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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팅 2
조엘 샤보노 지음, 임지은 옮김 / 북폴리오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테스팅 1권을 읽고 2년여가 지났으니 내용을 잊어버릴만도 한데, 세세한 부분들은 물론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지만 전체적인 내용은 떠올릴 수 있었다. 판타지와 세상의 은유라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안에 담겨있는 내용은 상당히 충격적이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미래의 세계에서 세상살이가 곧 전쟁터인 듯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테스팅을 거쳐 한 단계 신분상승하게 된다는 이야기가 그렇게도 불편한 이유는 현실세계가 그리 다르지 않기 때문이라 생각하고 있어서일 것이다.
테스팅을 통과하고 기억을 삭제하는 약물로 인해 테스팅 통과자들이 어떤 경험을 했는지 알지 못한 채 시아를 비롯한 테스팅 통과자들은 드디어 대학에 입학하게 된다. 테스팅을 통과했다고 해서 편안한 대학생활이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테스팅을 통과했지만 전공 배정 시험에서 재조정된다는 친구가 실제로는 죽임을 당한 모습으로 학교를 떠나는 모습을 본 시아는 대학생활 역시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생존의 생활임을 직감한다. 더구나 대학 입학 신고식 역시 선배들이 내준 과제를 풀어내는 혹독한 훈련 과정이며 그 과정에서 목숨을 잃을 수도 있음을 깨닫게 되는데, 팀별 미션 수행을 하며 팀의 리더가 된 시아는 팀원을 이끌어가야하는 책임감과 미션을 수행하면서 팀원을 신뢰하고 서로의 능력을 믿는 것 뿐만 아니라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미션이 주어졌을 경우 모두의 안전을 위해 포기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도 깨닫는다.
하지만 배정 시험에서의 재조정 된 친구의 죽음처럼 단지 대학입학 신고식일뿐인데도 행정학부에서 함께 했던 친구 중 네명이 목숨을 잃었고, 나머지 학생들은 앞에 놓인 자신의 학교 생활을 감당해내기에 여념이 없다. 특히 1학년 학생들 중에서도 가장 많은 과목을 수강해야 하는 시아가 이겨내야 하는 중압감은 더 커져만 가는데....
테스팅 2의 주된 내용은 학교 생활에 대한 것이지만 그 안에서 테스팅을 주도하는 반즈박사와 홀트 교수의 의도를 파악하려는 것과 그들의 눈을 피해 테스팅 제도에 반대하는 저항세력의 움직임을 찾아내고 누가 친구이고 누가 적인지를 찾아내려는 시아의 피말리는 탐색이 그려지고 있다.
한치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고, 과연 누구를 신뢰하며 친구로 받아들일 것인지, 주위의 인물들이 모두 어떤 의도를 갖고 접근하고 있는지 의심하고 또 의심해야만 하는 상황을 읽고 있노라면 결국 남게 되는 친구가 누구일까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어나갈수록 읽는 속도가 빨라지고 2권의 마지막 부분에 묘사되는 사건은 앞으로의 전개가 어떻게 될지 전혀 가늠할 수 없는 긴장감을 갖게 하고 있다.
"그러나 내가 본 것은 풀이 한층 더 짙은 녹색으로 변했다는 것뿐이었다. 나무는 하늘을 향해 뻗어 있었고 봄은 피어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와 더불어 이 세상에 희망을 가져오려는 한 국민의 확신이 어떻게 성공할 수 있는지 또다시 증거를 보여 주고 있었다. 나는 내가 지도자가 될 준비가 되어 있는지, 또는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들을 위협하는 전쟁을 막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내 방으로 서둘러 돌아가 등 뒤로 문을 닫았을 때, 나는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는 모든 사람을 지키기 위해 능력이 닿는 한 무엇이든 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다"(354)
이제 전쟁을 막기 위해, 살고자 하는 모두를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려는 시아의 앞길은 어떻게 될까.
조마조마한 마음이면서 또 기대하지 않을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