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은 언제나 대단해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마스다 미리의 글은 언제나 심한 공감을 하게 되곤 하는데 이번 글은 보다 더 '정말 똑같구나'하며 보게 되었다.
아니, 사실은 여자직원들끼리의 유대감이라는 것은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그런데 정말 놀라지 않을수가 없었다. 마스다 미리가 직장생활을 했던 경험에 대한 이야기는 이십여년전의 이야기일텐데 어떻게 지금 우리의 현실과 그리 다르지 않다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지.

사실 갓 신입은 아니지만 이제 막 경험을 쌓아가는 사무실 직원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이십여년간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나의 모습이 보일때는 흠칫,하게 된다. 사무실 출근이 습관처럼 되어버린 지금 사무실과 집만을 오가다가 나 자신의 내공을 좀 더 쌓아보려고 영어회화학원을 다녔었고 시간이 좀 더 지난 지금은 그마저도 관둔 상태인데, 영어 말고 다른 뭔가를 배워볼까 라는 마음을 가진 것이 그 다음이었고 내실을 쌓기 위한 - 굳이 내가 다니는 직장에서는 필요하지 않지만 언젠가는 써먹어볼데가 있지 않을까 라는 마음으로 나름의 스펙을 쌓기 위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다가 좀 더 나이를 먹게 되니 이제 그런 것은 왠지 쓸모없어지는 느낌이고 나의 여가시간을 즐길 수 있는 취미를 하나쯤은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런데 마스다 미리의 분신으로 보이는 로바야마 로바코가 똑같은 마음과 똑같은 일과를 보여주고 있을 때는 놀라지 않을수가 없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좀 씁쓸해지기도 했다. 나도 한때는 그런 마음을 가졌었구나, 라는 생각조차 잊고 지내다가 이 책을 집어들어 읽기 시작하면서 문득, 우리는 이렇게 다 별다른 꿈을 이룰것도 없이 비슷비슷한 일상의 삶을 살아가고만 있을뿐인건가, 싶은 마음이 들었기때문이다. 정말 쓸쓸해지는 기분이네. 아니, 그러고보니 이런 마음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마스다 미리는 '지금 이대로 괜찮은걸까'라는 물음을 던지고 또 위안을 주기도 했었네.

이러니 어찌 그녀의 이야기에 공감하지 않을 수 있을까.

아니 그뿐이 아니야. 뜻밖에 연휴가 길어져 책을 미리 받지 못하고 연휴가 끝난 다음에야 받아 바로 책을 펼쳐 읽기 시작했는데, 휴일의 끝무렵이 되면 점점 더 출근하기 싫어지는 마음의 표현과 조금은 긴 연휴끝에 날마다 휴가였으면 좋겠다는 글을 읽을 때는 데쟈뷰를 보는 듯 했다. 바로 그날 아침에 출근하면서 '출근하기 싫다'고 내뱉고 지루하고 지겹다하더라도 날마다 휴가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으니까. 어쩜 이리 똑같을까. 아니, 그건 뭐... 여자공감만이 아니라 모든 직장인들의 공통점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이번 책은 올컬러여서 왠지 조금 더 묵직한 느낌이 든다. 아니, 느낌으로 말하자면 좀 더 깔끔하고 색감이 있어서인지 이쁘게 느껴진다고 해야할까? 그리 나쁘지는 않다. 미생의 이야기처럼 직장인들의 고뇌가 담겨있는 글도 좋지만 사실 가끔은 이렇게 보편적인 일상의 고민과 일상의 생활들이 이어지는 가벼운 이야기도 읽으면 마음이 편안해져서 좋다. 내가 날마다 치열하게 살아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자꾸만 초라해지는 내 모습을 마스다 미리의 공감글이 위로를 해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여전히 마스다 미리의 글을 자꾸만 보고 싶어하는 것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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