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완벽한 멕시코 딸이 아니야
에리카 산체스 지음, 허진 옮김 / 오렌지디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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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의 손을 거치면 제일 좋은 보석도 그 빛이 변하네 / 작은 새도 둥지를 바꾸네/연인의 감정도 변하네 /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여행자는 길을 바꾸네 / 이렇게 모든 것이변하듯이 내가 변하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라네 Cambia el más fino brillantel De manoen mano su brillol Cambia el nido el pajarillol Cambia el sentir un amantel Cambia el rumbo elcaminantel Aunque esto le cause daño Y así como todo cambial Que yo cambie no es extraño10



오늘은. 메르세데스 소사의 토도 캄비아 Todo Cambia 모두 변하네, 를 찾아 듣기로.

올해의 책 중 첫번째.
나는 완벽한 멕시코 딸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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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뉴브 인문 서가에 꽂힌 작가들
클라우디오 마그리스 지음, 이승수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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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세계는 텅 비어 있음, 부족, 부재를 의미하는 휴가 상태에 있고, 여름날 쨍쨍 내리쬐는 강한 빛만이 있다. 보르헤스가 말했듯이 세상은 실재한다. 그런데 세상은 왜 그리 우리의 발을 걸어넘어뜨려야 했을까? 우리가 고작 해봐야 결국에는 뚱딴지 같은 항의정도일 텐데 말이다. 말하자면 선생님들을 존경하지 않는 것도 아닌데 괜히 때때로 무단결석이나 해보는 정도 말이다. 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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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뉴브 인문 서가에 꽂힌 작가들
클라우디오 마그리스 지음, 이승수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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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카 할머니는 삶을 살면서 자기 자신이나 타인에 대해서 불평불만을 하지 않았고 불행에 대해 항의하지도 않았다. 할머니는 자기 자신을 비롯하여 그 누구도 동정하지 않았으며,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다른 사람의 죽음 때문에 혼란에 빠지지도 않았다. 비록 할머니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기꺼이 도우려 했고 그것을 힘들다거나 희생이라 생각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그녀의 세상에서 사건들은그저 계속 일어날 뿐이다. 안카 할머니는 내게 자신의 친구가 사는 집을 보여주었다. 친구는 병마에 시달려서 거의 식물인간이 되었고, 어쩌다 두려움과 사랑의 감정이 막연히 들 때만 움직였다. 벨라츠크바에 있을 때 안카 할머니는, 친구 곁을 지키며 밤을 보내거나 힘든줄 모르고 몇 시간이나 친구에게 말을 걸며 친구를 쓰다듬어주고 입밖으로 흘러나온 침을 닦아주었으며, 친구를 발코니로 데려가 지나가는 사람들, 할머니 말에 따르면 시끄러운 떼거지를 친구에게 보여주었다. 안카 할머니가 늘 말했듯이 스스로가 좋은 일을 한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할머니에게 그런 생각은 존재하지 않았으며, 그냥 그걸로 족할뿐인 삶이다. 404


*******


다뉴브를 흘러가는것이 아니라 빨리 이 여행을 끝내고싶다는 생각뿐인듯.
별생각없이 글을 읽다가 휴대폰 배터리 충전알림이 뜨니 그냥 읽던 글을 올린다.
마침.
진통제 없이 못자겠다며 나오신 어머니에게 내가 앉아있는 소파의 자리를 넘겨줘야하기도하고.
새해 첫 날,이라지만 그저 평범한 일상이 더 좋은.
세르비아인 안카 할머니보다 더 역사가 되는 어머니의 삶은 이렇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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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뉴브 인문 서가에 꽂힌 작가들
클라우디오 마그리스 지음, 이승수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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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옛날 전장은 지금 옥수수와 해바라기 밭이다. 날이 무덥고 음울하다. 여기저기 피어있는 파란색 불로화와 붉은 사루비아 꽃들이, 쓸데없이 인생은 전쟁뿐이 아니라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모하치는 그 나름대로 하나의 박물관이다. 뭔가를 전시하는 게 아니라 인생 자체, 인생의 허무와 영원을 전시하는 고통스러운 박물관이다. 누군가 전쟁 날짜 옆에 신선한 꽃들을 놓았다. 그 옛날의 패배가 아직도 쓰라리고, 그때 죽은 자들이 아직도 옆에 있다.
창이나 뒤집힌 텐트 말뚝처럼 땅에 박아놓은 나뭇조각들은 전쟁,
그 질서와 무질서, 무너진 균형, 먼지 이는 순간, 지울 수 없이 깊게 새겨진 폭력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그 성급하고 독창적인 조각들은 인간과 말의 머리, 죽어가는 말들의 갈기, 거대한 터번, 치명적으로 내리치는 몽둥이, 죽음의 고통이나 잔인함에 일그러진 얼굴들,
십자가들과 반달들, 멍에를 쓴 노예들, 술레이만 대제의 발밑에 굴러다니던 머리들에 대해 사유하게 한다. 물결치는 곡식 이삭을 모방하여 나무에 새겨넣은 조각 속에서 번쩍하고 떠오르는 윤곽, 모든 것은추상적이고 본질적이다. 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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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나마 알수있는 전쟁은 세계대전이지만.
다뉴브는 그 이상의 전쟁을 새겨넣어 흐르고 있다.......

모하치는 그 나름대로 하나의 박물관이다. 뭔가를 전시하는 게 아니라 인생 자체, 인생의 허무와 영원을 전시하는 고통스러운 박물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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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3
저메이카 킨케이드 지음, 정소영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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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는 빛인 줄 알았다. 흔히 그렇게 파생되어 루시라는 이름을 갖곤하니까.

그렇다면 루시의 삶과 그녀의 존재가 빛과 같은 그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것이려나, 싶었다. 

하지만. 그러니까 이야기와 전혀 상관없는 내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나 하자면, 내가 그리 좋아하지 않는 누군가의 이름이 루시여서 단지 그 이유만으로 이 책이 맘에 들지 않았는데 역시 개인적인 감정은 전혀 쓸모없는 것임을 깨닫는다. 


서인도제도의 영국령 앤티가섬에서 태어난 루시는 더운 날씨만 계속되는 고향을 떠나 뉴욕에 정착을 하며 부유한 가정의 보모로 들어간다. 부자들은 4계절이 뚜렷한 지역에서 행복하게 지내며, 빈방을 한개쯤은 갖고 있으며 물건이 너무 많아 자꾸만 비워내고 싶어한다는 이야기에 집중을 하다가 문득, 과연 루시의 이야기는 이런 이야기일까 싶다. 


"나는 세계 끝자락에서 태어난 여자애였고 고향을 떠나는 내 어깨에는 하인의 망토가 둘러져 있었다"(78)


식민지의 가난한 나라에서 태어나, 그 작은 나라의 비옥한 곳에는 가보지도 못하고 아들들만 바라보는 엄마의 곁을 떠나 대도시의 상징인 미국의 뉴욕으로 떠나 그곳에서 머라이어의 아이들을 돌보는 보모로 지내며 부유층의 삶을 간접경험한다. 물론 머라이어에게서 엄마의 손길을 느끼기도 하며 엄마와 함께 하고 싶었던 것들을 떠올려보기도 하지만 그 마음이 똑같지는 않다. 당신과 가장 닮은 나인데도 남동생들에게만 애정과 관심을 쏟는 엄마,와의 관계를 끊어버리고 떠나왔지만 소설의 첫부분에서부터 루시는 내내 엄마를 떠올린다. 머라이어와 전혀 다르지만 그녀에게서 엄마를 떠올리고 엄마와 하고 싶었던 일들을 기억해내는 것처럼.


"그녀가 아름다운 꽃을 보는 그곳에서 나는 비통함과 원한만을 본다는 사실은 어떻게 해도 달라질 수 없었다. 우리가 그 장면을 똑같이 보고 함께 눈문을 흘릴 수도 있겠지만, 그 눈물의 맛은 다를 것이다"(29)


똑같이 보고 눈물을 흘리겠지만 그 눈물의 맛은 다를 것이겠기에 가난한 삶, 여성으로서의 삶에 대한 루시의 이야기가 온전히 나의 것이 될수는 없고 깊이 공감하기에는 역부족이지만 그녀를 둘러싼 환경과 그녀가 살아가는 삶에 대해서는 이해를 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폭 13킬로미터 길이 19킬로미터의 작은 섬에서조차 다녀본 곳은 사분의 일밖에 안된다니. 그곳을 떠난후에 자신의 기억과는 달리 그 아름다운 섬,이라 기억하는 타인의 모습에서 나 역시 내 고향을 떠올려본다. 루시와 달리 나는 고향과 엄마품에서 여전히 살아가고 있지만, 아니 그래서 더욱 그 아름다운 풍경 안에서 이루어지는 현실의 고단한 삶에 더 집중하게 되는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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