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내장
그것은 文의 가족력이었다. 그의 친척들 가운데 백내장으로 시력을잃은 사람은 그가 아는 것만 해도 모두 열 명이 넘었다. 그것은 유전의법칙이었다. 그는 자신에게 찾아올 불운을 미리 알고 있었다. 그는 걱정스러운 듯 쳐다보는 춘희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 하지만 걱정할 건 없단다. 내일 당장 소경이 되는 건 아니니까.
눈은 아주 조금씩 멀기 때문에 그 동안 나는 많은 것을 볼 수가 있고,
그것을 머릿속에 차곡차곡 저장할 시간이 남아 있거든. 그러면 나중에아무것도 볼 수 없게 되었을 때 그것을 하나씩 끄집어내서 볼 수가 있지. 그러니까 그게 꼭 슬픈 것만은 아니란다. 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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