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피스 26 - 신의 섬 모험
오다 에이이치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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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난 사실 만화광이 아니다. 그저 기회가 되면 주어지는 만화를 읽을 뿐이다. 또 가끔 이런저런 일에 시달려 만사가 귀찮아질때 유일하게 귀찮아하지 않는 잠자기와 만화책보기를 좋아할 뿐이다. 이런 나에게 제발 좀 읽어보라고 누군가 가져온 책이 원피스였다. 바람의 검심에 대적할만한 만화책이 있겠냐..는 내 예상을 깨고, 바람의 검심과는 또 다른 재미와 감동이 있다. 그렇지만 어린 친구들에게는 조금 잔혹한 부분이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이 만화가 주고자 하는 중심주제를 잘 잡으면 괜찮을것도 같다.

대해적을 꿈꾸고, 세기의 보물 원피스를 찾아 항해를 하고 상상의 한계를 시험하는 듯한 악마의 열매라는 것이 등장하고, 심지어는 '하늘의 섬'이라는 곳까지 올라가고.. 어찌보면 황당무계한 만화의 세계만을 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러한 만화같은 이야기들 안에 담겨있는 각 주요 등장인물들의 꿈과 희망, 다시말해 어릴적의 꿈을 이루고야 말겠다는 것은 물론 신의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 친구를 위해 단지 친구가 원하기때문에 그 친구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다는 주인공 루피와 루피 해적단의 모습은 일정부분 우리가 배워 익혀야할 정신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렇다고 심각하게 만화책을 볼 필요는 없겠지. 그림도 상당히 재밌게 잘 표현되었고, 중간중간에 작가의 팬페이지 같은 문답코너, 일명 SBS라는 것도 있어 만화를 보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원피스는 참 재미있다..라는 말로 권해주고 싶은데, 특히 세상살이에 찌들어 있을때 이 책은 찌든 세상을 잠시 잊을 수 있는 활력소가 될 것이라 의심치 않으며 권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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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나다
조병준 지음 / 디자인하우스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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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 문득 길을 나서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길을 걷다 보면 사람을 만나고, 사랑을 만나고, 나 자신을 만나고... 어릴적부터 언제나 궁금했던 것은, 이 길 너머에 무엇이 있을까, 길 모퉁이를 돌아서면 내 앞에 펼쳐질 그 아름다운 들판을 만날 수 있을까..였다. 조병준님의 <길에서 만나다>라는 책은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누군가와, 무엇인가와 그리고 나 자신과 만나는 것이구나란 생각을 들게 함과 동시에 그 만남을 위해 길을 찾아 나서야 된다는 생각이 마구 마구 솟아오르게 하는 마법을 걸어버린다. 이 마법에 걸려 드디어 길을 나서면, 길에서 만난 모두와 행복을 만들고, 행복한 추억을 내 안 깊숙이 담을 수 있게 된다. 언제나 길은 그렇게 이어지는 것이겠지... 길을 떠나자. 아, 길에서 추억을 만들기 위한 만남을 실행하기 위한 실습서로 먼저 <길에서 만나다>라는 책을 만나보자. 분명 나를 만나기 위해 기다리고 있을 그 무엇인가를 찾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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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존 그레이 지음, 김경숙 옮김 / 동녘라이프(친구미디어)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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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차이는 있지만 차별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말을 한다.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남자와 여자의 차별이 아닌 차이을 이야기 하지만, 실제로 '차이'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지는 않는 것 같다. 이 책이 꾸준히 읽히는 이유는 아마도 그러한 차이에 대해 아주 많은 공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단지 남자와 여자의 '다름'에 대한 이야기만이 아니라, 남자는 여자를 여자는 남자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으며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에 대해 같은 내용의 다른 관점을 이야기 하고 있다는 점에서 굳이 배우자나 연인관계의 사람들에게만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관계에서도 매우 유용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처음의 시작은 '내가 상대방을 이해하려면..'으로 책을 읽어나가다가 나의 이해와 관용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이해시키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나를 이해시키기 위해 상대방을 알아가려고 노력하는 것. 이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얻은 것 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를 얻게 된 것이라 여긴다.

물론 중요한 것은 이해함 속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러한 자신의 표현이 나 자신의 감정폭발이 아니라 상대방을 배려하며 상대방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표현하는 것을 배워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내가 상대방에게 사랑받고 있으며 신뢰받고 있음을 굳게 믿으라는 것!

그 믿음을 공고히 하기 위해 남자는 한번쯤 우물을 파보는 것도 좋겠고, 여자는 동굴속으로 들어가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세상 모든 사람들이 그럴 필요는 없겠지만, '차이'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이 책을 읽으며 느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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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 - 가족의 얼굴은 마술 거울이다
정현종 옮김, various artists 사진 / 이레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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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라는 말 한마디가 모든 것을 자연스럽게 만들고 있다. 행복한 웃음이 있는 공간이다. 가족이 만들어내는 공간에는 어색함, 부끄러움, 이상함, 어리석음, 단절... 이런 것들이 없다. 있는 그대로 평온할 뿐이다. 아무리 우스꽝스러워도 가족의 모습에는 단지 즐거움과 행복이 있을뿐이다.

이것이 이 책의 사진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느낄 수있는 것들이다. 다리가 잘린 동생의 모습도, 기형의 신체를 가진 형제의 모습도, 네이팜탄에 온몸이 흉터 투성이어도.. 쭈글쭈글 늘어진 할머니 품에 안겨 웃고 있는 어린 생명도 모두 '가족'이라는 보금자리안에서 행복을 뿜어내고 있는 것이다.

고통없는 삶이 행복한 삶은 아니라는 말이 있다. 이 책을 보고 있으면 그 말에 대한 동의를 하게 된다. 삶이 그리 쉬운 것은 아니지만, 수많은 고통과 역경이 우리 삶에 걸림돌이 될 때가 있지만, 가족과 함께 하고 있으니 행복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것을 느끼게 해 주는 이 책은 당연히 잔잔한 감동을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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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울뿐인 세계화 - 대안신서 3
헬레나 노르베리-호지+ISEC 지음, 이민아 옮김 / 따님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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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읽으면서는 '머, 이럴수도...'라는 생각으로 술렁술렁 책장을 넘겼다. 그런데 조금씩 읽어나갈수록 이건 머나먼 나라의 경제 이야기 책이 아니라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현실감 넘치는 외침이 되어버렸다.

대형마트가 생겨나면서 동네 상점들이 문을 닫게 되었고, 대형마트의 일자리 창출로 인한 지역경제의 활성화 보다는 점점 대기업에 종속되는 지역주민들의 경제침체가 심화되어버리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생각해보게 된 것이다. 우리밀이 좋은 것을 알지만 엄청난 가격차로 인해 수입밀을 먹게 되는 현실, 우리 고장에서 재배되어 신선하게 먹을 수 있는 귤보다 농약에 찌든 수입 오렌지가 더 많이 소비되는 현실이 그대로 책 속에 담겨 있다.

세계화라는 말은 지금까지 좋은 의미로만 쓰여지는 것이라고 의심없이 받아들였었는데, '세계화'라는 말의 이면에 담겨있는 경제구조를 생각하게 되었고 그러한 경제구조에 맞물려 있는 내 소비생활도 생각해보게 되었다. 거대화로 치닫고 있는 세계경제는 덩치가 커지는 만큼 부의 집중 역시 강화되며 가속화되고 있다.

더구나 세계화라 하며 세계를 하나의 연결망으로 구축하는 인프라는 자세히 뜯어보면 사람과 환경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거대기업의 생산과 판매 구축을 위한 것이며 소비를 촉진시키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라는 숨겨진 의미도 생각해보게 된다.

그렇지만 여전히 인프라 사업은 사회 전체로 볼 때 이롭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사업은 경제규모를 팽창시키는 것이 주된 목적이기 때문에 그것들의 영향이 미치는 모든 지역사회와 지역경제를 서서히 갉아먹으며 그것들로 인해 가능해진 소비의 증가는 지구의 환경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지금 이런 허울좋은 '세계화'에 대항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세계화를 주장하는 거대기업에 대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여길지 모르겠지만 지역으로, 소규모로, 내 주변의 일상적 소비로 눈을 돌려보자. 잠시 나의 일상생활속에서 이루어지는 소비생활을 돌이켜보며 올바른 소비생활에 대해 깊이 느껴야 할 것이다. 이런 깨달음에서 소비생활을 하는 모두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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