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 한 어린 왕자가 자기보다 조금 클까 말까 한 별에 살고 있었는데, 그는 친구가 갖고 싶어서... > 삶을 이해하는 사람들의 눈에는 이런 식의 이야기가 훨씬 더 진실하게 보였을 것이다.
사람들이 내 책을 가볍게 읽어 버리는 것이 싫어서 하는 말이다. 이제 그 추억을 이야기하려니 그만큼 슬프기도 하다. 내 친구가 양을 가지고 떠난지도 어언 6년이 되었다. 내가 여기에다 그의 모습을 그리려고 애를 쓰는 것은 그 애를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서다. 친구를 잊어버린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누구에게나 다 친구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리고 나도 숫자밖에는 관심이 없는 어른들처럼 되어 버릴지 모른다. (22)
첫마디를 읽자마자, 혹은 그림을 보자마자 모두가 '어린 왕자', 그 어린 왕자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을 것이다.
처음 읽었을 땐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만 눈에 띄었었고 그 다음에는 여우가, 그리고 그 다음에는 장미가 그리고 또 다음에는 계산기를 두들기고 있는 어른의 모습도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고...
읽을때마다 누군가의 모습이 보이고 그 모습속에서 내 모습을 찾기도 했고 내 친구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했었다.
그런 어린 왕자를 지금, 다시 읽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내 책을 가볍게 읽어 버리는 것이 싫어서 하는 말이다] 라는 말에 뜨끔해하면서 진중하고 깊게 읽어가려고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