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나 불쑥불쑥 솟아오르는 민들레가 도심의 시멘트 바닥에서는 별로 환영을 못 받겠지,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집으로 가는 골목길의 차를 피하는 와중에 보이는 민들레는 그저 좋기만 하다.

 

  

사무실에 출근했더니 드디어 도착한 책.

'그림 같은 하루'는 그냥 조금 기대를 해 봤는데, 펼쳐봤더니 당장 물감을 사서 그려보고 싶은 기분이 들게 하는 책이다. 사무실이라 뭔가를 해 보지는 못하겠고.

집에 물감이 있던가? 떠올려보는데 아주 오래된 포스터물감과 작은 붓 하나.

오늘 집에가서 한번 해보고 재밌으면 - 이라기보다는 내가 그려내는 것이 어느정도 그림 형태를 갖추는 듯 하면 물감과 붓을 좀 사봐야겠어.

 

 

 

 

 

 

 

 

 

 

 문구에서 파니니까지. 재미있을 것 같은 책들이 많구나. 파니니는 재미있다기보다는 그릴을 사서 집에서 해먹어보고싶은 것.

며칠 전에 친구가 신세계를 경험한 것 처럼 커피를 마시러 갔는데 거기에 빵도 팔아서 뭔가 샌드위치 비슷한 걸 먹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그거 다시 먹어보고 싶다고... 도대체 그게 뭐냐,를 파헤치는데 누군가가 혹시 파니니? 라고 물었다. 파니니를 아는 사람은 정통 이탈리아식 파니니만 생각하고 있어서 빵속에 달걀프라이가 있으니 아닌 것 같다고 하고, 파니니를 모르는 사람은 빵도 맛있고 그 안에 달걀이랑 치즈랑 채소들이랑 들어가있는데 너무 맛있었다고 하고.

보다못해 그냥 그거 파니니 맞을거라고, 빵을 납작하게 구웠는데 겉은 바삭하고 안은 부드럽고 그 따뜻한 빵 안에 여러가지 재료가 들어가서 어쨌든 맛있었지 않냐고... 정리를 했는데.

사실 나도 우연찮게 빵을 구워내는 그릴을 봐서 금방 알아챌 수 있었던 것이기는 하지만. 맛있는 밥과 반찬 얘기가 아니라 주된 먹거리의 대화는 빵과 디저트. 차.

어제는 도시락 반찬을 좀 준비해보려고 달걀 장조림을 하려다가 냄비를 홀랑 태워먹고 달걀도 완전히 태워먹었다. 성당 다녀오는 사이에 어머니가 달걀을 삶으려고 올려놓은 걸 잊어버리고 대문밖에 계셨던 것. 미사끝나고 사무실에서 좀 시간을 보내다 집으로 오는데 어제는 바로 집으로 가서 그나마 다행이었지. 플라스틱 녹는듯한 안좋은 냄새가 나서 가 봤더니 냄비의 알루미늄이 녹아 흘러내리고 있었고 달걀은 찜기 위에서 새까맣게 타서 퍽퍽 터지고 있었... ㅠㅠㅠㅠㅠㅠ

그 후유증으로 오늘 도시락은 전혀 준비 못했는데 고맙게도 같이 밥 먹자고, 다른 것 필요없이 그냥 밥 먹을 준비만 하고 오라는데가!! 오늘 하루도 이리 좋은 시작과 과정을 거쳐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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