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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뚝딱 스케치 - 3분이면 머릿속 생각이 종이 위에 구현된다!
야마다 마사오 지음, 이은정 옮김 / 더숲 / 2017년 8월
평점 :
며칠전 티비를 보다가 크로키처럼 빠른 속도로 그려내는데 엽서 크기의 노트에 하나의 완성된 그림을 그리는 것을 봤다. 까맣게 칠해진 듯 보이지만 카메라가 근접해 그림을 보여주자 그냥 펜으로 선을 쓱쓱 긋듯이 그려낸 그림이었다. 그걸 보니 3분 뚝딱 스케치,가 바로 저것이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그렇게 그릴 수 있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3분 뚝딱 스케치를 읽기 시작한 건 내가 정교한 드로잉을 잘 해내지 못하지만 사물의 특징을 관찰하는 법을 배우고 그 관찰한 것을 그림으로 표현해 낼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서 기술적인 부분을 배워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물론 드로잉의 기본은 열심히 계속 그려보는 것이 최고의 실력쌓기라는 걸 알고 있지만 그냥 무조건 따라 그려보기보다는 이론적인 부분과 기술적인 부분에 있어 전문가의 조언을 들으면 조금 더 나아지지 않을까 라는 기대감이 더 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솔직히 3분이면 머릿속 생각이 종이 위에 구현된다, 라고 하는데 솔깃해지지 않을수가 없지 않겠는가.
처음 드로잉을 연습할 때 사진처럼 정교하게 그리는 것이 가장 잘 그리는 것이라 생각을 했었는데 책을 읽으며 가만 생각해보니 똑같이 그릴것이라면 사진이 훨씬 간편하고 더 정교하게 나오는데 굳이 드로잉을 할 이유가 있나 싶다. 사진과 드로잉의 차이, 그러니까 프레임을 맘대로 할 수 있다거나 대상의 특징이나 그림의 맛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 이상으로 더 좋은 것은 관찰자의 생각과 특성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3분에 뚝딱 그림으로 표현해 낼 수 있는 드로잉의 매력은 사진과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
사진과는 다른 스케치만의 매력적인 부분을 강조하고난 후 가장 기본적인 선과 원을 이용하는 방법을 연습한다. 이것이 스케치의 가장 기본적인 기술을 익히는 부분이라면 그 다음장에서부터는 좀 더 구체적으로 사물을 관찰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이론적으로 익히고 실전으로 그려가면서 배울 수 있다. 그대로 따라 그리면서 이론적인 부분을 익혀가는 것도 한 방법이긴 하지만 이 책은 이론적인 부분의 체계적인 설명으로 먼저 배우고 난 후 기술적인 연습을 하게끔 하고 있는데 어느것이 먼저다,라고 말할수는 없을 것 같다. 사실 글만 읽으며 이론적인 부분만 접하려고 했을 때 좀 재미없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내가 정확히 알지 못했던 부분들에 대해서는 체계적인 이론을 접하니 그림을 그리는 것이 조금 더 쉽게 느껴져 좋은 부분도 있었으니까 말이다.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아이러니할지도 모르지만 스케치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은 과감히 포기하라는 것이다. 금속제품을 표현해야 한다거나 동일한 형태의 반복같은 경우가 그러한데, '스케치하고 싶은 소재를 찾는 작업도 중요하지만 그 이상으로 그리기 어려운 것을 선별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3분에서 5분정도로 스케치를 끝내기 위해서는 그리기 어려운 것을 굳이 소재로 택할 필요가 없다는 것인데 이런 생각의 전환도 필요한 부분인 듯 하다. 내가 그려내고 싶은 것을 특징을 잡고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은 대상을 그리고 그 특징을 보여주기 위함인데 그리기 어려운 것을 놓고 굳이 스트레스 받으며 그릴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아주 당연한 말인데도 왜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싶다.
이론적인 부분을 익히고 그리기 기술을 쌓아가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확실하지만 이것 역시 하루아침에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책이 가볍고 들고 다니기 좋으니 다시 한 챕터씩 되돌아보면서 그리기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래서 머지 않은 시간에 3분 뚝딱 스케치,를 나도 해낼 수 있게 된다면 정말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