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에 하자
이광재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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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나미가 온돠아~~~~~~~~~~

책을 다 읽었는데 왜 자꾸 '쓰나미가 온다'를 외쳐보게 되는걸까.

 

수요일에 하자,는 그냥 가볍게 읽을 수 있을 책이라고 생각했다. 딴따라 인생의 이야기라서 재미있을 거라고도 생각했다. 그런데 예상을 빗겨가면서 이들의 이야기는 그저 옛추억을 꺼내보듯 7080이라 떠들며 읽을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그러니까 저자의 전작을 그렇게 진지하게 읽었으면서 왜 이번 작품은 한없이 가볍고 재미있게만 읽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지.

 

수요일에 하자,는 혈기왕성한 청춘을 보내고 삶의 안정을 찾기 시작할즈음의 중년이 되었는데 다시 그 옛날의 음악에 대한 열정에 빠져들어버린 이들이 결성한 밴드의 이름이다. 일명 수요밴드. 요즘 흔히 말하는 좌충우돌 음악방랑기 정도로 생각했는데, 그들 각자의 삶의 모습에서 우리의 현실을 보게 되고 우리 세대의 아픔을 느끼게 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 희망을 갖고 살아가는 힘을 발견하게 된다.

책을 다 읽고 '쓰나미가 온다'의 가락은 어떻게 될까, 그 후렴구를 한번 듣게 되면 나도 모르게 자꾸만 흥얼거리게 되지는 않을까 라는 생각을 멈출수가 없다. 그리고 저자가 쓴 노랫말에 실제 노랫가락이 생기면 그 노래는 또 어떤 느낌을 갖게 될까.

한 편의 시처럼 쓰여진 노랫말은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추모곡이다.

"자주 부르는 노래에는 누군가의 한 순간이 묻어있다. 쓰디쓴 사랑의 기억과 저주 같던 외로움을 버리지 못한 채 그들은 그렇게 상처를 보듬는다."(33)

 

수요밴드의 멤버 6명 각자의 삶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티비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캐릭터라는 생각도 지울수가 없다. 그래서 어쩌면 더 '이것이 현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흔하게 접해본 사람들의 흔한 이야기같지만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그 안에서 더 깊은 슬픔과 기쁨, 희망 같은 것을 찾게 되는. 그래서 그렇다. "우리는 우주를 움직여 바람도 일으키고 소리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리하여 아픈 사람은 아프지 않게, 슬픈 사람은 슬프지 않게, 심심한 사람은 재미있게 살도록 도와준다. 우리는 사람을 움직이는 연주를 지향한다."(178)는 것이 그들의 지향점이다. 이 얼마나 멋진 밴드인가. 7080의 추억팔이가 아닐까, 라는 생각따위는 잊게 만드는.

 

 

 

슬프거나 우울할 때 사람들은 즐거운 노래로 마음을 달래기보다 슬픈 노래를 먼저 찾는다. 즐거운 노래는 고립감을 심화시켜 슬픔을 더 깊은 데로 끌고 간다. 눈문을 쏟은 후 코를 팽 풀면 사람은 비로소 다시 일어날 힘을 얻게 되는데 대중음악에서 그 역할을 담당해온 건 단연 블루스였다. 그러니 주변 소음이 사라지고 감성이 풍부해지는 시간대에 누군가의 슬픔을 환기시키는 블루스가 들려온다면 마땅히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러면 위안을 얻고, 용서할 자를 용서할 힘이 생기고, 용서하지 않을 자를 용서하지 않을 용기도 솟아나니까. 수요밴드의 구성원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바로 그 블루스였다. 위로와 격려의 블루스 타임.272

마침내 연주가 시작되었다. 율도에 가기 위해 소리를 모았듯 또 다른 율도로 항해하기 위해 닻을 올리는 연주. 현실이면서 환청이고, 삶의 먼지이면서 동시에 쾌락인. 또한 위로인 동시에 무기이기도 한. 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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