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 램의 선택
제인 로저스 지음, 이진 옮김 / 비채 / 201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티비를 보다가 소방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는 사람의 인터뷰가 나오는 것을 봤다. 국가를 위해 소방공무원을 택했다는 이야기에 감동을 하기보다는 소방공무원은 지방공무원이지 않나,라는 생각과 함께 시민을 위해 봉사하는 소방공무원을 택한다고 했다면 정말 좋았을텐데 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생각에 빠져들었다. 그래도 어쨌든 이기적인 사람보다는 이타적인 사람들이 그런 직업군을 택하리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문득 '제시 램의 선택'에 대한 이야기가 떠올랐다. 제시 램은 이타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이 소설의 의미를 끝내면 되는 걸까...?

 

이 소설은 먼 미래 - 아니, 솔직히 '먼' 미래의 이야기일지 가까운 미래일지 아니면 현실의 이야기일지 확신할수가 없다. 전쟁이나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종말이 언급되던 시기가 지나가고 이제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바이러스에 의한 인류의 종말에 대한 이야기가 sf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최근 임신한 여성들에게 큰 공포를 일으키고 있는 지카바이러스도 어느날 갑자기 생겨난 바이러스라기보다는 기온의 변화와 지구 환경의 변화로 인해 퍼지게 된 바이러스라고 볼 수 있는데, 그런 현실이 임신한 여성에게만 감염되어 사망에 이르게 하는 MDS 바이러스가 인류의 종말을 초래하고 있는 현실을 그려내고 있는 이 소설을 한낱 공상소설이라고만 생각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인류가 모두 MSD 바이러스에 감염이 되어 임신을 하기만 하면 산모가 사망하게 되고 자연히 태아 역시 사망하게 되니 인류의 종말이 머지않아보인다. 그런 시대를 살아가는 십대 소녀인 제시 램은 어른들이 환경을 오염시키고 불필요한 사치와 낭비를 하며 지구와 인류의 미래를 점점 무너뜨려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십대들의 모임인 요피 활동을 하기도 하고 차를 타지 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걸어갈 수 있는 거리는 걸어다닌다. 휴가를 보내기 위해 먼 곳으로 비행기를 타는 것도 거부하고 불필요한 소유욕을 갖지도 않는다. 어떤 측면에서 본다면 제시 램의 생활은 지구의 미래를 위한 생태환경보호 활동을 하는 현실의 활동가들의 실천행동 지침을 따르고 있는 것이라고도 할수있을 것이다.

그런데 MDS 바이러스로 인류에게는 미래가 보이지 않고, 절망과 고통, 약탈만이 가득한 세상에서 어디에 희망을 두고 살아갈 수 있을까.

희망이 보이지 않는 미래만큼이나 불안정한 성장기의 십대 소녀의 삶은 절망적일수밖에 없는 것일까.

 

소설의 이야기는 백신개발 연구가 진행되고 MDS 바이러스백신을 완벽하게 연구하지는 못하지만 - 그러니까 모체의 사망을 막을수는 없지만 뇌사상태의 모체를 기계에 의존해 생명유지를 시키며 태아를 키우는 연구방법이 시행되는 것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 연구를 위해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일명 잠자는 미녀 실험을 감행하는 십대 소녀들이 생겨나고 제시 램 역시 그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하는데...

제시 램의 선택은 이야기의 결말과 연결이 되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그 의의에 대해서는 수긍을 해보긴 하겠지만 인공배아에 대한 연구에 대해서는 윤리적으로 소설의 내용에 대해 판단하기가 힘들다. 우리에게 고민을 해 보라는 문제제기라면 모르겠지만 작가가 이미 이에 대한 결론을 내린 듯 한 결말은 그리 썩 마음에 들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의 바이러스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고 지구의 미래를 위해 현재 우리가 실천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게 하는 것은 의미가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인류의 미래를 위해 나 자신을 필요로 한다면 나는 기꺼이 투신을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거창하게 생명을 건다거나 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기 위한 것으로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6-03-06 16:4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