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경의 아이 놀이 백과 : 3~4세 편 - 아동발달심리학자가 전하는 융복합 놀이 100 장유경의 아이 놀이 백과
장유경 지음 / 북폴리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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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모두가 즐거워야 놀이이다."

당연한 말을 당연하게 하고 있는데도 새삼 감탄하려 하고 있다. 그만큼 우리가 놀이문화보다 학습문화에 더 젖어들어있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은 아동발달심리학자인 장유경이 3-4세의 성장 단계에 맞춘 신체, 언어, 탐구, 정서 놀이에 대해 정리한 책이다. 아니, 이 모든 것을 떠나서 그냥 '놀이책'이라고 생각해도 좋지 않을까?

"무엇을 하든 하는 사람이 재미있고 즐거워서 다시 하고 싶은 마음이 들면 그것이 놀이"라고 말하는 저자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하게 된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글읽기를 위해 말소리를 구별하는 기술을 배우고 수 세기의 원칙을 배우고 내가 누구인지 생각하며 다른 사람의 마음 읽기, 자기 조절 방법을 배운다. 아이들은 이런 중요한 지식과 기술을 학습지가 아닌 놀이에서 배운다.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 필요한 놀이를 영역별로 정리한 것이 바로 장유경의 아이놀이 백과,인데 이 책이 아무리 훌륭하게 씌어졌다 하더라도 아이와 함께 하면서 즐겁지 않으면 이 책을 제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아이들이 내 맘처럼 움직이지 않고 내뜻처럼 잘 따라와주지 않으면 괜히 마음이 조급해지고, 좋은건데 라는 생각에 자꾸만 억지로 시켜보려고 했던 내 모습을 생각해보면 역시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은 무한한 인내심을 필요로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하지만.

 

이 책은 영역별로, 즉 감각발달 신체놀이, 생각표현 언어놀이, 생각발달 탐구놀이, 감성발달 사회정서 놀이부분으로 나눠 정리하고 있는데 각 놀이의 말미에 발달이야기 팁을 넣어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에 필요한 이론적인 내용들, 도움이 되는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정리해주고 있어서 더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 중에서 '유아기는 신체활동 발달의 결정적 시기'라는 발달 이야기를 읽는데, 엊그제 어머니가 다른 형제들은 모두 운동신경이 좋고 다들 운동 하나씩은 특기처럼 잘 했는데 유독 나 혼자만 굼뜨고 운동을 못한다고 했던 말이 떠오른다. 달리기조차 잘 하지 못하는 나의 무딘 운동 신경은 나 스스로도 잘 알고 있는데 이 글을 읽으니 역시 유아기때의 신체활동이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내 기억에도 없는 어린 시절의 나는 혼자 집을 지키며 책을 옆구리에 끼고 집 옥상 올라가는 계단에 앉아 책장만 넘기더라는 옆집 아줌마의 이야기를 생각해보면 왜 내가 형제들과는 달리 그렇게 운동을 못하는지 알 것 같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으려니 새삼 이 책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선조의 지혜를 이어받아 아이들에게 맞는 놀이를 배우는 것이 쉽지 않은 이 시대에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의 발달에 도움이 되는 것들을 학습의 형태가 아니라 모두가 즐거워지는 놀이로 성장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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