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 이즈 이탈리아 This is Italia (2023년 최신판) 디스 이즈 여행 가이드북
전혜진.윤도영.박기남 지음 / TERRA(테라출판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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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내 첫 유럽여행은 로마와 파리였다. 말 그대로 로마 찍고 파리 찍고 서울로 오는 일정이었고 어떻게든 되겠지 라는 생각으로 늦은 시간에 도착한 로마에서는 여행성수기라 찾아가는 곳마다 빈숙소는 없어서 열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에야 겨우 적당한 금액에 묵을 수 있는 곳을 찾아 들어갈 수 있었다. 그 오래전에 처음으로 가 본 낯선곳에서 책으로만 봤던 수동식 엘리베이터를 타봤고 영어를 못해도 숙소를 찾고 여행을 하는데 큰 장애가 되지는 않는다는 것도 깨달았었는데...

그 첫번째 여행 이후 이탈리아에는 세번을 더 갈 수 있었는데 패키지 여행으로 조카들을 데리고 한번, 또래 청년들과 성지순례로 한번, 어머니 모시고 가족여행으로 한번 갔었다. 가봤던 외국의 도시를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는데 이탈리아 로마에는 네번이나 가봐서 그런지 더 특별한 마음이 있는데 여전히 아쉬운 마음이 많은 곳이어서 언젠가 꼭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 이탈리아다. 그래서 여행전문도서 테라 출판사의 디스 이즈 시리즈가 나올 때부터 이탈리아편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역시 이 책은 내 마음을 설레게 한다. 



이탈리아 여행서이니 이탈리아 여행명소에 대한 소개는 당연하겠지만 변함없는 관광명소도 있지만 흙먼지만 가득하던 콜로세움앞의 전차경기장이 파릇한 잔디로 뒤덮여있고 돌무더기만 가득하던 포로로마노 역시 볼거리가 가득한 책소개글을 읽고 있으려니 로마를 다섯번째 간다하더라도 다 보고 올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가톨릭 신자들에게는 의미가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매력이 있을까 싶었던 아씨시가 자세히 소개된것도 좀 놀랍기는 했다. 아씨시의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수바시오 산에 올라가 여유를 부리다 프란치스코성당이 6시에 문을 닫는다는 것을 모르고 결국 안에 들어가보지 못하고 조토의 프레스코화는 다음을 기약했었는데 십년이 지나도록 가보지 못한 아쉬움이 계속 마음에 남는다. 




따로 찾아볼수도 있지만 이탈리아의 미술관에 전시된 작품에 대한 설명도 기본적으로 되어있어서 관광 여행뿐 아니라 조금 더 깊이 들어갈 수 있는 인문여행의 계획도 세워볼 수 있다. 여행에세이가 아니라 실질적인 여행정보서이니 지도는 기본이지만 미술관 내의 구조도가 있어 내가 원하는 작품- 혹은 유명한 작품을 보기 위한 좋은 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탈리아를 여행하려는 이들을 위한 17가지 유용한 정보와 알짜 여행 팁은 여행을 계획하기 전에 꼭 확인하고 활용을 하기 좋다. 언제 어떻게 이탈리아 여행을 하면 좋을지 도움이 되는 이야기겠지만 일반적인 여행 준비를 위한 내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서 숙지를 하면 좋을 내용이다. 

중간중간 담겨있는 스페셜페이지 역시 겉모습만 구경하며 지나가는 관광이 아니라 내가 여행하고 있는 곳의 문화와 역사를 알 수 있는 내용이 담겨있어서 여행 전에 한번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식당이나 쇼핑목록 같은 것은 2,3년이 지나면 업데이트를 하며 최신버전으로 확인해야겠지만 많은 부분은 이탈리아 여행 계획을 세우는데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이다.

가보지 못한 소도시가 많아서 단언할수는 없지만 내 경험에 미루어봤을 때 이 책 한 권이면 이탈리아 여행의 기본틀을 잡는데는 부족함이 없지 않을까, 싶기는하다. 개인적으로 북쪽의 볼로냐가 없는 것은 좀 아쉽지만.



사실 이 책은 여행을 계획하고 준비하면서 실질적인 참고를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지만 지금 당장 떠날 수 없는 내 처지에 필요할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언젠가 떠나게 될 때, 내가 미처 가보지 못한 시에나를 꼭 가봐야겠다거나 두번째 가는 아씨시에서는 어떤 부분을 더 봐야겠다거나 먹어볼 음식 리스트를 작성해보는 미래의 여행계획을 꿈꾸는데는 필요한 책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잠깐이라도 꿈에 부풀어있었으니. 조만간 여행을 떠나게 될 당신이거나 언젠가 이탈리아 여행을 꼭 갈꺼라 다짐하는 당신에게도 이 책은 멋진 시간을 선물해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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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의 눈이 인간의 내면에서보다 더 많은 눈부심과 암흑을 발견할 수 있는 곳은 없다. 오성의 눈이 응시할 수 있는 그 어느 것도, 인간의 내면보다 더 무시무시하고 복잡하고 신비하고 무한하지는 않다. 바다보다더 거창한 광경을 펼치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하늘이다. 하늘보다 더 거창한 광경을 펼치는 것도 있는 바, 그것은 인간의 내면이다.
인간의 의식을 소재로 노래를 짓는다는 것, 그것이 비록 한 사람에 대한 노래라 할지라도, 인간들 중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에 대한 노래일지라도, 그 작업은 곧 영웅들이나 신들을 노래한 기존의 모든 긴 노래들을 융합하여 그것들보다 더 월등하고 결정적인 노래를 만들어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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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크리스투스 노스 리베라비트 *

팡띤느의 그 이야기는 무엇인가? 사회가 여자 노예 하나를 매입하는 이야기이다.
누구로부터? 비참함으로부터.
배고픔과 추위와 고립과 저버림과 궁핍으로부터. 비통한 거래이다. 영혼 하나를 빵 한 조각과 바꾸다니. 비참함이 공급하고 사회가 인수한다.
구세주 예수의 신성한 율법이 우리의 문명을 지배하지만, 아직 그속으로 깊숙이 침투하지는 못한다. 유럽의 문명에서 노예제도가 사라졌다고들 한다. 하지만 그것은 옳지 않은 견해이다. 노예제도는 여전히 존속하되, 오직 여인들만을 짓누르고 있으며, 그것을 가리켜 매춘이라고 한다.
그것이 여인을 짓누른다. 다시 말해, 우아함과 가냘픔과 아름다움과 모성을 짓누른다. 그것은 인간의 작은 수치가 아니다. 285



*christus nos liberavit 구세주께서 우리들을 해방하셨도다.



11. 크리스투스 노스 리베라비트 *

팡띤느의 그 이야기는 무엇인가? 사회가 여자 노예 하나를 매입하는 이야기이다.
누구로부터? 비참함으로부터.
배고픔과 추위와 고립과 저버림과 궁핍으로부터. 비통한 거래이다. 영혼 하나를 빵 한 조각과 바꾸다니. 비참함이 공급하고 사회가 인수한다.
구세주 예수의 신성한 율법이 우리의 문명을 지배하지만, 아직 그속으로 깊숙이 침투하지는 못한다. 유럽의 문명에서 노예제도가 사라졌다고들 한다. 하지만 그것은 옳지 않은 견해이다. 노예제도는 여전히 존속하되, 오직 여인들만을 짓누르고 있으며, 그것을 가리켜 매춘이라고 한다.
그것이 여인을 짓누른다. 다시 말해, 우아함과 가냘픔과 아름다움과 모성을 짓누른다. 그것은 인간의 작은 수치가 아니다. 285



*christus nos liberavit 구세주께서 우리들을 해방하셨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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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클린 책방은 커피를 팔지 않는다
이지민 지음 / 정은문고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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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해서 책 읽기가 귀찮아지고 심지어 읽는중인 책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받자마자 바로 펼쳐 읽었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어떤 내용일까 잠깐 살펴보려고 책을 펼쳤다가 멈추지 못하고 계속 읽어버렸는데.

이 책이 그저 브루클린 지역에 있는 동네 책방을 소개하는 에세이였다면 잠깐의 흥미를 느끼고 또 금세 흥미를 잃었을지도 모르겠다. 현실성이 있는지 타당성을 따져보기전에 일단 내가 책방을 하게 되면 어떤 책방을 하면 좋을까를 생각하며 동네 책방의 특징과 운영에 대해 도움이 될만한 내용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먼저였지만 책을 읽다보니 저자가 자주다녔던 동네 책방을 따라다니며 그저 맘편히 책방 구경을 하고 책을 살펴보고 있었다. 책방구경은 역시 책구경이 아니겠는가. 브루클린 동네 책방을 따라다니면서 많은 책을 살펴보고 그보다 더 많은 책들이 읽고 싶어졌다. 아, 이래서 책방을 따라다니는 것은 위험한 것인데......


브루클린 책방은 커피를 팔지 않는다,라는 말처럼 오로지 책만을 판매한다. 물론 책과 단짝인 문구를 판매하는 곳도 있고 자신들이 직접 만든 굿즈 작품을 같이 판매하는 곳도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책방은 온전히 책을 판매하고 있다. 희귀본을 판매하거나 유명작가의 친필사인본을 판매하는 것 등은 이미 우리의 동네책방에서도 하고 있는 판매방식이기에 그렇게 놀랍지는 않지만 다 비슷해보이지만 각각의 책방이 저마다의 특색을 갖고 있는 것은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여전히 놀랍고 신기하다. 

커피를 판매하는 곳이 있기는 했지만 그곳 역시 우리가 생각하는 북까페가 아니라 각각의 전문적인 책방과 커피숍이 한 공간에서 각자의 역할을 하고 있는 형태인 것도 독특했다. 책을 읽기 위해 가는 북까페가 아니라 출퇴근길에 스쳐가면서 커피를 사는 사람들이 많고 잠깐의 짬이 나면 책을 살펴보다가 구매를 하게 되는 것도 꽤 흥미로운 방식인 것 같다. 늘 책이 중심이었고 커피가 보조적으로 따라오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누군가는 책이 부가적으로 따라오는 것일 수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책방순례가 겉모습으로 보이는 책 구경에 더하여 작가와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책장을 넘길때마다 이미 읽은 책의 이야기가 반가웠고 아직 읽지 못한 책은 빨리 읽어야겠다는 조바심도 들었다. 좋다는 이야기에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아직 한권도 읽어보지 못한 니콜 크라우스의 책은 올해가 가기전에 꼭 읽어보려한다. 마침 책선물을 받을 일이 있어서 계속 미루기만 했던 니콜 크라우스의 최근 번역작 '남자가 된다는 것'을 청했다. 제목만으로는 어떤 이야기일까 했는데 아버지에 대한 내용이라니....묘한 마음이지만 기대가 된다. 

한국작가들의 작품도 많이 번역되어 브루클린의 동네 책방에 진열되어 있다는 이야기 역시 반가웠다. 실제로 직접 동네 책방에 가서 책을 보게 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그나마 이 책을 통해 수많은 책을 보게 된 것만으로도 반가웠다. 왠지 더많은 동네책방의 책을 보고 싶어지기도 하고. 그래서 동네 책방 이야기가 시리즈로 계속 이어진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

이 책을 읽는 시간은 맘편히 여유롭게 동네 책방을 다니며 휴식을 제대로 느낀 것 같은 좋은 시간이어서 좋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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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10-11 12: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방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나 좋아요. 요즘 제주에는 작은 책방들이 많이 생기던데 그게 또 제주사람의 입장에서는 어떤 마음인지도 궁금하네요.

chika 2022-10-12 15:01   좋아요 0 | URL
예전의 책방과는 달라서 저는 편히 갈 수 있는 서점이 없어요. 조카가 오면 가끔 북까페나 동네책방을 가보기는 하는데 정말 오며가며 들려서 책을 살펴보고 구입하곤하던 옛 책방의 느낌은 아니여서.....
그리고 특히 여기는 관광지여서 관광객들이 잠시 쉬다 가는 곳? 사진찍고 구경하는 곳? 그런 느낌이 많아요.

예전에 인문사회전문서점들이 있었잖아요. 그런 곳에 대한 기억때문인지 저는 정말 생활공간 주위에 동네책방이 하나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아요. 인터넷으로 주문 가능한 책이 많은 서점뿐이라면 갈 이유가 없잖아요.
어쩌면 또 제가 너무 생활반경이 한정적이어서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요 ㅎ
 

차마 말하기 슬픈 일이지만, 그는 자기의 불행을 초래한 사회를 심판한 다음, 그 사회를 만든 섭리를 심판하였다.
그리고 섭리를 단죄하였다.
그렇게, 고문과 노예 생활로 점철된 그 십구 년 동안, 그 영혼은 상승과 추락을 병행하였다. 그 영혼 한쪽으로는 빛이 들어갔고, 다른 한쪽으로는 암흑이 들어갔다.
이미 말한 바와 같이, 쟝 발쟝은 천성이 나쁜 사람이 아니었다. 그가 도형장에 처음 도착하던 무렵만 해도 그는 아직 착했다. 그곳에서 사회를 단죄하면서 자신이 냉혹해짐을 느꼈고, 섭리를 단죄하면서 자신이 반종교적으로 변함을 느꼈다.
이제 잠시 숙고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인간의 천성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그렇게 완전히 변형되는가?
신에 의해 착하게 창조된 인간이 인간에 의해 악해질 수 있을까? 영혼이 운명에 의해서 통째로 개조될 수 있으며, 몹쓸 운명으로 인하여 악해질 수 있을까? 심정이, 너무 낮은 천장 밑에 사는 사람의 척추처럼, 균형 잡히지 않은 불행의 압력에 눌려, 기형으로 변하고 추함과 치유 불가능한 불구를 얻어 지닐 수 있을까? 모든 인간의 영혼속에, 특히 쟝 발쟝의 영혼 속에, 이 세상에서 부패할 수 없고 저 세상에서 영원히 죽지 않으며, 선이 감싸 되살려 불꽃이 일어나 활활타며 찬연히 빛나게 할 수 있는, 그리고 악이 결코 완전히 꺼버릴 수없는, 최초의 불티, 그 신성한 요소가 없을까?
심각하고 불가해한 질문들이다. 특히 마지막 질문에는 어느 생리학자든, 뚤롱에서, 장 발장에게는 몽상의 시간이었던 휴식 시간에,
질질 끌리지 않도록 쇠사슬의 끄트머리를 호주머니에 깊숙이 처박고, 팔짱을 낀 채 권양기의 막대 위에 걸터앉은 음울하고 심각하며 말없이 생각에 잠긴 도형수, 인간을 노한 얼굴로 바라보는 법률의 구박덩이, 하늘을 냉혹하게 바라보는 문명에 의해 단죄된 그 도형수를 보았다면, 예외 없이 부정적인 대답을 할 것이다.
분명, 또한 그 사실을 구태여 감추고 싶지 않은 바, 그를 관찰한 생리학자는 그에게서 회복할 수 없는 비참함을 보았을 것이고, 법률로부터 말미암은 병에 시달리는 그 환자를 불쌍히 여겼을 것이되,
그러나 치료는 엄두조차 내지 못하였을 것이다. 그는 그 영혼에게서 언뜻 본 캄캄한 동굴로부터 시선을 돌렸을 것이다. 또한, 지옥의 문앞에 도달한 단떼처럼, 신이 모든 사람들의 이마에 써놓은 ‘소망‘
이라는 단어를, 그 도형수의 삶에서 지워버렸을 것이다. 145





무자비한 것이, 즉 사람을 멍청하게 만드는 것이 지배하는 그러한고통의 속성은, 일종의 우둔한 변모 과정을 통해, 하나의 인간을 짐승으로 서서히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때로는 사나운 짐승으로도 변화시킨다. 쟝 발쟝의탈출시도, 연속적이고 고집스러웠던 그 시도가, 인간의 영혼에 법이 야기한 그 기이한 변화 작용을 입증하기에 충분할 것이다. 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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