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지구는 불타고 있다. 내 집이 불타고 있는데, 그 불에 기름을 붓는 것을 자랑하고 부유함을 과시할 만큼 어리석은 이는 얼을 것이다. 하지만 개인의 이동을 비롯한 라이프스타일에 있어서는어째서인지 다들 바보가 된 것만 같다. 올해도 우리나라의 SUV 판매 비중은 역대 최대치를 돌파하는 중이다. - P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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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 동안의 고독 - 1982년 노벨문학상 수상작 문학사상 세계문학 6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안정효 옮김, 김욱동 해설 / 문학사상사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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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플] 백만년의 시간이 흘렀다.
지금 마콘도에는 비가 내리고 있을까?
책을 다 읽고나니 문득 백년전은 언제였나 생각해봤다. 백년전, 1905년... 을사조약?
나는 왜 그 수많은 생각들 중에서 백년전의 을사조약을 떠올려버렸을까? 백년 동안의 고독은 그만큼 씁쓰름한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게 했나, 라는 생각을 해 본다. 백년 동안의 고독, 이라는 것은 마콘도가 ... 계속읽기
https://bookple.aladin.co.kr/~r/feed/429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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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로 떠나는 힐링여행 : 경희궁 인문여행 시리즈 19
이향우 지음 / 인문산책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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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궁궐로 떠나는 힐링 여행 시리즈의 한 권으로 '경희궁'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저자의 궁궐 이야기는 꽤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것으로 알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시간을 내어 경복궁, 창경궁, 덕수궁... 궁궐 지도를 들고 다 찾아가볼텐데 사정이 여의치않으니 책으로나마 들여다보고 있다. 사실 궁궐의 이름은 많이 들어봤지만 전체 지도를 놓고 위치를 확인해보라고 하면 도대체가 동서남북이 어디인지조차 모를 것이라 예상되지만 이제 조금씩 알아가면 되지 않는가,라는 초긍정의 자세로 경희궁을 살펴보고 있다.


"경희궁은 서부의 적선방에 있다. 동쪽은 흥화문이고, 흥화문내에는 금천교가 있고 또 그 동쪽은 흥원문이다. 서쪽은 숭의문이고, 남쪽은 개양문이며, 북쪽은 무덕문이다"(13)


경희궁은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경운궁(덕수궁)과 더불어 현존하는 조선시대에 지어진 5대 궁궐의 하나(13)라는 설명에 이어 문화재로 인식되어 1980년에 사적으로 지정될 당시 경희궁 구조물이 없어서 그 터만 사적지로 삼아 관할부서조차 문화재청이 아니라 서울시와 종로구청이라고 말하고 있다. 경희궁은 일제강점기에 철저히 파괴된어버린 궁궐이라고 하는데 이를 복원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나 책을 읽다보면 복원하는 과정에서 철저한 고증으로 인한 성실한 복원이 되었는가,라는 것을 생각하면 뭔가 아쉬운 것들이 많이 보인다. 숭정전 보개천장의 황룡 사진이 있는데, 해학적인 용의 모습도 아니고 뭔가 어울리지 않는 어색한 느낌인데 오히려 저자가 원형을 상상하며 그렸다는 칠조룡의 모습이 더 해학적으로 보인다. 


창경궁은 홍화문이, 경희궁은 흥화문이 대문이라 할 수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 전체 궁의 지도를 보면 경희궁의 흥화문이 흔히 말하는 정문이라 할 수 있는 것이고, 흉년이 들면 영조가 자주 그 흥화문 앞에 나아가 구휼을 하고 백성들과 자주 소통을 하려 했다고 한다. 인터넷 세상으로 비대면 소통이 더 쉽고 다양해진 요즘 오히려 소통이 없는 누군가와는 달리 백성을 귀하게 여기던 영조는 그래서 조선시대의 최고 전성기라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저자의 궁궐 이야기를 통해 문무관의 위치라거나 품계석이 따로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궁궐이 그저 옛 집,이라는 인식만 갖고 있던 내게 그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되었다.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사건들과 조선의 정책, 왕족들의 삶 등에 대해 자세한 고증을 통해 설명하고 있어서 단순히 궁궐 구경이 아닌 우리 역사를 들여다보게 되기도 해 궁궐로 떠나는 힐링 여행이 역사와 문화까지 다 아우르고 있다는 점에 있어서 모두에게 추천할 수 있는 책이다. 


책의 첫머리에 저자는 경희궁이 훼손되고 파괴되어버렸고 문화재청이 아니라 서울시청과 종로구청에서 관리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했었는데 왜 그것을 강조했는지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있다. 경희궁 유적지 발굴이 이루어지기 전에 그곳에 서울시의 온갖 건물이 세워져버렷고 심지어 민간 건물도 들어서 있으니 경희궁 복원이 쉬워보이지는 않는다. 

사실 우리 동네에서 조금 위쪽으로 올라가면 넓은 공터가 십여년간 방치되어 있는데 사유지인 그곳에서 구석기 유물이 나왔다던가... 아무튼 유적지 발굴이 되는 것도 아니고 내가 보기엔 그냥 그 넓은 땅을 방치해둔것처럼 보일뿐이다. 

역사적인 가치가 있는 것을 발굴하고 복원하는 의미가 크다는 것은 알지만 어쩌면 그렇게 스쳐가는 것도 역사의 일부가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하게 되는데 경희궁의 복원은... 글쎄, 아직까지는 내게 있어서 빈 공간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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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사람들은 아키를………… 묻어주러 가는 거야." 하와트가 말했다.
"프레멘은 죽은 사람을 땅에 묻지 않습니다!" 하와트의 부하가 소리쳤다. ‘우리를 속일 생각은 하지 마세요, 투피르 님. 저자들이 죽은 사람을어떻게 하는지 우리도 압니다. 아키는 우리의 동료......."
"리산 알 가입을 위해 봉사하다가 죽은 사람에게는 낙원이 보장되어있소." 프레멘이 말했다.
"당신들이 리산 알 가입을 위해 일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어째서죽은 자를 위해 울부짖는 것이오? 이렇게 죽은 자에 대한 기억은 인간의기억이 계속되는 한 영원히 잊히지 않을 것이오." - P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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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음 앞에 매번 우는 의사입니다 - 작고 여린 생의 반짝임이 내게 가르쳐준 것들
스텔라 황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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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사람이 감당해야 할 죽음과 슬픔은 적을수록 좋지않을까. 어느 누구도 사랑하는 이의 죽음으로 아프지 않았으면 한다. 하지만 누구나 태어나면 죽는다. 병원 그것도 신생아중환자실에서 피할 수 없는 것이 죽음이다. 아기를 잃은 가족을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여전히 모르는 나는, 조용히 그들의 손을 잡고 슬픔의 강에 몸을 던진다. 그들을 다정히 안고 같이 흘러간다. 슬픔의 강이 언젠가는 마르기를 바라며, 아기의 회복을 바랐던 이들이 마지막까지 함께한다면, 애도의 과정이 아주 조금은 덜 괴롭지 않을까"(166)


저자는 글을 마무리하며 '결국 세상을 구하는 건 '공감'이라고 말한다' 글을 읽다보면 특별히 언급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 같은 이야기다.

'나는 죽음앞에서 매번 우는 의사입니다'라는 제목때문인지 너무 감성적인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며 큰 기대없이 책을 펴들었는데 나도 모르게 한꼭지 한꼭지씩 글을 계속 읽게 된다. 의사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짧게 언급하고 있지만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 에세이에서 저자가 말하고 싶은 주제는 그것이 아니므로 세세히 이야기하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그녀의 삶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좀 다른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이 에세이를 읽으며 자꾸만 슬기로운 의사생활이라는 드라마가 떠올랐다. 너무 이상적인 이야기들만 모아놓은 것 아니냐,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지만 드라마가 지독한 현실만을 보여준다면 그것이 드라마겠는가. 다큐멘터리가 되겠지. 물론 수많은 현실적인 문제 - 하다못해 의료수가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을수도 있겠지만 그것 역시 문제제기가 될 뿐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못하지 않는가.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의료비부담에 대한 어쩔 수 없는 대안이 자신의 월급으로 '키다리 아저씨'가 되어 복지를 실천하는 것 정도일뿐이지만 그런 기부마저 쉬운 것은 아니지 않는가.


객관적이라기보다는 자신의 현실에서 미국과 한국의 의료보험제도에 대한 생각이 담겨있는 글을 읽으면서 어느곳이나 돈많은 사람들이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받는 건 마찬가지겠지만 진료비가 없어서 아예 병원에 가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보험제도에 대해 처음으로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물론 나는 현재의 제도에 큰 불만은 없다. 어르신들이 경로당에 놀라가듯 병원을 다니며 재정을 갉아먹고 있는 것 등등 몇가지 생각해볼 여지가 있지만.

그러다가 문득 의사 총파업에 생각이 미쳤다. 발단은 의대정원 증원으로 시작되었다고 알고 있는데 솔직히 잘 모르겠다. 우리나라에서는 의사가 되려는 것이 의술로 사람을 살리려는 것이 아니라 밥그릇 지키며 호의호식하는 것이었던가.

이 책에서 이야기하려고 하는 주제의 핵심을 벗어나고 있는 이야기는 더 언급할 필요가 없으니. 


아무튼, '나는 죽음 앞에 매번 우는 의사입니다'는 그냥 어쩌다보니 미국 유학을 가 의사가 되었고 소아과전문의로서 신생아중환자실에서 근무하며 만나게 된 수많은 아기들과 가족들, 함께 근무하고 있는 이들과 어떻게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논란이 될 것 같은 이야기끝에는 조심스럽게 자신의 의견을 덧붙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저자인 스텔라님은 자신에게 온 '나의' 아기에게 최선을 다하고 자신의 삶에 충실한 사람이란 느낌이고 세상을 구원할 '공감'능력이 크신 분이란 확신을 갖게 된다. 


신생아중환자실이라는 것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을 해서 수많은 죽음에 대한 에세이일까,라고 생각하지는 않기를. 죽음에 직면한 이야기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얼마나 많은 아기들이 병을 극복하고 중환자실을 '졸업'하고 나가게 되는지, 얼마나 많은 축복속에서 아기들이 사랑을 받고 엄마와의 유대감을 통해 안정을 찾게 되는지 같은 삶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실수도 하고 좌절도 하고 아픔의 눈물을 흘리기도 하지만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삶은 그 어느곳에서나 빛을 발하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나의 현실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인 듯 하지만 저자의 삶의 체험과 이야기에서 내가 주위 사람들과 어떻게 지내야할지, 커다란 위로와 공감이 필요한 이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하고 보듬어줄 수 있을지 생각해볼 수 있게 한다. 

이렇게 '작고 여린 생의 반짝임의 가르침'은 저자를 통해 다시 우리에게 전해지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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