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누의 집 이야기
이지누 지음, 류충렬 그림 / 삼인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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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자연적 공간을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는 문화 공간으로 만드는 강력한 접착제와 같다. 사람이 집단으로 모여 살기 시작했다는 것은 서로 오가기 시작했다는 것과 같다. 그곳에 길이 있다. 문화라는 것은 사람들이 모여 살 수 있는 자연조건을 만들어 가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그렇게 터를 잡고 길을 통해 서로가 서로에게 오가기 시작하면서 문화는 더욱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무르익어 가는 것이다. 그러니 문화라는 것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튼실한 끈이며 그 끈의 시작이 길인 셈이다. 나에게서 너에게로, 너에게서 또 다시 나에게로 이어지며 나에게서 그에게로 이어지는 길은 골목이 가장 최소 단위이다. 그러니 나의 집과 너의 집을 이어주는 것은 골목이고, 이 마을과 저 마을을 나누며 또 이어주는 것은 길인 셈이다.
그것은 길고 짧음이다. 길이 짧을수록 같은 문화를 누리며, 너와 나의 길이 멀수록 서로 다른 문화를 지니게 된다......
문화는 묶음이다. 골목은 나와 너의 집을 그리고 너와 그의 집을 이어주며 전체를 묶어 마을을 만드니까 말이다......-32-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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