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전을 던져서 결정을 내리는 지혜에 대해 생각했다. 제멋대로라는 느낌이 들었지만 어쩌면 그게 원래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일지도 몰랐다. 구름 위 어딘가에서도 턱수염을 기른 노인이 똑같은 방식으로 동전을 던진 후 어깨를 으쓱인 뒤, 열차 사고와 심장마비 들을 분해해서 삶과 죽음을 결정하는지도 몰랐다. (307)

 

 

 

우리가 어떻게 삶에 매달리는지 생각하면 우습지. 새뮤얼 존슨이 이런 말도 했다네. 자기 삶에서 다시 살고 싶은 시간은 단 일주일도 없다고. 마이크, 난 나쁠 때보다 좋을 때가 더 많았고, 나쁜 때라고 해도 그렇게 지독하지는 않았네만, 그래도 새뮤얼 존슨이 무슨 말을 하려 했는지는 알 것 같아. 난 내 삶을 한순간도 반복하고 싶지 않지만, 기꺼이 잃어도 좋은 순간이 있다는 뜻은 아니라네. 다음에 오는 순간도 잃고 싶지 않아. 존슨 박사도 그랬을 거야. 우리는 그래서 계속 살아가는 거야. 그렇지 않나? 다음 물굽이를 돌면 무엇이 있을지 알고 싶어서. (347)

 

 

 

 

 

 

 

고민하며 서툴게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운명의 여신이 모든 것을 그의 무릎에 떨어뜨렸다. 태양이 동쪽 하늘을 기어오르는 오전 중반이었고, 그는 해변에서 일 킬로미터가 훨씬 넘도록 두 사람의 발자취 (흠, 배신자의 발은 땅을 딛는 법이 없었으니 그녀의 발자취라고 해야겠지만)를 충실히 따라간 후였다. 이제 배신자는 바다를 향해 휠체어를 놓고 앉아서 머리를 뒤로 기대고 눈을 감은 채 질긴 가죽 같은 피부로 햇살을 빨아들이고 있었다. ....  .......

켈러가 손을 놓자 배신자의 손이 한쪽으로 툭 떨어졌다. 켈러는 손을 다시 올리고 마치 잠든 츳한 모습으로, 햇빛의 따뜻한 포옹을 즐기는 도마뱀 같은 모습으로 두고 떠났다. (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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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15-11-24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죄책감같군요. 제 이익은 다른 이들의 불운에서, 제가 다른 이들에게 가져다주는 슬픔에서 나옵니다. 94

모든것은 다 이어져 있어요. 아무것도 홀로 존재하지않고 아무것도 우연이 아니지요. 당신 이름마저도요. 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