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보스 Girlboss - 훔친 책을 팔던 소녀, 5년 만에 1000억대 CEO가 되다
소피아 아모루소 지음, 노지양 옮김 / 이봄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뭔가 좀 개인적인 어휘편견으로 인해 [걸보스]라는 책의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 왠지 펑키족이라거나 히피같은 느낌을 가졌다. 거기에다가 훔친 책을 팔던 소녀가 5년만에 천억대 매출을 올리는 쇼핑몰의 CEO가 되었다니, 뭔가 나와는 전혀 코드가 맞지 않는 사람의 이야기라고 생각을 했다. 소피아 아모루소와는 달리 나는 패션에도 관심이 없고, 쇼핑몰의 운영이나 기업의 리더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없다. 그러니까 나는 개인적으로 #걸보스, 자체에 그닥 관심도 흥미도 없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이 책을 집어들게 되었을까.

책표지를 장식하는 그녀의 모습은 왠지 사람을 잡아끄는 매력이 있다. 적어도 내게는 그랬다. 이 사람이 책을 훔치고, 쓰레기통에서 베이글을 주워먹으며 생활을 했었는데 지금은 천억대를 벌어들이는 쇼핑몰의 보스가 되었다고? 조금은 순수하게 그녀 자신의 삶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더구나 내 기준에서는 좀 많이 험하게 느껴지는 아나키스트적인 삶을 살기도 했었다니!

도대체 그녀의 인생에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 궁금증에 결국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는데 소피아 아모루소의 이야기는 꽤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솔직히 공부에만 찌들려있는 십대 청소년에서부터 삶에 찌들리기 시작하는 삼십대에 이르는 사람들에게 그녀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기도 하다.

 

#걸보스의 이야기를 읽다가보니 그녀는 자신만의 패션 스타일을 고집하며 옷을 잘 입을 수 있는 사람이었고 그래서 온라인 패션쇼핑몰 내스티 갤을 성공시킬 수 있는 사람이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단순히 그렇게 생각한다면 모든 것은 결정된 운명처럼 정해진 수순대로 아무런 어려움 없이 성공대로를 달렸다는 이야기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 그녀의 이야기를 조금 더 읽다보면 그녀가 얼마나 자신 스스로를 사랑하는지를 깨닫게 되었을 때, 이미 그녀에게 빠져들기 시작했고 이건 취향과는 상관없이 누구나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단 하루만에 짤린 일에서부터 온갖 종류의 알바를 전전하며 생활했고 물건값을 치르지 않고 당당히 훔쳐나오고 쓰레기통을 뒤져 끼니를 해결하는 생활을 하기는 했지만 물건을 훔치다 발각된 바로 그 날 도둑질을 바로 멈추었고, 탈장으로 의료보험이 필요했을 때 본인에게 맞지 않는 지루한 일을 해야하지만 의료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일을 시작하기도 했다. 그러니까 소피아 아모루소는 일탈의 삶을 살아온 듯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그 삶안에서 자신을 마구잡이로 굴리지 않고, 기왕에 하는 일이라면 좀 더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려고 노력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성공의 이면에는 자신에게 전혀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았던 온갖 알바의 경험들이 축적되어 그 빛을 발했다는 것도 있다. 그러니까 모든 것이 저절로 된 것이 아니라 그녀 자신의 노력이 있었다는 것. "당신은 세계를 창조해나갈 수 있다. 한 땀 한 땀씩, 세계를 발견하는 것도, 만들어나가는 것도 오직 당신의 몫이다"(283) 라는 말은 그래서 더 신뢰가 간다.

 

무엇보다도 #걸보스의 이야기가 - 처음에는 결코 내 취향이 아니라고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 흥미롭고 마음에 더 와닿는 이유는 지금까지 읽었던 수많은 성공한 리더의 이야기들에서 느꼈던 그들의 스펙에 대한 위축감 없이, 조금은 평범하게 나와 그리 다르지 않은 소피아 아모루소라는 사람이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기는 했지만 자신의 관심사를 찾고 가장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하다보니 어느새 성공가도를 달리게 되었다는 이야기에서 나 자신의 삶도 그렇게 바라보게 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성공한 CEO, 리더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그들'의 이야기일뿐이라고 생각했다면 이제는 그것이 나의 이야기일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뭐 꼭 그룹 경영자가 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나의 인생에서 나의 세계를 창조해나가고 만들어간다는 의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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