳이 먹지 않아도 되는 약은 먹지말라,는 이야기를 하시는데, 다른 병원에 갔을 때 어머니가 드시는 약을 이야기하고 신장기능이 안좋아 약먹는데 주의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면 다른 의사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을 많이 보였었다. 그리고 우리의 우려는 무지함으로 치부하듯 무시하고 약처방을 하고 항생제주사까지 놨는데 그날 어머니는 그 부작용으로 응급실에 가셔야했다. 지금이야 항생제 부작용이었겠거니 생각하지만 저녁부터 몸이 안좋다고 하시더니 급기야 몸을 덜덜 떨면서 식은땀 흘리고 의식까지 잃을정도였으니 얼마나 놀랐는지. 종합병원 응급실에 가서 여러 검사를 다 했는데 딱히 원인이 나오지도 않고 새벽이 되니 좀 괜찮아지셔서 퇴원하고 다음에 내과를 찾아갔더니 의사 선생님이 이비인후과의 처방전을 살펴보고는 굳이 먹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소견을 주셨다.  약을 줄이는 것만이 좋은것이다, 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다만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굳이 항생제가 들어간 약들을 처방받아 먹어야 하는 것인가, 한번 생각해보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약 안쓰고 건강을 지키는 자연약'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조금은 엉뚱한 이야기를 너무 길게 늘어놓았는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병원의 처방약이 가장 좋은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다보니 그렇게 되어버렸다.

이 책에는 '식물이 만들어낸 천연 약물의 놀라운 힘을 이용해 약 부작용 없이 평생 건강을 지키는 비법'이 담겨있다. 저자는 알러지와 아토피로 인해 고생을 하다가 식물요법으로 건강을 회복하고 좀 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공부를 위해 파리13대학의 의약학부 내에서 자연요법학으로 식물요법을 배웠다.

자연약의 기초지식과 올바른 사용법에 대한 기본설명이 담겨있고 우리에게 흔히 볼 수 있는 알러지, 아토피뿐만 아니라 감기에서부터 체질에 맞는 자연약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함께 치유효능이 설명되어 있다. 특히 약 복용이 쉽지 않은 임산부에게 도움이 되는 허브 이야기는 유용하다. 또 한때의 처방으로 그 순간을 모면하는 약이 아니라 근본적인 체질의 변화나 꾸준한 복용으로 영구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허브의 복용은 차 혹은 오일의 형태로 마사지를 하는 등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우리 일상에서 익숙하지 않은 허브도 많지만 흔히 요리를 해서 먹거나 차로 마시는 허브도 많아서 일단 쉽게 접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서 시도를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요즘 날마다 마시는 우엉차도 좋다고 하고 비타민이 많다고 해서 마셨던 감잎차도 고혈압과 동맥경화에 좋다고 한다. 나이가 들면 혈액순환이 안좋아지고 몸이 차가워진다고 하는데 열을 낼 수 있는 생강도 좋고, 흔히 양파와 마늘은 그냥 다 좋다고 하는 것처럼 이 책에서도 신진대사, 피로회복 등 여러 효능을 갖고 있다고 한다.

마당에 비파나무가 있어서 그런지 비파잎이 감기예방에 좋다는 것에는 괜히 밑줄을 그어보고 싶어진다. 목욕할 때 비파잎을 띄워서 하면 한기를 덜 느낀다고 하니 한번 효능을 실험해보고 싶어지기도 하고.

 

이 책은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 이야기가 많은데, 식물 요법에 대한 책을 볼때마다 외국작가의 글이라 우리나라 환경에 맞게 잘 자라는 우리의 허브가 아니라 외국의 허브가 많이 나와 아쉬울때가 많다. 그래도 이 책에는 그나마 우리가 쉽게 접할 수있는 우엉, 생강, 마늘, 양파, 쇠뜨기 같은 허브를 이용하고 효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어서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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