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을 그리다 - 사랑을 부르는 배종훈의 여행 그림 이야기
배종훈 지음 / 꿈의지도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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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을 그리다]는 말 그대로 유럽의 풍경을 그린 책, 이라고만 생각을 했다. 사진으로 바라보는 유럽의 풍경도 멋있지만 그 풍경을 그림으로 그려낸 것 역시 그만의 독특한 매력을 담고 있으리라는 기대를 하며 이 책에 어떤 글이 담겨있든 그림 하나만으로도 책을 보는 만족감은 충족하리라 생각했다. 아니, 그런데 처음 글을 읽기 시작할 때는 그림보다 글이 먼저 들어온다.

파리로 떠나는 비행기 안에서 우연찮게 옆자리에 앉게 된 그녀와의 어색한 인사에서부터 이상하게 비슷한 취향을 가진 주제로 대화는 자연스러워지고, 세상의 모든 우연은 필연으로 이어져있음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긴 비행끝에 도착한 파리에서 그들은 서로 남남처럼 헤어지고 끝이 나야하는 인연은 비행기가 연착되어 늦은 밤 도착한, 더구나 비마저 내리는 파리 공항에서 우두커니 앉아있는 그녀를 지나치지 못함으로 인해 두 사람은 함께 여행을 떠나게 된다.

 

뭐야, 이건 한편의 소설이야? 라는 의심이 들 때쯤 저자가 그려낸 그림들이 눈길을 사로잡기 시작한다. 그의 마음을 따라, 그의 시선이 머무는 곳의 풍경은 그가 보낸 시간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었다. 그저 '아름다운 풍경'인 것이 아니라 따뜻해보이지만 쓸쓸함이 묻어나기도 하고, 시간이 쌓여 하나의 풍경을 말없이 보여주기도 하고, 그들 서로만의 시간을 공유하는 연인의 모습을 그려내기도 하고 그리움이 짙게 스며있기도 한 그림들이다.

유럽의 곳곳에 스며있는 저자의 감성을 따라가다가 문득 그녀는 어디에 머무르고 있을까, 생각하게 되고 그렇게 그녀가 궁금해질때쯤 그의 이야기속에 등장하는 그녀는 보일듯 말듯 그와 함께 여행을 계속하고 있었다. 이들의 우연처럼 이어지는 운명같은 여행의 끝은 어떻게 될까.

솔직히 그들의 이야기가 더 궁금해져서 새벽이 되도록 책을 놓지 못하고 다 읽어버렸다.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다"라는 그의 말을 끝으로 그들의 이야기는 끝맺음을 하고 있지만 그의 말처럼 "생의 가장 눈부신 날은 아직 오지 않았고, 여행도 사랑도 아직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다"

 

이 책은 글과 그림이 어우러져 유럽의 여행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지극히 사적인 여행이고, 저자 개인의 감성과 사랑이 담겨있는 여행과 그림이야기지만 묘하게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넘쳐난다. '유럽을 그린다'는 것은 그리다가 그리워하고 그리워하다 다시 그린다는 말을 그대로 담고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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