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키 선생님 5 세미콜론 코믹스
다케토미 겐지 지음, 이연주 옮김 / 세미콜론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이번 이야기에는 '성적도 그럭저럭 괜찮고 눈에 띄는 행동을 하지도 않는 평범한 학생'인 마루야마 야스코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눈에 띄는 모범학생은 그 무엇이 되었든 뛰어난 부분이 있어서 교사와 친구들의 관심을 받고, 문제아에 날라리 학생들은 언제 어떻게 문제가 터질지 몰라 교사의 관심을 받고 - 특히 문제아들에게는 주위의 사랑이 부족하다는 인식으로 인해 더 많은 사랑과 관심을 쏟게 되는 경향이 있는데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교사의 손이 많이 가는 학생이 될 터이다. 그리고 유쾌하거나 특출한 장기가 있는 애들은 친구들뿐 아니라 역시 교사들에게도 즐거움을 주어 관심을 받게 되는 것이고.

그런데 정말 특별히 뛰어난 재능이 있거나 공부를 잘한다거나 눈에 띄는 특별함이 없는 학생들, 그렇다고 문제를 일으키거나 엇나가는 행동을 하지도 않는 아이들은 너무 무난하고 평범하여 수많은 학생들을 지켜봐야 하는 교사에게는 그리 쉽게 눈길이 가지 않을 것이다.

나 역시 그런 학생이었기 때문에 좀 더 야스코의 이야기에 공감이 가기는 했지만, 내 학창시절에는 다들 비슷비슷한 환경에서 고만고만하게 지내서 그런지 나 혼자만 책임을 다해야하는 스트레스는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에 온전히 그녀를 이해한다고 할 수는 없다.

 

책을 읽으며, 나는 한때 성당의 주일학교 교리교사를 한 경험이 있어서 조금 더 스즈키 선생님의 입장이 되어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할까,를 생각해봤는데 나는 '의무'라는 것을 강조하기 보다는 제대로 잘 해내는 아이들에게 칭찬을 하고 더 관심을 가지려고 했다. 물론 나 역시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이십대가 되어 처음으로 주일학교 아이들과 대면했을 때 말썽을 부리는 아이들에게 휘둘리기 일쑤였고 그래서 성실하게 맡은 일을 열심히 하는 아이들에게 신경을 쓰지 못했었다. 그래서 조금 부끄러운 이야기이긴 하지만 정말 착실한 학생 한명이 어느날 갑자기 성당에 안나오기 시작해 혼자 고민을 하다가 따로 만나봤었는데 그 아이의 눈에 비쳤던 나의 모습은 스즈키 선생님을 바라보던 야스코의 시선에 담긴 모습과 비슷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어찌보면 본인의 책임을 다하고 별다른 불평불만없이 조용하고 착실하게 생활하는 학생에게 더 많은 칭찬을 해 주고 관심을 가져줘야 하는데 오히려 다른 눈에 띄는 아이들에게만 관심을 갖게 되니 그들이 교사의 시선에서 항상 뒤로 밀려버리게 되는 것 역시 이해할수는 있다. 하지만 교리교사 경험이 쌓이고 내가 조금 더 시간을 내면 그렇게 눈에 띄지 않는 소극적이고 내향적인 아이들에게 충분히 관심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때 가장 크게 느낀 것은 그런 아이들에게는 아주 작은 관심 하나로도 아이들의 태도가 바뀐다는 것이었다. 말썽많은 학생이나 특출한 학생들은 큰 관심을 가져도 특별한 변화를 보여주지 않는데 존재감을 보여주지 않는 아이들에게는 존재에 대한 관심 하나만으로도 더 적극적으로 반응을 하게 하고 서서히 존재감을 드러내는 변화를 실감하게 된 것이다.

그런 경험이 있기 때문일까. 스즈키 선생님 5권은 정말 여러 생각을 떠오르게 했고, 교사로서뿐만 아니라 어른으로서 아이들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까를 고민해보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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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5 16: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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