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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지 않는 연습
후쿠시마 데쓰오 지음, 박주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6년 10월
평점 :
절판
별 일 아니라고 신경쓰지 않고 쓰윽 지나가곤 했었던 것이 쌓이게 되면, 아무리 무디고 무감각해졌다고해도 상처가 된다는 것을 느끼곤 한다. 새삼스럽게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말로만 듣던 집단 왕따라는 것이 아이들의 문제만이 아니라 직장내에서도 비일비재하게 벌어진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아니, 비일비재라고 하면 안되겠지. 아무튼 내게는 현실이다. 오래전부터 사무실의 한 직원에 의해 정보교류가 안되고 소통이 안된다고 느끼고 있었지만 어느새 그것은 그 직원과 친한 사람들이 한통속이 되어 몇몇을 따돌리기 시작하는 것으로 직장 내 사조직이 형성되어버린 듯 하다. 자기들끼리만 정보를 공유하고 나중에 오히려 왜 함께 하지 않느냐고 따지는 형상이, 솔직히 말하자면 인간적으로 대응할 가치를 못느끼고 신경을 쓰지도 않았었지만 은근히 소수를 따돌리는 조직이 거대해지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괴로운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인가. '상처받지 않는 연습'이라는 제목의 책은, 이미 융의 이론에서 더 나아가 성격유형을 8가지로 나눈 MBTI가 더 널리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그 기초가 되는 융의 이론을 기초로 하고 있다는 성격유형에 대한 관심을 갖게하고 있다.
나자신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아서인지, 내 본연의 성향은 내향적이고 엠비티아이 검사를 할 때마다 내향성은 변함이 없었는데 이 책에 나와있는 테스트지로 검사를 해보니 외향적으로 나왔다. 순간, 직장생활을 하면서 사회적으로 살아남기 위해 내가 무던히 애를 쓰고 있어서 그런가, 라는 생각을 해보기는 했는데 그리 부정적으로만 볼 이유는 없겠다는 생각에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고 하고 있다. 혼자있는 시간이 여전히 좋지만, 사람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즐길수도 있게 되었고 내 기본적인 주된 감각은 사고형이지만 함께 근무하는 직원이 지극히 감성적인 가슴유형의 사람이라 그 직원과 대화를 통해 감정적인 유대감을 가지려고 노력하다보니 사람들에게 공감하는 능력을 조금은 갖게 되었다는 생각도 든다.
성격유형에 대한 책을 읽으며 기본적으로는 나 자신을 들여다보고, 내가 타인과 어떻게 어우러지며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는 것이지만 이제는 그것을 바탕으로 타인의 성격유형을 들여다보며 그 사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노력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자기 본연의 성격을 올바로 파악해서 수용하고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하자. 그런 다음 내 주위 사람들은 어떤 유형인지도 이해해보자. 그리고 이렇게 파악한 모두의 사고방식, 세상을 보는 방식이 큰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자. 이것은 상처받거나 상처주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 중요한 일이다"
나와 몇몇만을 따돌리며 직장내 세력을 구축하는 그들에게 상처를 받을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조금은 강해졌다. 나의 잘못때문에 따돌림당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에 드는 사람들끼리만 정보를 공유하고 타인에 대한 비방을 하는 집단에 끼고 싶은 생각은 없다. 사실 이런 상황에서도 업무 능력은 내가 훨씬 낫지 않은가. 그러니 이제는 '상처받거나 상처주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를 가진 나'가 그들보다 더 나은 인간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상처받지 않고 좀 더 굳센 모습으로 세상을 향해 나아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