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전에 챙겨먹는 채소 요리 - 맛있게 비워서 몸이 가벼워지는 채소 중심 레시피
마쓰무라 마유코 지음, 조민정 옮김 / 보누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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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약을 먹기 위해 평소 먹지 않던 밥을 먹으려고 하니 생각만으로도 속이 답답해지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평소 아플때마다 흰죽을 끓여주시던 어머니에게 흰죽에 가지와 목이생버섯을 넣고 끓여달라고 해서 먹다 남은 카레와 섞어 먹으니 부드럽게 넘어가 일명 채소카레죽을 먹으니 부대끼지 않고 속이 든든하다. 그러고보니 평소 채소를 좋아하는데 죽에 부드러운 채소들을 넣어 영양을 더해 먹을 생각은 오늘 처음 해 봤네.

 

비린것도 별로 안좋아하고 질겅거리는 육고기도 별로 좋아하지 않아 집의 식단은 거의 채소가 전부인데 제철 채소로 요리를 하는 것이 해마다 반복이라 항상 채소요리와 관련된 책이라면 관심을 가졌었다. 그런데 대부분은 채소요리라고 하지만 주된 메인이 고기인 경우도 많고 쉽고 간단히 해먹을 수 있는 요리도 몇가지 없어서 내 식단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사실 그래서 이 책 마흔전에 챙겨먹는 채소요리도 그리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런데 예상외로 채소를 주된 요리로 한 방법이 많이 소개되어 있고 무엇보다도 가장 좋은 것은 좋은 채소를 고르는 요령이 있어서 좋았다. 이런 팁은 대부분 자그마하게 참고삼아 보라고 적혀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채소에 대한 설명과 제철 시기가 적혀있고 사진과 함께 싱싱하고 맛있는 채소를 고르는 법이 나와있어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소장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채소를 고를 때 대충 빛깔 좋고 모양좋고 향이 좋으면 괜찮은거려니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에 더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채소마다 맛있는 채소를 고를 수 있는 방법이 나와 있는 것이 좋았는데 개인적으로 부추는 향은 좀 덜하지만 연하고 어린잎이 더 맛있는 것 빼고는 책을 참고해야겠다.

 

대부분 쉽게 구해서 자주 먹는 채소가 소개되어 있고 요리법도 강한 양념이 아니라 채소 본연의 맛이 더 우러나게 하는 요리법이어서 한번 책에 나와있는 방법대로 해볼까 싶기도 하다. 사실 책에는 각 채소를 소개하면서 동맥경화나 당뇨 예방 같은 예방요리, 변비나 스트레스해소, 피부미용에 좋은 채소의 조합들이 나열되어 있는데 약을 먹거나 몸이 아프거나 해서 먹는데 조심해야 하는 채소를 빼고 다 좋은 채소라는 이야기로 들려서 그리 관심이 가지는 않는다. 그냥 어쨌든 채소가 좋다는 말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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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은 그 아이들에게도 여느때와 다름없는 아침이었으리라.
나중에 하노이가 어떻게 바뀌든, 혹은 그 아이들이 어떤 곳에서 살아가든 그 아침이 지옥으로 기억되는 일은 없으리라. 내가 그랬으니까. 나는 그 아이들의 눈으로 하노이의 아침을 본다면 어떨지 생각해봤다. 내가 듣는것처럼 경적소리가 시끄럽지는 않을 것이다. 오토바이를 탄 사람이 모두 미친 사람들처럼 보이지도 않을것이다. 지옥의 아침이 아니라 평범한 하노이의 아침이리라. 믽다. 지옥이란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229, 여느 때와 다름없는 하노이의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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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바람 2018-08-12 02: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치카 님은 여전히 책과 가까이서 책을 읽으며 생활하고 계시는군요.
오랜만에 서재에 들어왔다가 올해 리뷰가 있어서 반가운 마음에 안부 놓고 갑니다.

chika 2018-08-12 08:20   좋아요 0 | URL
어릴적부터의 버릇이라 책은 늘 가까이 있네요^^
변화는 많지만 변함없어 보이는. . . 알라디너들이 그런듯해요. 반가워요 ^^
 

여행이란 가지 못한 길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 것이라고. 그러고보면 여행을 통해 나는 비정함을 익혔다. 눈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그토록 찬탄하던 곳과 작별하는 법을 알게 됐으니까. 이젠 두번 다시 만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친구처럼 지낸 이들과도, 또 아꼈으나 잃어버린 물건과도 아무런 미련 없이. 이젠 알겠다. 그렇게 해서 내가 이 삶의 원리를 배웠다는 사실을. 그레이트! 베리 굿! 다만 그뿐이라는 것. 떠나는 순간에 아쉬움이 남아서는 안 된다는 것. 31, 떠나는 순간까지도 아쉬움은 남지 않게.



낯선 도시에 처음 발을 디딘 사람이라면 누구나 ‘여행자 또는 젊은이‘ 가 될 수 밖에 없으니까.
그리고 너무나 서툴러서 태연하게 황당한 실수를 저지르는 자신을 감당해야 한다. 만약 그게 힘들다면, 당장 여행을 포기하는 수밖에. 물론 예외는 있다. 잘 짜인 패키지 관광을 떠나는 방법도 있지만, 이쯤이면 왜 효도 관광은 예외없이 패키지로 떠나는 것인지 알겠지.
여행은 그렇다 치고, 그게 인생이라면 어떨까? 서투른 자신을 보는게 싫다고 패키지 인생을 선택한다면? 이번 여름 여행지에서는 이 질문을 자신에게 던져보자. 39, 우린 모두 젊은 여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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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순간에 일어난 엄청난 변화들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그레이스 페일리 지음, 하윤숙 옮김 / 비채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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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늘 경멸해오긴 했지만 두개의 점 사이에 확실한 선이 이어지는 그런 이야기라면 나도 그런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 내가 그런 확실한 선을 경멸했던 것은 문학적인 이유에서가 아니라 그런 선이 모든 희망을 앗아가기 때문이었다. 현실의 인물이든 가공의 인물이든 모든 이는 삶에서 열린 운명을 누릴 자격이 있다" [227, 아버지와 나눈 대화]

 

그레이스 페일리라는 작가의 글은 처음이다. 어떤 글을 쓰는걸까, 싶어 작가의 이력을 보니 뭔가 실천문학일 것 같다는 느낌이었는데 그녀의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마음이 답답해진다. 도무지 왜 이런 전개를 해야하는지 이해할수가 없었고 왜 자꾸 무섭기만 한지... 그런데 그녀가 작품속에 슬쩍 담아놓은 글을 읽으니 왜 그랬는지 좀 알 것 같기도 하다. 확실한 선을 경멸했던 것은 그런 선이 모든 희망을 앗아가기 때문이라니. 그리고 현실이든 가공이든 모든 이는 삶에서 열린 운명을 누릴 자격이 있다니.

 

무심코 글을 읽다보면 그 맥락을 놓쳐버려 도무지 내가 무얼하고 있는지 알수가 없었다.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단편을 읽어나가다가 놓칠뻔한 행간을 읽고 순간 순간 멈칫했다. 어쩌면 이런 것이 작가의 일본판을 번역한 하루키가 '그레이스 페일리의 중독적인 '씹는 맛'이라고 표현한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씹으면 씹을수록 자꾸만 어둠의 세계를 보게 되는 것 같아 우울하다. - 물론 내가 그녀의 모든 작품을 다 이해했다고는 말할 수 없다. 도대체 무엇을 이야기하려는 것일까, 싶은 글은 나중에 다시 곱씹는 맛을 느껴보련다.

 

어제 저녁 시사프로그램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감독과 연기력을 인정받는 유명배우에 대한 성폭행 사건을 다루었다. 서로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어 아직 뭐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없지만, 이들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미투로 인해 알려진 여성에 대한 온갖 폭력들은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여성뿐인가, 인종차별과 가난한 이들에게 닥쳐오는 현실의 삶의 모습은 희망을 먼저 떠올리기보다는 끔찍한 사실들을 드러내고 있다. 이것 역시 그레이스 페일리가 작품 속에 녹아내고 있는 모습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희망의 끈을 놓을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그레이스 페일리의 작품이 사실묘사에 가까운 현실이라면 지금 우리의 현실은 열려있는 운명을 누리기 위해 바꿔나갈 수 있는 것이며 더 미래의 세계에는 더 나은 삶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니, 그런 세상을 이뤄나가기 위해 행동해야 할 때이다. 그레이스 페일리의 글들은 행동의 시작인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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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순간에 일어난 엄청난 변화들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그레이스 페일리 지음, 하윤숙 옮김 / 비채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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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쪽짜리 단편 빚,을 읽고 경악했다. 책을 다 읽고 하루키가 말한 ‘그레이스 페일리의 중독적인 ‘씹는 맛‘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아 그저 놀라울뿐이다.물론 나에게는 구멍안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세계에 빠져드는 느낌뿐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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