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거게임 세트 : 스페셜 에디션 - 전3권
수잔 콜린스 지음, 이원열 옮김 / 북폴리오 / 2015년 10월
평점 :
품절


이제 막 개봉이 된 영화가 있다. 더 파이널. 제목을 보니 이건 연작인듯 한데 뭐였지? 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오래전에 예고편만으로도 내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어있던 '헝거게임'이라는 영화가 생각났다. 서로가 서로를 죽이면서 혼자 살아남을 때까지 살인을 계속해야 하고 그것이 그들에게는 생존이지만 누군가에게는 게임이 되어 티비 화면으로 보며 즐긴다는 설정이 조금은 끔찍하고 그것 자체가 한낱 오락으로 느껴지고 있어서 너무 잔인한 영화라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 헝거게임 3부작의 마지막 영화 더 파이널의 개봉을 앞두고 [헝거게임] 시리즈 세트 도서가 나왔다. 솔직히 내 취향이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이야기의 시작과 전개과정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기는 했다. 그래서 책을 선물받을 기회가 생기자 냉큼 박스세트를 받았다. - 솔직히 박스세트가 좀 폼나기는 하더라.

아니, 그런데 책을 읽기 전에 비밀 독서단에서 해결의 책으로 선정되었다는 이야기를 먼저 들었다. 그동안 내가 봤던 비밀독서단은 좀 엉뚱한 이야기와 해설이 있기도 해서 정말 이야기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쌩뚱맞은 이들의 조합이다, 싶기는 했지만 회를 거듭해갈수록 점점 그들의 이야기에 빠져들게 되는 묘한 매력을 느끼고 있어서 비밀독서단에 대한 신뢰가 커가고 있는 상황에서 해결의 책에 헝거게임이 선정되었다는 것이 언뜻 이해가 되지는 않았다. 그래서 잠시 비밀독서단 방송을 먼저 볼까, 아니면 책을 읽고 나서 영화도 보고 비밀독서단 방송을 볼까... 고민을 했는데 역시 나는 책을 먼저 읽어보기로 결정했다.

그러니까 나도 그들처럼 책을 먼저 읽어보고 나서 나의 생각을 정리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영화로 어떻게 표현해냈는지를 보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책을 읽고나니 아무래도 그렇게 결정하기를 잘한 것 같기도 하고...

 

이야기는 분명, 미래의 어느 날에서 시작하고 있는 것일 것이다. 종말 이후의 폐허가 된 지구에서의 이야기가 십여년 전쯤의 문학이었다면 이제는 새로 재건되는 도시에서 지역적 차별이 있는 그 상황에서 시작되는 이야기가 많다. 모든 것을 누리고 있는 캐피톨과 그 중심에서 점점 거리가 멀어질수록 비참한 생활을 해야하는 구역의 나눔, 그리고 가장 거리가 먼 12구역에 살고 있는 우리의 주인공 캣니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각 구역에서 2명의 십대 남녀가 추첨으로 선정되어 모두 24명의 아이들이 서로 죽고 죽이는 게임을 시작하고 최종적으로 한명이 살아남을 때까지 그들의 모습을 티비로 시청하며 즐기는 이들이 있다. 그리고 그들의 게임은 그들만의 것이 아니라 게임운영자에 의해 환경이 좌우되고 스폰서가 있어서 더 많은 스폰서를 받으면 유리한 위치에서 게임을 하게 되는데 그것을 헝거게임이라고 부른다.

그러니까 가만히 이것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어쩐지 지금 우리의 현실과 그리 동떨어진 이야기는 아니라는 생각을 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살인게임이 아니라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성적 경쟁에 비유를 해 봐도 모든 것은 현실과 똑같아지는 것이다. 게임을 할 필요가 없는 캐피톨의 아이들, 게임에 우승할 것이 유력시되는 훈련된 상위구역의 아이들, 먹고 살기 위해 자신의 이름표를 더 넣어 식량배급을 받는 대신 헝거게임에 참가해 살해될 가능성이 더 높은 하위구역의 아이들...

그러니까 그저 이 이야기를 하나의 게임으로만 보면 안되는 것이었다. 아무 생각없이 헝거게임 영화를 보고만다면 캐피톨에서 티비로 그들의 헝거게임을 즐기는 이들과 다를 것이 뭐란 말인가.

 

주말에 가볍게 기분전환삼아 책을 읽고 영화를 봐야겠다는 생각이 원작을 먼저 읽어봄으로써 뒤바뀌어버렸다. 앞으로 이들의 앞날에 어떤 미래가 전개될지... 그 이후의 이야기가 궁금해져서 책을 더 읽어봐야겠다. 그리고 나중에 알았지만 비밀독서단도 나의 탁월한 선택을 인정해주고 있어서 괜히 으쓱해진다. 더 깊고 중요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지만 내가 가장 먼저 내세우고 싶은 말은 바로 이것.

 

  

 

아이들이 즐겨보는 만화가 잔인하고 폭력적이며 선정적이고 전혀 교훈이 없는 이야기이다, 라는 선입견을 갖기 전에 그 아이가 어떤 관점으로 그 만화를 즐겨보는지 어른들이 먼저 읽어봐야 하는 것처럼 헝거게임 역시 어른인 우리가 먼저 읽어볼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