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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X의 헌신 - 제134회 나오키상 수상작 ㅣ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3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현대문학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이전에 자네가 이런 문제를 낸 적이 있었지. 사람이 풀 수 없는 문제를 만드는 것과 그 문제를 푸는 것 중 어느 쪽이 어렵겠느냐고. 기억해?"
"기억하고말고. 내 대답은 문제를 만드는 쪽이 어렵다였어. 문제를 푸는 사람은 늘 출제자에 대해 경의를 표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야"
"그럼, 그렇다면 P≠ NP 문제는? 혼자 생각해서 답을 제시하는 것과 남이 제시한 답이 옳은지 그른지를 판단하는 것 중 어느 게 더 간단할까?
(305)
책을 읽으며 나는 이 물음이 뜻하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해했지만, 결국 책을 다 읽고 나서야 그 뜻을 알게 되었다. 결코 간단할 수 없는 문제였다. 헌신, 특히 순수함으로 온전히 자신을 바쳐 문제에 대한 하나의 해답을 제시한 사람에게 우린 단순히 '옳다, 그르다'의 판단만을 할 수 없는 것이다.
한권의 추리 소설을 읽은 것인지, 한편의 사랑 이야기를 읽은 것인지 헷갈려버리기는 하지만 그 모호함이 결코 싫지는 않다. 세상살이가 공식을 푸는 것처럼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용의자 X의 헌신은, 그 순수하고 맹목적인 사랑은 행복일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