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너머 : 친구일까 적일까 한울림 그림책 컬렉션
앙투안 기요페 지음, 라미파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 제목을 듣고 바로 떠올릴 수 있는 영화가 있다. 공동경비구역 JSA, 오래전에 개봉했던 영화지만 영화의 배경이 되는 상황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어서 이 책은 작가를 살펴보기 전부터 혹시 우리나라 작가의 작품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실 혹시나 하고 작가를 찾아보니 프랑스의 사부아 지역 출생. 지역을 검색해보니 프랑스 남동부 알프스 산맥 북쪽, 지리적으로는 잘 모르지만 어쨌든 이탈리아와의 국경지역이고 독립국이었다가 프랑스령으로 통합되었다고 한다. 

괜히 이런 설명을 읽고나면 이 이야기가 나오게 된 배경에 대한 설명을 추측하게 되기도 하는데, 이건 또한 세계 어느 곳이나 사람들의 마음은 다 똑같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하고 '친구일까 적일까'라는 물음에 대한 답은 우리나라의 공동경비구역에서도 같은 답을 내리게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한다. 


서쪽 나라의 국경 수비대원 요르그는 날마다 국경 주변을 순찰하고 감시하는 일을 하고 있다. 동쪽나라와 바다를 사이에 두고 있어서 바다가 얼어버리는 겨울이면 더 철저히 경계를 해야한다. 일년동안 날마다 똑같은 일상의 반복을 견뎌내며 국경너머를 지켜보며 요르그는 국경지대를 순찰한다. 그러던 어느 날 동쪽나라에서 희미한 불빛이 반짝이는 것이 보이고 그것의 정체를 알아보기도 전에 눈보라가 몰아쳐 불빛의 정체는 다음날 알아보기로 한다. 그런데 다음날 경게초소인 큰나무에 갔더니 큼직한 연어 세마리가 놓여있는 것을 발견한다. 이 먹음직스러운 연어는 누가 갖다놓은 것일까? 혹시 동쪽나라의 누군가가 갖다놓은건가? 먹어도 되는걸까? 과연 요르그의 선택은 무엇일까?

요르그의 이야기는 뒤이어 동쪽나라 국경 수비대원인 셀마의 이야기로 이어지고...


이야기의 전개과정은 당연히 놀라운 반전은 없다. 하지만 이야기가 이끌어가는 과정에서 우리에게 '국경'의 의미가 무엇인지, 과연 우리에게 친구와 적이라는 개념은 어떻게 정의되는 것인지에 대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잘 설명할 수 있는 그림책이다. 더구나 남과북으로 나뉘어 있는 우리에게는 더 많은 의미를 담을 수 있는 이야기책이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윤타임 oontime.kr 이라는 사이트가 있다고한다. 첨 들어보지만 내용이 처음인것은 아니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백내장
그것은 文의 가족력이었다. 그의 친척들 가운데 백내장으로 시력을잃은 사람은 그가 아는 것만 해도 모두 열 명이 넘었다. 그것은 유전의법칙이었다. 그는 자신에게 찾아올 불운을 미리 알고 있었다. 그는 걱정스러운 듯 쳐다보는 춘희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 하지만 걱정할 건 없단다. 내일 당장 소경이 되는 건 아니니까.
눈은 아주 조금씩 멀기 때문에 그 동안 나는 많은 것을 볼 수가 있고,
그것을 머릿속에 차곡차곡 저장할 시간이 남아 있거든. 그러면 나중에아무것도 볼 수 없게 되었을 때 그것을 하나씩 끄집어내서 볼 수가 있지. 그러니까 그게 꼭 슬픈 것만은 아니란다. 24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맹렬한 호기심을 제지할 수는 없었다. 그녀는 기어코 몸뻬까지 모두벗고 커다란 기계 앞에 서고 말았다.
잠시 후, 금복의 몸 구석구석을 찍은 엑스레이 사진이 나오자 그녀는 마치 진기한 보물지도를 들여다보듯 사진을 유심히 들여다보았다.
거기엔 탐스러운 머리카락과 풍만한 엉덩이, 뜨거운 눈빛과 발그레한 뺨은 모두 사라지고 죽은 나무 사정이 같은 앙상한 뼈만 하얗게 남아있었다. 금복은 사진을 집으로 가져와 전등불에 비춰보며 홀린 듯 며칠 동안 관찰하다, 마침내 큰 깨달음을 얻은 듯 고개를 끄덕이며 우울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니까 다 껍데기뿐이란 말이군. 육신이란 게 결국은 이렇게 하얗게 뼈만 남는 거야.
그녀가 엑스레이 사진을 통해 발견한 것은 바로 죽음 뒤에 남게 될 자신의 모습이었다. 그날 이후, 그녀는 언제나 입버릇처럼 ‘죽어지면썩어질 몸‘ 이란 말을 자주 되뇌었다. 그리고 곧 내키는 대로 아무 사내하고나 살을 섞는 자유분방한 바람기가 시작되는데, 그것은 어쩌면평생을 죽음과 벗하며 살아온 그녀가 곧 스러질 육신의 한계와 죽음의공포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덧없는 몸부림이었는지도 모른다. - P21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과연 객관적 진실이란 게 존재할 수 있는 것일까? 사람들의 입을 통해 세상에 떠도는 이야기란 얼마나 신빙성이 있는 것일까? 칼자국이죽어가면서 금복에게 한 말은 과연 진실일까?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죽음을 맞이할 때조차도 인간의 교활함은 여전히 그 능력을 발휘할 수있는 것일까? 여기서도 마찬가지, 우리는 아무런 해답을 찾을 수가 없다. 이야기란 본시 전하는 자의 입장에 따라, 듣는 사람의 편의에 따라, 이야기꾼의 솜씨에 따라 가감과 변형이 있게 마련이다. 독자 여러분은 그저 믿고 싶은 것을 믿으면 된다. 그뿐이다. - P11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