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잘못들었나? 싶었다. 


어머니 식사를 준비하면서 틀어놓은 티비에서 트럼프가 주한미군기지의 소유권을 주장하고 싶다...던가?


내가 뭘 이해못한건가, 싶어서 가만히 티비를 보고 있으려니


이 미친새끼가! 하는 욕이 터져나왔다.


아, 뜬금없이 식사하려고 앉아서 내가 언제 밥을 주려나 하고 보고 계시던 어머니가 놀래서 쳐다본다.


아니, 저 놈 욕한거라고....했지만.


아,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주한미군기지를 무상임대해줄 뿐만 아니라 불법폐기물 얘기가 나왔을때도 욕을 달고 살았던 것 같은데.


아아, 내가 원래 이렇게 성격이 나쁜 애가 아니었어.


주위에 이상한 것들이 너무 많아서 이렇게 나빠지고 있는 것이 맞는거야..........




사무실에 앚아 있으려니 더 적나라하게 느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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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5-08-27 20: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원래 부동산업자라 땅욕심이 많아요.그래서 그린란드도 내놔라 캐나다도 미국에 합병해라하는 헛소리를 한것이지요.근데 저말은 아마 방위비 증액을 위한 꼼수일 겁니다.

chika 2025-08-28 09:49   좋아요 0 | URL
그니까요. 이득을 취하기 위한 초석의 헛소리이기는 하지만 그 헛소리 자체가 말도 안되는거여서...
여전히 그러려니,가 안됩니다 ㅠㅠ
 
지금부터 스트레스 재설정을 시작합니다 - 몸과 마음을 빠르게 리셋하는 스트레스 제어법
제니퍼 테이츠 지음, 성세희 옮김 / 시그마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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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스스로 예민하면서도 둔한데가 있어서 스트레스를 잘 받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뭔가 모순되는 말 같지만 나 자신의 스트레스 상황에 대해 너무 둔감해서 시간이 흐른 뒤에야 내 몸과 마음이 힘들어하는구나, 라는 걸 느끼는 것 같다는 말이다. 아무튼 지금 내 상황에 대해 주위의 모든 사람이 다 알만큼 스트레스가 심하다는 걸 인지하고 있어서 그런지 책 제목 자체가 너무 와 닿았다. 스스로 스트레스 상황을 넘겨보려고 노력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좀 더 효율적이고 몸과 마음 모두 평온해지는 시간들을 기대해보면서 책을 펼쳤다. 그런데 뜻밖의 수확들이 있어서 나름 책읽기가 즐겁다. 


책의 구성 자체가 스트레스에 대한 일반론적인 설명과 스트레스를 잘 받아들이거나 넘기면서 실행해볼 수 있는 두개의 파트로 되어있다. 앞부분을 이론적 설명이라고 본다면 뒷부분은 실제 스트레스를 줄여나갈 수 있는 실천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아니, 실질적으로 스트레스를 줄인다는 표현보다는 잠시 심호흡을 하며 스트레스 상황을 '재설정'한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다.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책의 제목처럼 말이다. 


잠시 멈추고 심호흡을 한 후 마음을 가다듬고 생각을 다시 정리해본다면 극도로 화가난 상태에서 상태를 더 악화시키는 것은 줄일 수 있다. 특히 피곤하고 지친 상태에서 계속 많은 일이 쌓이면 실수하게 되고 짜증이 늘어나면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 더 악화되어 다른 문제를 일으킬수도 있다는 것은 겪어본 사람들이라면 백만배 공감하게 될 것이다. 책을 읽는 동안 그런 공감되는 이야기들이 넘쳐나서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안도감(?)도 느껴보면서 마음이 좀 진정되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두번째 파트의 실천 부분들은 굳이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된다고 하는데 처음 한번은 그냥 쓰윽 읽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다. 사실 삶의 지헤가 내게도 조금은 쌓여있는지 책에서 언급하는 내용들 중 내가 이미 실행해보고 있는 것들도 많아서 내가 조금은 잘 해내고 있는걸까 싶어지기도 했다. 

물론 그냥 그렇게 스스로 터득하면서 스트레스 상황을 바꿔나갈 수 있다면 굳이 이 책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도무지 바꿀 수 없는 상황에서 바뀌지 않는 사람과 일을 해야만 할 때, 언제까지 내가 불이익을 당하고 감정소모를 하면서 마음이 피폐해지는 것을 느껴야 하나, 라는 절망과 엉망이 되어가는 나의 일상을 견디기 힘들어지면서 뭔가 돌파구를 만들어야겠어서, 이 책이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라는 기대보다는 조금이나마 마음의 평온을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책을 읽기 시작하기는 했지만 생각보다 더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어쩌면 이미 내가 처한 이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내 마음을 리셋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좀 더 책이 내용이 마음을 움직인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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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새로운 에세이가 나온 줄...


이미 오래 전에 쓴 글이고, 여행 이후 소설까지 집필이 되었다고 하니 정말 오래전 아니겠는가.


그래도 읽어보고는 싶은데 9월 희망도서를 신청해볼까 싶다. 

내가 하루키 소설파는 아니지만 에세이파에는 좀 가까워서 에세이는 읽은 책들이 좀 있으니.

그런데 왜 소설은 못읽고 있는걸까,가 새삼스럽다.






퇴근 시간을 앞두고 일을 하려니 퇴근을 넘겨버릴 것 같고, 휴가 온 조카를 만나 저녁을 먹기로 했으니 퇴근시간 땡 하면 나가야해서 일단 일하는 건 패쓰. 대놓고 삼십여분을 놀기에는 좀 그래서 멍때리고 있다가 살짝 졸았다. 아무래도 점심시간 전후로 어머니를 병원에 모시고 다니느라 신경쓰고 힘을 써서 그런지 피곤과 졸음이 지금 시간에 한꺼번에 몰려온 듯. 아무튼.


이제 여행은 한달 남짓 남았다. 캐리어도 구입해야하고, 어머니가 서울 가 계시는동안 편히 쓰시라고 카드도 드려야하는데, 그동안 신용카드 한 장만 쓰며 큰 불편함이 없었던지라 이제 신용카드도 하나 신청해야 하겠는데 뭐가 좋으려나..찾아봐야하고.

이것저것 신경쓰고 준비해야할 것들이 수만가지인데도 나는 이 책을 읽고 갈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사실 작년에 다녀 온 스페인도 1년이 채 되지 않았음에도 내가 그곳에 갔었던 것이 맞을까,라는 생각이 들만큼 아득하다. 아마 기록을 하지 않은 탓도 있고 혼자 다녀와서 여행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은 탓도 있을 것이다. 더 늦어지기 전에 짧게라도 기록해둬야 할 것 같은데.. 늘 이런 시간은 없을뿐이지.


여름 이후 오르기 시작한 환율은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여행 경비가 그에 따라 수십만원 더 들어가게 되는 상황에서도 필요한 건 끊임없이 떠오르는데. 그리 비싸지 않은 목베개를 하나 마련하려고 보니 슬리퍼도 있으면 좋겠고... 소소한 것들이 계속 딸려 떠오르고 있다. 젊은 시절(!)에는 없으면 없는대로 몸으로 떼우면 된다는 생각과 실제로 그렇게 없이 다녀도 불편함이 없었지만 이제는 몸이 많이 삐걱거려서 그런지 편한 아이템 하나하나가 소중해지고 있다. 

한달은 이제 금방일텐데.

내 짐에 어머니 짐까지... 이번 주말에는 정말 준비리스트를 점검해봐야할 것 같아. 이제 책은 없어도 되겠지만. 목베개는 필요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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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5-08-26 21: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행은 준비할 때가 가장 설레는거 같아요. 지난번에 어디라고 들었던거 같은데 까먹었네요. ㅎㅎ 그래도 날 좋을 때니 행복한 여행이 될거예요. 목베개와 함께라면.... ^^

chika 2025-08-27 15:42   좋아요 1 | URL
ㅋㅋㅋ 그리스 튀르키예입니다.
지금 환율이 널뛰고 있어서.. 예상보다 경비가 더 들 것 같고... 그래도 가기로 한 여행, 좀 맘껏 즐기다 오려고 준비중입니다~ ㅎㅎ
부디 제발 트럼프가 환율 올리는 뻘짓을 좀 안하기만을 바라고 있습니다요;;;

바람돌이 2025-08-27 16:21   좋아요 1 | URL
저 올해 1월에 유럽가기 직전에 계엄령 사태 벌어지면서 환율리 미친듯 뛰었다지요. ㅋㅋ
저는 그리스는 못가봤소 튀르키예는 한여름에 가서 진짜 더웠어요
날씨 좋을 때 가시다니 부럽네요

chika 2025-08-28 09:50   좋아요 0 | URL
널뛰는 환율에 속타는 심정은...ㅠㅠ
시월이면 늦여름 날씨라고 하는데 어떨지 모르겠어요. 추석연휴에 가서 연차를 5일만 써도 2주의 여행이 된다는 것만으로도 감사를... ㅎ

잉크냄새 2025-08-27 16: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행전 고민하던 문제들은 여행이 시작되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립니다. 좋은 여행되시길....

chika 2025-08-28 09:52   좋아요 0 | URL
오~! 그렇네요 ㅎ
고맙습니다! ^^
 




"아이는 육중한 어둠이 두 눈에 덮쳐드는 것 같다고 느꼈다. 마치 너무도 파랗고 너무도 크고 너무도 맑은 눈이 죄라도 되는 듯. 어둠은 밤이 될 때나 극장 조명이 사르라들 때 보통 그러듯 밖에서부터 오지 않고 아이의 몸 자체, 내부에서부터 시야를 앗아갔다. 깜깜한 보자기가 드리워지자 아이는 초등학생용 공책에 그려진 다각형들로부터, 갈색목제 테이블로부터, 좀더 멀직이 놓인 구이용 고기로부터, 흰 앞치마를 두른 엄마로부터, 타일 깐 부엌으로부터, 옆방에 앉아 있던 아빠로부터, 몽트뢰유의 집으로부터, 거리를 내려다보는 잿빛 가을 하늘로부터, 세계 전체로부터 단절되었다. 마법에 걸린 듯, 아이는 암흑 속에 빠졌다." 12





전적으로 할아버지를 믿는 모나, 다른 어떤 어른에게도 보이지 않는 신뢰를 내어주는 모나는 세상에서 만들어진 가장 아름답고 가장 인간적인 것이 보존되어 있는 곳에 그와 함께 가야 했다. 그와 함께 미술관에 가야 했다. 만에 하나 불행히 모나의 눈이 영영 머는 날이 온다 해도, 최소한 뇌리 깊은 곳에 자리한 저수지에서 갖가지 시각적 광채를 길어낼 수 있으리라. 할아버지는 계획을 세웠다...... 일주일에 한 번, 한결같이, 그는 모나의 손을 잡고 미술관으로 가 작품 하나를, 단 하나의 작품만을 바라보게 할 것이다. 처음에는 색과 선이 펼쳐내는 무한한 진미가 손녀의 마음을 꿰뚫을 수 있도록 말없이 오래 바라보리라. 그런 뒤에는 시각적 희열의 단계를 지나 예술가들이 어떻게 우리에게 삶에 대해 말해주는지, 예술가들이 얼마나 삶을 빛나게 해주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말로 풀어내리라.

앙리는 제 귀여운 손녀 모나에게 의학보다 더 도움이 될 많안 일을 떠올린 것이다. 먼저 루브르궁, 그다음에 오르세 미술관, 마지막으로는 보부르에 갈 것이다. 그래, 그곳들이다.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대범하고 가장 아름다운 것을 보존하는 곳에서 모나를 위한 영양제를 찾아낼 것이다. 앙리는 세상에서 초탈한 애호가 부류와는 달랐다. 그들은 라파엘로가 그린 살의 광택이나 드가의 목탄화가 만들어내는 선의 리듬을 그 자체만으로 흡족해하겠지만, 앙리가 좋아하는 것은 작품들이 지닌 불꽃 같은 성지이었다. "예술은 불꽃놀이 기술, 아니면 헛바람이야" 그는 작품 전체를 통해서건 하나의 디테일을 통해서건, 한 폭의 그림, 한점의 조각, 한 장의 사진이 존재의 감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사실을 좋아했다. 31



더 추상적으로, 인간의 자연 본성에 대해서도 말하지. 인간의 본성이라는 건 사실 우리의 근본적인 상태를 말하는 거야. 우리는 어둠의 영역과 빛의 영역, 단점과 장점, 두려움과 희망을 함께 지니고 있지 않니. 그런데 보렴, 이 예술가는 바로 그 인간 본성을 향상시키려고 해. 



소녀에게 선물을 전하는 비너스와 삼미신, 산드로 보티첼리, 루브르


왼쪽 행렬의 저 네 여자는 비너스와 미의 세 여신이야. 베풀길ㄹ 좋아하는 신들이지. 그래서 여신들은 어느 젊은 여자에게 선물을 주고 있어. 뭔지는 몰라, 그림에서 볓 부분이 빠져 있으니까. 미의 세 여신은 알레고리라는 것이란다, 모나야. 실제 삶에는 존재하지 않고 네가 그들과 마주칠 일도 절대 없어. 다만 중요한 가치를 상징하는 거지. 이 여신들은 우리를 사회성 있는 존재, 환대하는 존재로 만들어주는, 즉 인간을 진짜 인간으로 만들어주는 세 단계를 상징한다고들 해. 이 프레스코화는 그 세 단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해주지. 세 단계를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 깊은 곳에 단단히 박아두려는 거야.


첫번째 단계는 주는 법을 아는 것, 세번째는 돌려주는 법을 아는 것이지. 그리고 둘 사이에는 두번째가 있는데, 이 단계 없이는 아무것도 되지 않나. 아치 중앙에 박혀있는 요석 같은 거야. 그것이야말로 인간 본성 전체를 떠받치는 요석이지.


여자는 선물을 받아. 그리고 그게 절대적으로 중요한 거야. 받을 줄 알기. 이 프레스코화가 말하는 것은 받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거야. 받을 줄 알기. 이 프레스코화가 말하는 것은 받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거야. 위대하고 아름다운 일을 해내기 위해선 인간 본성이 맞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거지. 타인의 호의를, 기쁨을 주고자 하는 타인의 욕망을 맞아들이기, 자기가 아직 갖고 있지 않는 것, 자기가 아직 될 수 없는 것을 맞아들이기. 받은 걸 돌려줄 시간은 얼마든지 있을 거야. 하지만 돌려주려면, 즉 다시 주려면 반드시 먼저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저렇게 유연하고 우아한 데생이며 막힌 곳이라곤, 주저함이라곤 전혀 없이 저렇게 줄곧 이어지는 선이며, 저 부인들이 저리도 아름다운 건 모두 그 연속의 중요성을 표현하기 위해서야. 인간들을 서로 연결하고 인간 본성을 향상시키는 끈. 주고, 받고, 돌려주고, 주고 받고, 돌려주고, 주고, 받고, 돌려주고....




삶은 쓰라림을 받아들일 때만 가치가 있음을, 그리고 쓰라림이 일단 시간의 체에 걸러지고 나면 귀하고 비옥한 재료를, 아름답고 유용한 물질을 드러내 진짜 삶이 되게 해준다는 사실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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