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정 - 20세기의 스무 가지 교훈
티머시 스나이더 지음, 조행복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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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20세기의 이야기이다. 잘못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과거의 역사에서 우리는 교훈을 얻고 배워나가게 된다는 의미에서 20세기의 스무가지 가르침이라는 것은 깊이 새겨둘 이야기인 것이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지금 내가 살아가는 시대가 20세기인지 21세기인지 헷갈려버리고 있다. '20세기에 만주주의가 파시즘과 나치즘, 공산주의에 굴복하는 것을 보았던 유럽인들'의 경험에서 무언가를 배우지 않더라도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겪고 있는 많은 것들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역사를 만들어나가야 하겠다는 결의가 더 커지고 있다.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더라도 침착하라."

 

책을 읽다가 깜짝깜짝 놀라게 되는 건, 구체적인 상황은 분명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야기를 끄집어내기 위한 조언의 제목은 티머시 스나이더가 우리나라의 상황을 보면서 글을 쓴 것이 아닐까 의심이 들만큼 지금 우리의 상황과 딱 들어맞는 조언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당국가를 조심하라, 진실을 믿어라, 직접 조사하라, 최대한 용기를 내라, 무장을 해야 한다면 깊이 생각하라....우리의 현대사를 떠올리게 하는 말들 아닌가.  더구나 투표가 바로 코앞에 다가왔는데 "어떻게 될지는 우리에게 달려있다. 모든 시민이 동등한 한 표를 행사하도록, 각각의 표를 동료 시민이 쉽게 집계할 수 있도록 불공정한 선거 제도를 고치려면 많은 일을 해야 한다. 우리에겐 종이 투표지가 필요하다. 멀리서 조작할 수 없고 언제라도 다시 헤아릴 수 있기 때문이다"(39)라는 글은 더더욱 그냥 넘길 수 없는 글이다. 며칠전에도 정신지체장애인들에게 특정 후보에게 투표하는 연습을 시킨 정황이 포착되고, 관에서 조직적으로 특정후보의 선거운동을 도와준 정황도 밝혀지고, 재외국민에게도 특정후보의 홍보 영상이 다른 후보에 비해 5배나 더 많이 공지되는 등 온갖 형태의 부정선거가 드러나고 있으니 말이다.

예전에 대선이 끝나고 개표참관을 하고 온 친구가 백장의 묶음용지에서 다른 후보에게 기표된 표가 무더기로 포함된 것을 찾아냈었다는 무용담 아닌 무용담을 들었던 기억도 난다. 이런저런 꼼수를 부릴 수 없게 하려면, 조작할 수 없고 다시 헤아릴 수 있게 하기 위해 종이 투표지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어쩌면 우리에게 대놓고 하는 말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기도 한다.

 

그리고 이 책의 마지막은 우리의 민주주의, 자유와 평등, 평화로운 세상을 이뤄나가기 위해 '최대한 용기를 내라'는 말로 끝을 맺고 있다. "아무도 자유를 위해 죽을 각오가 되어 있지 않다면, 우리는 모두 폭정 아래서 죽을 것이다" 

그러니까 더이상 폭정에 시달리지 않기 위해 우리는 죽을 각오의 용기를 내어 정의와 진실을 이야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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