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 전부터 날은 계속 흐렸고, 심지어 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계속 내려 훤한 달빛은 기대하지도 못하고 있다.
그래서 아쉬운대로 냉장고에 넣어뒀던 샹그리아를 꺼내어 잔에 달빛을 담았다. 마침 늘 좋지 않다고 불평만 하던 마루의 전등이 보름달마냥 동그랗구나...
추석연휴가 시작되기 전 날, 사무실을 정리하고 오랫동안 자리를 비울 것이기에 컴퓨터 전원까지 완전히 다 꺼버리고 퇴근 준비를 하면서 책상위에 쌓여있던 책들도 싸그리 들고 갔다. - 물론 언제나 연휴전에는 이 많은 책을 다 읽을꺼야, 라는 기대감으로 책읽기를 시작하지만 무겁게 낑낑거리며 싸들고 갔던 책들의 반 이상을 오늘 또다시 무겁게 가방에 넣고 출근을 했다. 이 무슨 바보짓이란 말인가.
추석 연휴동안 조금씩 읽던 책을 마무리하고, 청소년 도서로 몇권 추려내어 기증할 책들을 모아 책탑을 쌓고 왔는데 이번 추석에 읽은 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아무래도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티비를 돌리다가 장면 하나를 보는 순간, 팀 버튼의 영화 장면은 이 책의 그림과 똑같아! 라고 외쳤다. 하아. 원래도 기대했지만 더 기대가 된다.
책의 무게감이 있어서 한편의 책,인가 싶었는데 안타깝게도 이 책의 말미에는 다음편의 프리뷰까지 실려있다. 아니, 프리뷰 말고 그냥 두번째 권을 빨리 보여줘........
추석연휴에 책을 많이 읽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장바구니를 들락거렸다. 그러다가 결국 책주문을 하지 못했지만. 수많은 책을 읽지도 않으면서 사들이고 있는 이유에 대해 가만히 생각을 해 보자. 나의 이 사재기병은 도대체 어디에서 온 것일까. 스트레스를 쇼핑으로 푸는 것인지... 정말.
아무튼. 시사인과 주간경향의 신간도서들. 이번은 공통적으로 '재난 불평등'이 첫번째 소개되어 있네.
ㅁ마맛마스
마스다 미리의 책은 그냥 소소하게 읽을 수 있어서 자꾸 보게 된다. 언젠가부터는 너무 많아서 그 느낌이 그 느낌 같다,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그래도 이번에 나온 '너의 곁에서'는 마스다 미리의 작품들 중에서 손에 꼽을만한 [주말엔 숲으로]의 두번째 글이라고 하니 조금 더 기대를 해 본다.
읽어서 제껴놓으며 쌓아놓은 책탑도 꽤 되는데 여전히 읽지 않은 채 먼지만 뒤집어 쓰고 있는 새 책들이 많은건... 그래. 생각을 살짝 뒤틀어서. 내가 책을 읽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너무너무너무 많은 책을 갖고 있기 때문인것이다. 이제 날이 선선해지면서 걸어서 출퇴근 하려고 하는데, 청소년 도서를 기증해주기로 약속한터라 단 몇권이라도 먼저 보내볼까- 싶은 마음과 조금이라도 빨리 집의 책 정리를 하기 위해서는, 읽고 싶은 책을 집어들다가도 내보낼 수 있는 책을 먼저 집어들게 된다. 그래서 우왕좌왕 하는 마음으로 찔끔찔끔 거리며 읽기 시작한 책이 서너권. 하아. 그러고보니 이러고 있을때가 아니긴하다.
시간날때마다 줄기차게 읽어야 할 것 아닌가. 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