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고전 : 동양편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김욱동 지음 / 비채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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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갑자기 내 앞에 툭, 떨어진 책이다. 선물받은 책이라 하더라도 대부분은 제목이라도 들어본 책들이 많은데 이 책 '녹색고전'은 도무지 어떤 책인지 알수가 없었다. '동양편'이라고 되어 있어서 말 그대로 동양의 고전에 대한 책읽기 글 같은 걸까, 생각했는데 첫 장을 펼쳐드니 뜻밖에도 생태환경에 관한 에세이였다. 의외로 재미있을 것 같아서 다른 책을 읽으려다 이 책을 먼저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짧게 끊어 씌여진 환경에 관한 단편 에세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녹색 고전 - 동양편'이라고 제목을 붙인 이유는 책을 읽기 시작하니 바로 느낄 수 있었다.

 

저자가 첫부분에 '설교나 강론의 형식을 빌려 동양 고전중에서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글을 인용한 뒤 환경문제에 대하여 나름의 느낌과 생각을 피력'했다고 밝혔듯이 이 책은 노자의 도덕경이나 장자, 일본의 하이쿠, 마쿠라노소시, 간디의 연설이나 타고르의 시 등등을 원문 인용하여 그 글에 대한 저자의 생각과 느낌을 이야기하듯 풀어나간 글이다.

 

내 느낌을 말하자면 굳이 '환경'에 대한 언급이 아니더라도 이 책은 문학 에세이로서 충분히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한두편 읽다가 접어놓고, 다른 책에서 언급된 것을 보고 다시 꺼내 읽어봐야지 하다가도 또 담아두기만 하던 마쿠라노소시를 이번만큼은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도 저자의 맛나는 원문 소개와 풀이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겨울은 겨울답게 추워야 하고 여름은 여름답게 더워야 한다,는 이야기는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의 자연 환경을 생각하면서 새겨들었던 이야기인데 이 책에는 또 다른 느낌으로 더 깊이 다가온다. 나는 그저 환경을 위해 추위를 참아야하고 더위에 땀이 흘러도 가을의 수확을 위해서라도 참아야한다는 극기처럼 여겼었는데 세이 쇼나곤은 마쿠라노소시에서 "겨울에는 아주 추운것이 좋고, 여름에는 견딜 수 없을 만큼 더운 것이 좋다"라고 말하고 있다는 글을 읽으니 자연의 흐름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좋아하는 그 마음을 새겨봐야겠구나, 싶어지는 것이다.

 

마지막 꼭지에서 '생태주의 원칙 중에 "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다만 자리를 옮길 뿐이다"라는 것이 있다는 말을 하고 있는데 순환,이라는 측면에서 지극히 동양적인 사고와 생태 자연환경의 흐름이 맞닿아있음을 새삼 느끼게 된다. 이 책 녹색고전은 환경에 대해 그리 특별한 이야기가 담겨있는 것은 아닐지 모르겠지만, 문학 에세이로서 환경과 연결하여 세상만물에 대해 알기 쉽게 글을 이어가고 있어서 하루에 한두꼭지씩 읽어나가는 즐거움이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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