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실크로드 - 여자 혼자 경주에서 로마까지 143일
정효정 지음 / 꿈의지도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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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서 로마까지? 이게 실크로드라고? 다시 한번 들여다보게 만들고 있다. 실크로드에 대한 이야기는 무수히 들어봤고, 사실 오래 전에 그곳을 다녀온 여행기를 읽어보기도 했지만 그 시작점을 경주로 잡았다는 이야기는 처음이다. 게다가 그 길의 끝을 로마로 잡고 실크로드 여행기를 썼다니.

솔직히 처음 책을 펼치기 전에는 그 놀라움에 흥분해서 경주에서부터 걸어서 올라간 것인 줄 알고 도대체 이 책의 저자는 누구일까 무척 궁금했었다. 하아, 그나마 놀라운 마음을 진정시켜준 것은 그 옛날의 대상들처럼 오로지 걸어서 간 것이 아니라 비행기도 타고 버스도 타고, 사진에 나온 것으로 짐작하는 바 낙타도 탔으리라는 생각이었다. 아니, 그래도 그렇지. 얼마전에 읽은 배수아작가의 몽골 여행기를 읽는 것만으로도 그 험난한(!) 자연상태의 환경에서 여행을 한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일로 느껴지는데, 그 대장정을 혼자서 해냈다니.

솔직히 '실크로드'가 궁금한것도 있지만 그 대장정의 여정을 어떻게 해 냈을까,가 궁금하기도 했다. 그것 하나만으로도 이 책은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책을 펼쳤을 때 슬쩍슬쩍 보이는 사진들은 그 사진만으로도 이 책을 펼쳐보는 재미를 느끼게 해주고있다. 그저 막연히 '실크로드'라는 길을 통해 무역뿐만 아니라 문화교류가 이뤄지고 온갖 문물이 동서로 전해주고 전해지고있다는 것을 교과서처럼 배우기만 했는데 실제로 그 여정속에 나타난 사진속의 풍경을 보니 - 그러니까 자연풍경만이 아니라 사람들의 모습과 문명의 모습들은 내가 얼마나 편협한 생각을 갖고 있었는지를 깨닫게 해주고 있는 것이다.

 

척박한 환경, 불교 혹은 이슬람, 외지다못해 폐쇄적인 느낌이 더 강하게 인식되는 곳...그리 깊이 생각해보지 않은 풍경들에 대한 느낌은 생소한듯 하면서도 낯익은 것들이 많았다. 그리고 낯익어 보이지만 또 낯설어 보이는 풍경들은 특히 사람들의 모습인 경우가 많았다. 여행에세이를 읽을 때 사람들의 사진은 그리 좋아하지 않았었는데 왠지 이 책에 실려있는 밝고 맑은 모습의 사람 사진들은 무척 마음에 들었다. 과거의 실크로드가 어떤 의미였고 지금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남는지... 그것은 깊이 생각하면 할수록 더 많은 사색을 하게 되는 길의 여정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 내게, 조금은 추상적으로 다가오는 그 길의 모습은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과 그리 다르지 않다. 조금은 낯선 모습에 선뜻 다가서기 힘들고 어렵기만 해 보이지만 미소 짓는 그 모습에 금세 반하게 될것만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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