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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Sunny 6 - 완결
마츠모토 타이요 지음, 오주원 옮김 / 애니북스 / 201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완결까지 다 읽고 나니 이 느낌을 뭐라 표현해야할지...
마츠모토 타이요의 작품들은 – 물론 많이 읽어본 것은 아니지만 그의 다른 작품들을 봤을 때 첫느낌은 거칠다,라는 것이었다. 여과되지 않는 날것 그대로의 모습에 당혹스럽다가도 어느순간 그 날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고 때로는 그 현실이 과장된 비현실처럼 느껴져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내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의 모습과 마츠모토 타이요가 그려내는 세상의 모습을 진지하게 바라보게 된다.
써니,는 집에서 살지 않는 – 아니, 집에서 가족과 함께 살아갈 수 없는 아이들이 살고 있는 시설 ‘별아이’의 마당에 버려져 있는 움직이지 못하는 자동차의 이름이다. 그리고 마츠모토 타이요의 써니는 그 별아이들이 살아가는 세상이 담겨있는 이야기이다.
조금 멀리 돌아서 이야기하자면 일본 영화 ‘아무도 모른다’에서 보여줬던 아이들의 그 지극히 현실적인 세상살이가 너무도 담담해 오히려 더 마음아프고 세상의 모습이 어떠한지 인식하게 되었던 것처럼 가족과 함께 살 수 없어 보육시설에서 지내는 아이들의 마음이 어떤지 가만히 들여다보게 된다. 마츠모토 타이요의 거친 표현은 그 아이들에 대한 섯부른 동정없이 함께 마음아파하고 함께 웃고 떠들며 때로는 분노하게 되기도 하고, 또 그들을 바라보는 어른의 입장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한 나 자신에 대해 실망하게 되기도 한다.
어쩌면 가난이 되물림 되는 아이들, 알콜 중독인 아버지와 부양의 책임이 무거워 도망쳐버린 어머니로 인해 어린 나이에 세상은 혼자 살아남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을 배워야 하는 아이들, 사랑하는 가족이 있어도 함께 살지 못하거나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나버린 부모님을 사랑하고 그리워하고 있어 차마 다른 곳으로 입양 갈 수 없는 아이들..... 이름 하나하나를 불러보려고 했지만 그건 어느 한명의 특별한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세상 어딘가의 별아이와 같은 시설에서 또 다른 써니와 같은 공간을 놀이터 삼아 살고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 한구석이 아프다.
하지만. 자꾸 엇나가기만 하던 하루오가 오랫만에 써니의 운전석에 앉아 외치던 말을 기억한다. 굳이 '희망'이라는 말이 필요없이 별아이의 아이들은 이미 별,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그럼 가볼까, 써니. 니 실은 엄청 잘 움직이는 거 안다. 둘이서 어데 좋은 곳에 가자. 우리는 어디든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데이~!"



엄마가 보고
싶고, 엄마와 함께 살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 희망을 버리고 자기 대신 엄마와 함께 있는 낡은 사물들을 더 부러워하고 있고... 모범생처럼
착하고 공부만 열심히 하는 세이나 삐딱하고 비뚤어진 행동으로 학교도 가지않는 하루오나...
모두 엄마를
그리워하는 건 똑같다.
세상 무서울 것
없는 하루오가 별아이의 동생을 위해 새필통을 주고 싶어서 쎄비다가(!) 걸리자 제발 엄마에게는 얘기하지 말아달라고 하는 장면에서 울컥해지는
마음은 어쩔수가 없었어......

내는 '시간'이
참 잘 만들어진 기라고 생각한데이. 멈추는 일이 없으니께 말이다.
아무리 즐거운
때라도, 아무리 슬픈 때라도 계속 그 자리에 머물 순 없데이. 지금 이대로가 계속 이어지지 않는다는기다.
난 그기
위안이라고 생각한데이.

덧. 아직 읽지
않은 분들을 위해 결말에 덧붙이는 말 대신.
나 역시 책을
읽고 위안을 받고 따뜻한 마음이 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